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 속에서 최근 애플의 중국 내 제조 시스템이 큰 화두가 되었는데요. 오늘은 애플이 과연 중국 제조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상황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메모를 전해드려요. 애플에게도 중국에게도 결정하기 쉽지 않으며, 실행을 한다해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번 주는 애플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이에요. 내일은 지난주 제품 출시 이벤트를 통해 애플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능들을 통해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요. 이후 전해드릴 [안젤라의 매크로 시선]에서는 애플과 화웨이 같은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에 어떻게 끼어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입니다.

물론 다른 이야기들도 이어질 예정인데요. 샷 추가하고 꾸준히 받아 보세요 :)

애플이 아이폰을 비롯한 핵심 하드웨어 제품을 대만의 팍스콘(Foxconn)과 협업해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기기의 복잡한 디자인과 제조 공정도 모두 애플이 팍스콘과 협업을 하면서 관리가 되고, 깊숙히 관여하고요. 그렇기에 단순히 제조를 아웃소싱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직접 공정을 쌓으면서 원가 관리까지 치밀하게 하는 애플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평가됩니다.

현재 CEO인 팀 쿡은 아이폰을 준비하면서 이러한 제조 시스템을 세팅한 COO였고, 그가 스티브 잡스에 이어 CEO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핵심 이유였다고도 분석되죠. 하지만 이후 애플의 중국 내 생산 의존도는 너무나도 커졌어요. 현재 아이폰, 에어팟, 맥북, 아이패드의 95% 이상이 모두 중국에서 생산되는 중이죠.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가 격화되는 와중에도 애플은 중국 투자와 생산을 멈추지 않았어요. 물론 일부 시설을 베트남과 인도로 옮겨갔지만 2024년이 되어도 아이폰과 에어팟의 90% 이상은 중국에서 생산될 예정이에요. 중국에서 만든 시스템과 공정이 애플의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에 빠른 전환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번 2분기를 기준으로 핵심 중의 핵심 제품인 아이폰의 중국 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앞지르고, 아이폰의 가장 큰 시장이 되었어요. 전체 판매량의 24%를 차지했고, 미국은 21%였어요.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일부 정부 기관들과 인원들의 애플 기기 사용을 금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애플에 대한 견제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죠. 중국이 점점 커지는 미국의 반중국 정책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고 보는 분위기이고요.

애플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쪽도 있습니다. 중국의 이번 움직임은 애플을 겨냥했다기보다는 미국 정부에 일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하면서요. 파이낸셜 타임스에 의하면 중국이 지난 5월에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이들의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고 한 것과는 달리 애플에는 그 어떤 메시지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짚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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