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의 테크 노트] 결국 강력한 생태계를 말하는 애플 이번 주 월요일에 전해드린 실패해서는 안 되는 제품에서 짚은 바와 같이 이번 WWDC 2026은 애플이 시리(Siri)를 통해 AI 전환을 어떻게 이루어갈 건지 증명해 내야만 하는 무대와도 같았습니다.
일단 이 새로운 시리, 즉 시리 AI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애플 제품의 특성과 사용자 입장에서의 사용성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더 뚜렷하게 보일 의도가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준의 테크 노트]는 그 의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로 인한 효과가 발휘될 수 있는지를 짚어 전합니다. |
[준의 테크 노트] #WWDC2026 #시리AI '의도'를 가진 시리 AI |
이번 WWDC에는 크게 세 가지 주제가 있었습니다.
우선, 론칭 이후 혹평을 받기도 한 애플의 새로운 디자인 시스템인 리퀴드 글래스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 에어팟의 커스텀 EQ 기능(맞춤형 이퀄라이저, 중저고음 영역을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조정하는 기능) 등 많은 사용자들이 원하던 이런저런 개선 사항들을 한 번에 묶어서 플랫폼 개선 사항(Platform Improvements)이라는 항목으로 공개했습니다. 각각의 변화가 크진 않았지만, 사용자들이 늘 불편해하던 지점들을 잘 짚은 개선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아동에 대한 안전 기능들입니다. 아동으로 판단되는 애플 계정 사용자의 경우, 특정 앱이나 콘텐츠에 접근하거나 다른 사용자와 메시지를 나누기 위해 부모의 허락을 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아동에 대한 스크린타임, 콘텐츠 모더레이션 등의 기능까지 더해서요.
"당신의 아이에게 가장 안전한 휴대폰은 아이폰이다"라는 메시지를 아주 강력하게 던진 것이죠. 이는 최근 공개되어 히트 친 맥북 네오(Neo)의 행보와도 엮어서 볼 수 있습니다. 맥북 네오가 청소년 및 20대 이하 고객군을 위한 첫 랩탑으로 포지셔닝 하기 위해 출시되었다면 이번 아동 안전 기능들은 그보다 더 어린 10대 및 아동을 위해 아이폰을 최적의 선택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인 것입니다.
세 번째가 바로 애플 인텔리전스와 시리입니다. 지난 2024년 6월 처음 공개된, 이른바 '개선된 시리'가 2년 만에 마침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물론 이번 컨퍼런스의 하이라이트이자, 더 깊게 파봐야 할 핵심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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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폰에 불이 들어오자마자 아래로 스와이프해서 시리 AI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미지: 애플) |
사용자의 질문에 웹 검색으로 안내하거나 단순한 응답만 가능했고, 조작 가능한 기능이라곤 타이머 세팅 등 정도만 가능했던 시리가 이번에는 확실히 AI, 인공지능 혹은 애플 지능(Apple Intelligence)가 입혀진 모습입니다. 시리 AI는 크게 세 가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사용자의 휴대폰에 있는 모든 개인적인 데이터 및 앱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퍼스널컨텍스트(Personal Context), 즉 개인적 맥락이라고 부릅니다. 둘째는 앱 액션(App Actions)로서 앞서 모인 정보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앱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액션'을 취합니다. 셋째는 온 스크린 어웨어니스(On-screen Awareness)로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을 시리도 그대로 보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이어본다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해집니다. - 사용자는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 아주 멋진 풍경 사진을 발견하고, 시리에게 어디인지 묻습니다.
- 시리는 이를 인터넷에서 찾아 위치를 확인해서 알려주고, 사용자는 그 근처로 최근에 이사한 친구가 문자로 보냈던 주소를 찾아달라고 요청합니다.
- 시리는 과거 문자를 뒤져 정확한 주소를 찾아 주고, 사용자의 현재 위치와 친구 집까지의 거리도 함께 알려줍니다.
애플은 이미 이와 유사한 시나리오와 기능을 2024년 WWDC에서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물론 이것이 신선하고 더 대단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AI의 발전과 그 기능들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간 상황에서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은 현실이 된 것입니다.
그럼 애플은 과연 무엇을 믿고 이렇게 높아진 기대치를 이 정도로밖에 충족시키지 못한 걸까요?
