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의 매크로 시선] 15화. 이별할 준비가 안된 이들의 줄타기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유명한 노래 제목처럼 '헤어지지 못하고, 떠나가지 못하는 관계'의 표상을 보여줍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각 경제가 서로에게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죠.
미국은 중국의 저렴한 제조 비용이 만든 효율적인 공급망의 가장 큰 수혜자이기도 합니다. 많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값싼 상품의 풍요를 누리면서, 테크와 금융 산업을 지속 발전시키면서 경제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늘 공고히 해왔죠. 중국은 물론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해 왔고, 전 세계에 곳곳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패권국으로 성장했고요.
이런 둘은 최근 몇 년간 쫓고 쫓기는 패권 경쟁을 더 치열하게 벌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인지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을 것처럼 싸웠지만, 서로의 경제가 서로에게 얼마나 많이 의존하고 있는지를 깨닫고는 이내 싸움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았죠.
그리고 최근에는 둘의 관계가 더 빨리 개선되어야만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중국 경제가 심각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손을 내밀어야만 했고, 미국도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군사 긴장 완화와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고려했을 때 이 손을 잘 잡아야만 했습니다.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이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팅을 한 결과는 중국의 절박함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미국도 이를 잘 활용해야만 긴장 관계를 완화 시키면서 국제 정세를 안정화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이 둘의 최근 만남이 지금 얼마나 중요한지,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들이 당분간 어떤 자세를 유지하면서 서로를 대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서로가 잃을 것이 많은 이들은 헤어질래야 헤어질 수가 없다는 점을 짚으면서요.
[안젤라의 매크로 시선]은 그간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부터 시작해 둘 간의 경제적 긴장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전해왔죠. 이번 편은 그간 전해온 미중 이야기의 클라이막스이자, 앞으로 새로 펼쳐질 관계의 1장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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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의 매크로 시선] 헤어지지 못하는 중국, 떠나가지 못하는 미국 |
이별할 준비가 안 된 이들의 줄타기 지난 11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1년 만의 만남이었지만 전 세계가 숨을 죽인 채 지켜보았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의 노골적인 대중 기술 제재, 고조되고 있는 대만 해협 문제, 여기에 올해 초 발생한 중국의 정찰 풍선 사건까지 더해지며 미중 관계가 험악해질 대로 험악해진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만난 것이다. 실제로 두 정상의 만남은 어느 정도 양국 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이 어땠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시 주석과 나눴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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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번 미팅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당장 이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서로에게 맞추려는 노력도 했다. (이미지: 미중 정상회담 풀 포토) |
작년 여름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전격적으로 대만을 방문한 뒤 중국이 분노하여 폐쇄했던 미중 간 군사 통신 채널이 다시 열렸으며,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원료를 중국 업체들이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에 공급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공동 대응 실무 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측에서도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 탄압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지난 2020년 수출 통제 대상 명단에 올렸던 중국 공안부의 과학수사연구소에 대한 제재를 해제함으로써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다. 또 정상회담 직전에는 그동안 양국 모두 미온적이었던 기후위기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돌아서 화석연료를 줄이고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에 협력하자는 공동 성명을 내기도 했다.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외교의 가장 좋은 전통에 따라 우리는 경쟁국과 대화로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지구는 두 나라가 함께 성공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며, 한 나라의 성공이 다른 나라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한 번의 정상회담이 모든 문제를 풀 리는 없다. 시진핑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짚고 넘어가면서 미국이 중국의 국내 문제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바이든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공정 경제 관행과 위협적인 군사적 활동에 우려를 표시했다. 가장 핵심적인 지정학적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을 들어 이번 정상회담의 효과를 평가절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월 대만 총통 선거, 그리고 11월의 미 대선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2024년을 눈앞에 두고 두 정상이 어쨌든 만나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함께 하자”는 합의점을 찾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본다.
