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에 빠지게 된 B2B 스타트업 SVB는 신용도가 낮은 스타트업에게도 고정된 낮은 금리의 대출을 해주는 은행이었고, 미국 스타트업 절반 이상이 돈을 빌리거나 맡기는 은행이었죠. 당장 매출이 유의미하게 나오지 않아도 미래 가치가 큰 B2B 기술 기업들이 SVB를 애용했어요.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 기업, 딥테크 기업들이죠. 기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나 고급 기술을 판매하는 스타트업들은 개별 고객이 지급하는 비용, 즉 객단가는 크지 않지만, 해당 시장을 장악하는 독과점 판매자가 되면 매출뿐 아니라 전체 시장을 지배하는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높은 기업 가치로 평가받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무료이고 유료 고객 1명당 객단가도 월 10달러가 되지 않지만 277억 달러(약 30조 원) 가치로 평가받았던 슬랙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인공지능이나 로봇 같은 ICT 딥테크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B2B 스타트업들은 기업을 궤도에 올리기까지 인건비, 개발 비용 등이 당장 매출의 몇 배 이상 필요하기 때문에 외부 투자금 또는 대출이 필수입니다. SVB는 이들의 든든한 자금줄이었고, 더 나아가 B2B 스타트업 생태계의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고 평가받아요.
B2B 기술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역대급 삼중고에 빠진 셈이에요. 우선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급격히 변한 환경에 대처하려는 기업들이 고정비를 줄이며 많은 B2B 계약을 해지했고, 전반적인 스타트업 투자 자체가 줄어들었으며, 이제는 벤처 대출까지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죠.
스타트업 키우는 액셀러레이터도 타격 SVB 파산은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요.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라면 와이콤비네이터가 먼저 떠오르지만, YC는 워낙 투자도 많이 해서 주로는 벤처캐피털로 분류되는데요. 육성 쪽으로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는 테크스타즈(Techstars)입니다. 30억 달러(약 3조 9000억 원)의 가치에 트윌리오(Twilio)에 인수된 B2B 스타트업 센드그리드(SendGrid)를 비롯해 3500여 개 회사를 투자 및 보육했죠.
스타트업 보육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테크스타즈도 SVB에 상당한 자금을 기대고 있었어요. 2019년에는 SVB 그룹 등으로부터 4200만 달러(약 545억 원)를 투자받기도 했죠. 테크스타즈 보육과 SVB 대출을 연계하여 홍보하는 사업 파트너이기도 했고요. 때문에 SVB 파산이 테크스타즈의 스타트업 보육 활동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나와요.
위스콘신 기반으로 30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한 액셀러레이터 제너레이터(Gener8tor) 등 다른 액셀러레이터들도 SVB 파산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전해졌고요. 와이콤비네이터도 직원의 약 20%를 감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기 스타트업 보육 생태계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임을 드러냈어요. YC는 직원 감축이 SVB 파산과는 무관하며 훨씬 이전부터 계획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테크크런치는 같은 맥락에서 볼 수밖에 없는 소식이라고 짚었죠. 테크 기업 M&A 늘어날 듯이처럼 SVB 파산은 당장 다른 기업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요. 이런 영향은 기술 기업 인수합병(M&A)이 늘어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돼요. 피치북에 따르면 고금리 여파로 스타트업 투자가 대폭 줄어든 지난해에 기업 M&A는 오히려 늘어났는데요. 2021년 40,403건에서 지난해 44,377건으로 증가했죠. SVB 파산으로 인한 자금줄 위축은 더 빠른 기업 매각을 부추길 거라는 전망입니다.
컨설팅업체 포레스터(Forrester)의 스테파니 발로라스(Stephanie Balaouras) 부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재정적으로 취약해진 기술 스타트업들의 인수가 늘어날 것이며,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 이 틈을 타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러한 싸움에 뛰어들 것이라고 관측했어요. 특히 사이버 보안 분야,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 기업 인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입니다.
M&A도 어려운 기후테크 살리려면 그러나 기업에 인수되기도 어려운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있는데요. 바로 딥테크 및 기후테크 회사들입니다.
