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31일. 아마존도 최근 도입한 것

1. 아마존도 BNPL, 2. 팬데믹 바로미터 하락, 3. 애플 합의의 의미
2021년 8월 31일 화요일

오늘은 계속 커지는 BNPL 시장에서 최근 일어난 움직임들을 리뷰해 보고요. 하락세가 시작된 듯 한 팬데믹의 바로미터 기업들인 줌과 펠로톤 이야기 그리고 애플이 최근 앱 개발사들과 맺은 앱스토어 관련 합의의 의미를 살펴볼게요.

[핀테크] #어펌 #아마존
1. 계속 커지는 BNPL
아마존도 점점 확장 중인 BNPL(Buy Now, Pay Later(선구매 후결제))을 도입하기로 했어요. 최근 BNPL 서비스의 도입은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무섭게 커가고 있는데요. 아마존까지 참여하면서 향후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상을 더욱 빨리 당기고 있어요.

현금에 이어 이젠 신용카드도 점점 안 보이고 있죠..
최근 주요 움직임만 모아 보면
  • 이번에 아마존은 BNPL 시장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인 어펌(Affirm)과 협업하기로 했어요. 50달러 이상의 구매부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요. 어펌은 쇼피파이와 월마트의 BNPL 파트너이기도 하죠.
  • 바로 얼마 전 트위터의 CEO인 잭 도시가 CEO이기도 한 스퀘어(Square)는 애프터페이(Afterpay)를 290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죠. 스퀘어는 간편 결제 서비스와 오프라인 결제 리더기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왔는데요.앞으로 BNPL도 사업의 핵심으로 가져갈 예정이에요.
  • 애플은 애플 페이에 더해 애플 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골드만삭스가 할부에 필요한 대출자 역할을 맡아 함께 협업할 예정이고요. 애플의 하드웨어 판매를 더 촉진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BNPL 시장은 그간 실리콘밸리의 어펌,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한 클라르나(Klarna), 호주에 본사를 둔 애프터페이 그리고 페이팔 등의 핀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커왔는데요. 이제는 메이저 신용카드사들도 모두 시장에 진출해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죠.
 
클라르나의 예측은 맞을까?
클라르나는 현재 유럽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BNPL 서비스의 확산이 늦었던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나이키와 세포라 등 대형 리테일 업체들과 계약을 직접 체결하는 전략을 택했어요. (현재까지 클라르나는 소프트뱅크와 세쿼이어 캐피털 등으로부터 39억 달러(약 4조 52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기업가치는 460억 달러(약 53조 3200억 원)로 평가받고 있어요) 

최근 한 달 사이에만 미국 내 가장 큰 이커머스를 운영하는 기업 중 24개와 계약을 맺은 이들은 향후 1년 내 대형 리테일 업체 중 BNPL을 도입하지 않는 서비스는 없을 것으로 예측해요. 이제는 (뒤늦은 이커머스 전환을 한) 백화점 사업자인 메이시스도 매출의 50% 이상이 이커머스를 통해 나오는 상황인데요.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BNPL의 성장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요.

증가 속도를 보면 맞을지도
어도비(Adobe)의 리포트에 의하면, BNPL 서비스는 미국에서 지난 1~2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5% 증가했어요. 같은 기간 이커머스는 34% 증가했는데요.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리테일에서도 BNPL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주요 결제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측은 맞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 일본에서도 서서히 보이는 흐름
페이디(Paidy)는 페이팔과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일본의 BNPL 스타트업인데요. 최근 성장을 바탕으로 올해 내 상장을 추진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어요. 가입자는 약 600만 명에 거래액은 8820억 엔(약 9조 3100억 원) 정도로 그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사용자의 절반은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여성으로 역시 젊은 층을 위주로 성장하고 있어요. 현금 사용이 아직도 두드러지는 일본이지만, 그만큼 성장할 공간이 크다고 보고 있어요.

