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이 늘 정답이었다

1. 기본을 돌아보는 스타트업들, 2. 균열 간 디지털 광고 시장, 3. 넷플릭스 보며 운동?
오늘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각 영역의 이야기로 찾아왔어요. 우선 불경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겨울에 들어간 스타트업들이 어떤 해를 보냈는지, 내년에는 어떤 분야의 성장이 기대되는지를 살펴보고요. 이어서 구글과 메타의 과점 체제가 깨지고 중인 디지털 광고 시장의 현황, 그리고 넷플릭스로 인해 안 그래도 힘든 펠로톤이 왜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게요. 

+ 이번 주는 한 해를 돌아보는 이야기로 또 찾아올 예정이에요. 주목해야 할 각 산업의 주요 이슈와 기업 이야기를 담아서요. 어떤 이야기들인지 궁금하시다면 샷 추가해 보세요! 새로운 이야기들은 계속 이어집니다. 모두 좋은 연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

[스타트업] #성장 #불황 #올해의키워드

1. 기본을 돌아보게 한 길었던 해

2022년은 스타트업들에게 어떤 한 해였을까요? 아마도 스타트업의 근본적인 개념을 뼈저리게 복습하는 한 해였던 거 같아요.

스타트업의 개념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스타트업의 정의는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고, 전문가마다 내리는 정의가 다양하죠. 국가기관에서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분류하는 방식을 보면, 주로 '외부 투자를 받았느냐'를 기준으로 나눕니다. 법인을 설립하여 지분 거래를 통한 외부 투자금을 수혈하며 빠르게 사세를 키워야 소위 '생태계'에서 말하는 스타트업이죠.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을 어떻게 정의할까요? 스타트업의 이론적 토대인 ‘고객 개발 방법론’을 창시한 스티브 블랭크(Steve Blank)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렇게 정의했습니다.'반복 가능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구성된 임시적인 조직’. 

블랭크 교수의 영향을 받아 현재 스타트업들의 성장 방정식인 '린 스타트업'을 정리한 에릭 리스(Eric Ries)는 동명의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했죠.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구성된 사람들의 조직'.

종합하면 스타트업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요소는 '벤처캐피털(VC) 등 외부 투자자의 지분 투자', '반복과 성장을 통한 제품 검증', 그리고 '사람들이 임시적으로 모인 조직' 등 세 가지입니다. 이를 토대로 시장에 안착해야 스타트업에서 어엿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고요.
예상보다 날씨가 많이 추운 겨울이 찾아왔지만,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시길 바랄게요.

성장 고리가 끊어졌던 한해
이러한 스타트업의 기본 요소 중 첫 번째 연결고리가 올해 상반기에 끊어졌습니다. 외부 투자 자금이 감소했죠. VC들은 금리가 급증하는 추세를 빠르게 감지했고, 고금리에 대비해 고위험 투자를 대폭 줄였어요.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스타트업에 집행된 글로벌 투자금은 올해 3분기에 745억 달러(약 94조 원)를 기록하여 최근 9개 분기 사이 최저치를 찍었습니다. 전 분기 대비 34% 감소했는데 이는 10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었고, 2021년 4분기와 비교하면 58% 감소한 수치였죠.

연결고리는 연쇄적으로 끊어집니다. 투자가 줄어드니 스타트업들의 성장이 지연됐고, 이는 임시적인 조직의 해체로 이어졌어요. 스타트업 도산 및 인원 감축이 시작되었죠. 테크업계 해고 동향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fyi’(layoffs.fyi)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올해만 1003개 기업에서 15만 2400여 명을 해고했다고 합니다. 비슷한 사이트인 트루업(TrueUp)은 1500개 기업에서 23만 5000여 명이 해고되었다고 집계했고요. 스타트업들은 물론 메타, 세일즈포스, 리프트 같은 상장사마저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죠.

'성장'의 의미도 달라졌고
단지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침체해서 스타트업 혹한기가 왔을까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타트업 성장 방정식이었던 ‘블리츠스케일링’이 더는 통하지 않게 되었다고 분석했어요. 블리츠스케일링의 개념과 동향에 관해서는 커피팟에서도 전해드렸었죠.

