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24일. 돋보이는 푸드테크 이야기

1. 유니콘을 넘은 성장, 2. 페이스북 재소송, 3. 중국 테크의 상황
2021년 8월 24일 화요일

오늘은 스케일을 키우는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에 대한 새로운 투자, 페이스북에 다시 제기된 반독점 소송, 그리고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취득한 중국 정부의 의도는 무엇인지를 살펴볼게요.

[푸드테크] #과일코팅 #AI대체우유
1. 스케일업 준비된 푸드테크들
많은 푸드테크 스타트업들 중에서도 최근 큰 추가 투자를 받고 유니콘을 넘어 본격적인 성장을 당기기 위해 달리고 있는 곳들이 있어요. 바로 과일이나 채소가 장기간 썩지 않도록 안전한 코팅을 하는 어필 사이언스(Apeel Science)와 AI를 활용해 최적의 식물 배합을 찾아 식물성 대체 식품을 만드는 낫코(NotCo)인데요. 이들은 커지는 푸드테크 지형에서 돋보이는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어요.

 어필 사이언스는 파인애플에도 코팅할 예정이에요.
우선 최근 받은 투자는요
어필 사이언스는 최근에 싱가포르의 국부 펀드인 테마섹이 리드한 시리즈 E 투자를 통해 2억 5000만 달러(약 2920억 원)를 받고, 이제는 20억 달러(약 2조 3340억 원)가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어요. 낫코는 지난 7월 말에 시리즈 D 투자를 통해 2억 3500만 달러(약 2740억 원)라는 금액을 받았고, 이제 기업가치는 15억 달러(약 1조 7500억 원)가 되었는데요. 점점 경쟁이 점점 커지는 식물성 대체 식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요. 

 차별화된 기술이 차별점이래요
  • 어필 사이언스는 먹어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코팅을 과일과 채소에 입혀 보존 기간을 3배 이상 늘릴 수 있게 해줘요. 협업을 하는 식료품 리테일러의 물류 센터에 관련 시스템과 인프라를 설치해 운영을 효율화해 왔는데요. 1만 킬로그램의 과일에 코팅을 입히는 데 드는 시간은 약 1시간이라고 해요. 현재 독일을 비롯해 8개국에서 40개가 넘는 식료품 리테일러들과 협업을 하며 30개의 공급 체인에서 운영 중이에요. 회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금까지 4200만 개가 넘는 과일에 이 코팅을 입혔고, 이는 47억 리터의 물을 아낀 효과가 있다고 해요. 물론 협업 중인 각 리테일 업체는 버리는 상품이 줄어들어 약 5~10%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고 하고요.
  • 낫코는 현재 대체 우유를 주력으로 대체 고기, 대체 아이스크림, 대체 마요네즈 등의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들 역시 임파서블 푸드나 비욘드 미트와 같은 대체 고기 시장의 개척자들이 세운 기준인 “기존 식품보다 맛있게 만들어야 팔린다”에 맞추어 식품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주세페라고 명명한 자체 개발 AI 기술을 통해 수천 개의 식물성 재료 중 어떤 조합이 맛과 식감을 모두 잡는 대체 식품을 만드는 데 최적일지의 해답을 만들고 있어요. 분자 요소와 해당 음식이 가진 특성을 분석해 재료가 조합된다고 하고요. 현재 대체 우유인 낫밀크(NotMilk)는 미국 시장에 진출해 홀푸드(WholeFoods) 등의 식료품 매장 8000여 개 가까이에 공급되고 있고, 본사가 있는 칠레의 버거킹에는 햄버거 패티인 낫버거(NotBurger)를 공급하고 있어요. 낫코는 뉴욕에도 본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북미 시장을 비롯해 칠레와 중남미 시장에서 동시에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두 기업 모두 시장에 없던 기술을 개발해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방식을 적용하고 있죠. 그리고 현재 쌓이는 데이터를 이용해 기술을 계속 다듬고, 스케일을 키우는 단계에 이르고 있어요.

그리고 이 둘의 공통점은요
어필 사이언스와 낫코가 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식량 부족이에요. 재배되는 식량 자원이 덜 버려지게 하고, 새로운 식품을 만들어 공급해 현재의 추세라면 미래에 필연적으로 일어날 식량 부족을 해결할 기술과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고요. 이번 팬데믹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더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는 경각심도 높였죠.

