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탄소 잡아 땅에 묻기 성공, 2. 유튜브의 신사업 진출, 3. 자기 함정에 빠진 러시아 오늘은 (AI 말고) 큰 돌파구가 만들어지는 기후테크 소식을 먼저 보고요. 유튜브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유, 그리고 더 큰 수렁에 빠지는 러시아의 상황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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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탄소포집 #클라임웍스 1. '브레이크스루' 만드는 기후테크 |
스위스의 기후테크 스타트업인 클라임웍스(Climeworks)가 야외 환경에서 대기 중의 탄소를 포집하여 지하에 저장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이론적으로, 그리고 제한된 실험 환경에서 가능성만 따지던 기술이었으나 드디어 야외에서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죠. 클라임웍스는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독립적인 외부 감사관이 절차를 검증했다"고 밝혔어요. 새해의 시작과 함께 전해진 낭보가 기후테크 시장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입니다. 커피팟에서도 탄소 포집 기술 발전과 클라임웍스의 소식을 몇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클라임웍스는 해당 분야의 대표 주자로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 학생들이 2009년 창업한 곳이에요. 공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대기 중 탄소 직접 제거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
포집한 탄소를 어떻게 저장하는지는 이 영상을 통해서 쉽게 살펴볼 수 있어요. © 클라임웍스 |
지금 주목받는 이유 탄소 제거가 어떻게 가능할까요? 아이슬란드 기후테크 기업 카브픽스(Carbfix)의 카리 헬가손 연구팀장에 따르면 이는 자연이 하는 일을 가속화하는 것입니다. 지구의 자연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암석에 저장하고 광물화하는데요. 몇백~몇천 년이 걸리는 이 과정을 몇 개월, 빠르면 며칠로 단축하는 것이 탄소 포집 및 제거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돌아가는 기계까지 지열 등의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가동하면,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으면서 대기 중의 탄소를 제거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 거죠. 업계 선두 주자들인 클라임웍스와 카브픽스는 함께 아이슬란드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 포집 기계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요. 아이슬란드어로 '에너지'를 뜻한 단어 '올카(Orca)'라고 불리는 이곳은 연간 4000톤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지하에서 광물화할 수 있는 곳이죠. 이는 자동차 870대가 내뿜는 배기가스의 양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대기 중 탄소 포집 기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전 세계로 확산 가능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예상돼요. 이 기술은 '모듈화'가 가능학기 때문입니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같은 기계를 똑같이 만들어서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 배치할 수 있죠. 전 세계 곳곳에 배치한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대폭 감소할 수 있겠죠. 대량 생산 및 소형화가 가능해지면 생산 비용도 줄어들 테고요. 나무를 더 심는 방식보다 최근 들어 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이 더 주목받고, CCUS 중에서도 대기 중 탄소 직접 제거(DAC, Direct Air Capture)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미래가 보이자 돈이 몰린다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잡아서 광물로 만들어버리는 이 기술이 향후 돈이 안 될 수 있을까요? 기후테크 투자라고 하면 투자기관이나 기업이 ESG 비율을 맞추기 위해 일정 부분 돈을 나누는 분야처럼 여겨지기도 했는데요. "큰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에 큰 돈이 몰린다"는 투자 업계 공식을 떠올려보면 이번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는 '착한 투자'가 아니라 '지금 가장 유망한 투자'라고 생각하게 되죠. 마이크로소프트, 쇼피파이, 스트라이프 등 빅테크 기업들이 벌써 클라임웍스의 주요 고객이기도 합니다. 탄소를 많이 내뿜는 대기업들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산림을 통한 탄소 배출 상쇄는 효과가 의문이라는 지적이 있었죠. 그러나 대기 중 탄소 직접 제거 기술은 직관적이며 탄소 절감 효과도 뛰어납니다. 클라임웍스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려는 기업 고객이 줄을 서고 있어요. 벤처캐피털(VC) 역시 기후테크 분야에 꾸준히 돈을 넣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VC와 사모펀드들은 지난해 2~3분기에 다른 분야 스타트업 투자는 대폭 줄였으나 기후테크 투자는 거의 줄이지 않았어요. 기후테크 투자 건수가 지난해 2분기에 547건이었고 3분기에 539건이었죠. 2022년 한 해 동안 기후테크 분야에 700억 달러(약 86조 66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이 투입되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전년 대비 89% 증가한 수치인데,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액이 전년 대비 42%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기후테크 투자의 약진은 놀라운 정도죠. 