국제위기감시기구(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중국 전문가인 아만다 샤오는 "미국과 중국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에 휘말릴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측은 이번 회담으로 미중 관계에 "현실 감각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라이벌 간의 '관리되는 경쟁(managed competition)'이라는 미국식 패러다임의 개념을 중국이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무한정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양보할 건 양보하고, 취할 건 취하면서 관계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것에 양국이 마음을 맞추어 갈 희망을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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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위용을 되찾지 못하게 될 수 있는 상황은 시진핑을 더 절실하게 만들었다. |
물론 양국이 완전한 우호 관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미국과 중국 사이에 완전한 우호 관계란 애초에 불가능한 목표에 가깝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충돌 가능성을 줄이고 공통의 목표를 - 되도록 미국에 유리한 방식으로 - 달성해 가는 것이 현 상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런 시각으로 볼 때 이번 정상회담을 나름 성공에 "가까웠다"라고 미국은 자평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 역시 당정의 내부 분위기를 반영하는 관영 언론이 앞장서서 이번 회담을 장밋빛으로 묘사했다. 중국 경제가 개혁 개방 이후 사실상 최초로 본격적인 침체에 진입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긴장 상태는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시진핑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경제 위기가 일당독재 국가인 중국에서조차 정권의 위기로 진화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기도 했다.
인민일보가 회담장을 떠나는 시진핑을 직접 배웅하는 바이든의 모습을 상세하게 전하며 두 정상의 개인적인 친밀감을 강조한 것도 "화해"에 대한 중국의 갈급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심상치 않은 기조는 지난 8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부터 감지되었다. 중국 전현직 최고위 인사들은 베이징 동쪽 해안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서 약 2주간 여름 휴가를 겸해 비공식 회의를 열어 중국의 국정운영을 논하는데, 지난 10년과는 달리 올해는 침체 일로에 처해있는 경제와 부동산 위기, 얼어붙은 중미 관계에 대해 시진핑을 향한 공산당 원로들의 쓴소리가 쏟아져나왔다. 특히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이 눈부신 경제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중미 관계가 바탕이 되었다는 점도 상기되었다.
여기에 중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인 류샤오치의 아들이자 시진핑의 죽마고우로 중국군 내에서 무시할 수 없는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류유안 장군까지 우회적으로 시진핑 일인 독재 체제를 비판하면서 그동안 철벽과도 같았던 시진핑 정권에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시진핑은 자신을 향한 이러한 비판에 격노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제가 수렁에 빠져들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결국 한 수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할 정도로 최근 중국 국내 정치가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시진핑으로서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너무 늦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바이든과 마주 앉아 대화를 할 필요성을 무시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실상 이번 APEC 정상회의 참석 자체가 바이든을 만나기 위해 만사를 제치고 날아온 것이나 다름없다.
그 과정에서 홍콩 민주주의 운동 탄압 혐의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어 미국 입국이 불가능한 홍콩의 존 리 행정장관 이슈도 일단 덮었다. 홍콩 행정장관은 APEC 회원국 수반 자격으로 정상회의에 참석하지만, 이번 회의에 존 리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동안 존 리의 제재 해제를 요구해 왔던 중국이 이 문제를 일단 패스하기로 한 것도 그만큼 시진핑이 미중 관계 회복에 적극적이었다는 뜻이다. |
시진핑은 미국 재계 인사들과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애플의 팀 쿡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도 모두 만났다. 모두 중국에서의 사업이 아주 중요한 이들이다. 물론 중국에게도 이들의 존재는 아주 중요하다. (이미지: 미중 정상회담 풀 포토) |
문제는 경제다, 시진핑일지라도 시진핑은 미국에서 바이든에게만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이 아니다. 정상회담 후 시진핑은 애플 CEO 팀 쿡, 블랙록 CEO 래리 핑크 등 미국을 대표하는 재계 인사들과 함께 하는 호화로운 저녁 만찬에 참석해 미국과 중국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 붕괴로 시작된 (혹은 정의에 따라서는 시작되려고 하고 있는) 경기 침체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이 절실한 현재 중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미중 관계가 갈등 국면으로 돌입하면 외국인 투자는 당연히 미국의 기조를 따라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어떻게든 가라앉혀야만 중국 경제 회복의 희망이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후버 연구소의 중국 전문가인 매트 터핀은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 내의 분열을 활용하고자 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자넷 옐런 재무장관은 중국과 경제 관계만큼은 견고하게 가져가고 싶어 하는데,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백악관 안보 캠프는 시진핑 정권에 압박을 가할 수 있도록 국제 환경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이 선호하는 쪽은 옐런의 접근법이다. 미국의 동맹국들 역시 자국에 확고한 이득 없이 무조건 중국을 적대하라는 방식에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처럼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동맹국들이라면 부담이 더욱 크다.
