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미디어의 시대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미디어 흐름

2024년 8월 27일 화요일
현재 미디어의 모습은 '인플루언서 미디어의 시대'가 되었다고 선언을 해도 과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미국 대선 레이스의 시작을 성대하게 알린 각 당의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에 더욱 실감이 나는 상황인데요. 백악관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주에 이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컨퍼런스를 주최해 100여 명의 인플루언서들을 모아서 바이든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미디어의 힘이 지금 어디로 이동되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저널리즘과는 확연히 구분되지만, 미디어로써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의 크기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소셜미디어가 곧 미디어의 전부가 되기도 한 시대에 유튜브와 틱톡 그리고 인스타그램 등지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각각 미디어로 기능하는 모습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인플루언서 미디어 시대의 모습과 어느새 또 변한 환경에 적응하고 대응해야 하는 이들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미디어]
인플루언서 미디어의 시대
이미 와있는 현실
지난주, 성황리에 끝난 미국 DNC(민주당 전당대회) 2024는 '인플루언서' 혹은 스스로를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 이들의 힘이 크게 발휘된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인스타그램과 틱톡 그리고 유튜브 등지의 200여 명의 뉴스 및 정치 인플루언서들을 초대했고, 이들에게 마음것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는데요. 비영리 기관 등의 지원금을 통해 합법적인 지원까지 해주면서 이들을 데려오는 특별대우를 했죠. 7월에 열린 RNC(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약 70여 명의 인플루언서가 미디어 크레딧을 받았지만, 이번엔 그 규모와 대우가 달랐습니다.

근데 이들에게 왜 이런 대우를 해줬을까요?

전당대회 내내 이들은 특히 틱톡을 비롯해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미디어에 자신들의 활동을 포스팅했고,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를 비롯해 각종 유력 인사들을 인터뷰할 기회를 받은 이들도 있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 후보가 된 이후 현재까지 주류 미디어와 공식적인 단독 인터뷰를 가진 적이 없지만, 이번에 초청 받은 크리에이터들과는 별도로 세 건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들 인플루언서 중 1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졌으며, 스페인어로 보통 이민자들이 공감한 콘텐츠를 올리는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에스피나는 전당대회의 연설자 중 한 명이기도 했습니다. 젊은 히스패닉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에게 미치는 그의 영향력이 전반적인 히스패닉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략적으로 판단한 것이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일부 주류 미디어는 이런 현상에 크게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후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저널리스트들과의 대화는 미루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이들과 협업을 우선하고 있다면서요. 저널리스트들보다 인플루언서들에게 '취재'에 있어서도 더 많은 권한을 줬다는 사실에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죠. 

하지만 이는 어쩌면 예견된 미래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젊은 층에서는 정보와 관점을 소비하는 채널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의 개별 인플루언서들로 넘어갔습니다. 수십만에서 수백만명 심지어는 수천만의 팔로워를 가진 수백 명의 인플루언서들에게 취재 권한을 준 것은 사람들의 표심을 공략해야 하는 이들로서는 당연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개별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의 절대적인 크기보다도 주류 미디어가 닿을 수 없는 곳에 미치는 영향력을 본 것입니다. 주류 미디어를 통해서 보여주는 모습과 메시지는 따로 있고, 소셜미디어의 인플루언서들을 통해서 보여줄 모습은 또 따로 있는 것입니다. 각각 가닿은 오디언스가 다름을 분명히 알고 활용하는 것이기도 하죠.
DNC 전 주에는 백악관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컨퍼런스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100여 명의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이슈를 논하는 자리를 가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하는 이들의 영향력을 실감케 하는 미디어 브리핑 자리와도 같았습니다. 각 당의 전당대회 이후 인플루언서들이 앞으로 이러한 정치 이벤트에 미디어 자격으로 초청받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고 각 미디어는 선언하기도 했죠. (이미지: 백악관, ABC 유튜브)

새로운 '미디어' 흐름일까?

우선, 이번에 카멀라 해리스가 인터뷰를 한 인플루언서 중 한 명을 보자면요. 인도계인 비드야 고팔란(Vidya Gopalan)으로 틱톡에 34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크리에이터입니다. 카멀라 해리스는 그와 인도계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따뜻하고 유쾌한 인터뷰를 진행했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더 설명하고, 해당 오디언스에 분명히 다가갈 수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이에요.

이보다 더 효과적으로 자신의 인도계 정체성과 다양한 인종과 출신의 배경이 이루는 미국 사회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인터뷰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관련 영상은 2개가 올라와 있는데 합쳐서 400만에 가까운 뷰를 기록하고 있어요. 

이렇게 감성적인 면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제작할 크리에이터들만 모았던 것은 아닙니다. 민주당 전략가이기도 한 유명 정치 인플루언서인 키스 에드워드(Keith Edwards)는 카멀라 해리스 인터뷰는 하지 못했지만, 현 교통부 장관이자 민주당의 유력 정치 스타이기도 한 피트 부티지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목소리에 영향력이 더해지고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세대이면서 새로운 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그는 새로운 세대에게는 이런 개별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음을 스스로 체감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런 정치 이벤트들을 통해 지속해서 인플루언서들의 오디언스는 커지고, 인플루언서를 우대하는 흐름이 지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죠.

근데 과연 이런 인플루언서들 혹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새로운 '미디어'로 기능하면서, 뉴미디어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도 않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미디어의 흐름은 이제 그 역사가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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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를 소개합니다.
커피팟을 운영하는 오세훈입니다. [미디어 커피]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커피팟 뉴스 아티클을 씁니다. 평소에 페이스북스레드 그리고 링크드인에도 커피팟 콘텐츠와 운영에 대한 생각을 올리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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