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디의 리테일 우화] 6화. 인스턴트 라면 시장이 커지는 이유 각종 첨단 제조 산업을 끌어들이는 중인 미국에는 라면 공장도 점점 늘어나는 중입니다. 세계 인스턴트 라면의 대표 기업들인 한국의 농심과 일본의 닛신식품의 상품은 전 세계적으로 그 판매가 증가했고, 특히 미국 시장에서 성장률이 최근 몇 년간 두드러졌는데요. 간편하고 저렴하게 (그리고 맛있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이 식품에 대한 수요는 각종 미디어 노출이 이어지면서 더 커져 오기도 했죠.
라면 시장의 성장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그리고 대표 기업들인 농심과 닛신식품은 어떤 경쟁을 벌이고 있을까요? 좋은 실적을 어떻게 유지 중이고, 지난 몇 년간 주가는 어떤 모습을 보여왔을까요?
오늘 [조디의 리테일 우화] 6화는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식품 기업들에게 왜 미국 시장이 기회가 되는지를 돌아봅니다. 세계 라면 시장의 현황과 더불어 각 기업이 어떤 전략을 펼치면서 어떤 숫자를 내왔는지를 살펴보면서요.
라면, 특히 한국 라면의 인기가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계속 들려오긴 했는데 그 이야기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숫자들과 근거는 보기 쉽지 않았는데요.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식품 기업들이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왔는지도 보시려면 샷 추가해 보세요! |
[조디의 리테일 우화] 6화. 미국에선 라면 경쟁도 커지는 중 인스턴트 라면 시장이 커지는 이유 |
아마존을 비롯해 곳곳에서 점점 더 다양한 종류의 인스턴트 라면 판매는 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라면 기업들과 일본의 라면 기업들 간 경쟁도 점점 커지는 중이다. (이미지: 아마존닷컴) |
세계적인 사랑 받는 라면? 라면은 이제 일부 국가가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의 대명사로 사랑받고 있다. 세계 라면 협회(World Instant Noodles Association, WINA)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소비된 라면은 약 1212억 개로 추산되는데, 지금과 같이 면을 기름에 튀긴 형태의 현대식 인스턴트 라면은 1958년 일본의 닛신 식품(Nissin Food)이 시판한 것이 시초이며 우리나라는 1963년 삼양식품의 즉석 삼양라면이 인스턴트 라면의 시발점이다. 인스턴트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역시나) 중국으로 연간 약 450억 개를 소비하며, 이는 세계 전체 소비량의 37%를 차지한다. 중국의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가 약 142억 개, 베트남이 약 85억 개 정도 소비하며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3개국이 소비하는 라면의 양은 전 세계 소비의 56%로 절반이 넘는다.
세계 10대 라면 소비국은 미국과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시아 국가이다. 이는 인스턴트 라면의 발상지가 아시아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상위 국가들이 인구 대국으로 라면의 절대 소비가 많은 데다, 기후가 덥고 습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외식과 라면 같은 인스턴트 식사 비중도 높아서 아시아 국가들의 평균 라면 소비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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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라면 소비 순위 (데이터: 세계 라면 협회, 2023년 5월 기준 / 단위: 백만 개) 2022년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되는 1212억 개의 라면은 전 세계 인구가 1인당 연간 15개 정도 소비하는 양이다. |
당연히 아시아 비중이 크지만 한국의 2022년 1인당 라면 소비는 76개 이상으로 2019년까지 2~4위 국가들 대비 1.3배 이상으로 많이 소비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하다가 코로나가 발병한 2020년부터 전 세계 라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순위에 변동이 생기게 되었다. 연간 1인당 약 56개를 소비하던 베트남이 2021년에 약 88개를 소비하며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베트남의 경우, 2021년 2번의 봉쇄 조치로 인해 외식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자 라면 등의 인스턴트 식품을 비축해 끼니를 해결하면서 라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2021년 당시 베트남 정부는 6개월간 도시를 봉쇄하고, 3개월간 외출을 금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에선 65~85그램 중량의 '미니 사이즈' 라면을 주로 소비하고, 우리나라처럼 라면을 냄비에 끓여 먹는 대신, 대접에 라면과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다고 한다. 한국의 봉지 라면의 중량은 보통 120그램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중량 기준으로 한국인이 1인당 소비한 라면의 양은 베트남 사람들의 인당 소비량보다 더 많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반면 유럽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아시아의 소비량에 비해 지극히 적다. 영국과 독일이 5~6개 수준이며, 프랑스와 스위스가 2개 남짓에 불과하다. 그리고 파스타의 나라, 이탈리아의 1인당 소비량은 연간 0.7개로 1개가 채 되지 않는다. 한편 서구 시장 중에서도 아시아인 인구가 많은 미국의 경우 꾸준히 1인당 평균 15개를 소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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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1인당 라면 소비량 (데이터: 세계 라면 협회, 2023년 5월 기준) 한국인의 라면 사랑이 압도적이었으나, 팬데믹 이후 베트남 국민들의 소비량이 급증했다. |
팬데믹으로 인해 수요 급성장 라면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기호 식품이지만, 주머니 가벼운 이들이 한끼 식사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서민 식품으로 생필품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라면 기업들의 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지난 20여 년간 대표적인 한국 라면의 가격 상승률은 연평균 2%대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처럼 이미 1인당 소비하는 양이 많은 라면 다소비 국가는 더 이상 소비량이 크게 늘기 어려운 데다 가격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므로 한국과 일본 라면 기업의 자국 내수 시장 성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 |
대표 한국 라면의 가격 상승률은 지난 20여 년간 연평균 2%에 그쳤다. (데이터: 각 회사 및 통계청) |
그러나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글로벌 라면 업계가 펜데믹으로 일대 호황을 경험하게 된다. 바로 집에서 식사하는 내식 수요가 급증하였기 때문이다. 앞서 봉쇄 조치로 베트남의 라면 소비가 급증한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팬데믹 상황은 라면 수요를 견인했다.