중국 입장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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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를 소개합니다 안젤라는 한국과 일본의 최대 인터넷 기업에서 IPO, M&A, 지분 투자 등의 업무를 담당한 후, 현재는 한국의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에서 글로벌 IT 기업과 자본 시장, 거시경제 관련 기사를 큐레이션하여, 페이스북에 소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메시지> 등 여러 책도 우리 말로 번역한 바 있다.
[안젤라의 매크로 시선]은 주목해야 할 거시경제 변화와 그에 따라 영향을 받고 변화하는 각 산업의 이야기를 전하는 롱폼(Long-from) 아티클입니다. 급격히 변하는 거시경제 지형 속에서 놓치지 않고 주목해야 할 이야기를 전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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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두 정상의 만남은 어느 정도 양국 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이 어땠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시 주석과 나눴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다.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외교의 가장 좋은 전통에 따라 우리는 경쟁국과 대화로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지구는 두 나라가 함께 성공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며, 한 나라의 성공이 다른 나라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한 번의 정상회담이 모든 문제를 풀 리는 없다. 시진핑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짚고 넘어가면서 미국이 중국의 국내 문제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바이든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공정 경제 관행과 위협적인 군사적 활동에 우려를 표시했다. 가장 핵심적인 지정학적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을 들어 이번 정상회담의 효과를 평가절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월 대만 총통 선거, 그리고 11월의 미 대선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2024년을 눈앞에 두고 두 정상이 어쨌든 만나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함께 하자”는 합의점을 찾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본다.
국제위기감시기구(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중국 전문가인 아만다 샤오는 "미국과 중국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에 휘말릴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측은 이번 회담으로 미중 관계에 "현실 감각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라이벌 간의 '관리되는 경쟁(managed competition)'이라는 미국식 패러다임의 개념을 중국이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무한정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양보할 건 양보하고, 취할 건 취하면서 관계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것에 양국이 마음을 맞추어 갈 희망을 본 것이다.
중국 역시 당정의 내부 분위기를 반영하는 관영 언론이 앞장서서 이번 회담을 장밋빛으로 묘사했다. 중국 경제가 개혁 개방 이후 사실상 최초로 본격적인 침체에 진입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긴장 상태는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시진핑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경제 위기가 일당독재 국가인 중국에서조차 정권의 위기로 진화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기도 했다.
사실 심상치 않은 기조는 지난 8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부터 감지되었다. 중국 전현직 최고위 인사들은 베이징 동쪽 해안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서 약 2주간 여름 휴가를 겸해 비공식 회의를 열어 중국의 국정운영을 논하는데, 지난 10년과는 달리 올해는 침체 일로에 처해있는 경제와 부동산 위기, 얼어붙은 중미 관계에 대해 시진핑을 향한 공산당 원로들의 쓴소리가 쏟아져나왔다. 특히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이 눈부신 경제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중미 관계가 바탕이 되었다는 점도 상기되었다.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할 정도로 최근 중국 국내 정치가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시진핑으로서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너무 늦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바이든과 마주 앉아 대화를 할 필요성을 무시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실상 이번 APEC 정상회의 참석 자체가 바이든을 만나기 위해 만사를 제치고 날아온 것이나 다름없다.
시진핑은 미국에서 바이든에게만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이 아니다. 정상회담 후 시진핑은 애플 CEO 팀 쿡, 블랙록 CEO 래리 핑크 등 미국을 대표하는 재계 인사들과 함께 하는 호화로운 저녁 만찬에 참석해 미국과 중국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 붕괴로 시작된 (혹은 정의에 따라서는 시작되려고 하고 있는) 경기 침체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이 절실한 현재 중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미중 관계가 갈등 국면으로 돌입하면 외국인 투자는 당연히 미국의 기조를 따라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어떻게든 가라앉혀야만 중국 경제 회복의 희망이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후버 연구소의 중국 전문가인 매트 터핀은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 내의 분열을 활용하고자 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자넷 옐런 재무장관은 중국과 경제 관계만큼은 견고하게 가져가고 싶어 하는데,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백악관 안보 캠프는 시진핑 정권에 압박을 가할 수 있도록 국제 환경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이 선호하는 쪽은 옐런의 접근법이다. 미국의 동맹국들 역시 자국에 확고한 이득 없이 무조건 중국을 적대하라는 방식에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처럼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동맹국들이라면 부담이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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