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도 메타버스도 어렵고 메타는 지난해 11월,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이라는 명목으로 인력 1만 1000명(전체의 13%)을 줄였어요. 수익성 회복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중인 메타가 대규모 해고를 발표한 건 창업한 이후 처음이었죠. 이후 관리자 직군의 사람들을 실무자로 전환하는 등 조직을 소위 '평탄화(flattening)'하는 작업까지 진행하면서 역시 대규모 조직 정비가 이루어졌죠. 하지만 아직 뚜렷한 수익 회복(증대)을 위한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에요. 사용자 인증을 해주는 '파란색 체크 표시'에 대한 유료 구독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이는 향후 변화의 흐름을 끌고 가기 위한 결정이지 당장 수익을 크게 늘릴 대안은 아니에요. 경기가 계속 하강하는 국면에서 단기적으로 수익을 증대한 돌파구가 쉬이 보이지 않고, 수천 명 수준의 2차 정리해고가 빠르면 이번 주부터 진행될 예정이에요. (아주) 큰돈을 투자하며 집중하는 메타버스 사업은 계속해서 난관에 부딪히는 중이에요. 메타버스 프로젝트 담당 부서인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는 2021년과 2022년, 240억 달러(약 31조 2600억 원)의 누적 손실을 냈죠. 그중 137억 달러(약 17조 8440억 원)는 2022년의 손실로, 직전 해보다 증가한 숫자이고요.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받던 VR 헤드셋 '퀘스트프로'는 출시 4개월 만에 33% 할인해 판매하고 있어요. 메타는 "더 많은 사람들이 VR을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퀘스트 프로가 퀄리티 대비 너무 비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결국 판매 부진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 중이고요. 새로운 흐름에 합류하려는 모습
한편 메타는 지난 달 말, 생성 AI와 관련된 프로젝트 소식을 연달아 알렸어요. 지난 2월 말에는 챗GPT에 사용된 'GPT-3'와 비슷한 대규모 인공지능 언어모델 라마(LLaMA, Large Language Model Meta AI)의 존재를 공개했어요. 기존 언어모델과 라마의 차이점은 훨씬 적은 데이터로 학습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이는 비용 등 리소스를 적게 들이면서 테스트를 해볼 수 있음을 의미하고요. 게다가 라마는 연구자 및 연구 기관 대상 오픈 소스로 공개됐어요. 메타는 라마가 잘못된 정보나 혐오 표현 등을 학습해 전달하는 기존 AI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각 기관이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이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인공지능 분야에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여요.
그로부터 며칠 뒤에는 생성 AI 기반의 '톱레벨' 제품 그룹을 만들고 있다는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포스트가 올라왔어요. 새로운 팀은 생성 AI 기술을 이용해 단기적으로는 창의적이고 표현적인 도구를,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AI 페르소나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죠. 왓츠앱이나 메신저에서의 AI 채팅 경험, 인스타그램의 AI 이미지 필터, AI 영상 등을 예로 들며, 생성 AI 기술로 메타의 여러 제품에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어요. 일단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자사의 제품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들에 AI를 적용하고 강조하는 상황이에요.
부진 해결 위한 돌파구가 될까?