[테크] #팬데믹테크 #줌 #펠로톤
2. 하락세 시작된 팬데믹 바로미터
줌과 펠로톤은 작년 봄부터 시작된 팬데믹 시대의 바로미터와 같은 기업들이죠. 대면을 자유로이 하지 못하는 시대에 사람들이 어떤 기술에 의존하고, 어떤 편의성에 의존하는지를 가장 잘 보여준 업체들이었고요. 팬데믹은 아직 끝나려면 멀어 보이지만, 최근 이들이 동반 부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팬데믹을 넘어선 일상에서도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 Zoom, Peloton
심상치 않은 신호이긴 하지만
  • 줌은 지난 1월 말에 끝난 회계연도 2020년의 4분기를 기준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369% 증가하면서 정점을 찍었고, 그다음 분기에는 191% 그리고 이번 7월 말에 끝난 회계연도 2021년의 2분기에는 54%로 성장세가 둔화해 왔는데요. 오늘 실적을 발표하면서 다음 분기에는 이 성장세가 15%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어요. 이번에도 역시 예상을 깨며 10억 달러(약 1조 1600억 원)가 넘는 분기 매출을 올렸지만, 성장 둔화 전망이 두드러졌어요.
  • 펠로톤도 지난 2분기에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4% 오르며 예상치보다는 높은 9억 3690만 달러(약 1조 860억 원)를 올렸지만, 순손실이 3억 달러(약 3480억 원)를 넘기며 대폭 커졌어요. 지난해 같은 기간엔 8910만 달러(약 104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올해 어린아이의 사망을 포함한 안전사고를 잇달아 냈던 트레드밀에 대한 리콜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 컸어요. (트레드밀 사고에 대한 조사를 위해 미국 국토안보부와 법무부의 소환장도 받은 상황이에요) 펠로톤은 최근 바이크의 가격을 1500달러 이하로 인하했고, 향후 수요 하락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까지 이어온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두 기업 모두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거리 두기와 락다운에 지친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시작하고, 사무실과 학교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수요가 확연히 빠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인데요. 물론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어져 온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죠. 즉,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지금까지 워낙 큰 성장을 이어왔기에 그 하락세도 크게 눈에 띄는 것이기도 해요.

향후 성장 준비는 해왔고
이 둘은 모두 큰 성장을 바탕으로 유입된 자본을 활용해 미래 준비도 착실히 해오고 있었어요. 결실을 보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성장을 레버리지 삼아 빠르게 움직여 왔어요. 단기적으로는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리라 예상되지만, 현재로서는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상황이죠. 실패하기에는 너무 큰 이름이 된 이들이 위기에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가 이제는 더 크게 주목을 받을 것이고요. 
☕️ 펠로톤이 줌에게서 참고할 것
줌은 팬데믹 초기부터 각종 보안 문제와 데이터 유출로 불거진 이슈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하지만 더 큰 이슈가 될 뻔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빠르게 내놓고 대응을 했죠. 덕분에 폭발적인 성장을 계속 이어올 수 있었고요. 펠로톤은 주문이 밀리며 발생한 바이크 제조와 공급 체인 이슈 해결이 수월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받았고, 최근의 안전사고에 대한 대응도 평가가 엇갈리는데요. 향후 진행될 정부의 소환 조사와 함께 후속 조치를 어떻게 취해 나가는지가 계속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돼요.

[빅테크] #앱스토어 #반독점
3. 애플이 원한 합의
지난주 애플은 인앱(In-app) 결제 관련 미국 내 앱 개발사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어요. 이 집단 소송은 2019년에 제기되었고, 애플이 모바일 운영 체제인 iOS를 통한 앱 배포에 있어 독점적인 힘을 가지고 있고, (인앱 결제를 강제하면서) 개발사들로부터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개발사들이 인앱 결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고객들의 결제를 유도할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어요

애플이 그동안의 입장과는 다른 일부 양보를 한 것은 맞지만, 애플의 앱 생태계를 이루는 개발사들에게도 만족할만한 합의였을까요?

