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오늘 AI 버블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을 짚었습니다.
올해 연간 127억 달러(약 18조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오픈AI가 엔비디아, AMD, 오라클 등과 1조 달러 이상의 컴퓨팅 거래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죠. AI의 미래 수요와 그 가치에 대한 기대가 폭증하는 중이라고 해도 현재 "일이 너무 커지고 있다"라는 것이 버블을 걱정하는 시각입니다. 더군다나 오픈AI는 2030년까지 현금흐름도 계속해서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면서, 그리고 AI 산업이 창출하는 서비스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기회를 노리면서 이 상황의 반전을 만들겠다는 계산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러한 계산이 정교하게 그려지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난 9월에
베인앤코(Bain & Co.)가 발표한 리포트에 의하면 2030년까지 AI 기업들은 약 2조 달러(약 2840조 원)의 매출을 올려야만, 현재 예상된 수요의 컴퓨팅 파워에 낼 돈이 나옵니다. 하지만 현재 베인이 예상하는 이들의 매출은 1조 2000억 달러(약 1705조 원)에 불과합니다. 8000억 달러나 부족한 상황이죠.
결국 현재의 버블을 유지하는 것은
오픈AI와 엔비디아라는 AI 프런트맨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순환 금융(Circular Financing)'이 핵심입니다. 오픈AI는 엔비디아의 투자를 받아 엔비디아의 GPU를 사고, 오라클과 데이터센터 건설 계약을 체결하고, 이 돈으로 또 다른 AI 스타트업에 투자도 합니다.
물론 이 판은 현재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엔비디아가 주도합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에만 52개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9월까지 5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습니다. 이들은 투자받은 기업들이 돈을 어디에 쓰는지는 그들의 자유라고 말하지만, 현재 이들이 써야 할 GPU는 엔비디아의 것입니다. 생태계 안의 기업들이 서로의 매출을 올려주기 위한 투자가 지속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환 금융'이라는 딱지가 붙게 된 것이죠.
현재 산업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들의 운명은 그 최종 사용자(엔드유저, End-user)만 있다면 안전합니다.
하지만 그 최종 사용자들이 어떤 제품에 어떤 가치를 지불해야 하는지가 시장에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들 기업은 여전히 제품과 사업 모델을 만들고, 그것을 시험적으로 사용할 사용자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지, 가치를 지불할 고객을 만드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아니 그 단계에 이르려면 아직 한참이 남았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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