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4일. 모든 비즈니스가 잘 된 빅테크

1. 빅테크의 실적, 2. 팟캐스트 구독 경쟁, 3. 탄소 콘크리트
2021년 5월 4일 화요일

오늘은 모두의 예상보다 더 커진 빅테크의 실적(과 지배력)을 살펴보고요. 스포티파이와 애플의 팟캐스트 구독 경쟁 시작 그리고 탄소로 콘크리트를 만드는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 이야기를 볼게요.

[빅테크] #지붕을뚫은실적
1. 예상보다 더 커버린 빅테크
빅테크를 비롯한 각종 테크 산업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은 팬데믹 이전부터 있었죠. 하지만,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빅테크의 지배력이 현재처럼 커지지는 않았을거라는 예상도 있는데요. 지난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구글), 페이스북의 실적 발표는 이들이 이제는 전 산업에 걸쳐 얼마나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상기시켜줬어요.

내가 (아이)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이들에겐 곧 수익이에요.
온라인의 진정한 게이트키퍼들
  • 애플의 회계연도 2분기(1~3월) 모든 하드웨어 상품(Products)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수십 퍼센트 성장했어요. 아이폰 65.5%, PC 라인업인 맥은 70.1%, 아이패드는 79%의 판매 성장을 보였고요. 아이폰 다음으로 큰 사업인 앱스토어를 비롯한 서비스(Services) 사업 매출은 26.7% 성장했어요. 전체 매출은 53.7% 성장해 896억 달러(약 100조 5700억 원)에 이르렀어요. 지난 회계연도 1분기에 이어 다시 한번 역대급 성장을 만들어냈고요. 팬데믹 와중의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증가로 애플의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는 그 어느 때 보다 커졌고, 이는 서비스 사업의 매출 증가로도 이어진 것이죠. 
  • 마이크로소프트는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애저(Azure)가 성장을 이끌었는데요. 회계연도 3분기인 1~3월에 애저 사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성장했고, 기존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사업 모두 두 자릿수 퍼센트의 성장을 했어요.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줌(Zoom) 그리고 슬랙(Slack)과 경쟁하며 키워온 업무 협업 툴인 팀스(Teams)의 성장인데요. 팀스는 이제 전 세계에 일별 활성 사용자가 1억 4500만 명이 넘어요. 본격적으로 팀스를 띄우기 전인 2019년 11월에 사용자는 2000만 명 수준이었어요. 또 (인수 이후 잠재력에 비해 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링크드인을 통한 디지털 광고 사업도 커지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분기 30억 달러(약 3조 3690억 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60% 이상 늘었어요.
  • 아마존의 이커머스 사업이 팬데믹 기간의 가장 큰 승자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죠. 지난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으로 최대 기록을 깨는 순이익을 올렸어요. 1분기 매출은 1109억 달러(약 124조 5410억 원)가 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성장했죠. 81억 달러(약 9조 1000억 원)의 순이익은 220% 성장한 것이고요. 아마존 프라임 멤버는 이제 2억 명이 넘어요. 모건스탠리에 의하면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한 가정은 멤버십 비용을 제외하고도 연간 3000달러 이상을 아마존에서 쓴다고 해요. 현재 미국에서의 고용 규모는 95만 명(전 세계 약 127만 명)에 이르는데, 이는 1년 전의 50만 명과 비교해 2배 가까이 큰 것이죠. 지난 1년 동안 총 500억 달러(약 56조 1500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새로운 물류 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위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데 투입했어요.
  • 알파벳은 회계연도 1분기인 1~3월 분기 동안 유튜브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만 60억 달러(약 6조 7400억 원)가 넘었어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0억 달러(약 4조 4800억 원)가 조금 넘었는데요. 1년 사이에 50% 가까이 성장했어요. 이제 유튜브는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이 되었어요. 구글 검색과 지메일 등 주력 사업은 30% 이상 성장했고요. 알파벳의 1분기 전체 매출은 553억 달러(약 62조 1020억 원)이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 34% 증가했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추격 중인 구글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도 계속 크고 있어요.
  • 페이스북이 보유한 플랫폼들의 월별 활성 사용자는 이제 28억 5000만 명이 넘어요. 지난달에 한 번이라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메신저 혹은 왓츠앱을 사용한 사람은 34억 5000만 명이에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억 9000만 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이죠. 페이스북은 이번 1분기 매출이 261억 7000만 달러(약 29조 3900억 원)였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성장했고, 순이익도 94% 성장한 95억 달러(약 10조 6700억 원)를 올렸어요.