딥테크 및 기후테크 회사들은 기존 전통 기업들에게 혁신적인 효율을 더해주거나 탄소 배출 등 비용을 절감해주는 원천 기술을 개발하죠. 이런 기술은 미래에 아주 큰 가치를 지니지만 당장은 연구 개발이 필요한 데다가, 연구를 진행할 시설과 부지도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대출에 의존하는 정도가 큰 회사들이에요.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550개 이상의 기후테크 기업이 SVB와 거래하는 관계였다고 하는데요.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를 주도하는 VC 중 한 곳인 아스타노 벤처스(Astanor Ventures)의 공동창업자 에릭 아참보(Eric Archambeau)는 "(SVB 파산이) 기후테크 자금 조달에 커다란 구멍을 남겼다"고 말했죠. 기후테크 VC인 키코벤처스의 파트너 제이미 볼브라트(Jamie Vollbracht)는 “이번 위기는 장기적으로 혁신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자본이 많이 필요하고 리스크가 크지만, 잠재적으로 ‘혁명’적인 녹색 기술 개발에 문제가 생겼다”고 우려했어요.
이 때문에 기후테크처럼 사회적으로 중요한 기술 분야는 민간 금융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더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서 메탄 배출을 저감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회사 온보드다이내믹스의 리타 한센 CEO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정부 지원을 알아보거나 받아내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고 지적했어요.
그러면서 그는 현재 기후테크 분야에서도 수익성 높은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에 자금이 몰리는 VC 문법의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다양한 분야의 탄소 제거를 앞당기는 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죠. 민간 주도의 모험 자본이 아니라 정부 주도의 인내 자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예요.
한편 SVB 파산으로 인한 미국 벤처 금융 시장의 위축이 미국에서 나온 자금에 기대고 있던 다른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스타트업 및 VC, 그리고 아프리카의 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스타트업들에 직간접적인 여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여러모로 SVB 파산의 여진은 상당한 시간 동안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진동을 남길 것 같은데요. 현재 SVB의 역할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지만, 이전과 같지 않을 자금의 흐름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선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By 데니스 *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이야기를 전합니다. |
지난 3월 23일 결국 미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 간 틱톡의 CEO 추쇼우즈(Show Zi Chew)에게 의원들은 틱톡이 미국인들의 위치 정보, 생체 정보 등을 중국 정부에 넘길 가능성이 있고 이는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청문회에 몇 시간 앞서 중국 정부가 매각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기도 했었죠.
추쇼우즈는 "바이트댄스는 중국을 포함해 그 어떤 정부의 일도 대신 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앱의 보안과 안전성을 개선하겠다고 방어했지만 청문회는 틱톡을 내내 압박하는 자리였어요. 그리고 이제 틱톡의 '사용 금지'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미국에서만 1억 5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틱톡이 사용 금지 위기에 처하게 이유는 무엇일까요? 실제로 일반 사용자들의 기기에서도 금지될 수 있을까요? 만약 금지된다면 관련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중국 직원들이 미국 사용자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하고, 앱 내에 친중국 메시지를 퍼뜨리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등의 리포트는 계속 이어져 왔어요. 중국이 온라인에 허위 정보, 프로파간다를 퍼뜨릴 수 있고 이는 국가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미국은 틱톡을 막으려는 것이죠.
백악관은 지난 2월에 연방기관들에서 사용하는 정부 기기에서 30일 내로 틱톡을 삭제하라고 통보했는데요. 정부와 의회는 이제 미국 전역에서 사용되는 개인 기기에서도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시키려는 것이에요. 미국 정치권이 개인 기기에서 특정 앱의 사용을 막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관련 법안들까지 발의되면서 움직임은 커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반박도 통하지 않는 상황
더불어 틱톡은 소셜미디어로서, 사용자들이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해 왔어요. 다른 소셜미디어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잘 시행하고 있다면서요. 또 틱톡의 데이터를 미국 내 서버로 옮기는 작업인 일명 '프로젝트 텍사스'에 2년간 총 15억 달러를 투입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죠.
하지만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어요. 오라클이 이르면 8월부터 작업을 시작할 텐데 수천만 개 소스 코드줄을 단 5개월 만에 리뷰하기 불가능하지 않냐는 질문을 이어갔죠. 또 이런 미래의 조치가 아니라 현재 틱톡이 일으키는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고요.
개인 사용도 막을 수 있을까?
정치권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만, 아직 미국 정부와 의회는 개인 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명시하지 않았어요. 이미 다운로드된 앱을 막을 수 있는 방법도요.