애플이 이번에는 '안전한'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강점들을 기반으로 '실제로 잘 작동하는 시리 AI'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었죠. "이번에는 우리가 약속했던 기능들이 이렇게 잘 돌아간다"에 방점이 찍힌 것입니다.
물론 이것만 노린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존의 지도, 달력, 기록(노트) 등 유틸리티 앱들에 대한 접근성과 사용성이 대폭 개선되었다는 점에서 애플이 핵심으로 노리는 바가 분명히 보입니다. 기존이라면 휴대폰을 켜서 앱을 찾아서 오픈하고, 앱 안에서도 원하는 기능을 찾아 들어가는, 적어도 3번의 상호작용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그저 시리 AI에게 음성으로 요청만 해도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용자들이 도구 앱들에 접근하고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는 경로가 대폭 짧아지게 됩니다. |
앞선 이야기에서도 언급한 시리 AI의 핵심 책임자인 마이크 록웰 부사장은 성공적으로 시리 AI 시연을 했습니다. (이미지: 애플) |
이번 WWDC에 대한 저널리스트 및 여론의 반응은 복합적입니다.
부정적인 반응으로는 구글 I/O 등에서 주요하게 보여준, 앤트로픽과 오픈AI 등이 지속적으로 강조 하고 있는 '에이전트'로서의 AI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최첨단 AI의 흐름은 사용자 대신 정보를 찾아 정리하고, 심지어 쇼핑과 예약까지도 대신해 주는 '적극적 비서'로서의 AI가 강조되고 있는데, 애플이 이번에 공개한 시리 AI는 아직 그 상태까지는 못 미쳤다는 평가인 것이죠. 긍정적인 반응은 애플이 "대중적인 사용자들이 원하는 수준"에 잘 맞추어, 더하거나 뺄 것 없이 기대한 시나리오들을 그대로 잘 구현했다는 의견입니다.
테크 유튜버 MKBHD는 "만약 구글 제미나이에게 콘서트 티켓을 대신 사 달라고 한다면, 어떤 가격대의 어떤 자리, 어떤 티켓을 구매해 버릴 지 몰라서 불안할 것이다. 시리 AI는 그저 내 캘린더에 안전하게 콘서트 일정을 등록해준다" 말하기도 했습니다. 테크 저널리스트 벤 톰슨(Ben Thompson)은 시리 AI가 가진, OS 단위 서비스의 강점을 짚으며, "만약 당신이 서로 다른 다양한 앱들 사이에서 작업하거나, 아이폰 안에 있는 개인정보를 찾아야 한다면, 이는 오직 시리 AI만 가능할 것이다"라고 짚었죠. 요약하자면, 애플은 자신들이 가진 강점들을 충분히 활용해 다른 AI 개발사들은 만들지 못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게 보여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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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인텐트(App Intents)'가 시리 AI가 아이폰과 맥북 등을 마음껏 돌아다니며 각 앱을 구동하는데 핵심입니다. (이미지: 애플 디벨로퍼) |
이번 시리 AI의 데모는 "그렇구나"라고 느낄 만큼 심리스(Seamless) 하고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일부 프로세싱 및 대기 시간이 조금 길어 보이는 것 외에는요. 오히려 그렇다 보니 놓칠 만한 애플의 노림수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앱 인텐트(App Intent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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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준.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스타트업을 거쳐 현재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에서 AI를 포함한 제품 기획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AI, 플랫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영역에서 기술 변화가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는지 관찰하고 기록합니다. [준의 테크 노트]는 테크 기업과 그들이 새로이 개발하는 기술과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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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월요일에 전해드린 실패해서는 안 되는 제품에서 짚은 바와 같이 이번 WWDC 2026은 애플이 시리(Siri)를 통해 AI 전환을 어떻게 이루어갈 건지 증명해 내야만 하는 무대와도 같았습니다.
일단 이 새로운 시리, 즉 시리 AI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애플 제품의 특성과 사용자 입장에서의 사용성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더 뚜렷하게 보일 의도가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준의 테크 노트]는 그 의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로 인한 효과가 발휘될 수 있는지를 짚어 전합니다.