사람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사업
빅테크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이들이 보유한 상품과 서비스가 사람들의 시간을 이제 얼마나 더 점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죠. 사용하는 스마트폰부터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인터넷 공간의 구석구석을 빅테크가 채우고 있고, 사람들의 사용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수익은 자연히 늘어나게 되어있다고 할 수 있죠. 아이폰을 사용해 앱을 다운로드하고, 마이크로소프트 팀스를 일을 위해 사용하고, 아마존을 써서 쇼핑을 하고, 구글에서 검색하고 유튜브로 콘텐츠를 보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습관적으로 접속을 하고요. 이제 이들 빅테크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S&P 500의 25%를 넘어갈 때도 있어요. 2020년 들어 20%를 넘긴 이래 계속 크고 있죠.

계속 클 수밖에 없는 구조의 완성
사람들의 시간과 습관을 점유한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어요. 지금까지 구축한 사업을 레버리지 삼아 사업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죠. 구글과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도 확장 중인 디지털 광고 사업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죠. 팬데믹의 영향이 없었다 해도 현재 인터넷의 인프라 기반도 만들어가면서 온라인의 게이트키퍼이기도 한 이들의 성장은 계속되었을 테지만, 팬데믹은 이들이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더 스며들 수 있도록 했어요.
☕️ 무엇보다 빅테크가 무서운 점
이들이 가장 무서운 점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가장 뛰어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사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인데요.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기능을 추가하고, 어떤 사업을 만들지를 결정하는 시스템은 이들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사업을 만드는 기반이에요. 사용자 행동에 기반한 사업의 성장을 정확하게 예측을 할 수 있고, 수익 통제가 가능하죠.

대표적인 실리콘밸리의 테크 전문 매체인 디인포메이션의 편집장인 제시카 레신(Jessica Lessin)은 이들이 사업을 끊임없이 키울 수 있는 것은 극단적인 효율성, 디테일한 사업 측정, 그리고 뛰어난 운영(오퍼레이션) 능력 덕분이라고 전했는데요. 소비자 행동과 사업 환경 변화 등 외부적인 요소보다는 자신들의 제품(프로덕트)과 마켓플레이스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운영 능력을 극대화하는 내부 요소가 이들의 실적을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어요.

[스트리밍] #팟캐스트 #구독제
2. 구독이 당긴 팟캐스트 경쟁
팬데믹 와중에 팟캐스트의 사용자층도 많이 증가하며, 시장을 선도하던 스포티파이와 기회를 보고 콘텐츠 풀을 넓히려는 애플과 아마존이 곧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며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는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요. 스포티파이와 애플 모두 마침내 크리에이터들이 팟캐스트 구독제를 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요.

이제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도 정말 많아졌죠.
팟캐스트는 애플이 만들었고
애플은 그동안 자신들이 만든 용어이기도 한 팟캐스트(아이팟의 '팟'과 브로드캐스트(broadcast, 방송)의 ‘캐스트’의 합성어)에 큰 투자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요. 이번엔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이 연간 19.99달러를 내면 구독제를 입힐 수 있는 기능과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은 첫해 년도 수익의 30%(이후엔 15%)를 또 애플에 지불해야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만 해도 10억 명이 넘는 애플이 가진 플랫폼의 파급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죠. 

애플의 팟캐스트는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그동안 팟캐스트에 무섭게 투자해 온) 스포티파이에 청취자 수에서 올해 역전당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해요. 팟캐스트 시장의 잠재력이 크리에이터 경제(Creator Economy)의 성장과 맞물리면서, 애플도 이제는 자신들이 원조인 팟캐스트 서비스를 그냥 두지는 않겠다는 것이고요.

시장은 스포티파이가 만들었고
스포티파이는 이미 팟캐스트 시장을 이끌고 있었어요. 코미디언이자 UFC 해설자로 유명한 조 로건(Joe Rogan)의 팟캐스트를 인수했고, 미셀 오바마를 비롯해 유명인들의 팟캐스트를 론칭하고, 주요 팟캐스트 미디어와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해 오면서 현재까지 8억 달러(약 9000억 원) 이상을 쏟아 왔어요. 현재 약 220만 개의 팟캐스트를 제공하고 있고요. 광고를 키우기 위한 툴도 계속 업그레이드해 왔죠.

