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적인 제품 전략의 스레드

1. 스레드는 제품의 승리, 2. 전기차 스타트업이 생존하려면, 3. 다가오는 경기 침체
오늘은 5일 만에 가입 사용자가 1억 명을 돌파한 스레드의 성공을 프로덕트 즉, 제품 관점에서 정리한 내용을 전해드려요. 제품이 잘 설계되었기에 초기의 커다란 흥행이 이어지는 중이라는 점과 이 앱을 통해 향후 메타는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도 짚습니다.


이어서 시장이 좋았던 시절의 붐을 타고 탄생했던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엇갈리는 현황을 살펴볼게요. 최근 파산을 신청한 로드스타운 모터스를 비롯해 리비안, 폴스타 등의 유명 스타트업들의 현황은 어떠한지 그리고 현재 시장 환경에서 이들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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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출시전략 #프로덕트
1. 성공적인 제품 전략의 스레드
지난주부터 인터넷 세상을 휩쓸고 있는 메타의 스레드(Threads)가 출시 5일 만에 1억 명의 가입 사용자를 모았습니다. 일단 초기 흥행에는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상황인데요. 스레드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커나갈 수 있는 걸까요?

메타가 실행한 성장 전략과 그 배경에 있는 향후 메타의 제품 전략을 기반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제품이 초기에 겪을 수 있는 콜드 스타트 문제를 절묘하게 해결한 것이 인스타그램을 통한 이 숨겨진 기능이었어요. 
'콜드 스타트 문제'를 제거하고 시작
스레드는 정식으로 출시되기 전, 인스타그램에 정식 론칭 전의 프로젝트 코드명인 'p92’ 혹은 'threads'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이스터에그(Easter Egg, 부활절 달걀 찾기처럼 앱 내 숨겨 놓는 재미있는 기능)'처럼 스레드로의 티켓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용자들은 표시된 티켓을 통해 스레드 앱의 앱스토어 다운로드 페이지로 이동 후, 프리오더 기능을 통해 미리 다운로드 신청을 해둘 수 있었고, 이러한 이스터에그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빠르게 입소문이 퍼져나갔습니다. 

그렇게 스레드 앱을 다운로드한 사용자들은, 별도의 번거로운 회원 가입 절차 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이용해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디가 통합되어 있었기에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고 있던 사람들을 한 번에 다시 팔로우할 수 있는 기능도 존재합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콜드 스타트 문제(Cold start problem, 초기 플랫폼이 사용자를 모으려면 사용자와 이들로부터 파생된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 문제)'를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풀어낸 것입니다. 즉, 인스타그램이 기반이 되었기에 '콜드 스타트 문제'를 겪지 않을 수 있었고, 순식간에 수많은 사용자를 모아 나가고 있습니다.

기존 소셜미디어와 가장 큰 차이점
스레드가 기존 빅테크 기업들의 소셜 미디어와 가장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열린 플랫폼'이 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현재는 출시를 서두르느라 기능 도입이 되어 있지 않지만, (지난 이야기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스레드는 '페디버스(Fediverse)'라는 열린 플랫폼 연합으로 통합될 예정이라고 하죠.

"스레드는 앞으로 페디버스로 통합될 예정입니다. 페디버스는 다양한 타사에서 운영하는 서버들의 소셜 네트워크로, 이러한 서버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통신할 수 있습니다. 페디버스의 각 서버는 자체적으로 운영되지만 동일한 프로토콜에서 실행되는 페디버스의 다른 서버와 통신할 수 있습니다. 스레드는 이러한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다른 서버와 통신하기 위해 액티비티펍(ActivityPub)이라는 프로토콜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저희의 비전은 사람들이 스레드를 통해 저희가 소유하거나 제어하지 않는 다른 페디버스 플랫폼에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기술적인 용어를 빼고 쉽게 설명하자면, 스레드의 포스팅, 팔로우, 팔로워를 페디버스 내의 다른 소셜미디어로 가져갈 수도 있으며, 다른 서비스에서 올라온 포스팅 또한 스레드 앱에서 자유롭게 보고, 댓글을 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로필 페이지의 닉네임 옆 'threads.net'이라고 표시된 부분이 해당 사용자가 어떤 서버의 사용자인지 표시해 주는 용도의 영역이에요. 

스레드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렇다면 메타는 스레드를 어떤 포지션의 서비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왜 페이스북과 연동한 것이 아닌, 인스타그램과 연동을 한 것일까요?