쿼츠(Quartz)는 이번 구조조정이 메타가 "메타버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생성 AI에 집중하겠다”라는 의미라고 해석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메타는 "우리는 메타버스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계속 발전시키는 중"이라고 이야기해요. 지난 달 실적발표에서도 메타의 로드맵을 주도하는 두 가지 기술은 AI와 메타버스라고 말했죠. 메타의 AI 투자를 최근 이어진 실적 부진을 해결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어요.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메타에게 필요한 투자라는 거죠. 메타의 수석 인공지능 과학자인 얀 르쿤(Yann Lecun)은 메타가 챗봇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묻는 말에 작은 기업이 페이스북에 광고를 만들거나, 사람들이 가상 현실(메타버스)에서 가상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생성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답했는데요. 지금은 연구를 위한 오픈 소스로 공개됐지만, 향후 르쿤 박사가 말한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요. 물론 한편에서는 사용자들이 직접 답을 구하려고 사용하는 검색 엔진에 비해 소셜미디어에서 생성 AI의 역할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렇다고 메타가 새롭게 검색 엔진 시장에 갑자기 뛰어들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하지만 오랜 기간 AI 분야의 리더이기도 했던 메타가 어떤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사이에서 시작된 생성 AI 경쟁은 이제 '제2의 크립토'라고 표현될 정도로 기업들의 관심이 몰리고 투자가 이루어지는 중이죠. 메타는 앞선 기술을 가지고도 대중에게 자신들의 역량이 축적된 제품을 내놓는 대응이 한발 늦었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과연 '빅테크'다운 역량을 발휘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By 핀핀 * 미디어 산업의 이슈를 두루 살핍니다. |
미국 재무부와 연준 그리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는 SVB 예금을 전액 보장하겠다고 나서면서 급한 불은 껐고, 예금을 맡긴 이들이 당장 월요일부터 바로 돈을 인출할 수 있도록 조처하면서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나섰는데요.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계속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이어진 상황, SVB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해 온 스타트업 업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그리고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을 이어가려던 연준의 바뀌는 분위기까지 살펴봤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사태를 전하면서 ‘저금리가 낳은 창조물’(creature of low rates)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벤처 대출(venture debt)의 대명사였던 SVB가 저금리 시대에 벤처 업계와 함께 호황을 맞이하였으나, 금리가 오르면서 그동안 쌓은 구조가 무너졌다는 것이죠.
SVB는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의 예금을 받아서 또 다른 스타트업 및 VC에게 대출을 해주며 돈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예금의 절반 이상인 57%를 미국 채권에 투자했죠. 이 구조는 금리가 낮을 때는 안정적이었지만, 금리가 오르자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팔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어요. 반대로 예금과 대출은 모두 줄어드니 SVB는 우려스러운 유동성 상황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지한 일부 스타트업과 VC들은 SVB에 맡겼던 돈을 빼기 시작했어요. 피터 틸(Peter Thiel)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가 앞장섰다는 보도가 있었고, 유니언 스퀘어 벤처스 등 여러 VC가 자신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에 SVB에 맡긴 돈을 인출하라고 조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SVB는 예금 인출에 대비하기 위해 일부 채권을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 유치를 시도했는데요. 채권 매각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자 이 여파로 주가가 거래 중단 전 프리마켓에서 60% 이상 급락하면서 투자 유치도 힘들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일파만파 알려지면서 지난주 목요일 하루 동안에만 420억 달러(약 55조 원)의 뱅크런이 일어났고 지금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에요.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한 창업가 행사에서 스타트업 대표들이 연신 스마트폰을 두드리며 SVB에 맡긴 돈을 인출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2008년과는 확연히 다른 상황
2008년 3월, 세계 5대 투자은행으로 불리던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긴급 자금 조달에 나선다고 발표했었죠. 이에 시장이 패닉하면서 당일에 주가가 47% 폭락했고, 베어스턴스는 JP모건에 인수되었지만 유동성 위기의 여파는 전체 시장으로 퍼져나가며 결국 금융위기로 이어졌죠.
그러나 SVB 파산이 제2의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현재까지 중론입니다.
리먼 사태의 핵심은 부실한 파생상품 투자에 있었죠. 금융기관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엄청난 돈을 끌어모아서 각종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리먼이 파산하면서 줄줄이 무너졌던 상황이었는데요.
이때를 계기로 대형은행들이 위험자산 관리 및 건전성을 강화했을뿐더러, 채권 금리가 계속 오른다고 해도 대형은행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으며 은행들이 채권을 팔아치울 가능성도 작죠.
SVB 자체가 벤처 및 스타트업 고객이 대부분이라, 만약 뱅크런 사태가 SVB 정도로 그친다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기도 합니다. SVB의 총자산은 2120억 달러(약 275조 1760억 원) 규모로 미국 상업은행 총자산 2조 2000억 달러(약 2855조 6000억 원)의 1%가 되지 않아요.