블룸버그는 지난 4년 동안 기후테크 투자가 전체 벤처 투자의 20~30%를 꾸준히 차지했다면서, 이제 10년 전보다 35배 수준의 투자액이 기후테크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위기가 기회로 작용할까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및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역시 기후테크 투자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후테크는 결국 자원 소비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거나 아예 새로운 자원을 제공하는 기술이므로, 에너지와 상품의 가격이 모두 오르는 시기에 기후테크의 가치가 오르는 것이죠. 이런 내용을 담은 블룸버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결성된 기후테크 펀드 약 60개에 240억 달러(약 29조 7800억 원)가 모금되었다고 하네요.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면서 투자액 증가가 더 빨라졌습니다. 돈이 몰리는 곳에는 사람도 몰리죠. 테크 기반의 인재들이 기후테크 분야에 유입될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난 커피팟에서도 전해드린 것처럼미국 테크업계에서 지난해 최소 15만 명 이상이 해고된 것으로 집계되는데요. 기존 직장을 떠난 테크 인재들은 전통 기업보다는 다른 테크 스타트업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고, 더 넉넉한 투자액을 들고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기업에 끌리기 마련이죠. 여러모로 올해는 기후테크 분야에 어떤 한 해가 될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평소에 더 많이 주목받는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 분야와 비교하면 기후테크는 정책과 규제의 영향도 많이 받고 일반 소비자의 삶과도 거리가 있어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요. 시장과 정세의 변화와 함께 기후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지는 만큼, 기후테크 분야에 크게 성장하는 한 해가 될 수 있습니다.
By 데니스 *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이야기를 전합니다. |
[스트리밍] #광고기반 #신사업 2. 유튜브의 새로운 시장 진입 |
유튜브가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FAST))’ 시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테스트 중이라는 소식이에요. FAST는 사용자가전통적인 TV 콘텐츠 제작사와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화 또는 드라마 시리즈를 (무료로) 스트리밍해 볼 수 있는 서비스예요. 제공자는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죠. 파라마운트(Paramount), 폭스(Fox) 등 전통적으로 강력한 미디어 기업들이 각자의 콘텐츠 및 플랫폼을 운영하는 시장인데요. 유튜브가 이 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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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실험도 하며 영역을 계속 확장하려는 중이에요. |
FAST 시장에 왜 진입할까?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최강자인 유튜브가 FAST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유는 주요 수익원인 광고 수익을 더 확대하고, 향후 모든 것을 모아놓은 원스탑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유튜브는 지난 2022년 3분기에 광고 수익이 1.9% 감소한 71억 달러(약 8조 8000억 원)를 기록했어요. 알파벳이 부문 단위로 재무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처음 하락한 것인데요. FAST 시장 진입 테스트는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유료 구독 부담을 줄여주는 대안을 제공해 추가적인 광고 수익 라인을 만들려는 것이기도 하죠.
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튜브는 이미 채널을 다양화하고 (구독보다는) 광고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어요. 가장 강력한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넷플릭스는 기존의 구독제 외 광고 구독 모델을 운영하며 수익 확대에 나섰죠. 유튜브는 콘텐츠를 다양화하면서 광고 수익을 계속 키우려는 것이에요.
'원스탑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 되겠다는 메시지도 전하고 있어요. 사용자들이 유튜브에만 들어오면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다 접하게 만들겠다는 야심이에요. 그 야심을 드러낸 사례로 TV 콘텐츠 제작사가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쇼타임,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를 유튜브에서 유료 구독할 수 있게 만든 마켓플레이스인 프라임타임 채널(Primetime Channel)을 지난해 11월에 론칭한 것이고요. 12월에는 프로 미식축구 리그(NFL) 경기 스트리밍 티켓을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도 열었죠. 일단 실험처럼 시작하는 이번 FAST 진출도 유튜브가 TV와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체 영상 시장에서 가능한 모든 콘텐츠, 채널, 플랫폼으로 확대하는 큰 그림의 일부라고 볼 수 있어요.