실제로 경쟁사들은 벌써 반사효과를 잠깐 누리기도 했어요. 메타, 스냅챗, 핀터레스트 등은 틱톡이 청문회에서 우호적인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 후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죠.
물론 광고주들을 비롯한 홍보대행사, 크리에이터 대행사 등 틱톡을 둘러싼 시장의 이해관계자들은 틱톡이 금지될 가능성에 일단 기민하게 대비하고 있어요. 한 예로 초콜릿 제조사 허쉬의 미디어 담당자는 틱톡의 광고 효과가 높으나, 미국에서 사용 금지가 되면 유튜브 쇼츠에서 광고를 최적화하려고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죠.
사용 금지 관련 법안이 통과되고, 틱톡을 금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커져도 실제 금지에 이르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정부가 틱톡 금지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데에 많은 자원과 시간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요. 틱톡이 앞서 언급한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에 근거해 금지 조치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이는 장기간의 법정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은행이나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파산하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지진과도 같았던 이번 일의 여진이 곳곳으로 퍼지면서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죠. 오늘은 SVB 파산이 스타트업계에 어떤 연쇄작용으로 이어질 전망인지 짚어볼게요.
SVB는 신용도가 낮은 스타트업에게도 고정된 낮은 금리의 대출을 해주는 은행이었고, 미국 스타트업 절반 이상이 돈을 빌리거나 맡기는 은행이었죠. 당장 매출이 유의미하게 나오지 않아도 미래 가치가 큰 B2B 기술 기업들이 SVB를 애용했어요.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 기업, 딥테크 기업들이죠.
기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나 고급 기술을 판매하는 스타트업들은 개별 고객이 지급하는 비용, 즉 객단가는 크지 않지만, 해당 시장을 장악하는 독과점 판매자가 되면 매출뿐 아니라 전체 시장을 지배하는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높은 기업 가치로 평가받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무료이고 유료 고객 1명당 객단가도 월 10달러가 되지 않지만 277억 달러(약 30조 원) 가치로 평가받았던 슬랙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인공지능이나 로봇 같은 ICT 딥테크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B2B 스타트업들은 기업을 궤도에 올리기까지 인건비, 개발 비용 등이 당장 매출의 몇 배 이상 필요하기 때문에 외부 투자금 또는 대출이 필수입니다. SVB는 이들의 든든한 자금줄이었고, 더 나아가 B2B 스타트업 생태계의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고 평가받아요.
그러나 SVB 자체가 이제는 파산한 데다가 이 영향으로 벤처 대출(venture debt) 시장 전체가 쪼그라들어서, B2B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이 위축될 우려가 나오고 있죠.
B2B 기술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역대급 삼중고에 빠진 셈이에요. 우선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급격히 변한 환경에 대처하려는 기업들이 고정비를 줄이며 많은 B2B 계약을 해지했고, 전반적인 스타트업 투자 자체가 줄어들었으며, 이제는 벤처 대출까지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죠.
스타트업 키우는 액셀러레이터도 타격
SVB 파산은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요.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라면 와이콤비네이터가 먼저 떠오르지만, YC는 워낙 투자도 많이 해서 주로는 벤처캐피털로 분류되는데요. 육성 쪽으로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는 테크스타즈(Techstars)입니다. 30억 달러(약 3조 9000억 원)의 가치에 트윌리오(Twilio)에 인수된 B2B 스타트업 센드그리드(SendGrid)를 비롯해 3500여 개 회사를 투자 및 보육했죠.
스타트업 보육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테크스타즈도 SVB에 상당한 자금을 기대고 있었어요. 2019년에는 SVB 그룹 등으로부터 4200만 달러(약 545억 원)를 투자받기도 했죠. 테크스타즈 보육과 SVB 대출을 연계하여 홍보하는 사업 파트너이기도 했고요. 때문에 SVB 파산이 테크스타즈의 스타트업 보육 활동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나와요.
위스콘신 기반으로 30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한 액셀러레이터 제너레이터(Gener8tor) 등 다른 액셀러레이터들도 SVB 파산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전해졌고요. 와이콤비네이터도 직원의 약 20%를 감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기 스타트업 보육 생태계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임을 드러냈어요. YC는 직원 감축이 SVB 파산과는 무관하며 훨씬 이전부터 계획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테크크런치는 같은 맥락에서 볼 수밖에 없는 소식이라고 짚었죠.
