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의 차트피셜] 9화. 채권 시장의 예견을 봐야 하는 이유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시작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각종 경고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과열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노력해 왔죠. 유례없는 통화 긴축에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어 보였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예견됐던 경기 침체의 가능성은 옅어지는 듯도 합니다.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데 미국 주식 시장도 여전히 강하고, 투자도 활발하며 각종 지표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죠.
과연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수 있을까요?
우선 현재의 채권 시장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오늘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꼽습니다.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면 예외 없이 결국 경기 침체가 왔던 역사를 복기하면서, 현재 상황을 진단합니다. 계속 반복되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의아했을 점들이 해소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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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의 차트피셜] 9화.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마음 채권 시장의 예견을 봐야 하는 이유 |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금융 시장은 국채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면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한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은 현상을 가리켜 '장단기금리 역전'이라고 표현하는데, 미국은 경기 침체 이전에 장단기금리가 예외 없이 역전됐다.
1976년 이후 미국에는 총 여섯 차례의 공식적인 경기 침체가 있었고, 경기 침체 발생 이전 10~30년 만기의 장기금리가 3개월~2년 만기의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장단기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
미국 국채 2년/10년 금리차(자료: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회색 음영 구간이 전미경제학협회(NBER)에서 공인한 경기 침체 기간이며, 경기 침체 발생 전 장단기 금리가 역전(붉은 색 원으로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장단기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40년래 최대폭 수준(약 -1%)으로 역전되어 경기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 |
일반적으로 장기금리는 단기금리보다 높다. 만기 2년 이하의 단기 국채는 상환 기한이 짧기 때문에 상환 기한이 긴 10년 이상의 장기 국채보다 금리가 낮다.
신용등급이 우수한 국가라도 먼 미래에는 인플레이션, 전쟁, 채무불이행 등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장기 채권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따라서 평상시에는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하지만 경기 둔화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거나, 인플레이션 우려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 현재는 2022년 부터 시작된 연방준비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장단기금리가 크게 역전되었다.
2023년 6월 말 현재 미국 10년 금리와 2년 금리차는 약 -1%로 유례없이 큰 수준이다. |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경기 침체 전망 모형(데이터: 뉴욕 연방준비은행, 블룸버그) 뉴욕 연준에서 미국채 3개월/10년 금리차를 사용하여 통계적으로 향후 1년 이내 경기 침체 확률을 계산한 모형이다. 현재 경기 침체 확률이 70%에 이른다고 전망하고 있다. |
장단기금리가 강하게 역전되면서 경제 모형들이 경기 침체 신호를 강하게 보내고 있다.
뉴욕 연준의 통계 모형은 향후 1년 이내 경기 침체 확률은 6월 말 현재 70%로 산출했다. 해당 모형은 과거 장단기금리 수준과 경제 지표를 사용하여 통계적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을 도출하는데, 해당 모형이 도출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클리블랜드 연준의 통계모형도 1년 이내 경기 침체 가능성을 77%로 진단한다. 장단기금리가 40년래 최대 수준으로 역전되면서 과거 데이터를 사용한 모형들은 경기 침체 도래를 확신하는 모양이다.
근데 왜 장단기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를 예견하는 것일까?
장단기금리 수준은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채권 가격에 반영된 결과일 뿐이다. 역전 자체가 경기 침체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경제가 침체에 돌입하기 전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이미 여러 차례 발생했기 때문에 경제분석가들이 무시할 수 없는 지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모두가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만, 그 시기는 점점 늦춰지고 있다. |
어떻게 경기 침체를 예견하는 걸까? 장단기금리 역전은 어떻게 경기 침체를 예견하는 것일까? 학문적으로 정의된 명확한 답은 없지만, 다수의 금융시장 참여자는 아래 두 가지 이유로 장단기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의 전조 역할을 한다고 추측한다. 첫째, 앞으로 닥쳐올 경기침체와 기준금리 인하를 장기금리가 선반영한다.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이 설정한 기준금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중앙은행은 목표 기준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채권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채권시장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 따라서 단기금리는 향후 인플레이션이나 성장률 기대보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장기금리는 미래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기대를 반영한다. 장기금리는 이론적으로 10년 이상 장기간의 평균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률 수준에 수렴한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당장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금융시장이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장기금리는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미래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장기금리는 하락한다. 실제로 2004~2006년 연방준비은행이 기준금리를 1%에서 5.25%로 인상했으나, 해당 기간 10년 금리의 움직임 폭은 크지 않았다. 둘째,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면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옥죄어 경제가 위축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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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를 소개합니다 부엉이는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채권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현재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채권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치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워런 버핏의 열렬한 추종자로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를 2차례 방문하고 다수의 관련 기고도 했다.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매월 1회 찾아옵니다. 친숙하지만은 않은, 하지만 누구에게나 중요한 금리와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지표와 차트를 기반으로 풀어드릴 예정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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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 둔화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거나, 인플레이션 우려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 현재는 2022년 부터 시작된 연방준비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장단기금리가 크게 역전되었다.
장단기금리 역전은 어떻게 경기 침체를 예견하는 것일까? 학문적으로 정의된 명확한 답은 없지만, 다수의 금융시장 참여자는 아래 두 가지 이유로 장단기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의 전조 역할을 한다고 추측한다.
첫째, 앞으로 닥쳐올 경기침체와 기준금리 인하를 장기금리가 선반영한다.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이 설정한 기준금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중앙은행은 목표 기준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채권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채권시장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 따라서 단기금리는 향후 인플레이션이나 성장률 기대보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둘째,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면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옥죄어 경제가 위축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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