시장 상황은 어떨까 이미 20개 이상의 앱이 FAST 시장에서 서비스하고 있어요. 이들을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는데요. 우선 거대 미디어 기업 산하의 서비스들이 있어요. 파라마운트의 플루토TV, 폭스의 투비(Tubi), 컴캐스트(Comcast)의 슈모(Xumo) 등이 포함돼요. 다음은 TV 등의 디바이스 제조사의 서비스들이 있어요. 아마존의 프리비(Freevee), 로쿠 채널(Roku), 삼성TV플러스, LG 채널 등이 포함돼요. 그리고 크래클플러스(Crackle Plus) 등의 독립 서비스도 있고요. 경쟁사들의 지표도 매력적인 시장임을 보여줘요. 인사이더 인텔리전스(Insider Intelligence)에 따르면 플루토TV는 지난해 매출이 12억 4000만 달러(약 1조 5000억 원)로, 파라마운트가 해당 서비스를 인수한 가격인 3억 4000만 달러(약 4200억 원)를 크게 웃돌아요. 투비도 마찬가지예요. 폭스가 2020년에 4억 9000만 달러(약 6000억 원)의 가치를 기준으로 인수했는데, 2022년 광고 수익이 8억 3000만 달러(약 1조 원)였을 것으로 예상돼요. TV 콘텐츠를 송출하는 서비스인만큼 디바이스 시장도 중요한데요. 온라인 연결 TV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 FAST 시장 성장에 호재예요. 리히트만 리서치 그룹(Leichtman Research Group)에 따르면 미국 전체 TV 보유 가정 중 온라인 연결 TV를 설치한 집이 87%에 육박해요. 특히 이중에서 플루토TV, 투비가 탑재된 경우 시청자가 해당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해요. 유튜브는 승산이 있을까
FAST 시장은 이렇게 붐비는데, 기존 서비스들의 지표도 긍정적이에요. 이 서비스들은 모회사가 전통 TV 콘텐츠 제작사나 스튜디오이기에 콘텐츠 수급이 원훨하죠. 모회사가 TV 제조사인 이들은 디바이스에 서비스를 탑재해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요. 기존의 기업들이 우위를 계속 점하는 데 유리해 보이는 시장이에요.
하지만 유튜브는 온라인 접점이 누구보다 크죠. 사용자 수만 봐도 글로벌 사용자 수가 25억 명인 거대 채널이고요(한국 사용자 수는 4200만 명에 육박해요). 유튜브는 미국 TV 시청 시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요.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유튜브TV는 2022년 11월 기준 미국 TV 시청 시간의 8.8%를 차지했어요. 콘텐츠 경쟁력도 검증되었어요. 스튜디오를 통한 제작도 늘었고, 프라임채널과 같은 마켓플레이스도 열었기에 콘텐츠 공급 채널이 더 다양해졌어요. 최근에는 각 FAST 서비스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추세인데요. 유튜브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추가할 수 있죠.
광고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는 구글의 본업이자, 이들이 가장 잘하는 일이죠. 월스트리트저널은 유튜브가 이번 테스트에서 광고 수익의 45%를, TV 콘텐츠 제작사 및 스튜디오가 55%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협상을 마쳤다고 전했는데요. 이는 유튜브가 기존 크리에이터들과 맺는 계약과 유사한 방식이에요.
유튜브에게는 FAST를 통해서 수익을 얼마나 더 확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포인트일텐데요. 라이온스 게이트(Lions Gate Entertainment Corp.), 에이앤이 네트웍스(A+E Networks), 시네다임(Cenedigm) 등의 유명 제작사들에게 콘텐츠를 수급받아 본격적인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말에는 FAST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것으로 보여요. * 다양한 테크 비즈니스 이야기를 전합니다. |
[에너지] #유럽위기탈출 #가격상한제 3. 더 큰 수렁에 빠지는 러시아 |
러시아의 화석 연료 수출로 인한 수익이 지난해 12월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작은 수치를 기록했어요. 지난 11월까지만 해도 과연 각종 제재의 효과가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도 컸는데요. 국가 재정수입의 약 45%가 석유와 가스 등의 판매에서 나오는 러시아가 이제 유럽과 미국이 중심이 되어 실행하는 제재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입니다. |
유럽은 이번 겨울 우려되던 에너지 위기를 넘기는 중이고, 러시아는 수렁에 빠져들고 있어요. |
당장은 위기를 벗어난 유럽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수입국들에게는 치명적일 것으로 보였던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 중단은 실제 그 효과를 거두지 못했어요. 예년보다 훨씬 따뜻한 겨울을 맞이한 유럽은 현재 우려했던 에너지 부족을 겪지 않고 있고, 미국과 노르웨이 등으로부터 수입 물량을 대거 대체했어요. 러시아 물량은 이제 EU 전체 수입량의 8% 수준으로 떨어졌죠. 물론 남은 겨울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미국과 노르웨이로부터 당긴 LNG 수입으로 유럽의 가스 저장량은 80~85%에 이르러 예년 겨울 이맘때의 65~70%를 훨씬 상회하고 있어요.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각국의 노력 덕분에 EU 전체적으로 가스 수요가 20%나 줄었어요.