당장 SVB와 비슷한 구조로 벤처 대출을 많이 하던 은행들이 또 다른 뱅크런 사태에 놓일 가능성은 있었지만, 정부가 별도의 기금을 조성해 채권 등을 담보로 받고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유동성 지원에 나서면서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한 상황이에요.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해 1년째 위축 상태인 스타트업 시장이 당분간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SVB는 지난 40년간 테크 영역에서 아주 방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왔고, 팬데믹 들어서는 테크 영역에 대한 투자가 더욱 커지면서 SVB에 맡긴 돈도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그 규모가 너무 컸기에 이런 위기가 한순간에 다가오는 것을 방지하지 못했다고 분석돼요. (다 같은 업계의) 고객들이 위험을 감지하자 한꺼번에 인출을 시작하면서 손 쓸 시간조차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특정 영역에 오랫동안 큰 역할을 했던 기관과 그 조직의 기능을 잃게 되었을 때 생기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초기의 기업들과 그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해 주는 기관들(VC)로 이루어진 생태계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고요.
이제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도 스타트업들도 이번과 같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도 달리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창업가들이 더욱 잘 관리해야만 하는 영역의 체크리스트가 늘어난 것이에요.
무엇보다 이제 스타트업들이 구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쉬운 돈'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입니다. SVB의 파산은 스타트업계의 가장 큰 지원자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자금 조달을 포함한 전체적인 금융 관리에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어요.
SVB만큼 창업가들과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우호적인 은행은 없었는데 이제 그 존재가 없어진 것이고, 테크 및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죠.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는 하나의 은행이 파산한 것보다 훨씬 큰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과연 금리 인상 기조도 바뀔까?
기존의 예상대로 금리가 또 한번 오른다면 SVB 파산의 충격파 역시 더 커질 전망입니다. 또 다른 벤처 대출 위주의 은행에 뱅크런이 일어나 추가 파산이 있을 수 있고, VC나 스타트업들도 유동성에 치명타를 입는 곳들이 생길 수 있죠.
이번 사태는 연준이 기존에 계획했던 금리 인상을 그대로는 밀고 나가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는 게 현재의 분위기입니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등은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연준이 더는 기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금리 인상의 여파는 최근 계속해서 크립토를 포함한 테크 업계 전반의 위축을 가속화했어요. 그리고 크립토 전문 은행인 실버게이트(Silvergate)까지 아예 청산을 하게 되면서 지난 일주일 동안만 생태계 내의 은행 3개가 무너지게 되었죠.
금융 위기의 징후가 생길 시에나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이 되어오기도 했는데요. 바로 그 상황이 온 것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번에 연준이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결론 낸다면 시장의 불안이 다소 잠재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를 통해 인플레이션 징후를 다시 점검한 후 상황이 조금 더 명확해 질 것으로 예상돼요. 정부가 나서 수습하는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도 지켜봐야 하고요.
*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이야기를 전합니다.
우선 미국 창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인 와이콤비네이터는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에게 SVB 예금 보호 및 예금주 지원을 호소하는 청원을 발 빠르게 모으기도 했습니다.
와이콤비네이터를 오랫동안 이끌었고 오픈AI를 전 세계적인 AI 기업으로 발돋움시키면서 차세대 창업가의 상징이 된 샘 알트만은 일부 스타트업들에게 급히 쓸 자금을 보내줬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그는 100만 달러 이상의 돈을 아무런 문서 없이 여러 곳에 빌려주면서 "언제든 갚을 수 있을 때 갚으면 된다"라며 따스함을 보였다는데요.
알트만은 로이터에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잘못이 없는 유동성 경색에 직면하고 있다. 직원들은 돈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트위터를 통해 투자자들이 스타트업들에 긴급 대출해줘야 한하면서 “문서나 계약조항 없이 그냥 돈을 보내길 바란다”고 독려했어요.
이에 핀테크 스타트업 브렉스(Brex)가 헨리크 두부그라스 CEO의 주도로 10억 달러 이상의 펀드를 조성해 SVB 사태의 타격을 입은 스타트업들을 돕겠다고 나섰고요.