테크 기업 M&A 늘어날 듯
이처럼 SVB 파산은 당장 다른 기업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요. 이런 영향은 기술 기업 인수합병(M&A)이 늘어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돼요.
피치북에 따르면 고금리 여파로 스타트업 투자가 대폭 줄어든 지난해에 기업 M&A는 오히려 늘어났는데요. 2021년 40,403건에서 지난해 44,377건으로 증가했죠. SVB 파산으로 인한 자금줄 위축은 더 빠른 기업 매각을 부추길 거라는 전망입니다.
컨설팅업체 포레스터(Forrester)의 스테파니 발로라스(Stephanie Balaouras) 부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재정적으로 취약해진 기술 스타트업들의 인수가 늘어날 것이며,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 이 틈을 타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러한 싸움에 뛰어들 것이라고 관측했어요.
특히 사이버 보안 분야,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 기업 인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입니다.
M&A도 어려운 기후테크 살리려면
그러나 기업에 인수되기도 어려운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있는데요. 바로 딥테크 및 기후테크 회사들입니다.
딥테크 및 기후테크 회사들은 기존 전통 기업들에게 혁신적인 효율을 더해주거나 탄소 배출 등 비용을 절감해주는 원천 기술을 개발하죠. 이런 기술은 미래에 아주 큰 가치를 지니지만 당장은 연구 개발이 필요한 데다가, 연구를 진행할 시설과 부지도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대출에 의존하는 정도가 큰 회사들이에요.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550개 이상의 기후테크 기업이 SVB와 거래하는 관계였다고 하는데요.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를 주도하는 VC 중 한 곳인 아스타노 벤처스(Astanor Ventures)의 공동창업자 에릭 아참보(Eric Archambeau)는 "(SVB 파산이) 기후테크 자금 조달에 커다란 구멍을 남겼다"고 말했죠.
기후테크 VC인 키코벤처스의 파트너 제이미 볼브라트(Jamie Vollbracht)는 “이번 위기는 장기적으로 혁신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자본이 많이 필요하고 리스크가 크지만, 잠재적으로 ‘혁명’적인 녹색 기술 개발에 문제가 생겼다”고 우려했어요.
이 때문에 기후테크처럼 사회적으로 중요한 기술 분야는 민간 금융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더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서 메탄 배출을 저감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회사 온보드다이내믹스의 리타 한센 CEO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정부 지원을 알아보거나 받아내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고 지적했어요.
그러면서 그는 현재 기후테크 분야에서도 수익성 높은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에 자금이 몰리는 VC 문법의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다양한 분야의 탄소 제거를 앞당기는 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죠. 민간 주도의 모험 자본이 아니라 정부 주도의 인내 자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예요.
한편 SVB 파산으로 인한 미국 벤처 금융 시장의 위축이 미국에서 나온 자금에 기대고 있던 다른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스타트업 및 VC, 그리고 아프리카의 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스타트업들에 직간접적인 여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여러모로 SVB 파산의 여진은 상당한 시간 동안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진동을 남길 것 같은데요. 현재 SVB의 역할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지만, 이전과 같지 않을 자금의 흐름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선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이야기를 전합니다.
스튜디오와 제휴한다면 홍보, 마케팅에 대한 추가 금액도 필요해요. 블룸버그는 영화 스튜디오들이 하나의 큰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서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도 사용한다면서, 애플이 새로운 쇼나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쓰던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했어요.
그럼에도 애플이 극장용 영화에 투자하는 건 할리우드를 통해 콘텐츠를 인정받고 인지도를 높이고, 결국엔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예요.
오리지널 콘텐츠는 줄어드는 추세
자신의 스트리밍 서비스에만 독점적으로 콘텐츠를 공개하는 것이 의미 있는 가치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걸 이제 경험으로 깨달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HBO맥스)는 앞으로 영화관에서 독점적으로, 혹은 먼저 개봉하는 영화를 더 많이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어요. 파라마운트(파라마운트+)와 디즈니(디즈니+)도 마찬가지고요.
새로운 국면 맞이한 스트리밍 산업
그렇지만 이는 사람들이 더 이상 스트리밍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미국에서 1월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는데 쓴 시간은 1년 전보다 31.8% 증가했어요. 새로운 히트작이 없어도, 사람들은 이미 공개됐던 콘텐츠들을 보는데 시간을 쓰고 있죠.
* 미디어 산업의 이슈를 두루 살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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