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략히 짚어보고 갈 '계획들'

1. 룰루레몬의 성장 계획, 2. 맥도날드의 계획, 3. 애플의 인도 생산 계획, + 구글의 제미나이 조작
2023년 12월 10일 일요일
오늘은 한 주의 뉴스 중 주요하게 살펴볼 '계획들'을 꼽아봤습니다. 우선 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룰루레몬이 앞으로 가진 계획은 무엇일지 살펴봅니다. 정확했던 [조디의 리테일 우화]의 분석도 다시 함께 보면서요. 이어서 맥도날드가 떠들썩하게 발표한 큰 계획,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 계획도 간략히 짚어볼게요.

[리테일] #신발시장진출?
1. 룰루레몬이 계속 성장하려면
룰루레몬이 올해 3분기에도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세를 이어가는 중이에요. 지난 10월 29일 기준으로 끝난 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 19%가 증가했습니다. 이번 분기 매출은 22억 달러(약 2조 9050억 원)를 조금 넘었습니다.

이 수치가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경기가 하강 흐름을 타면서 애슬레저 룩을 포함한 운동복 시장의 판매는 전체적으로 6% 감소했기 때문이죠. 룰루레몬 주가는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지난 금요일을 마감했어요. 올해만 주가가 50% 이상 올랐죠. 

룰루레몬은 여성 레깅스로 시작해 남성 팬츠로 그 인기를 이어왔습니다. 여성 운동복 시장을 이끈 이래 남성복이 지속 성장을 이끌어왔죠. 앞으로는 또 어떤 성장 드라이버를 만들고 있을까요?
아직 신발 제품에는 특별한 점이 없습니다. 
룰루레몬이 풀어온 문제들
룰루레몬은 설립 이후 고객이 불편하다고 느낀 문제를 계속 풀어오면서 성장했습니다. 요가복을 대중화 시켰던 것은 그전까지 다른 운동복이 풀지 못했던 '카멜 토(Camel Toe(낙타 발굽)) 혹은 와이존 문제'를 풀었기 때문이라고 (현재는 회사 경영 일선에 없는) 설립자인 칩 윌슨은 자서전 성격이 짙은 자신의 책 <룰루레몬 스토리>에서 밝히죠. 이 문제를 풀었기에 룰루레몬의 레깅스를 사람들이 쇼핑몰이건 커피숍이건 어디서건 입고 다니게 되었고, 브랜드가 자리잡는 결정적 계기로 분석되기도 합니다. 

리테일 시장분석 전문가인 [조디의 리테일 우화] 성장 기본언어: 룰루레몬 편를 통해서도 룰루레몬이 성장한 핵심을 아래와 같이 전해드렸는데요.

"룰루레몬의 성공은 요가의 주 소비층인 여성들의 까다로운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제품에 반영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서 이렇게 표현하니 단순해 보이는 비결이지만, 가장 먼저 시장을 발견하고 만들었던 것이다"

이후 남성 시장에서도 룰루레몬은 'ABC 팬츠'를 통해 히트를 치죠. ABC는 Anti-Ball Crushing의 약자로 공이 뭉개지는 것을 방지하는 팬츠라는 의미입니다. 즉, 남성들이 편안하게 입으면서도 일을 하거나 약속을 위해 외출할 때도 입는 스타일리시한 바지입니다. 2014년에 출시한 이후 룰루레몬의 남성복 라인은 계속 성장해 현재는 전체 사업의 25%를 차지합니다.

앞으로 풀어갈 문제는 무엇?
우선, 또 한 번 [조디의 리테일 우화]의 대목을 살펴보겠습니다. 결론의 이야기인데요.

"사실 2026년까지 이 기업의 성장은 어느 정도 담보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요가복(레깅스)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아우터 등 기능성이 강조된 다양한 제품들로 일상복으로 활용이 가능한 품목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레깅스와 같은 요가복, 즉 스포츠웨어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훨씬 더 큰 시장으로의 침투를 의미하며, 다른 시장을 침투하며 보여주는 구조적인 성장은 경기 변동(하강 국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잘 피해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만들어 온 사업 모델과 재무 구조만 봐도 당분간의 성장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룰루레몬의 분기별 성장률이 2021년 이후 운동복 시장 전체를 계속 뛰어넘고, (조디의 리테일 우화에서도 짚었듯이) 최근까지도 18~20% 선을 유지하는 모습을 짚었는데요.

이제 모두가 룰루레몬을 통해 바라보고 있는 것은 이들이 나이키에 버금가는, 아니 뛰어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인듯 합니다. 