심지어 직원 30명 정도 규모인 작은 스타트업 스트리크(Streak)의 창업자 알림 마와니도 더 작은 스타트업들에 개인 현금을 빌려주겠다며 동참에 나섰어요. 그는 "나는 창업자로서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고 있다"고 말했답니다.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도 포트폴리오 스타트업들에게 개인 대출을 내주고 있다면서 VC가 돈 버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고 말했죠. 그레이록, 메이필드, 업프론트 등 여러 VC가 포트폴리오 스타트업들의 급여 지급을 돕기 위해 대출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네요.
이를 두고 메타가 비즈니스의 중심에 (메타버스와 함께) 생성 AI를 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중이에요. 메타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하지만 아직 뚜렷한 수익 회복(증대)을 위한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에요. 사용자 인증을 해주는 '파란색 체크 표시'에 대한 유료 구독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이는 향후 변화의 흐름을 끌고 가기 위한 결정이지 당장 수익을 크게 늘릴 대안은 아니에요. 경기가 계속 하강하는 국면에서 단기적으로 수익을 증대한 돌파구가 쉬이 보이지 않고, 수천 명 수준의 2차 정리해고가 빠르면 이번 주부터 진행될 예정이에요.
(아주) 큰돈을 투자하며 집중하는 메타버스 사업은 계속해서 난관에 부딪히는 중이에요. 메타버스 프로젝트 담당 부서인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는 2021년과 2022년, 240억 달러(약 31조 2600억 원)의 누적 손실을 냈죠. 그중 137억 달러(약 17조 8440억 원)는 2022년의 손실로, 직전 해보다 증가한 숫자이고요.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받던 VR 헤드셋 '퀘스트프로'는 출시 4개월 만에 33% 할인해 판매하고 있어요. 메타는 "더 많은 사람들이 VR을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퀘스트 프로가 퀄리티 대비 너무 비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결국 판매 부진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 중이고요.
이제 애플도 MR(Mixed Reality, AR과 VR의 혼합현실) 헤드셋을 내놓을 것이 가시화된 가운데 메타로서는 더욱 마음이 급해지는 상황이 되어가고도 있죠.
새로운 흐름에 합류하려는 모습
게다가 라마는 연구자 및 연구 기관 대상 오픈 소스로 공개됐어요. 메타는 라마가 잘못된 정보나 혐오 표현 등을 학습해 전달하는 기존 AI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각 기관이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이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인공지능 분야에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여요.
그로부터 며칠 뒤에는 생성 AI 기반의 '톱레벨' 제품 그룹을 만들고 있다는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포스트가 올라왔어요. 새로운 팀은 생성 AI 기술을 이용해 단기적으로는 창의적이고 표현적인 도구를,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AI 페르소나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죠.
왓츠앱이나 메신저에서의 AI 채팅 경험, 인스타그램의 AI 이미지 필터, AI 영상 등을 예로 들며, 생성 AI 기술로 메타의 여러 제품에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어요. 일단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자사의 제품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들에 AI를 적용하고 강조하는 상황이에요.
부진 해결 위한 돌파구가 될까?
메타의 AI 투자를 최근 이어진 실적 부진을 해결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어요.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메타에게 필요한 투자라는 거죠.
메타의 수석 인공지능 과학자인 얀 르쿤(Yann Lecun)은 메타가 챗봇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묻는 말에 작은 기업이 페이스북에 광고를 만들거나, 사람들이 가상 현실(메타버스)에서 가상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생성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답했는데요. 지금은 연구를 위한 오픈 소스로 공개됐지만, 향후 르쿤 박사가 말한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요.
물론 한편에서는 사용자들이 직접 답을 구하려고 사용하는 검색 엔진에 비해 소셜미디어에서 생성 AI의 역할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렇다고 메타가 새롭게 검색 엔진 시장에 갑자기 뛰어들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하지만 오랜 기간 AI 분야의 리더이기도 했던 메타가 어떤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사이에서 시작된 생성 AI 경쟁은 이제 '제2의 크립토'라고 표현될 정도로 기업들의 관심이 몰리고 투자가 이루어지는 중이죠. 메타는 앞선 기술을 가지고도 대중에게 자신들의 역량이 축적된 제품을 내놓는 대응이 한발 늦었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과연 '빅테크'다운 역량을 발휘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미디어 산업의 이슈를 두루 살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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