이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에요. 덕분에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던 경기 침체 가능성도 확연히 줄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어요. 서서히 줄어드는 러시아산
러시아는 이미 유럽으로 가던 석유와 가스의 대부분을 중국과 인도 등으로 보내는 중이에요. 하지만 모든 물량의 대체선을 찾지는 못했어요. 시장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수익이 줄어드는 데 일조했죠. 전환 판매를 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가격 협상의 레버리지도 크게 없었고, 새로운 수입선들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기 위해 드는 추가적인 운송 비용 등도 고려해야 했어요. 지난 12월부터 실행에 들어간 EU와 미국이 설계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60달러의 가격상한제는 당장 효과가 커 보이지는 않지만, 러시아가 수출을 일정 선까지 유지하게 해 전 세계 석유 수급을 안정시킬 수 있는 가격선이라고 분석돼요. 즉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러시아 물량과 수익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죠. 현재 러시아 우랄(Ural) 원유는 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에 거래되는 중이라고 알려졌어요. 약 45~50달러 선이죠. 생산 비용 약 40달러를 상회합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재정 수지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판매 가격이 70달러 이상이어야 한다는 계산을 바탕으로 가격상한제는 설계되었어요. 추가 제재도 들어갈 예정
이번 2월 5일부터는 (원유에 이어) 러시아산 정제 유류 제품에도 제재가 적용될 예정이에요. 디젤을 비롯한 주요 제품에 대해서 EU 및 G-7 그리고 호주 등은 수입을 금지하고, 다른 국가들에 판매 시에는 원유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가격상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곧 논의될 예정이에요. 디젤 공급도 러시아에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은 제재에 대비한 물량 비축을 하면서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했죠. 정제 제품은 원유만큼 전환 판매가 쉽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요. 러시아도 이 점을 우려하는 중이고, 일단은 중국과 인도 외의 아시아 국가들에도 전환 판매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쨌든 추가 제재는 전쟁을 뒷받침하는 러시아의 재정 운영을 더 옥죌 것으로 예상됩니다.
필연적으로 미래 성장에 영향
현재 러시아의 가장 큰 문제는 수출이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에요.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 수출 의존도가 커지는 구조는 결국 러시아 에너지의 글로벌 영향력도 크게 줄어들게 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IEA는 지난해 발행한 세계 에너지 전망 리포트를 통해 러시아의 화석 연료 수출이 앞으로(2050년까지) 어떤 경우에도 2021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어요.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 움직임도 커지면서 수출량은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요. 이미 빅오일을 비롯한 주요 에너지 기업들도 모두 러시아에서 발을 뺀 상황이죠. 자원에 대한 투자 및 개발을 유럽의 자본과 기술에 상당 부분 의존했기에 생산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앞으로도 경제의 큰 부분을 자원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러시아는 2022년에 탐사와 개발에 투자한 비용이 (팬데믹으로 인해 자원 시장에 패닉에 빠졌던) 2020년보다도 훨씬 적은 350억 달러(약 43조 원)에 그쳤어요. 에너지 시장 분석 기관인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는 이 금액이 500억 달러(약 62조 원)로 추정되었다고 알렸어요. 물론 전쟁의 향방도 어찌 될지 계속 지켜봐야 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국제 공조 제재는 이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는 일단 실패하는 중이라고 모두 진단했는데요. 단기적으로도 실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보이는 추세대로라면 장기적으로는 국가 전체의 손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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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동안 이론적으로, 그리고 제한된 실험 환경에서 가능성만 따지던 기술이었으나 드디어 야외에서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죠. 클라임웍스는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독립적인 외부 감사관이 절차를 검증했다"고 밝혔어요. 새해의 시작과 함께 전해진 낭보가 기후테크 시장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입니다.
커피팟에서도 탄소 포집 기술 발전과 클라임웍스의 소식을 몇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클라임웍스는 해당 분야의 대표 주자로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 학생들이 2009년 창업한 곳이에요. 공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대기 중 탄소 직접 제거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업계 선두 주자들인 클라임웍스와 카브픽스는 함께 아이슬란드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 포집 기계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요. 아이슬란드어로 '에너지'를 뜻한 단어 '올카(Orca)'라고 불리는 이곳은 연간 4000톤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지하에서 광물화할 수 있는 곳이죠. 이는 자동차 870대가 내뿜는 배기가스의 양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대기 중 탄소 포집 기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전 세계로 확산 가능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예상돼요.
