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찰리 멍거의 투자 인생 101

[부엉이의 차트피셜] 14화. 그가 남기고 가는 유무형의 자산
버크셔 해서웨이의 찰리 멍거는 워런 버핏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인물이었습니다. 물론 투자자로서의 그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이었지만, 투자의 삶을 살면서 인생철학을 터득한 그의 지혜를 갈구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검색 한번 하면 나오는 그의 수많은 어록은 이를 뒷받침하고요.

99세의 나이에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 나와 위트를 던진 그의 모습은 이제 더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어록뿐만 아니라 그 어록을 만든 행적들은 이제는 좋은 유산이 되어 사람들에게 또 전해질 텐데요.

버크셔 해서웨이와 두 파트너의 전문가인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그의 최근 행적을 정리해 보고, 그 의미와 더불어 앞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래 행보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수많은 부고 기사와 추모의 글 그리고 그의 투자 인생을 정리하는 글들은 이미 쏟아졌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늘 담백하게 재치 있는 이야기를 날리던 그의 모습처럼, 객관적으로 그가 남기고 가는 자산을 짚습니다. 이성적이고, 유연했던 그의 사고방식을 또 엿볼 수 있습니다.

+ 샷 추가하면 좋은 기업의 기준과 투자 인생의 원칙에 대한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보실 수 있어요!

[부엉이의 차트피셜] #버크셔해서웨이
찰리 멍거의 투자 인생 101
지난 11월 28일 투자자 찰리 멍거(Charles Thomas Munger, 이하 멍거)가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워런 버핏의 절친이자 인생 동반자 그리고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인 그는 투자 세계에서 워런 버핏 다음으로 유명하다. 그의 가르침과 조언이 없었다면 워런도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처럼 존경받지 못했을 것이다.

멍거는 워런 버핏, 벤자민 그레이엄 등과 함께 '가치 투자의 성인'으로 추앙받는다. 하지만 그의 과거와 현재 투자를 뜯어보면 버핏과 투자 가치관을 공유하면서도 디테일은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버핏보다 한 걸음 더 진화한 모습조차 보인다.

먼저 찰리 멍거가 마지막까지 직접 보유한 주식 리스트를 살펴보자. 버핏은 대부분의 자산을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으로 보유하고 버크셔 해서웨이를 도구 삼아 다른 회사에 투자했다. 하지만 멍거는 버크셔 해서웨이 지분과 별개로, 다른 주식도 직접 투자한다. 또 2022년 3월까지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한 데일리 저널(Daily Journal Corporation)*을 통해 주식 포트폴리오를 관리했다.
* 로스앤젤레스 소재 언론사, 찰리 멍거가 이사회 의장으로 최근까지 재직했다. 
1988년 사진이다. 당시 64세였다. (이미지: 월스트리트저널)
멍거가 마지막까지 가져간 주식들
멍거가 개인적으로 투자한 주식들을 보자. 멍거는 3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고 자주 언급했다. 그 회사들을 오랜 기간 보유하고 마지막 날까지 가지고 있었다. 주인공은 버크셔 해서웨이(너무 당연하다), 코스트코(창고형 할인매장 맞다), 그리고 히말라야 캐피탈이다.

먼저, 멍거는 대부분의 재산을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1970년대까지 버크셔 지분이 없었다. 버핏과 투자 의견을 자주 공유하고 조언을 얻었지만 버크셔 해서웨이를 공동 경영하지 않았다.

멍거와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공식적으로 협동하기 전에는 서로 각자 다른 방법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워낙 의견 교환을 자주 한 탓에 종종 투자 대상이 겹치면서 지분 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히기 시작했다.