코로나 발병 전인 2019년 전 세계 라면 시장의 성장률은 2.7%였으나, 2020년의 라면 소비량은 9.5%로 크게 증가한다. 이러한 라면 수요 증가는 대표적인 기업별 매출 성장률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대표적인 컵누들을 판매하는 일본의 1위 라면 기업인 닛신식품의 2011~2019년 일본 내수 라면 매출 성장률은 연평균 0.4%에 불과하였지만 2020~2022년 사이 매출 성장률은 8.0%로 뛰어올랐고, 우리나라 라면 업계 1위 기업인 농심도 국내 시장에서 2011~2019년 평균 2% 성장을 기록하다 팬데믹 동안 7.6%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
인상하면 내리지 않는 가격 이러한 매출 성장에는 수요의 증가 외에도 제품 가격 인상도 한몫했다. 2021년에 인플레이션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는데, 라면 제조에 쓰이는 주요 원재료인 소맥(밀가루) 가격이 "유럽의 빵 바구니"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으로 밀 수출에 문제가 생기면서 2년 사이에 60% 이상 급등(2020~2022년 연평균 성장률(CAGR) 27%)했고, 팜유 가격도 80%나 급등(2020~2022년 CAGR 37%)했다.
밀가루와 팜유는 라면 제조 원가에서 각각 20%씩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밀가루와 팜유 가격 급등으로 제품 가격 인상 없이는 손익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실제로 한국의 농심과 일본의 닛신, 그리고 도요수산(Toyo Suisan)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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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를 소개합니다 조디의 이름은 유정현이다. 증권사 리서치 부문에서 20여 년간 소비재 담당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국내외 소비 시장을 분석하며, 국내와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 소비재 기업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경제 주간지들이 선정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매년 선정되기도 했다.
[조디의 리테일 우화]는 소비재 산업과 그 안의 주목해야 할 지표 그리고 주요 기업들의 현황을 분석하는 롱폼(Long-form) 아티클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 소비하는 상품의 산업이 어떤 흐름을 만들고 있는지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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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역시나) 중국으로 연간 약 450억 개를 소비하며, 이는 세계 전체 소비량의 37%를 차지한다. 중국의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가 약 142억 개, 베트남이 약 85억 개 정도 소비하며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3개국이 소비하는 라면의 양은 전 세계 소비의 56%로 절반이 넘는다.
세계 10대 라면 소비국은 미국과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시아 국가이다. 이는 인스턴트 라면의 발상지가 아시아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상위 국가들이 인구 대국으로 라면의 절대 소비가 많은 데다, 기후가 덥고 습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외식과 라면 같은 인스턴트 식사 비중도 높아서 아시아 국가들의 평균 라면 소비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베트남의 경우, 2021년 2번의 봉쇄 조치로 인해 외식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자 라면 등의 인스턴트 식품을 비축해 끼니를 해결하면서 라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2021년 당시 베트남 정부는 6개월간 도시를 봉쇄하고, 3개월간 외출을 금지했다)
반면 유럽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아시아의 소비량에 비해 지극히 적다. 영국과 독일이 5~6개 수준이며, 프랑스와 스위스가 2개 남짓에 불과하다. 그리고 파스타의 나라, 이탈리아의 1인당 소비량은 연간 0.7개로 1개가 채 되지 않는다. 한편 서구 시장 중에서도 아시아인 인구가 많은 미국의 경우 꾸준히 1인당 평균 15개를 소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라면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기호 식품이지만, 주머니 가벼운 이들이 한끼 식사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서민 식품으로 생필품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라면 기업들의 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매출 성장에는 수요의 증가 외에도 제품 가격 인상도 한몫했다. 2021년에 인플레이션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는데, 라면 제조에 쓰이는 주요 원재료인 소맥(밀가루) 가격이 "유럽의 빵 바구니"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으로 밀 수출에 문제가 생기면서 2년 사이에 60% 이상 급등(2020~2022년 연평균 성장률(CAGR) 27%)했고, 팜유 가격도 80%나 급등(2020~2022년 CAGR 37%)했다.
실제로 한국의 농심과 일본의 닛신, 그리고 도요수산(Toyo Suisan)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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