이 기술은 '모듈화'가 가능학기 때문입니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같은 기계를 똑같이 만들어서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 배치할 수 있죠. 전 세계 곳곳에 배치한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대폭 감소할 수 있겠죠. 대량 생산 및 소형화가 가능해지면 생산 비용도 줄어들 테고요. 나무를 더 심는 방식보다 최근 들어 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이 더 주목받고, CCUS 중에서도 대기 중 탄소 직접 제거(DAC, Direct Air Capture)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미래가 보이자 돈이 몰린다
업계 최초의 성공 소식을 전한 클라임웍스는 역시나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곳입니다. 지난해 4월 6억 5000만 달러(약 8070억 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역대 가장 많은 투자금을 모은 탄소 제거 기술 기업이 되었죠.
마이크로소프트, 쇼피파이, 스트라이프 등 빅테크 기업들이 벌써 클라임웍스의 주요 고객이기도 합니다. 탄소를 많이 내뿜는 대기업들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산림을 통한 탄소 배출 상쇄는 효과가 의문이라는 지적이 있었죠. 그러나 대기 중 탄소 직접 제거 기술은 직관적이며 탄소 절감 효과도 뛰어납니다. 클라임웍스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려는 기업 고객이 줄을 서고 있어요.
벤처캐피털(VC) 역시 기후테크 분야에 꾸준히 돈을 넣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VC와 사모펀드들은 지난해 2~3분기에 다른 분야 스타트업 투자는 대폭 줄였으나 기후테크 투자는 거의 줄이지 않았어요. 기후테크 투자 건수가 지난해 2분기에 547건이었고 3분기에 539건이었죠.
2022년 한 해 동안 기후테크 분야에 700억 달러(약 86조 66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이 투입되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전년 대비 89% 증가한 수치인데,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액이 전년 대비 42%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기후테크 투자의 약진은 놀라운 정도죠. 블룸버그는 지난 4년 동안 기후테크 투자가 전체 벤처 투자의 20~30%를 꾸준히 차지했다면서, 이제 10년 전보다 35배 수준의 투자액이 기후테크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위기가 기회로 작용할까
이런 내용을 담은 블룸버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결성된 기후테크 펀드 약 60개에 240억 달러(약 29조 7800억 원)가 모금되었다고 하네요.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면서 투자액 증가가 더 빨라졌습니다.
돈이 몰리는 곳에는 사람도 몰리죠. 테크 기반의 인재들이 기후테크 분야에 유입될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난 커피팟에서도 전해드린 것처럼미국 테크업계에서 지난해 최소 15만 명 이상이 해고된 것으로 집계되는데요. 기존 직장을 떠난 테크 인재들은 전통 기업보다는 다른 테크 스타트업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고, 더 넉넉한 투자액을 들고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기업에 끌리기 마련이죠.
여러모로 올해는 기후테크 분야에 어떤 한 해가 될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평소에 더 많이 주목받는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 분야와 비교하면 기후테크는 정책과 규제의 영향도 많이 받고 일반 소비자의 삶과도 거리가 있어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요. 시장과 정세의 변화와 함께 기후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지는 만큼, 기후테크 분야에 크게 성장하는 한 해가 될 수 있습니다.
*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이야기를 전합니다.
파라마운트(Paramount), 폭스(Fox) 등 전통적으로 강력한 미디어 기업들이 각자의 콘텐츠 및 플랫폼을 운영하는 시장인데요. 유튜브가 이 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튜브는 이미 채널을 다양화하고 (구독보다는) 광고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어요. 가장 강력한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넷플릭스는 기존의 구독제 외 광고 구독 모델을 운영하며 수익 확대에 나섰죠. 유튜브는 콘텐츠를 다양화하면서 광고 수익을 계속 키우려는 것이에요.
일단 실험처럼 시작하는 이번 FAST 진출도 유튜브가 TV와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체 영상 시장에서 가능한 모든 콘텐츠, 채널, 플랫폼으로 확대하는 큰 그림의 일부라고 볼 수 있어요.
시장 상황은 어떨까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어요.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Global Market Intelligence)는 "붐비지만 빠르게 성장한다"고 평가했는데요. 전체 광고 수익이 2022년 40억 달러(약 5조 원)에서 2026년 90억 달러(약 11조 원)로 증가하리라 예상해요.