당장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비용을 인재 채용이나 인수합병 등에 태우고 마케팅에 힘을 쓰며 시장 선점에 올인하는 전략인데, 우버, 위워크, 에어비앤비 등 대부분의 대형 스타트업들이 이런 공식으로 성장했어요. 그러나 투자 한파가 불어닥치자 이익을 내지 않고 사세만 키우던 스타트업들이 돌연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고, 급기야 정리해고를 하거나 도산하고 말았습니다.

투자 한파는 고용 한파로 이어져 도미노처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어요. 이제 ‘화이트컬러의 침체기(White-collar recession)' 혹은 '파타고니아 조끼 침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테크 업계를 중심으로 한 고용 한파가 불어닥친 상황이죠. 물론 얼마 전 커피팟에서 전해드렸던 것처럼, 수치로 뜯어보면 미국 고용 시장 전체는 아직 안정적이에요. 지난 11월 미국 실업률은 3.7%에 불과했고, 2021년 12월 이후 테크업계에서 사라진 18만 7000여 개의 일자리는 미국 전체 고용의 0.1%밖에 안 되죠.

다만, 2008년 금융 위기 때 직장인이 아니었던 밀레니얼 세대와 테크기업 종사자들에게는 지금의 한파가 낯설고 우울하다는 점이 업계 전반의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드는 걸로 보여요. 자신의 직장이나 스스로의 커리어에 있어서 ‘레버리지와 성장’만 있었던 이들이 겪는 첫 번째 실패와 침체이니까요.

개인이 활용하는 B2B 서비스
여러모로 스타트업들에게는 여느 때보다 추운 겨울입니다. 2023년은 어떨까요? 장밋빛은 아닙니다. VC 투자에 물꼬를 틀 금리 인하가 내년 연말까지도 요원한 상태이기 때문이죠. 물가도 계속 올라 소비 심리가 위축되었고, 국제 이슈로 인한 불안정성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시장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VC들 투자가 보수적이지만 VC나 큰 기업들이 투자를 위해 쌓아둔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 아직 투자를 집행하지 않은 투자금)가 많거든요. 피치북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VC에만 2900억 달러(약 367조 원)의 투자 자산이 쌓여있다네요. S&P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및 VC의 드라이 파우더를 모두 합치면 1조 9600억 달러(약 2480조 원)에 육박한다고 해요. 작년 12월 대비 21%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요? VC들은 내년에 어떤 분야에 주목할까요? 주로 꼽히는 두 가지 분야가 있어요.

첫 번째는 개인과 중소상공인을 위한 B2B SaaS(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업의 분포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영세상인을 위한 소프트웨어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진다는 전망인데요.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중소상공인도 이제 디지털 및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비즈니스 인사이트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세대의 중소상공인이 많아졌고, 디지털 기반 경영에 익숙한 세대의 폭도 늘어났죠.

두 번째 이유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타겟 광고 시대의 종말입니다. 애플을 필두로 한 개인정보 규제 강화와 소위 'MZ(엠지)'들의 개인정보 감수성 증대 등으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을 통한 소셜미디어 광고의 효율이 떨어지고 있죠. 이제 타겟 광고가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가 마케팅을 위한 주력 툴로 떠오르고 있어요. 데이터 및 CRM 툴을 저렴한 값에 중소상공인에게 제공하는 B2B 스타트업들은 계속해서 주목을 받을 예정이에요.

다음 단계로 가는 AI와 크립토
VC들이 주목하는 두 번째 분야는 AI입니다. 생성 AI에는 이미 많은 자본이 몰리는 중인데요. 최근 오픈AI 챗GPT(ChatGPT)가 보여준 성능이 아주 큰 반향을 일으키는 중이고, 새로운 모델인 GPT-4도 곧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영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에요.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2019년에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2650억 원)를 투자받았던 오픈AI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추가 펀딩을 진행 중입니다.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한 이듬해 일론 머스크가 샘 알트만과 함께 설립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이 AI 기업이 앞으로 어떻게 AI를 상용화할지, 여기에 구글이나 메타 같은 기존 빅테크들은 어떻게 대응할지 벌써 흥미진진해지고 있어요.