애플은 아주 큰 양보라고 했지만, 더 큰 그림을 그린 양보이기도 해요.
일단 주요 합의 내용을 보면
  • 개발사들은 이제 고객들에게 다른 결제 방식에 대한 안내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기존에는 개발사가 앱을 통해 수취한 이메일 주소와 같은 고객 정보를 이용해 (애플의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다른 결제 방식도 있다는 홍보를 할 수 없었는데요. 이제는 이메일을 비롯한 다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서 이 공지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물론, 여전히 앱 내에서는 이런 홍보나 광고를 할 수는 없어요.
  • 매출이 100만 달러(약 11억 6000만 원) 이하인 소규모 앱 개발사들에게서 받는 현행 수수료인 15%를 앞으로 최소 3년간 유지하기로 했어요. 참고로 애플은 매출이 100만 달러 이상인 개발사들로부터는 인앱 결제의 30%를 수수료로 받고 있어요. 더불어, 애플은 1억 달러(약 116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한 연간 매출이 100만 달러 미만인 (미국) 개발사들에게 최소 250달러에서 3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어요. 또 자신들이 앱스토어에 올라오지 못하게 하거나 퇴출하는 앱의 수와 검색 결과 등에 대한 데이터가 포함된 연간 리포트도 발행하기로 했어요.
이번 합의를 통해 애플이 앱스토어의 가장 중요한 룰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결제 방식의 홍보를 제한하는 "안티-스티어링(anti-steering)" 규정에 대해 일부 타협을 했지만, 여전히 인앱 홍보가 불가능하고 사용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개발사가 이메일로 다른 결제 방법을 홍보할 수 있는 조건도 달려있기에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돼요. 또, 이번 합의를 통해 애플로부터 보상금을 받기로 결정하는 개발사들은 이번 합의와 관련된 과거의 법적 소송을 포기해야 함은 물론 향후에도 이번 소송과 유사한 내용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돼요.

결국 애플이 만족스러운 합의
애플은 기존의 수수료 구조를 계속 가져갈 수 있고, 다른 앱스토어의 설치와 인앱 결제 시스템을 금지하는 조항을 유지하죠. 결국, 앱 개발사들에게 크게 의미 있는 변화가 만들어지지는 않았고 애플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보를 했다"라고 보는 시각이 커요. 애플은 이번 합의를 통해 에픽 게임즈와의 소송에서도 핵심 주장으로 가져갔던 게이트키퍼(gatekeeper) 역할을 통한 "사용자 보호" 논리도 지킬 수 있게 되었고요. 

애플과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에픽 게임즈를 비롯해 애플의 인앱 결제 정책에 반발해 온 기업인 매치 그룹(Match Group) 등은 이번 합의가 엉터리라고 반응했는데요. 애플 앱스토어가 독점적 지위에 있다고 보는 규제 당국의 압박과 더불어 개발사들의 연속된 반기에 직면해 여러 소송이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애플 입장에서는 향후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첫 번째 단추를 잘 꿴 것이죠.

에픽 소송과도 연결되는 결과?
에픽 게임즈의 소송으로 진행된 지난 5~6월의 공판 결과는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 합의안을 심사하는 법원의 판사와 에픽 게임즈와의 소송 담당 판사는 모두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Yvonne Gonzales Rogers) 판사에요. 그는 애플과 에픽의 공판 당시에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과 서비스에 불만족스럽다고 답변한 개발사들이 많다는 설문 조사 결과(불만족 답변: 39%) 인용을 비롯해 애플이 예상치 못한 뾰족한 질문들을 던졌고, 모두가 애플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소송의 향방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는데요. 이제 이번 합의안을 어떻게 평가할지 그리고 이번 결과가 이후 에픽 소송 결과의 변수로도 작용할지 주목받고 있어요.
☕️ 맥락을 보충하는 콘텐츠
애플의 핵심 반독점 케이스인 앱스토어를 둘러싼 소송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텐데요. 궁극적으로는 앱 생태계 내의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변화에 대한 지금까지의 주요 맥락도 함께 참고해 보세요.

오늘 커피팟은 어땠는지 알려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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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이 왜 오프라인도 진출하려는지 보고 싶다면 

아마존이 왜 백화점 사업을 시작하려 하고, 이커머스를 넘어선 리테일 전체로 어떻게 확장하려하는지 보고 싶다면 '샷 추가'하시고 최근에 발행한 이커머스 저편의 아마존 리테일을 읽어보세요. 커피팟은 꾸준한 화요일과 금요일의 뉴스레터에 더해 깊이 있는 분석을 담은 롱폼 콘텐츠도 계속 발행하는 중이에요. 라이브러리에 들르셔서 '샷 추가' 콘텐츠의 [미리보기]도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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