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테크가 코너에 몰리는 해

[키티의 빅테크 읽기] 2024년의 빅테크 대전망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일단 AI 싸움에서 밀린 구글은 빠르게 검색 기반 비즈니스의 헤게모니가 AI 기반 콘텐츠 생성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짚고, 거대한 전환을 준비 중입니다. 이 와중에 그간 타격감이 없었던 반독점 소송들이 이제는 실질적으로 사업에 타격을 입히는 펀치로 돌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도 마찬가지로 앱스토어의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줘야만 할 것으로 보이고, 아마존은 중국 이커머스의 시장 침공에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죠. 

AI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기업들은 역시나 빅테크이지만, 현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확연히 주도권을 잡은 이 경쟁은 특히 이들이 지금까지 이룬 질서에 많은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각종 AI 툴로 인해 정치사회적으로도 큰 변화가 예고되어 있죠.

오늘 [키티의 빅테크 읽기]는 이렇듯 거대한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AI가 바꿀 사업 환경과 정치사회적 지형, 빅테크를 둘러싼 정책과 규제 변화에 대한 6가지 예측을 전합니다. 큰 흐름이 만들어진 가운데, 그 안에서 살펴야 할 핵심 요소들은 무엇인지를 짚어봅니다.

[키티의 빅테크 읽기] #2024년전망
빅테크는 코너에 몰릴까?
흐름이 보여주는 거대한 질서 변화 예측
2023년의 테크 업계는 AI로 시작해 AI로 끝난 느낌이다. 하지만 투자 트렌드 외에도 그 투자에 영향을 주는 갖가지 외부 요인이 있게 마련이다. 2023년의 흐름은 2024년에 이런 외부 요인의 거대한 변화를 예상케 한다. 

이번 [키티의 빅테크 읽기]에서는 2023년에 미국 빅테크를 둘러싼 규제 환경과 이어진 소송의 흐름을 짚어보고, 2024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약간의 예측을 해본다. 
일단 2024년 AI 상용화의 원년이 된다. 규제 속도는 개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예측 1: AI 개발과 규제 속도는 더 벌어진다  

2024년은 AI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이다. 

엔비디아가 독점하던 고성능 칩 시장에 다른 테크 기업들이 뛰어들었다. 독자적, 또는 협업을 통해 AI 전용 칩을 앞다퉈 생산하고 있다. 애플, 삼성 등은 AI폰(온디바이스AI)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거대하고 구동하기 비싼 폐쇄적 거대언어모델(LLM)은 미국 기업들의 독점으로 거의 자리잡힌 가운데, 유럽-아시아 기업들은 SLM(Small Language Model, 소형언어모델) 을 통해 특성화,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 

다양한 차원의 AI 개발은 2023년 부각된 LLM 기반 AI의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향후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LLM 기반 AI에선 프라이버시, 저작권, 엄청나게 큰 에너지 소모 등의 우려가 떠올랐다. 온디바이스AI는 "내 데이터로만 구성된 AI가 나만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SLM은 구동에 비교적 적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한편 미국, 중국, EU 당국은 각각 AI 규제를 내세우곤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중국은 '글로벌 언어'인 영어의 한계를 넘기 어려운 데다 국가가 테크 산업을 통제하는 구조에서 미국에 비해 LLM 기준 A I기술이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AI 산업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당파적 정치환경으로 인해 2024년에 AI 입법으로 이어지기엔 어렵다. EU는 AI 법안을 통해 미국 빅테크를 견제하려고 하지만 AI 기업을 보유한 프랑스, 독일 등이 자국 기업의 발목을 잡지 않게 하려는 내부 로비도 활발하다. 
2024년에는 엔비디아 외에도 다른 테크 기업들의 칩도 쏟아질 것이다. AI 하드웨어 개발도 본격화된다. (이미지: 엔비디아)
예측 2: 검색 시대에서 AI 콘텐츠 시대로 전환

인터넷 질서의 거대한 변화가 예상보다 빨리 올 것으로 보인다.

테크 뉴스레터 플랫포머를 운영하는 케이시 뉴튼(Casey Newton)은 2023년 4분기에 등장한 구글 제미나이를 비롯해 구글의 GPT 모델 성능이 오픈AI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검색광고 모델로부터 AI로 적극적으로 사업의 축을 전환하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이미 기존 검색 품질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케이시 뉴튼은 2024년엔 생성 AI로 만들어진 '쓰레기 콘텐츠'가 인터넷에 대폭 확산될텐데 구글이 이를 억누르고 제어하는 데 한계를 느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름 있는 레거시 미디어라고 해도 콘텐츠 품질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일례로 유력 스포츠잡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 생성 AI가 만든 가짜 기자 프로필이 등록된 저품질 기사가 올라와 논란을 빚었다. 전통의 스포츠 잡지조차 생성 AI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닌 생성 AI를 통해 비용절감과 콘텐츠 증가를 꾀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은 믿을만한 콘텐츠를 라이센싱 계약하거나 검색 결과에 AI 생성 콘텐츠와 인간 생성 콘텐츠를 분리 노출한다던지 할 가능성이 크다. 케이시 뉴튼은 "웹의 쇠퇴에 구글이 얼마나 허용적인지 알게 되면 다들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믿을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들은 공공연하게 AI 기업들과 협상을 끝냈거나, 창작물 소송 사용자 배상 협상 중이다. 

2023년 말 뉴욕타임스가 오픈 AI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한 것은 AI 시대의 저작권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다. 상당수의 콘텐츠 공급자는 AI 기업과 배상 또는 보상 계약 가능성이 큰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인 뉴욕타임즈가 이 소송을 끝까지 이어가서 이긴다면 AI 엔진의 콘텐츠 정당사용에 대한 선례가 된다. 

콘텐츠 검색과 탐색에 있어 AI에 모든 걸 넘겨주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헤게모니 싸움이기도 하다. 단순히 레거시 미디어 뿐 아니라 소설가, 화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콘텐츠 생산자들이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좀 더 나아가 AI 시대 창작자들의 가치, 그 창작물을 어떻게 대중에게 유통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문제 제기다. 

아직 미 대법원이 AI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해선 감 잡기 어렵다. 대법원장 존 로버츠가 "AI의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여러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인간 법관들이 한동안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정도의 성명을 연말에 발표한 게 전부다. 미국에서 입법 차원의 AI 규제는 최소 2025년까지는 계속 지지부진할 것이고 바이든 행정부의 AI 관련 행정명령은 2024년 대선 결과에 따라 임팩트가 달라질 수 있어 사법부 판단에 더 큰 무게가 쏠릴 전망이다. 
구글은 예상보다 빠르게 사업의 축을 변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게티 이미지)
예측 3: 생성 AI와 딥페이크가 판을 치면

소셜미디어의 딥페이크는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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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를 소개합니다
키티의 한글 이름은 홍윤희이다.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리드했고, 소셜임팩트를 담당했다. 딸의 장애를 계기로 장애를 무의미하게 하자는 취지의 협동조합 무의(Muui)를 운영하며 2021년 초 카카오임팩트 펠로우로 선정됐다. IT, 미국 정치, 장애, 다양성, 커뮤니케이션 등의 주제를 넘나들며 페이스북과 브런치에 글을 쓴다.

한국일보에 정기 기고 중이며, 장애-유니버설 디자인-ESG-사회혁신 등의 주제로 대중 강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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