올해 10월 1억 1000만 달러(약 139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유니콘이 된 스태빌리티AI 역시 곧바로 10억 달러(약 1조 2650억 원)를 목표로 추가 펀딩에 착수했습니다. 미술 AI로 주목받은 미드저니(Midjourney) 역시 투자 유치에 나선다고 하고요. VC 자금이 짧은 시간 동안 몇 조 원 단위로 투자가 되고 있는 상황이죠. 이런 분위기는 "제2, 제3의 오픈AI를 발굴하자"는 FOMO(Fear Of Missing Out) 투자로도 이어지면서 관련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이자면 웹3 및 크립토 분야 역시 내년에 다시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FTX 사태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금융 사기’로 막을 내리면서 크립토 업계 전체가 함께 오명을 썼는데요. 그러나 내년 상반기에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차례로 가상자산 규제를 도입하면 관련 산업이 다시 일어설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규제란 무언가를 못 하게 하는 측면도 있지만, 규제의 틀 안에서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울타리도 되니까요. 엉터리 회계 뒤에 숨었던 암호화폐 거래나 사치품에 불과했던 패션 NFT가 아니라, 이제 진짜 '탈중앙화'의 가치를 지닌 의미 있는 혁신이 주목받을 거라는 얘기죠. 메타버스 역시 마케팅 키워드가 아니라 원격 교육 및 의료 분야 등에서 구체적인 진전을 만드는 한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기본
서두에 얘기했던 스타트업의 근본으로 돌아가 봅니다. 스타트업으로 정의되는 기업의 공통된 특징 세 가지, 외부 투자, 반복과 성장을 통한 제품 검증, 그리고 임시적인 조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올해는 이런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업계 전체가 휘청인 한해였습니다.

그런데 세 가지에서 빠진 게 있어요. 하나의 기업으로서 더욱 근본적이어야 했던 것, 바로 돈을 벌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저 기술만 개발하면 연구조직일 것이고, 경영의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회사의 기본도 갖추지 못하는 것이죠.

스타트업은 내년에도 VC 투자를 받아야 할 것이고,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제품을 검증하는 임시적인 조직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할 것이며 그럼에도 또 새로운 도전들은 이어지겠죠. 물론 올해의 실패들을 반면교사 삼아 기업 운영을 해나간다면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고요.

By 데니스
*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이야기를 전합니다.


[미디어] #빅테크 #디지털광고산업

2. 균열 생긴 디지털 광고 시장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굳건했던 두 기업의 지배력이 깨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올해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메타의 점유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건데요. 이는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에요. 한 해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던 디지털 광고 시장이었지만, 상징적인 수치가 나오면서 내년에도 많은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모두가 새로운 디지털 광고 방식을 찾아 나서고 있어요.  

너무 큰 지배력 걱정도 했지만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올해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28.8%, 메타는 19.6%라고 발표했어요. 두 회사의 점유율을 더해도 48.4%에 머무르는 건데요. 2017년 가장 높은 점유율(54.7%)을 기록한 이후 작년까지도 두 회사의 점유율이 50%(구글 26.4%, 메타 24.1%)를 넘은 상황이었는데요. 이들 빅테크가 계속 유지해 온 지배력에 대해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반독점 규제의 이슈가 되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징적인 수치이죠.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또 2023년에 구글과 메타의 광고 사업 성장률은 각각 3%와 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반면에 아마존은 19%, 애플은 26%, 스포티파이, 30%, 틱톡 36%, 월마트 42% 등 후발 주자들의 성장세는 계속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요

물론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커요. 하지만 구글은 지금 오랫동안 지배해 온 검색도 아마존이나 틱톡에 뺏기고 있어요.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 맞춤형 광고의 최강자였지만, ATT(App Tracking Transparency, 앱 추적 투명성 정책)로 축약되는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화 이후 사용자들을 이전처럼 추적하지 못하게 되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했고요. 작년부터 경고등이 울리던 메타의 위기는 올해 그 예상대로 현실화되었죠.

