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룰루레몬의 성장, 2. 수소로 나는 비행기, 3. 퀸스 갬빗의 영향 올해를 결산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오늘은 올 한 해 커피팟에서도 꾸준히 반복되어 나온 주요 키워드에 관련한 뉴스를 들고 왔어요. 올해의 리테일 키워드가 될 'D2C'를 잘 구축해 비싸도 잘 팔리는 룰루레몬에 대한 소식으로 시작하고요. 올해 아마도 모든 산업의 키워드 중 하나가 된 '탄소 제로' 항공기를 만들겠다는 스타트업의 계획에 대해서 살펴보고, 올해의 게임 중 하나이기도 할 체스 붐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할게요.
+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은 금요일이죠! 다음 주와 다다음 주엔 (가능하다면 '올해의 키워드' 후속편을 들고) 화요일(12/22, 12/29)에 찾아올게요. 오늘 날씨가 조금 풀렸는데요. 모두 늘 건강 조심하시고요. 차근한 마음으로 슬 연말 맞이하시길 바랄게요. [리테일] #D2C #스포츠웨어 1. 룰루레몬이 또 성장한 이유 룰루레몬은 최근 지난 11월 초에 끝난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나 성장한 11억 달러(약 1조 2035억 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팬데믹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던 북미 시장에서도 매출 성장은 19%에 이르렀고, 나머지 시장에서는 무려 45% 성장했는데요. 역시나 해답은 D2C(Direct-to-Consumer)에 있었어요. 농구복도, 평상복도 다 있죠 이제. ⓒ lululemon 나이키도 하지 못하는 걸 하고 있죠 최근 D2C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잘 나가고 있는 나이키나 아디다스도 올해 들어 매출 성장은 이루지 못하고 있었어요. 나이키는 지난 8월 말에 끝난 회계연도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1% 하락했고, 아디다스 역시 지난 9월 말에 끝난 3분기 매출이 7% 하락했죠. 이들 모두 D2C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매출은 하락했지만, 팬데믹 이후 성장 기반을 마련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D2C도 주력 기반으로 삼으며 성장한 룰루레몬은 팬데믹 와중에도 예상보다 큰 성장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어느덧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었어요 이번에 룰루레몬의 D2C는 94%나 성장했는데요. 오프라인 매장별 판매가 평소 대비 83%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온라인 판매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죠. D2C의 전체 매출 비중은 43%에 이르렀고요. 룰루레몬은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고급 요가복 브랜드로서 포지셔닝이 되었었다면, 이제는 (비싸지만) 대중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로도 자리를 잡고 있어요. 요가에 한정되지 않고 피트니스, 러닝 등 다양한 운동복이 고루 팔리고 있죠. 남성복 라인도 확대했고요. 이제는 좋은 운동복을 찾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브랜드가 된 것이죠.
사이즈 확장도 결정적인 요인이었어요 룰루레몬은 큰 사이즈의 여성용 아이템을 공급하지 않으면서, 큰 사이즈를 입어야 하는 고객을 차별한다는 비판을 받아오기도 했는데요. 지난 9월부터 드디어 큰 사이즈의 의류도 공급하기 시작했고, 이는 이번 분기 성장의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혀요.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여성용 의류가 이번에 22% 성장했는데요. 큰 사이즈를 판매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모을 수 있었다고 분석되죠. 앞으로는 사이즈가 없어 룰루레몬을 입지 않던 유명 운동선수들의 관심도 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고요.
(신발 말고) 피트니스가 다음 사업이죠 룰루레몬은 이제 나이키 그리고 아디다스와도 늘 묶여 이야기되는 브랜드가 되었는데요. 팬데믹 와중에도 크게 성장하며, 이제는 홈피트니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올해 7월에 인수한) 미러(MIRROR)를 통한 다음 성장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펠로톤(Peloton)은 팬데믹 중에 운동 기구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큰 성장을 하며 이제는 의류 사업도 직접 확대하려 하고 있는데요. 룰루레몬은 의류 사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홈피트니스 시장에서 미러를 이용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죠.