경쟁사들의 지표도 매력적인 시장임을 보여줘요. 인사이더 인텔리전스(Insider Intelligence)에 따르면 플루토TV는 지난해 매출이 12억 4000만 달러(약 1조 5000억 원)로, 파라마운트가 해당 서비스를 인수한 가격인 3억 4000만 달러(약 4200억 원)를 크게 웃돌아요. 투비도 마찬가지예요. 폭스가 2020년에 4억 9000만 달러(약 6000억 원)의 가치를 기준으로 인수했는데, 2022년 광고 수익이 8억 3000만 달러(약 1조 원)였을 것으로 예상돼요.
TV 콘텐츠를 송출하는 서비스인만큼 디바이스 시장도 중요한데요. 온라인 연결 TV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 FAST 시장 성장에 호재예요. 리히트만 리서치 그룹(Leichtman Research Group)에 따르면 미국 전체 TV 보유 가정 중 온라인 연결 TV를 설치한 집이 87%에 육박해요. 특히 이중에서 플루토TV, 투비가 탑재된 경우 시청자가 해당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해요.
유튜브는 승산이 있을까
콘텐츠 경쟁력도 검증되었어요. 스튜디오를 통한 제작도 늘었고, 프라임채널과 같은 마켓플레이스도 열었기에 콘텐츠 공급 채널이 더 다양해졌어요. 최근에는 각 FAST 서비스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추세인데요. 유튜브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추가할 수 있죠.
광고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는 구글의 본업이자, 이들이 가장 잘하는 일이죠. 월스트리트저널은 유튜브가 이번 테스트에서 광고 수익의 45%를, TV 콘텐츠 제작사 및 스튜디오가 55%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협상을 마쳤다고 전했는데요. 이는 유튜브가 기존 크리에이터들과 맺는 계약과 유사한 방식이에요.
물론 남은 겨울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미국과 노르웨이로부터 당긴 LNG 수입으로 유럽의 가스 저장량은 80~85%에 이르러 예년 겨울 이맘때의 65~70%를 훨씬 상회하고 있어요.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각국의 노력 덕분에 EU 전체적으로 가스 수요가 20%나 줄었어요.
이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에요. 덕분에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던 경기 침체 가능성도 확연히 줄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어요.
서서히 줄어드는 러시아산
지난 12월부터 실행에 들어간 EU와 미국이 설계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60달러의 가격상한제는 당장 효과가 커 보이지는 않지만, 러시아가 수출을 일정 선까지 유지하게 해 전 세계 석유 수급을 안정시킬 수 있는 가격선이라고 분석돼요. 즉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러시아 물량과 수익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죠.
현재 러시아 우랄(Ural) 원유는 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에 거래되는 중이라고 알려졌어요. 약 45~50달러 선이죠. 생산 비용 약 40달러를 상회합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재정 수지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판매 가격이 70달러 이상이어야 한다는 계산을 바탕으로 가격상한제는 설계되었어요.
추가 제재도 들어갈 예정
정제 제품은 원유만큼 전환 판매가 쉽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요. 러시아도 이 점을 우려하는 중이고, 일단은 중국과 인도 외의 아시아 국가들에도 전환 판매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쨌든 추가 제재는 전쟁을 뒷받침하는 러시아의 재정 운영을 더 옥죌 것으로 예상됩니다.
필연적으로 미래 성장에 영향
IEA는 지난해 발행한 세계 에너지 전망 리포트를 통해 러시아의 화석 연료 수출이 앞으로(2050년까지) 어떤 경우에도 2021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어요.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 움직임도 커지면서 수출량은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요. 이미 빅오일을 비롯한 주요 에너지 기업들도 모두 러시아에서 발을 뺀 상황이죠. 자원에 대한 투자 및 개발을 유럽의 자본과 기술에 상당 부분 의존했기에 생산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앞으로도 경제의 큰 부분을 자원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러시아는 2022년에 탐사와 개발에 투자한 비용이 (팬데믹으로 인해 자원 시장에 패닉에 빠졌던) 2020년보다도 훨씬 적은 350억 달러(약 43조 원)에 그쳤어요. 에너지 시장 분석 기관인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는 이 금액이 500억 달러(약 62조 원)로 추정되었다고 알렸어요.
물론 전쟁의 향방도 어찌 될지 계속 지켜봐야 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국제 공조 제재는 이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는 일단 실패하는 중이라고 모두 진단했는데요. 단기적으로도 실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보이는 추세대로라면 장기적으로는 국가 전체의 손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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