이미 광고 사업까지 큰 아마존
구글과 메타의 광고 지배력을 가장 위협하는 기업은 아마존이에요. 아마존의 광고 사업 성장세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돋보이는데요.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87억 6000만 달러(약 11조 1000억 원)의 광고 수익을 낸 데 이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5% 오른 95억 5000만 달러(약 12조 1000억 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어요. 

아마존의 광고 사업은 검색 기반이기 때문에 애플의 개인보호 정책 변화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검색 키워드를 비롯해 자사에서 직접 수집한 퍼스트 파티(first-party)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보다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으로 어필할 수 있었고요.

지난해 광고 사업을 연간 300억 달러(약 38조 원) 이상으로 성장시킨 아마존은 2024년까지 미국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의 12.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요. (반면, 메타의 점유율은 17.9%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요.)

대세가 된 틱톡이 끼칠 영향
유튜브(구글)와 메타, 인스타그램의 가장 큰 경쟁자로 여겨지는 틱톡의 광고 매출은 아직은 작은 비율을 차지해요. 이들의 2021년 광고 사업 매출은 38억 8000만 달러(약 4조 9150억 원)였는데, 이는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의 0.7% 수준이죠. 그렇지만 "모두가 틱톡을 따라 하고 있다"라고 한 지 오래되었고, 파괴적인 영향력이 지속되는 중인데요.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냅, 핀터레스트, 심지어 아마존까지 틱톡과 비슷한 UI의 숏폼 동영상 기능을 도입하고 있죠. 

중요한 건, Z세대를 비롯한 미래 세대에게는 틱톡이 콘텐츠이자 검색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틱톡을 사용하는 10대는 계속 증가했고, 이미 지난 여름에 실시한 퓨 리서치의설문 조사에서는 인스타그램(62%)이나 페이스북(32%)보다 틱톡을 사용한다(67%)고 대답한 비율이 더 높게 나오며 열풍을 증명했죠. 

빠른 성장에 힘입어 틱톡의 광고 수익은 2024년까지 86억 달러(약 10조 895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요. 이 예상이 맞는다면 틱톡은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링크드인)에 이어 5번째로 큰 디지털 광고 플랫폼이 돼요.

물론 최근에는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중국 기업이고, 데이터 유출 등으로 인한 안보 위협 우려가 다시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정부 차원의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틱톡이 이에 어떤 대응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격동적인 한 해였지만
올해는 디지털 광고 시장의 격동기였다고도 표현할 수 있어요. 디지털 광고 시장을 꽉 잡고 있던 빅테크의 광고 매출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반면,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뛰어들었죠.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월마트, 이베이 등의 주요 기업들 모두가 자체 데이터를 이용해 디지털 광고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스트리밍 분야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도 광고 포함 구독제를 론칭했어요. 우버와 리프트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광고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고요. 

이런 흐름은 디지털 광고 산업이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줘요. 완전한 대안을 찾지는 못했지만, 예전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타겟팅 광고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것으로 보여요. (위 이야기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대신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를 이용한 광고와, 이를 가능케 하는 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이고요. 

역시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리포트에 의하면 올해 디지털 광고비로 사용된 금액은 작년보다 12.5% 증가한 2487억 2000만 달러(약 315조 원)예요. 전체 미디어 광고비 중 71.8%를 차지하고 있죠. 디지털 광고 비중은 점차 증가해 2026년에는 약 3854억 7000만 달러(약 488조 원)가 되고 그 비중은 전체의 80.9%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요. 산업이 성장하면서 시장의 재편은 계속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죠.

물론 앞으로의 경제 상황이 지난 몇 년 같지 않을 상황에서 어떤 성장세를 보일지는 지켜봐야 해요.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사업과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의 성장으로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By 핀핀
* 미디어 산업의 이슈를 두루 전합니다.


[스트리밍] #나이키 #펠로톤 #단신
3. 넷플릭스 보면서 운동도 하면

이제 곧 넷플릭스에서도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 Nike Training Club)의 피트니스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었어요.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앱은 기본 피트니스와 요가 등 나이키가 인증한 '트레이너'들이 각종 운동의 홈피트니스 영상을 제공하고 있죠.