애플이 팟캐스트를 만들었지만, 스포티파이는 오디오 퍼스트(audio-first) 전략을 내세우면서 시장을 만들어 왔는데요. 지난 2월에 크리에이터들이 사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된 툴을 발표하며, 팟캐스트 구독제 서비스의 도입도 앞서 예고했어요. 이들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고요. (2023년부터 5%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에요) 

이제 더 커가는 시장에서의 경쟁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시장 조사 기관인 에디슨 리서치와 트라이튼 디지털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12세 이상 인구의 약 41%인 1억 1600만 명이 월별 팟캐스트 사용자라고 해요. 2020년 대비 약 11% 증가하며 성장세가 가팔라졌죠. 시장을 만들고 있던 스포티파이도 줄곧 양질의 콘텐츠가 사용자를 모으고, 수익을 올릴 시장을 키운다고 강조해왔는데요스포티파이와 애플 모두 서비스의 성장을 당기기 위한 노력을 하는 가운데, 결국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얼마나 더 끌어들이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 예상돼요.
☕️ 콘텐츠 구독 시장은 어디까지?
크리에이터 경제의 성장과 함께 구독제 모델 또한 계속 확대되고 있어요. (내가 원하는) 좋은 콘텐츠에는 가치를 지급하는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죠. 이 흐름은 텍스트, 비디오, 오디오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고요. 서브스택(Substack), 로블록스, 클럽하우스 등에 투자를 한 앤드리센 호로위츠(a16z)의 마크 앤드리센은 "인터넷은 현재 미디어나 크리에이터에 직접 돈을 지불하는 세 번째 파도를 탔다"고 강조하는데요. 앞으로 미디어를 소비하는 흐름과 행태를 이끄는 플랫폼들의 발전을 계속 지켜봐야겠죠.

[스타트업] #기후위기
3. 탄소를 재료로 쓰는 콘크리트 비즈
기후위기 대응 비즈니스의 발전은 새로운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도 확장하고 있는데요. 최근엔 이산화탄소를 시멘트나 콘크리트 제조에 활용하는 이들이 주목을 받고 있어요.

이산화탄소를 직접 주입해 만들 수 있어요.
또 다른 솔루션에 대한 투자
솔리디아 테크놀로지(Solidia Technologies)는 시멘트의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는 기술과 물 대신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콘크리트를 양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에요. 최근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와 BP를 비롯해 세계의 석유 메이저들이 모여 만든 OGCI(Oil & Gas Climate Initiative, 석유 및 가스 기후 이니셔티브)의 벤처 펀드를 통해 7800만 달러(약 875억 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기존 투자자인 제로 카본 파트너스(Zero Carbon Partners) 등 기후위기 대응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외에도 에너지 전환을 선언하고 진행 중인 기존 석유 메이저들의 투자도 포함된 것이죠.

주목받는 산업 현장의 재료들
시멘트와 콘크리트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발생의 약 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산업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쓰이는 원재료임을 고려하면, 탄소 포집과 재사용을 통한 탄소 감축 솔루션이 급한 분야이기도 한대요. 최근 일론 머스크의 지원으로 개최된 카본 엑스프라이즈(Carbon XPRIZE) 대회도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전력 발전소나 시멘트 공장 등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콘크리트 블록을 만드는 카본빌트(CarbonBuilt)와 역시 콘크리트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카본큐어(CarbonCure)가 그랜드 프라이즈를 수상하면서 하나의 해결책으로 주목을 받고 있죠.

더 나은 솔루션을 찾는 과정
기후위기 솔루션에 대한 투자는 작년부터 이어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기후위기 대응에 초점을 맞춘 투자 선언과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미국의 탄소 배출량을 최소 50% 줄이겠다는 선언까지 이어지며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별도의 펀드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 비즈니스에 나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테크도 카본큐어와 같은 기업 등에 투자를 시작했고, 실질적인 솔루션을 물색하고 있어요.

탄소 포집과 포집한 탄소를 다시 산업 현장의 필수적인 재료에 사용하는 기술 등은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제조 과정에서도 탄소를 줄여야 실질적인 감축 효과를 낼 수 있고, 산업의 발전을 유지하고 수익을 내는 새로운 비즈니스로 이어져야 하고요.
☕️ 이어지는 탈탄소 투자 러시
기후위기 대응을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비즈니스로 만들려는 움직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최근 커피팟에서 다룬 아래의 이야기도 함께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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