미러는 최근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판매도 본격적으로 푸시하고 있어요. 2020년 매출은 기존 예상치인 1억 달러(약 1095억 원)를 훌쩍 넘은 1억 5000만 달러(약 16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해요. 앞으로 서비스에 어떤 요소를 담아 의류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 이제야 없앤 사이즈 제한 창업 초기부터 하이엔드 브랜드로 정체성을 잡으며 (많은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그러하듯) 사이즈를 다양하게 구비하지 않았어요. 이후 점차 대중적으로 성장해 가면서 큰 사이즈에 대한 니즈도 커졌는데요. 추가 사이즈를 도입하는 논의는 현재 CEO인 캘빈 맥도날드가 2018년에 취임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대중적인 스포츠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고, 올해에서야 해결되었죠. ☕️☕️ D2C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올해는 전 세계 리테일 거래 중 17%가 이커머스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요. 음식 등의 주문배달 서비스를 제외한 이 수치는 2024년까지 25%(금액은 7조 달러(약 7658조 원))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예상도 나왔어요. 미디어 에이전시인 그룹엠(GroupM)이 최근 내놓은 전망인데요. 향후 6년간 두 자릿수 퍼센티지 성장이 지속하리라 예상해요. [스타트업] #탄소제로 #수소연료전지 2. 탄소 제로 항공기도 가능하다구요 제로에이비아(ZeroAvia)는 수소 연료전지로 나는 비행기와 관련 인프라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에요. 항공 여행도 탄소 제로로 만들겠다는 미션을 가진 이들인데요. 최근에 이 미션을 중요하게 본 이들로부터 의미 있는 투자를 받았어요. 아직 작지만 비행도 성공했어요. ⓒ ZeroAvia 누구한테 투자 받았냐면요 빌 게이츠가 만든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 아마존의 기후 서약 펀드, 최근 에너지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쉘의 벤처 투자사인 쉘 벤처스(Shell Ventures) 등으로부터 총 2140만 달러(약 234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았고요. 추가로 영국 정부가 2023년까지 19석 규모의 소형 수소 연료전지 비행기 개발 완료와 상용화를 목표로 1230만 파운드(약 183억 원)를 투자했어요. 최근 영국항공(BA)도 이에 발맞춰 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죠.
무엇을 만들고 있냐면요 이들이 현재 핵심으로 개발 중인 건 비행기에 적합한 수소 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인데요. 이 파워트레인은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비행기의 프로펠러를 돌릴 수 있는 모터의 동력을 만드는 것이죠. 공식 인증을 위해 실험을 진행 중인 현재 파워트레인 모델로는 10~20석 크기의 비행기가 최대 575마일(925km)을 날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는데요. 앞으로 3개월 이내에 250마일(402km)의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9월에는 6인승 비행기의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어떤 문제를 해결하냐면요 항공기의 탄소 배출은 모든 종류의 수송 수단이 배출하는 양의 12%를 차지한다고 하는데요. 파리 기후협약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걸림돌 중 하나로 바로 항공 수송이 꼽혀왔어요. 제로에이비아에 의하면 현재 개발된 파워트레인을 적용할 시 비행 중 탄소 배출은 제로가 됨은 물론이고, 보통 항공기 대비 연료 및 보수유지 비용을 75% 절감하고, 전체 항공 비용의 5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현재 70대 규모의 화물운송용 항공기를 운용하는 아마존에게도 미래 준비를 위해 타당한 투자이고, 쉘 벤처스의 경우엔 수소 연료전지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포석이 돼요. 그동안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안이 없었고, 다른 수송 수단보다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항공업계에도 (아직은 작지만) '브레이크스루'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음은 물론이고요.
단계단계 키워나갈 예정이에요 제로에이비아는 우선 2023년까지 500마일(805km)을 날 수 있는 20인승 미만의 소형 단거리 항공기를 상용화하고, 2030년까지는 최대 1000마일(1609km)을 비행할 수 있는 100석 규모의 중형 항공기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해요. 현재 대표적인 항공기 제작사들과도 이 시스템을 어떻게 입힐지에 대한 논의도 시작했다고 밝혔어요.
현재 이들의 비행기를 도입 검토하겠다는 의향서를 보내온 항공사는 15개에 이른다고 해요. 주로 로컬 항공사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대형 항공사들도 접근해 오기 시작했고요. 우선 곧 내후년이 되는 2023년까지 이들의 목표하는 대로 소형 항공기가 시장에 등장할지 지켜봐야겠죠. ☕️ 에어버스도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미국 보잉과 함께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유럽의 에어버스는 2035년까지 대형 수소 연료전지 기반 항공기의 도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에어버스도 기존에는 전기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항공기 개발을 연구하다가 최근 수소 연료전지로 선회했어요. 우선, 2025년까지 여러 실험을 하며 장기적으로 경제성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집중적으로 연구를 거칠 예정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스페인, 독일 정부 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서요. [미디어] #트위치 #퀸스갬빗 3. 올해의 게임은 체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인 퀸스 갬빗(The Queen's Gambit)이 큰 인기를 얻으며 체스에 관한 관심도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했는데요. 이미 커지던 온라인 체스 붐을 더 크게 만들고 있어요. 온라인으로 선수들이 붐을 만들었고요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체스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Twitch)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어요. 미국의 대표적인 프로 선수이자 그랜드마스터인 나카무라 히카루(Nakamura Hikaru) 같은 선수의 생동감 넘치는 체스 게임은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 중계에 버금가는 수치를 올렸죠. 무엇보다 이들이 스트리밍에 완벽 적응하며 많은 사람이 체스를 다시금 재밌는 게임으로 인식하게 했다는 것인데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의 시청 시간은 이전 6개월의 4배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어요. 팬데믹 와중에 오래된 게임의 인기를 기술과 인간이 함께 되살린 것이죠.