올해 실적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광고 구독제까지 도입한 넷플릭스가 2023년을 대비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협업으로 내놓은 콘텐츠인데요. 팬데믹 동안 가장 극적으로 성장했다가 추락한 대표적인 기업인 펠로톤에는 좋지 못한 소식이에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하락세가 이어졌고, 올해도 여러 이슈로 쉽지 않은 해를 보냈어요.  
왜 펠로톤이 영향받을까?
만약 넷플릭스가 구독제를 통해 피트니스 콘텐츠까지 제공한다면, 영상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하는 피트니스 구독제를 핵심 사업으로 키우려는 펠로톤의 리텐션(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유치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이 갈 것으로 예상돼요. 너무 비싼 바이크와 트레드밀의 하드웨어 사업에 의존하기 어려워진 현재 상황에서 피트니스 구독제의 성장은 펠로톤이 붙잡고 있던 희망이었죠.

물론 넷플릭스의 이 움직임은 홈피트니스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도 보여요. 아직 이 움직임이 넷플릭스의 실적에 어떻게 작용할지, 성과를 내어 더 큰 비중의 콘텐츠가 될지는 지켜봐야 해요. 하지만 불경기가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계속 생겨난 각종 구독제 사업에도 (우선) 노란불이 켜지고 있는 상황이죠.

펠로톤의 상황은 어떨까?
펠로톤은 팬데믹 동안 줌과 함께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성장한 기업이었어요. 주식 시장의 활황이 이어지고, 팬데믹 동안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여유 자금이 생긴 사람들이 집에서 운동을 하기 위해 비싼 펠로톤의 장비를 사면서 시장을 장악할 기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어요.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제한이 풀리기 시작하자 수요와 매출은 예상보다 더 크게 급락했고, 이를 예측하지 못하고 방만한 경영을 이어왔다는 이슈도 부각되면서 CEO가 물러나고 행동주의 펀드의 매각 압박도 받았죠.

물론 이런 와중에도 특유의 기구와 스트리밍 구독제가 결합된 사업 모델이 그 가능성을 인정 받기도 했고,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의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인 배리 맥카시(Barry McCarthy)가 새로운 CEO로 오면서 장기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어요. 그가 자리한 이후 펠로톤은 구독제에 포함되는 콘텐츠를 핵심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만들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죠.

각각 영상과 음성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큰 구독제 사업을 만든 기업의 재무를 책임졌던 맥카시에게 큰 기대가 형성되었고, 그도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에서 습득한 구독제 비즈니스의 노하우를 펠로톤에 주입하겠다고 공언해 오기도 했어요하지만 이런 기대는 어두운 경기 전망과 함께 구독제 시장의 경쟁자가 또 생겨나면서 그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에요.

다시 기회가 올 수 있을까?
한때 애플이나 나이키와 같은 기업에 매각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던 펠로톤에게는 앞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당장 넷플릭스가 제공하기 시작하는 콘텐츠가 양질의 피트니스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고객 만족도가 높은 펠로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어떤 효과를 낼 지 펠로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죠.

펠로톤은 지난 3분기에 매출이 전년 대비 23% 넘게 하락한 6억 1600만 달러(약 7800억 원)에 그쳤고, 올해 계속 하향세를 그려왔는데요. 콘텐츠를 계속 늘리는 중인 구독제가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다시 큰 성장을 만들기 위한 그림은 쉽지 않아 보여요. 기대받았던 것처럼 운동 콘텐츠의 대표가 되면서 계속 사람들을 붙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한때 잠시 잘 나갔던 기업으로 남을지의 기로에 설 상황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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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부터 빅테크의 사업과 영향력, 스타트업/벤처캐피털, 전기차, 기후위기, 에너지, 미디어 영역에 걸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테일러 스위프트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어떻게 이어지는지파타고니아 조끼 침체란 무엇인지, 일본은 왜 인플레이션이 간절한지, 버핏은 무엇을 보고 이미 움직이고 있었는지 등 실질적인 공부와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 놓치지 마세요.

각 영역 전문가들의 새로운 이야기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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