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순간

[부엉이의 차트피셜] 13화. 새로운 길에 들어서야 할 때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투자 구루 하워드 막스(Howard Marks)의 월간 '메모(The Memo)'는 워런 버핏도 읽는 투자자들의 필독서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이 유명한 메모가 더 주목을 받고 있는데, 현재 투자 시장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를 콕 짚어주고 있기 때문이죠.

그가 말하는 거대한 변화는 저금리가 이어지던 지난 십수 년간의 지형이 완전히 무너지고, 이제는 새롭게 바뀐 환경이 장기간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그렇게 움직이는 것 같긴 해도 누구도 강하게 주장하지 못하고 있던 이 이야기를 그는 어떤 근거를 들어서 '선언'하듯이 이야기한 걸까요? 

오늘 [부엉이의 차트피셜]이 이 이야기를 해설해 주고, 현재 투자 시장은 어떤 자산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전해드립니다. 차근히 따라 읽어가 보시면 금리와 채권 그리고 관련한 자산 시장의 현재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힌트가 되어주는 이야기입니다. 투자 지침이라기보다는 거시경제의 큰 변화에 따른 자본의 이동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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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의 차트피셜] #채권 #금리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순간
"채권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때가 왔습니다"

세계적인 투자 구루 하워드 막스가 이례적으로 회사채 투자를 권유했다. 그가 투자자들에게 발송한 10월 메모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가장 중요한 사건은 1980년~2020년 사이에 (미국) 금리가 2000bp(20%) 하락한 것이다. 차입 금리가 장기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자산 시장에 유리한 환경이 수십 년간 펼쳐졌다.
* 참고로 하워드 막스는 오크트리 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이자 현직 회장이며, 가치 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투자자가 돈을 빌려서 투자하면 자산 가격이 계속 올랐다. 하지만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점점 더 불리해졌다. 대출(혹은 채권)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대출(혹은 채권) 금리가 낮아져서 이자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자산 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하워드 막스의 메모는 워런 버핏도 읽는 지침서이다. 오크트리 캐피털의 홈페이지에 늘 업로드되어 있다. (이미지: 오크트리 캐피털)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던 저금리는 2022년을 기점으로 이미 끝났다. 하워드 막스는 향후 10년 동안 금리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투자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면 과거의 성공적인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2009년에서 2021년까지 돈을 빌려서 주식, 사모펀드, 헤지펀드, 벤처에 투자하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였다면, 앞으로는 (과거에 인기가 없었던) 회사채 투자가 더 유리한 시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하워드 막스도 지적하지만, (당연히도) 금리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돈을 빌린 사람이 갚아야 할 이자는 시간이 지나도 감소하지 않는다.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전략이 전처럼 유리하지 않다. 반대로 돈을 빌려준 사람(혹은 회사채를 투자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계속해서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이번 메모는 큰 주목을 받았던 2022년 12월의 메모 <큰 변화(Sea Change*)>의 연장선상에서 더 구체적인 생각을 펼쳤다. 당시 그는 투자 시장이 (기존 지형을 흔드는) '아주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고 설파했다. 정확히는 지난 50년 동안에 세 번째로 일어난 큰 변화일 것이라고 했다.
* Sea Change는 '거대한 변화' 혹은 상전벽해와 같은 의미를 전할 때 쓰는 표현이다.

우선 이번 메모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
'큰 변화'에 대한 추가적인 생각들 

근본적인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서 투자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2008년 말 연준이 기준금리를 제로로 낮췄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2%를 넘지 못했습니다. 그 후 13년에 걸쳐 완화적 통화 기조가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역사상 가장 긴 경기 확장이 펼쳐졌고, 돈을 빌리는 기업이 유리했습니다.

적자 기업조차도 상장을 하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2009~2021년 저금리로 미래의 현금흐름 가치가 상승하면서 자산 보유자와 차주(대출받은 사람)에게 좋은 시절이 이어졌습니다. 반면에, 해당 기간은 저가 매수자와 대주(대출해 준 사람)에게 힘든 시기였습니다. 

앞으로 10년은 초저금리나 금리 하락세가 일반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공급망 문제가 겹치면서 흘러넘치는 돈이 부족한 재화를 쫓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2022년에도 지속되면서 연준은 40년 만에 가장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따라서 기업 이익, 자산 가치 상승, 차입, 기업 파산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운 시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면, 2009년 이후 최선의 결과를 선사한 투자 전략이 앞으로 계속해서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안 됩니다. 

저는 1980년~2020년 사이에 금리가 2000bp(20%) 하락한 것이 직전 수십 년 동안 금융계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간 동안 창출된 투자 수익의 상당 부분이 금리 하락으로 얻은 것일 수 있습니다.

40년 동안 하락한 금리는 마치 공항의 무빙워크와 같습니다. 무빙워크에 서 있으면 힘들이지 않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무빙워크에서 걸으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죠. 

최근의 상황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영원히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금리는 2020년 말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처럼 낮은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습니다. 저는 금리가 영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다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금리 하락과 초저금리가 추세로 자리 잡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다양한 결과가 예상됩니다.

  •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것입니다.
  • 이익 마진이 잠식될 것입니다.
  • 채무불이행이 상승할 것입니다.
  • 자산 가치 상승이 지속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 차입 비용이 상승할 것입니다.
  • 투자자들의 심리가 무한정 긍정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 기업들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금리가 1980년대 수준까지 상승한다는 말을 하려는게 아닙니다. 앞으로 5년 동안 단기 금리가 지금보다 현저히 높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쉽게 돈 버는 시절은 끝났습니다. 만약 특정한 조건이 주어진 시기에 최선의 실적을 올린 전략이 있다고 한다면 극명하게 달라진 환경하에서 승자의 명단이 완전히 뒤바뀌는 것이 진리입니다. 

...

☕️☕️ '거대한 변화'가 몰고 올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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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를 소개합니다
부엉이는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매월 1회 찾아옵니다.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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