아주 큰 문제, 풀 수 있을까?
보정 속옷을 비롯해 체형을 보완해 주는 새로운 의류 라인인 쉐이프웨어(shapewear) 트렌드에는 뒤늦게 뛰어들었습니다. 지난 10월에 관련 라인을 출시했는데, 쉐이프웨어 흐름은 이미 킴 카다시안이라는 소셜미디어 메가 인플루언서가 론칭한 스킴스(SKIMS)를 비롯한 새로운 브랜드들이 시장을 잡은 형세입니다. 물론 룰루레몬의 전문인 레깅스를 비롯한 애슬레저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고, 룰루레몬이 충분히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분야로 보이지만 흐름을 뒤따라가는 형국은 낯설어 보입니다. 

최근에는 지난 2020년 6월에 5억 달러(약 6600억 원)를 주고 인수했던 홈피트니스 기구인 미러(Mirror)의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펠로톤의 인기에 힘입어 함께 성장했던 미러인데, 이제 미러는 중단하고 펠로톤과 파트너십을 맺어 피트니스 콘텐츠를 만들 계획입니다. 팬데믹 이후 홈피트니스 열풍이 사그러든 영향이고, 현재로서는 홈피트니스 시장에서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현실을 마주한 것입니다.

현재 룰루레몬이 보고 있는 진정 바라보고 있는 큰 시장은 역시나 신발입니다. 이미 2022년에 여성 신발 라인은 론칭을 했고, 2024년에 남성 신발도 론칭할 계획이죠. 과연 스니커즈 시장에서도 '고객의 문제'를 푸는 제품을 가지고 나올 수 있을까요? 그리고 신발이 정수인 나이키와 같은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장기적으로 나이키를 뛰어넘겠다면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할 테지만, 스포츠 의류 시장에서 룰루레몬의 성공은 설립자인 칩 윌슨의 장인정신과 전문성이 만들어냈고, 이후 이어져 온 성공도 뛰어난 제품을 먼저 잘 만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상대적으로 뛰어나지 않았던 분야였죠. 룰루레몬이 신발 시장에서 경쟁을 하겠다는 것은 (당연히) 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시장 크기와 향후 성장성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과연 이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이제는 진정 큰 브랜드로 자리 잡은 이들이 먼저 어떤 고객의 어떤 문제를 풀겠다고 할 지 지켜봐야할 시점인 듯 합니다.

[푸드체인] #성장전략
2. 맥도날드 확장의 의미는?
맥도날드가 현재 전 세계 41,198개인 매장 수를 2027년까지 5만 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확장 계획을 발표했어요.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른 페이스로 성장하겠다는 거대 푸드 체인 사업의 선포라서 놀라운 뉴스가 되었는데요. 여기에 더해 코스믹(CosMc's)이라는 (스타벅스와 경쟁할) 음료 체인도 곧 오픈한다고 알렸죠. 

한국에서는 최근 맥도날드 매장 수가 계속 줄어오기도 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지금 이 시점에 왜 이렇게 큰 계획을 실행하겠다는 것일까요?
핵심을 담았고, 말이 되는 성장 전략입니다. (이미지: 맥도날드)
실적 향상이 지속되는 상황
맥도날드는 지난 1분기부터 실적 회복세가 두드러졌고, 이번 3분기에는 전 세계 동일매장 매출이 8.8%나 증가했다고 알렸죠. 전체 매출 66억 9200만 달러(약 8조 8340억 원)로 전년 대비 14%, 순수익도 23억 1700만 달러(약 3조 원)로 17%나 증가했고요. 맥도날드는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 가운데 맥도날드의 제공하는 상품과 그 가치가 빛을 발한다고 했는데, 이는 다른 말로 모든 것이 비싸지면서 맥도날드와 같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패스트푸드 체인을 찾는 고객들이 더 늘었다는 이야기이죠.

맥도날드는 현재 경기가 하강하는 기류 속에서 판매가 늘어나는 흐름을 이용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외식업의 흐름이 또 바뀔 수 있음을 보는 것이고, 이를 주도하겠다는 의도로도 읽혀요. 특별한 성장세와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지난 몇 년간의 모습을 뒤로하고, 새로운 성장 전략을 시도하겠다는 것이죠.

핵심은 버거, 치킨 그리고 커피?
맥도날드의 핵심 사업 중에는 늘 커피가 있었습니다. 2019년에 발표한 맥도날드의 성장 전략 "아치를 가속하자(Accelerating the Arches)"에는 성장 기둥으로 꼽은 "핵심에 집중하자" 항목에는 버거와 치킨과 함께 커피가 적혀있죠. 마진이 많이 남으면서 그 규모가 (굉장히 다양하게 측정되지만) 1000억 달러(약 132조 원)가 훨씬 넘는 커피 시장을 맥도날드가 놓치지 않겠다는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맥플러리 같이 커피와 함께 묶이는 디저트 메뉴에도 늘 집중해 온 것은 사실이죠)

코스믹이라는 체인을 실험적으로 열고 향후 확대 가능성을 보겠다고 한 것을 포함한 이번 발표는 맥도날드라는 거대 레스토랑 체인이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타겟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지금과 같이 경기가 하강하는 시기에) 스타벅스와 같은 체인보다 저렴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자신들의 장점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도 보여집니다. 