두 번째는 아동에 대한 안전 기능들입니다. 아동으로 판단되는 애플 계정 사용자의 경우, 특정 앱이나 콘텐츠에 접근하거나 다른 사용자와 메시지를 나누기 위해 부모의 허락을 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아동에 대한 스크린타임, 콘텐츠 모더레이션 등의 기능까지 더해서요.
"당신의 아이에게 가장 안전한 휴대폰은 아이폰이다"라는 메시지를 아주 강력하게 던진 것이죠. 이는 최근 공개되어 히트 친 맥북 네오(Neo)의 행보와도 엮어서 볼 수 있습니다. 맥북 네오가 청소년 및 20대 이하 고객군을 위한 첫 랩탑으로 포지셔닝 하기 위해 출시되었다면 이번 아동 안전 기능들은 그보다 더 어린 10대 및 아동을 위해 아이폰을 최적의 선택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인 것입니다.
세 번째가 바로 애플 인텔리전스와 시리입니다. 지난 2024년 6월 처음 공개된, 이른바 '개선된 시리'가 2년 만에 마침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물론 이번 컨퍼런스의 하이라이트이자, 더 깊게 파봐야 할 핵심이었죠.
사용자의 질문에 웹 검색으로 안내하거나 단순한 응답만 가능했고, 조작 가능한 기능이라곤 타이머 세팅 등 정도만 가능했던 시리가 이번에는 확실히 AI, 인공지능 혹은 애플 지능(Apple Intelligence)가 입혀진 모습입니다.
시리 AI는 크게 세 가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사용자의 휴대폰에 있는 모든 개인적인 데이터 및 앱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퍼스널컨텍스트(Personal Context), 즉 개인적 맥락이라고 부릅니다. 둘째는 앱 액션(App Actions)로서 앞서 모인 정보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앱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액션'을 취합니다. 셋째는 온 스크린 어웨어니스(On-screen Awareness)로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을 시리도 그대로 보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이어본다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해집니다.
애플은 이미 이와 유사한 시나리오와 기능을 2024년 WWDC에서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물론 이것이 신선하고 더 대단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AI의 발전과 그 기능들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간 상황에서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은 현실이 된 것입니다.
그럼 애플은 과연 무엇을 믿고 이렇게 높아진 기대치를 이 정도로밖에 충족시키지 못한 걸까요?
애플이 이번에는 '안전한'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강점들을 기반으로 '실제로 잘 작동하는 시리 AI'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었죠. "이번에는 우리가 약속했던 기능들이 이렇게 잘 돌아간다"에 방점이 찍힌 것입니다.
물론 이것만 노린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존의 지도, 달력, 기록(노트) 등 유틸리티 앱들에 대한 접근성과 사용성이 대폭 개선되었다는 점에서 애플이 핵심으로 노리는 바가 분명히 보입니다.
기존이라면 휴대폰을 켜서 앱을 찾아서 오픈하고, 앱 안에서도 원하는 기능을 찾아 들어가는, 적어도 3번의 상호작용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그저 시리 AI에게 음성으로 요청만 해도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용자들이 도구 앱들에 접근하고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는 경로가 대폭 짧아지게 됩니다.
긍정적인 반응은 애플이 "대중적인 사용자들이 원하는 수준"에 잘 맞추어, 더하거나 뺄 것 없이 기대한 시나리오들을 그대로 잘 구현했다는 의견입니다.
테크 유튜버 MKBHD는 "만약 구글 제미나이에게 콘서트 티켓을 대신 사 달라고 한다면, 어떤 가격대의 어떤 자리, 어떤 티켓을 구매해 버릴 지 몰라서 불안할 것이다. 시리 AI는 그저 내 캘린더에 안전하게 콘서트 일정을 등록해준다" 말하기도 했습니다.
테크 저널리스트 벤 톰슨(Ben Thompson)은 시리 AI가 가진, OS 단위 서비스의 강점을 짚으며, "만약 당신이 서로 다른 다양한 앱들 사이에서 작업하거나, 아이폰 안에 있는 개인정보를 찾아야 한다면, 이는 오직 시리 AI만 가능할 것이다"라고 짚었죠.
요약하자면, 애플은 자신들이 가진 강점들을 충분히 활용해 다른 AI 개발사들은 만들지 못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게 보여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앱 인텐트(App Intents)'입니다.
[준의 테크 노트]는 테크 기업과 그들이 새로이 개발하는 기술과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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