현재 이들이 만드는 것은 새로운 식품이지만, 어필 사이언스는 더 오랜 기간 보존을 이어가는 기술을 만들고, 낫코는 더 많은 상품을 기존의 재료들을 활용해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죠. 그리고 그 가능성을 높이는 더 큰 투자를 계속해서 받고 있는데요. 시장에 자리 잡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되어요. 어느새 앞으로 어떤 성장을 만들어낼지 큰 기대를 계속 받는 스타트업들이 되었고요.
☕️ 어필 사이언스의 성장 속도
커피팟은 어필 사이언스의 투자 소식을 꾸준히 팔로우업 해왔는데요. 팬데믹으로 인해 더 큰 주목을 받은 이들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어떤 투자자들이 계속 투자를 이어왔는지 이전의 소식을 통해서도 살펴보세요.

[빅테크] #페이스북 #반독점소송
2. FTC의 재도전은 성공할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페이스북에 제기했던 반독점 소송이 기각된 이후 예고되었던 새로운 소송을 제기했어요. 이번엔 리나 칸(Lina Khan) 연방거래위원장의 지휘하에서 진행된 것인데요. FTC는 페이스북이 리나 칸 위원장에 대해 낸 ‘기피 신청'도 기각했어요. FTC가 새로 뒷받침한 근거와 논리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페이스북에게 완패한 1차전 당시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으로 보여요.

페이스북은 경쟁자가 있는 걸까요 없는 걸까요?
너무 어설펐던 첫 번째 도전
연방거래위원회가 처음 제기했던 소송은 지난 6월 말에 기각되면서 그 주장과 구성이 치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담당 판사는 페이스북이 현재 법에 위배되는 행동을 통해 소셜네트워크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FTC의 핵심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소송을 기각했죠. FTC의 승인 하에 인수했던 인스타그램(2012년)과 왓츠앱(2014년)으로 인해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걸 이제 와서 문제 삼기에는 FTC가 제시한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고 봤어요. 

반응 엇갈리는 두 번째 도전
  • FTC는 이번엔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의 소셜미디어를 다른 소셜미디어 대비 이용하는 시간이 월등히 많다는 점을 데이터로 제시하며, 페이스북이 이 기준으로는 소셜미디어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핵심 주장을 펼쳤어요. 또 월간 활성 사용자 수 기준으로는 현재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고요.
  • 그러면서 현재 다른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와 틱톡, 그리고 유튜브의 경우에는 페이스북의 경쟁자가 아니라는 주장도 포함했어요. 이들 소셜미디어는 사용자들 간의 연결이 주가 되는 ‘소셜 네트워킹’이 아니라 콘텐츠 소비가 주요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고요.  

이번 소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어요. 우선 FTC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하는 이들은 페이스북이 사용자 간의 연결이 중점인 소셜네트워크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관련 분야에서 혁신이 더뎌졌고, 데이터 유출 등의 문제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보기도 해요. 만약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경쟁이 있었다면 사용자들은 데이터 유출과 사생활 침해를 덜 걱정했을 것이고, 원치 않는 광고도 덜 볼 수 있게 됐을 것이라고 하고요

반면, FTC가 이번에도 유효하지 않은 소송을 냈다는 이들은 미국에서만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1억 명이 넘어서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로 자리 잡은 틱톡이 페이스북이 소유한 소셜미디어들과 같은 광고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인데 어떻게 경쟁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는 입장이에요.

다시 치열해질 수 있는 공방전
이번에 모두가 동의하는 바는 지난 1차 소송보다 주장이 훨씬 구체화하였다는 것이에요. '소셜 네트워킹’이라는 소셜미디어의 본질적인 기능을 앞세운 시장에서 페이스북이 지배적인 시장 포지션을 점한다는 증거를 데이터로 제시하면서 소송의 초점을 되살렸고요. 더불어 스냅챗(Snapchat)과 같은 경쟁자가 플랫폼에 새로운 기능을 더할 수 있는 스타트업 인수를 고려하자, 페이스북이 해당 스타트업을 인수해 운영을 종료하는 등의 행위를 이어온 점도 명시했어요.