경기 하강은 오랜만의 새로운 기회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타코벨, 피자헛 등을 소유한 염 브랜드(Yum Brands) 그리고 버거킹을 소유한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 모두 최근 지속 성장하는 실적을 냈습니다. 이 중에서도 맥도날드가 단연 돋보이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죠.

맥도날드는 경기가 하강하는 흐름을 오랜만에 찾아온 새로운 기회라고 여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전 세계적으로 핵심 시장에서 모바일을 통한 배달 서비스도 30% 이상 증대하고, 구글 클라우드와 협업해 생성 AI를 적용한 자동화에도 투자할 것이라는 여러 내용을 포함했는데, 이는 경쟁사들보다 새로운 흐름을 적용하는 데서도 앞서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맥도날드 매장이 늘어나는 흐름과 앞으로는 경기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빅테크] #중국생산분산
3.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 계획
인도 시장 휴대폰 점유율 현황 (데이터: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파이낸셜타임스)
인도 시장에서 애플의 판매 비중은 4%에 불과하지만, 판매 가치 비중은 18%를 차지한다. 인도 생산 확대는 인도 시장에서의 판매 비중을 더 늘리는 것이기도 하다.
애플이 앞으로 2~3년 내 인도에서 5000만 대가 넘는 아이폰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졌어요. 지금까지 중국에 집중되어 있는 아이폰 생산을 분산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지만, 이렇게 야심 찬 계획이 구체적으로는 처음 알려졌는데요.

팍스콘을 비롯 애플의 제품 생산 파트너들에 의하면 인도에서의 생산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고, 확장을 위한 계획이 진행 중이라는 점까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연간 총 2억 2000만 대가 생산되는 아이폰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 중이었는데, 인도에서 5000만 대 이상이 생산되면 거의 25%의 생산 이전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 비율은 더 높여갈 것으로 계획 중이라고 하고요. 

그간 인도에서의 생산 품질에 대한 걱정이 컸는데, 올해부터 인도 생산 제품이 1차 판매부터 투입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생산을 위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죠.

  • 일단 핵심 파트너인 팍스콘의 인도 투자는 (애플 공장에 대한 투자를 포함해) 최초 15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확인되었어요.
  • 일본의 배터리 메이커인 TDK는 인도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에 들어갈 배터리셀을 만들 공장을 인도에 짓기로 했고, 2025년부터 생산이 시작될 계획입니다.
  • 인도 거대 기업인 타타의 타타 일레트로닉스는 기존의 애플 파트너인 대만 윈스트론(Winstron)의 인도 공장을 매입해 첫 번째 로컬 생산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물론 향후에도 애플의 인도 생산 비중은 5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인도 내 전반적인 공급 체인이 완성되어 가는 중이고, 그간 지적되어 온 중국 리스크를 줄이는 작업이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는 곧 다른 제조사들은 인도 시장에서 더 큰 경쟁에 맞닥뜨린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AI] #Gemini
4. 조작된 제미나이 영상의 의미
구글은 "데모 시연을 위해 응답 속도를 높였다"라는 설명은 했습니다. (이미지: 구글 유튜브 영상 캡처)
공개된 이후 큰 화제가 되었던 구글의 제미나이 데모 영상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죠. 발전된 멀티모달(Multi-modal) AI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정지 이미지와 텍스트를 사용했다는 것을 숨기고, 제미나이가 영상 속 그림을 그리는 모습과 목소리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편집한 것이었죠.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유려한 영상이었기에 사람들은 열광했는데, 이내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또 많은 이들이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른 모델들은 아직 할 수 없는) 그림이 그려지는 모습을 보고 추론을 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전보다 발전된 모습의 제품을 들고 나왔는데 구글이 왜 굳이 이런 무리수를 두면서 제품 출시의 의미를 반감시켰는지 비판을 받았습니다. 

여담으로 이번 제미나이 출시에는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도 직접 코딩에 참여하는 열의를 보여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이후 구글이 느끼는 위협을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물론 구글이 마케팅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데모 영상 조작이 그 효과를 반감 시켰습니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그만큼 마음이 급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니면 너무 거대해진 구글은 이제 각 조직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불투명한 일들을 걸러내지 못할 기업이 된 것일까요? 시장의 판도를 확 바꾼 오픈AI와 이를 지원하는 빅테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모습도 놀랍지만, 여러모로 헤메이는 모습의 구글에 많은 사람들이 또 놀라고 있습니다.

오늘 커피팟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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