메타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각 서비스의 소개 글을 보면, 페이스북은 가족, 친구,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는 공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죠.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인스타그램의 CEO 애덤 모세리는 "인스타그램의 크리에이터 커뮤니티가 공개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당연히, 최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며 일어난 각종 사건사고들을 통해 트위터 커뮤니티가 이탈하는 것을 포착했고, 이를 잡기 위해 빠르게 움직인 지점도 있었으리라고 예상됩니다.

트위터 방식의 팔로우-팔로워 모델은 페이스북의 '친구 맺기'가 아닌, 이미 인스타그램이 가지고 있는 팔로우-팔로워 모델과 동일했기에 여러 방면에서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기가 훨씬 유리한 지점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와 별개로, 이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스레드의 커뮤니티 분위기는 한국과 해외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요. 아무래도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넘어온 사용자들이 대다수이다 보니 '현실의 삶'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사용 행태가 많이 보입니다. (아래 사분면의 '인터넷'은 이와는 반대인 '인터넷에서의 삶'을 의미합니다)
직접 그려본 한국의 각 커뮤니티 분위기에요. 미국 트위터 사용자들이 많이 공감한 소셜미디어별 분위기와는 많이 다른데요. 현재 스레드가 차지한 위치가 나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 '개방'
스레드가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은, 사실 CEO 모세리의 철학을 고려한다면 아주 예상하지 못할 만한 일을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크립토/Web3 붐이 한창이었을 시절, 모세리는 TED 강연에 나와 "언제 어디서든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팔로워와 직접 연결 되는 인터넷"이 미래임을 강하게 이야기한 바 있어요. 배경에 깔린 근본적인 철학은 동일하지만, 이번엔 그 도구가 블록체인에서 페디버스로 변경된 것이죠.

당시 인스타그램은 NFT를 직접 크립토 지갑과 연결해 업로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셜미디어 중 하나였어요. 블록체인 시장 상황이 좋지 않게 되어 기능을 종료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페디버스 내의 크리에이터와 팬들이 중앙화된 주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이어지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프로토콜이 페디버스 내에 적용될 수 있어요.
* 페디버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지난 [키티의 빅테크 읽기]빅테크가 지배하는 미디어 세상을 통해서도 볼 수 있어요.

이렇게 '개방'이라는 키워드 안에서 메타는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올해 이어진 AI 붐 속에서, 철저하게 자신들의 모델을 감춘 오픈AI와 구글과는 달리 메타는 자신들이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인 LLaMA를 오픈 소스로 공개했으며, 최근엔 음악 생성 AI 모델인 뮤직젠(MusicGen) 또한 추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앞으로 나올 차세대 LLM 모델 또한 오픈 소스로 공개할 예정이고, 여기엔 상업용 사용까지 허가할 예정이라는 소문도 있어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스레드 앱의 개방 흐름, 그리고 AI의 개방 흐름까지, 메타의 제품 전략은 점점 더 열린 방향으로 변해 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까지 사용자를 가두기만 했다면, 앞으로는 스레드의 페디버스 통합, AI 모델의 오픈소스화를 통해 다양한 외부의 크리에이터 및 연구자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전략이죠.

스레드 앱에서 어떤 분위기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그렇게 형성된 커뮤니티가 개방성을 가지고 다른 어떤 플랫폼으로 번져나갈 수 있을지 흥미롭게 관찰해 볼 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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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 O2O 스타트업에서 일했고, 현재는 글로벌 콘텐츠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스타트업, 웹3, AI 등 새로운 기술이 바꾸어 나가는 세상의 모습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전기차] #로드스타운 #리비안
2. 전기차 스타트업이 생산을 못하면
제2의 테슬라를 꿈꾸며 전기차 사업을 시작한 이들 사이에서 '생산 안정화'가 승패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요. 일례로 지난달 말 두 전기 픽업트럭 제조사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는데요.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로드스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는 지난달 말에 파산을 신청하며 위기에 처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리비안(Rivian)은 목표치보다 많은 전기차를 생산해 내며 시장으로부터 인정을 받았어요.

현재 계속 커져가는 전기차 생태계에서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요?

[부엉이의 차트피셜] #채권시장 #장단기금리역전
3. 경기 침체는 왜 오지 않는 걸까?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시작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각종 경고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과열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노력해 왔죠. 유례없는 통화 긴축에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어 보였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예견됐던 경기 침체의 가능성은 옅어지는 듯도 합니다.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데 미국 주식 시장도 여전히 강하고, 투자도 활발하며 각종 지표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죠. 


과연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수 있을까요?

우선 현재의 채권 시장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이번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꼽습니다.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면 예외 없이 결국 경기 침체가 왔던 역사를 복기하면서, 현재 상황을 진단합니다. 계속 반복되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의아했을 점들이 해소되는 이야기입니다.

☕️☕️ 월스트리트부터 실리콘밸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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