물론 이번 소송은 많은 부분 보강되었지만 앞으로 페이스북의 반격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요. FTC가 새로운 데이터와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를 보강했듯이, 자신들이 왜 독점이 아닌지 더 설득력 있는 논리를 가져올 것이고요. 앞으로 이 공방전은 우선 소셜미디어 시장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보느냐로 이어질 것으로도 보이는데요. 양측의 논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1차전에서 완패를 당했던 FTC가 이번엔 치열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이고요.
☕️ 서막을 지난 빅테크와 반독점 싸움
지난주에는 커피팟의 새로운 아티클로 [키티의 빅테크 읽기] - 서막을 지난 빅테크와 반독점 싸움을 전해드렸는데요. 페이스북에 대한 FTC의 재소송은 아티클이 발행된 이후 바로 나온 반독점 소송의 새로운 이슈에요. 아티클도 함께 참고하시면서 지금까지의 맥락을 파악해 보세요. 향후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용자와 인터넷 환경의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싸움이 지금 바로 진행 중이에요.

[빅테크] #중국 #테크통제
3. 바이트댄스 지분 가진 중국 정부
중국의 국영 기관이 보유한 기업이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지난 4월에 조용히 취득한 것으로 디인포메이션의 지난주 보도로 알려졌어요. (해외에서 운영하는 틱톡은 포함되지 않은) 틱톡의 중국내 버전인 더우인(Douyin)을 운영하는 베이징 바이트댄스 테크놀로지(Beijing ByteDance Technology Co. Ltd.)의 지분 1%를 매입했고, 3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데요. 이커머스 및 소셜미디어 등의 빅테크 전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이미 큰) 통제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을 알리는 움직임이에요.

틱톡에 영향이 있는 건 아니에요 아직.
바이트댄스뿐만이 아니고
중국 정부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의 지분과 이사회 자리도 작년 4월에 이미 같은 방식으로 확보했어요. 중국 규제 당국은 이를 "특별 경영 지분(Special Management Shares)"이라고 명명하고 있고요. 이들보다 규모가 작은 많은 뉴스 앱들이 정부와 이런 비슷한 거래를 맺은 상황이에요. 중국 내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제 이들은 대표적인 플랫폼들의 경영 관련 결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되었죠. 정부가 기존 미디어 산업의 신문과 방송사들을 소유 지분을 보유해 통제하는 것과 같은 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기도 하고요.

이제 시장에서는 다음 스텝을 거대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통제로도 보고 있어요. 위챗이라는 거대 메시징 플랫폼과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운영하는 텐센트와 역시 비디오 스트리밍 사이트인 유쿠(Youku)와 뉴스 피드가 포함된 UC 웹브라우저 등을 가진 알리바바 등의 관련 계열사나 자회사의 이사회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죠. 테크 업계 전반에 뉴스와 콘텐츠가 흐르는 곳이라면 크기를 가리지 않고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곧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에요.

테크 전반에 더 심해질 통제
이커머스와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테크 기업들과 그 경영진의 사회경제적인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 정부의 통제는 점점 심화하여 왔죠. 알리바바의 마윈이 현재까지도 활동을 최소화하고 있는 점과 바이트댄스의 CEO였던 장이밍이 지난 5월에 갑자기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압력이 있었다고 전해지고요.

중국 정부는 최근 몇 개월간 자국 테크 산업에 대한 규제와 압박을 이어가고 있어요. 대표 승차 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자 자국 앱스토어에서 앱 다운로드를 금지시켰고, 지난 7월 말에는 텐센트의 위챗마저 새로운 법과 규제에 따른 보안 기술 업그레이드라는 불분명한 이유로 새로운 사용자 등록을 정지하기도 했죠.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주력 사업인 이커머스와 게임에는 각각 광범위한 반독점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고요. 이 외에도 분야를 가리지 않고 테크 산업 전반에 규제와 압력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요.

한참 전부터 이어온 작업이기도
사실 중국의 규제 당국은 이커머스를 넘어 새로운 테크 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한 정보의 확산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면서 직접적인 통제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어요. 이미 약 8년 전부터 국영 미디어 기업들에 대해 더 큰 규모의 "특별 경영 지분"을 취득하는 작업이 시작되었고, 이후 사적 기업으로도 이 작업은 이어져 왔는데요. 그동안 산업의 성장을 위해 규제가 크게 적용되지 않던 테크 분야의 차례가 이제 된 것이죠. 
☕️ '공동부유'와도 연결고리?
최근 중국 공산당은 '공동부유’를 발표하면서 성장보다 부의 분배를 강조하는 경제 사회적 전환도 예고했는데요.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게임의 룰을 단번에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켰어요. 그동안 큰 성장을 만들어 온 중국의 테크 산업 전반은 거대한 정책적인 전환에 적응하면서 사업을 만들어 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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