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책방 사업을 참고해야 하는 이들

[미디어 노트] 반스앤노블은 미디어에게 참고 사례가 될까?
2024년 9월 3일 화요일
지난 일요일에 전해드린 생존 경쟁해야 하는 레거시 기업들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스트리밍의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콘텐츠 공룡들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사실 이들처럼 존재의 위기를 크게 맞이했던 산업의 사례는 넓은 범위의 미디어 분야에서 지난 십수 년간 지속 이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대표적인 산업이 출판과 서점 사업이죠.

그중에서도 오프라인 서점 사업은 아마존의 등장과 모바일 시대의 본격적인 성장으로 순식간에 그 의미를 잃으며 패닉에 빠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디지털의 위력을 맛본 산업은 책방이 거의 처음이었다고도 할 수 있죠. 그리고 그 격변기를 상징하는 기업은 당시 반스앤노블(Barnes & Noble)이었고요. 

사실 이커머스가 점점 그 성장세를 키우던 와중인 2012년에 반스앤노블은 그 매출이 71억 3000만 달러(약 9조 5770억 원)를 기록하면서 정점을 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디지털 산업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이후 급격한 추락을 이어가죠. 결국 2019년에는 35억 5000만 달러(약 4조 7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말 그대로 사업이 반토막 나는 상황에 이르게 되고, 반스앤노블은 행동주의 투자로 유명한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인수하기에 이릅니다.

이랬던 반스앤노블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젊은 세대의 책 읽기 열풍 등에도 힘입어 계획보다 빠르게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죠. (한국에서도 새로운 세대의 책 읽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요. 반복적으로 확인되지만, 전 세계는 이제 소셜미디어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틱톡을 비롯한 숏폼의 위력 또한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반스앤노블의 사례는 여러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바 있지만, 지금 위기에 빠진 미디어 산업의 기업들이 꼭 참고해야 할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미 늦었을 수 있지만, 더 늦기 전에 새로운 흐름을 타야한다는 선례이죠.


[미디어 노트] #출판 #콘텐츠
반스앤노블의 부활에서 참고할 점

최근에 반스앤노블은 미국 전역에 올해에만 총 58개의 새로운 매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전체 매장 수가 600개를 넘긴 상황인데요. 이들이 지금 보여주는 모습은 가히 한 때 존재감을 완전히 잃어버렸던 책방의 재발견이자, 서점 체인 사업의 부활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들의 부활은 2019년에 행동주의 투자로 유명한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인수와 영국의 유명 인디 서점 체인인 던트 북스(Daunt Books)의 창업자이자 대형 서점 체인인 워터스톤스(Waterstones)를 역시 부활로 이끌었던 제임스 던트를 CEO로 앉히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011년에 던트가 맡아 부활시킨 워터스톤스를 2018년에 인수했고, 이후 그를 반스앤노블의 책임자로 임명한 것입니다.

이렇게 야심찬 인수와 영입은 곧 다가올 팬데믹에 의해 (다른 모든 오프라인 리테일 사업과 마찬가지로) 큰 위기를 다시 맞기도 했지만, 이미 이 사업은 내리막의 끝에 다가간 상황이었습니다. 팬데믹 국면이 지나간 이후 오히려 오프라인 사업 특히 '책방'이라는 향수에 이끌리는 고객들의 사랑을 더 크게 받게 되었죠. 그리고 아마존이 그 가치를 거의 없애버렸던 서점 체인의 사업은 책이라는 재화를 재발견할 수 있는 분위기의 '오프라인 공간'을 성공 시킨 인물에게 총괄 작업을 맡기면서 완전히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마존은 책을 더 싸고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었지만, 책을 음미하고 편안하게 고르는 과정을 제공해 주지는 못하죠. 반스앤노블의 '재성공'은 바로 이 '틈새'를 다시금 발견하고, 집요하게 이 장점을 널리 알린데에 있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근데 책이 잘 안 팔린다는 시대에 어떻게 반등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요? 반스앤노블은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부가적인 상품이나 공간 그 자체를 판매했기에 다시 수익을 내는 사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아닙니다. 서점은 본질인 책의 판매를 다시 높이는 공간이 되어야만 새로운 가치를 사람들이 알아보고, 추가적인 수익이 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일 텐데요. 반스앤노블은 이 작업에 충실했습니다. 

반스앤노블은 새로운 모습으로 지속해서 매장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올해만 미국에서 새롭게 연 매장이 58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지: 반스앤노블)

어떻게 다시 책을 잘 팔았을까?

반스앤노블이 책부터 잘 팔고 있다는 증거는 반품율입니다. 책방 사업의 반품율은 서점이 출판사들에게 다시 돌려보내는 안 팔린 책의 비율을 말합니다. 반스앤노블의 반품율은 2019년 당시 25%에 이르렀는데, 2023년에 이 비율은 9%로 줄었고,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제임스 던트는 워터스톤스의 반품율도 20%에서 3.5%로 줄이면서 사업을 건전하게 만든 이력이 있고요. 

반품율을 낮추기 위해, 그리고 매장별 재고 관리를 타이트하게 가져간다는 점은 출판사들로 하여금 "(이 서점) 책 구매량이 적어지는거 아니야?"라는 의문을 들게도 했지만, 반스앤노블의 각 지점은 책 종류와 재고를 모두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지점별로 그 편차가 있지만,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되어야 할 뉴욕과 같은 대도시의 주요 지점들은 책방의 전성기 시절과도 비교해도 훨씬 많은 책을 담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책 판매가 늘어난 것은 '로컬화'에 있다고도 제임스 던트는 그 비결의 힌트를 현장에서 보여줍니다.
.
.
.
구독하고 이어서 보세요!
현업 전문가들의 글로벌 산업 이야기
각 분야 현업의 전문가들이 깊이 있는 분석과 새로운 시선을 전합니다. 테크 분석가, 펀드 매니저, 리테일 애널리스트, 국내외 IR 담당,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등이 직접 큐레이션하고 분석해 전하는 이야기 꾸준히 받아보세요.

+ 구독하면 플러스 구독자만 참여할 수 있는 커피팟 저자들과의 오프라인 '모임'과 플러스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커피팟 콘텐츠 아카이브를 안내해 드립니다. 현재 오픈한 [미디어 비즈니스] 모임 [더 버핏 클럽] 모임도 놓치지 마세요!



글쓴이: 커피팟을 운영하는 오세훈입니다. 미디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커피팟 뉴스 아티클을 씁니다. 평소에 페이스북링크드인에도 커피팟 콘텐츠와 운영에 대한 생각을 올리곤 합니다.



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4

더는 받아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