지난주, 성황리에 끝난 미국 DNC(민주당 전당대회) 2024는 '인플루언서' 혹은 스스로를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 이들의 힘이 크게 발휘된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인스타그램과 틱톡 그리고 유튜브 등지의 200여 명의 뉴스 및 정치 인플루언서들을 초대했고, 이들에게 마음것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는데요. 비영리 기관 등의 지원금을 통해 합법적인 지원까지 해주면서 이들을 데려오는 특별대우를 했죠. 7월에 열린 RNC(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약 70여 명의 인플루언서가 미디어 크레딧을 받았지만, 이번엔 그 규모와 대우가 달랐습니다.
근데 이들에게 왜 이런 대우를 해줬을까요?
전당대회 내내 이들은 특히 틱톡을 비롯해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미디어에 자신들의 활동을 포스팅했고,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를 비롯해 각종 유력 인사들을 인터뷰할 기회를 받은 이들도 있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 후보가 된 이후 현재까지 주류 미디어와 공식적인 단독 인터뷰를 가진 적이 없지만, 이번에 초청 받은 크리에이터들과는 별도로 세 건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들 인플루언서 중 1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졌으며, 스페인어로 보통 이민자들이 공감한 콘텐츠를 올리는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에스피나는 전당대회의 연설자 중 한 명이기도 했습니다. 젊은 히스패닉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에게 미치는 그의 영향력이 전반적인 히스패닉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략적으로 판단한 것이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일부 주류 미디어는 이런 현상에 크게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후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저널리스트들과의 대화는 미루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이들과 협업을 우선하고 있다면서요. 저널리스트들보다 인플루언서들에게 '취재'에 있어서도 더 많은 권한을 줬다는 사실에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죠.
하지만 이는 어쩌면 예견된 미래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젊은 층에서는 정보와 관점을 소비하는 채널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의 개별 인플루언서들로 넘어갔습니다. 수십만에서 수백만명 심지어는 수천만의 팔로워를 가진 수백 명의 인플루언서들에게 취재 권한을 준 것은 사람들의 표심을 공략해야 하는 이들로서는 당연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개별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의 절대적인 크기보다도 주류 미디어가 닿을 수 없는 곳에 미치는 영향력을 본 것입니다. 주류 미디어를 통해서 보여주는 모습과 메시지는 따로 있고, 소셜미디어의 인플루언서들을 통해서 보여줄 모습은 또 따로 있는 것입니다. 각각 가닿은 오디언스가 다름을 분명히 알고 활용하는 것이기도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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