멍거와 버핏은 '블루칩 스탬프(Blue Chip Stamps, 이하 블루칩)'라는 쿠폰 발행 회사를 눈여겨보고 지분을 매집하기 시작했는데, 1970년대 초반에는 버핏이 소유한 여러 기업체가 블루칩의 대주주가 되었고, 멍거는 2대 주주가 되었다. 1971년 기준으로, 워런과 (버핏의 아내) 수전 버핏이 개인적으로 13%를 보유했고, 버핏이 36%를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가 17%를, 또 버핏이 42%를 보유한 백화점 운영 기업인 다이버시파이드 리테일링(Diversified Retailing Company)이 16%를 보유했다. 여기에 멍거가 다이버시파이드 리테일링 지분 10%와 블루칩 지분 8%를 소유했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하게 얽힌 지분 구조는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복잡한 지분 구조가 금융사기를 은폐하기 위해 고안되었다고 의심하고 버핏의 투자 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한다.


비록 불순한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버핏 영감님, 정말 없었던 거 맞죠?), 복잡한 지분구조는 이해 상충 문제를 야기한다. 블루칩과 버크셔의 주주가 서로 달랐기 때문에 자본을 할당하는 과정에서 어느 한쪽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 현대 미국에서 이런 지배구조는 배임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50년 전 미국은 (마치 오늘날 한국처럼) 지배구조 문제가 깨끗하지 않았다.

멍거와 버핏은 서로의 회사를 합병하여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로 결정했다. 1983년 다이버시파이드 리테일링과 블루칩이 버크셔로 합병되면서 멍거가 공식적으로 부회장에 취임했다. 합병 후 멍거의 버크셔 지분율은 2% 였다.

2021년 9월 10일 기준 멍거가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 지분율은 약 0.23%이다. 오랜 기간 버크셔 지분을 대학과 자선단체에 기부하면서 처음보다 지분율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 다음 기업인 코스트코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후에도 개인적으로 계속 보유하고 있다. 멍거가 강력한 해자를 가지고 있다고 자주 예로 드는 기업이다.
찰리 멍거의 코스트코 사랑은 유명하다. 워런 버핏은 찰리 멍거가 코스트코의 좋은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점을 더는 듣기 싫다고도 농담을 했을 정도이다.
"코스트코에는 아마존이 갖추지 못한 장점이 하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코스트코가 엄청난 가치를 제공한다고 정말로 믿습니다. 그래서 코스트코는 아마존에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코스트코는 아마존을 포함한 어떠한 기업보다도 많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평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찰리 멍거, 데일리 저널 주주총회, 2021

세 번째 히말라야 캐피탈은 '중국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리 루(Li-Lu)*가 경영하는 기업이다. 멍거가 유일하게 돈을 맡기는 외부 투자회사일 뿐 아니라, 중국 주식 투자에 밝은 것도 장점이다. 리 루는 버크셔가 BYD에 투자하도록 도운 인물이기도 하다.
* 중국계 미국인 투자자이며 히말라야 캐피탈의 설립자.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학생 대표로 참여했다가 미국으로 망명했다. 컬럼비아 대학 졸업 후 히말라야 캐피탈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투자들
다음은 멍거가 2022년 3월 의장직을 그만둘 때까지 45년 동안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던 데일리 저널을 보자. 2022년 말 기준 데일리 저널은 총 5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40.9%, 웰스파고(은행) 35.6%, 알리바바 19.5%, US뱅코프 3.7%, 포스코 0.4%이다. 전체 포트폴리오 금액은 1억 7493만 달러(약 2300억 원)이다. 

알리바바 비중 19%가 눈에 띈다. 버핏은 아마존과 제프 베이조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아마존 보통주 투자는 거의 하지 않았다. (버핏의 주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 중 하나가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 소량 매입한 적은 있다) 하지만 멍거는 중국 이커머스 회사인 알리바바에 큰 비중으로 투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중국 경제와 기업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포스코와 현대차에도 투자하는 등 해외 투자에도 적극적이다(포스코는 편입 비중은 크게 줄였고, 현대차는 전량 손절했다). 하지만 버핏은 중국 기업 투자에 부정적이다. 또, 해외 투자에도 보수적인 편이다. 버크셔가 (현재는 테슬라와 비교되는)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기업인 BYD에 투자해서 큰 수익을 얻었는데, 이는 멍거의 아이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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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를 소개합니다
부엉이는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매월 1회 찾아옵니다.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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