퀸스 갬빗은 붐을 더 크게 만들었어요 여름 이후 슬 식어가던 체스의 인기는 퀸스 갬빗이 나온 이후 다시 급격히 올라기기 시작했는데요. 체스인의 소셜 네트워크이자 게임 플랫폼인 체스닷컴(Chess.com)은 퀸스 갬빗이 시작된 10월 말부터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했고, 11월에만 280만 명의 신규 멤버가 가입했죠. 3월 이후 신규 가입 멤버는 꾸준히 100만 명을 넘기고 있기도 했지만, 꾸준한 인기에 퀸스 갬빗이 불을 지핀 것이죠. 무료 체스 게임 사이트인 리체스(Lichess)는 11월에 일반 체스 게임이 7800만 번 플레이 되었는데요.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에 이른 수치에요. 체스닷컴과 리체스도 역시 전현직 선수들이 흥미진진한 게임을 계속 이어가며 그 인기를 끌어준 덕도 봤고요.
여성 체스 인구도 물론 더 늘어났어요 퀸스 갬빗 방영 이후 체스닷컴에 새로 유입되는 회원의 27%는 여성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는데요. 퀸스 갬빗 이전에 이 수치는 22%였어요. 절대적으로 남성이 늘 많았던 이 게임에서 이 수치 증가는 의미가 작지 않아요.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오프라인 대회와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트위치에서 풀타임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됐다는 여성 그랜드마스터인 헝가리의 안나 루돌프(Anna Rudolf)는 나카무라 히카루와 함께 일반 대중에게도 큰 인기를 얻게 된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인데요. 이번을 계기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여성 선수들도 많아졌어요.
흥미진진한 게임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온라인 게임이 많은 이들에게 어필했던 것은 수를 빨리 두고 결판이 빨리 나는 스피드 체스의 영향이 커요. 새로운 세대의 체스 선수들이 이런 흐름을 잘 파악해, 대중의 흥미를 더 크게 유발했죠. 몇 시간이 걸리는 정식 체스 게임 방식이 온라인상에서 지금의 인기를 끌 수는 없었겠죠. 하지만, 이제는 스피드 체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체스를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요. 각종 대회도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그 인기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더해졌어요.
나카무라 히카루를 비롯한 일부 선수들은 e스포츠팀에 입단을 하면서 체스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기도 해요. 체스는 한때 인터넷에 퍼져있는 프로그램을 잘 돌리면 누구나 이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기도 하며, 온라인에서 그 인기를 회복하지 못했는데요. 앞으로도 붐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 과정에서 체스라는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진화해갈지, 전통적인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이 만들어질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 진짜 주효했던 건 치팅 방지에요프로 체스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비결은 실제로 볼 수 없는 선수들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인데요. 수많은 사람이 각종 토너먼트가 열리는 체스닷컴과 리체스로 몰리자, 세계 체스 협회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각종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수를 따라둘 수 있는 현실을 앞서 걱정했어요. 플랫폼에서 부정행위가 난무하게 되면 체스라는 게임 자체가 결국엔 현재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봤죠.
빠르게 행동한 이들은 별도의 팀을 구성해 수백만 개의 게임을 모니터링하고 부정행위를 잡아내는 알고리듬을 만들고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유명 검색 엔진을 통해 찾은 과거 게임들의 수를 베끼는 것을 잡아내고, 선수가 자신의 평소 스타일과는 다르게 수를 두는 행동도 의심하면서 부정행위를 조사했죠. 결과적으로 세계 랭킹 100위 이내, 그랜드마스터 선수도 포함해 체스닷컴에서는 11월에만 총 18,500개가 넘는 계정이 폐쇄 조치가 됐는데요. 이 시스템으로 인해 수십만 달러에 이르는 상금과 권위를 앞세운 대회도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고 봐요. 연말에는 차분히 마음도 가다듬으며 집에서 도란도란 체스 같은 게임도 한판 두는 시간이 있으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지금 1분의 여유가 있다면 오늘 커피팟은 어땠는지도 알려주세요. 📮 관심 있을 이들에게 커피팟을 전달해 주세요! "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에요." "새로운 기업과 비즈 이슈를 팔로우업 해줘요." "화, 금 일주일에 두 번 보내줘요." (이 메일을 전달하거나, 위 설명과 함께 구독 링크를 전해주세요) (구독 전이라면) 아래 버튼을 누르시면 돼요! ☕️ good@coffeepot.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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