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겨울은 이제 시작?

1. 스타트업의 겨울, 2. 인도의 석탄, 3. 미국의 중국 전기차 견제
2023년 12월 12일 화요일
오늘은 작년부터 이어지는 스타트업의 겨울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숫자들을 보고요. 이어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만들어낸 이슈 중에서도 인도가 석탄을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한 이유, 그리고 미국이 전기차 공급망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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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금리가오르기시작하고 
1. 스타트업의 길고 긴 겨울
작년부터 이어진 스타트업들의 고난은 계속되는 중입니다. 올해 들어 더 혹독한 겨울을 맞이했고요. 2022년부터 오르기 시작한 금리는 금새 세상 풍경을 많이 달라지게 했지만, 스타트업계의 풍경은 특히 많이 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미국에서만 벤처 투자를 받은 3200여 개의 스타트업이 파산을 하거나 문을 닫았다는 결과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가 피치북에 의뢰해 얻은 데이터로 나온 결과인데요. 이 회사들이 모은 자금은 272억 달러(약 35조 7700억 원)에 달합니다. 피치북은 많은 회사들이 조용히 사업을 정리하기 때문에 이 숫자도 보수적으로 산출되었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추위를 버틸 남은 성냥(자금)이 얼마 없는 상황이에요.  
구체적인 숫자로 드러난 현실
터지지 않았던 버블은 이미 작년부터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실제적인 모습과 여파가 크게 드러난 것은 더는 투자를 받지 못해 자금이 마른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으로 많아지기 시작한 올해부터입니다. 문을 닫은 대표적인 회사들의 면면도 우울한 전망이 당분간 사실로 이어질 것을 말해주고 있죠.

  • 대표적인 회사로는 470억 달러(약 61조 8000억 원)의 뻥튀기 가치평가를 바탕으로 기업공개를 하려다가 실패한 후 최근에 예상된 파산을 한 위워크가 있습니다. 이들은 총 110억 달러(약 14조 4700억 원)의 투자를 받았죠. 
  • 요즘에도 길거리에서 많이 보이는 전동 스쿠터 붐을 이끌며 7억 7600만 달러(약 1조 원)의 투자를 받았던 버드(Bird)는 지난 9월에 상장폐지가 되었어요. 현재 가치는 700만 달러(약 92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창업자인 트래비스 밴더잰덴이 지난 2021년에 2200만 달러(약 290억 원)를 주고 산 맨션보다도 훨씬 낮은 가치라고 뉴욕타임스는 꼬집었죠.
  • 팬데믹 와중에 큰 투자를 받았던 버추얼 이벤트 스타트업인 호핀(Hopin)은 총 16억 달러(약 2조 1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고, 한 때 76억 달러(약 9조 9960억 원)의 가치를 받았는데, 얼마 전 주요 사업을 1500만 달러(약 197억 원)에 매각했어요. 
  • 최근에는 89억 달러(약 11조 7000억 원)의 가치 평가를 받은 치과 치료에 특화한 텔레헬스 스타트업 스마일다이렉트클럽(SmileDirectClub)이 파산을 신청한 이후 아예 문을 닫기로 해 업계에 또 한 번 충격을 줬고요.
  • 이들 외에도 8억 5200만 달러(약 1조 1200억 원)를 모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올리브AI, 9억 달러(약 1조 1830억 원)를 모은 물류 스타트업인 콘보이(Convoy), 6억 4700만 달러(약 8510억 원)를 받은 주택건축 스타트업인 비브(Veev) 등이 최근에 파산 혹은 아예 문을 닫은 큰 스타트업들입니다.

이들 외에도 각 분야에서 손에 꼽히던 스타트업들의 실패는 계속 이어졌어요. 그리고 아직 실패는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들이 계속되는 중입니다. 

금리가 오르자 달라진 현실
금리가 지금처럼 높지 않았던 시절, 아니 아주 낮았던 시절에는 벤처캐피털도 스타트업도 자금을 수혈하는 데 부담이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사용자를 모으고, 트래픽을 보여주면 언젠가는 "적정한 사업 모델을 입히면서 돈을 벌 수 있겠지"라는 희망이 지속되었죠. 

이 기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대략 2011년 즈음, 확장하는 모바일 시대에 구글과 페이스북 이후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트업들이 계속 탄생하면서이죠. 이내 '유니콘'이라는 명칭이 자리 잡고, 십수 개이던 유니콘은 어느새 전 세계에 1000개를 넘어가게 되었죠. 하지만 이런 황금기는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2022년 3월까지만 딱 이어졌습니다.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이후 추가 투자는 일찍이 멈추었고 제대로 된 사업 모델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돈이 떨어져 문을 닫거나, 조금이라도 남은 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면서 문을 닫는 중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의 호시절은 갑작스레 끝이 났고, 그 여파가 이제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요.

AI 투자는 (물론) 계속되는데
작년 말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AI 투자 증대는 물론 계속되는 중입니다. 지난 8월 말에 크런치베이스가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2023년 미국의 전체 벤처 투자 금액 중 25%가 AI 관련 스타트업으로 갈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AI 스타트업에 대한 절대적인 투자 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닙니다. 2021년에 약 3420억 달러(약 450조 원)가 넘은 미국의 스타트업 투자는 2022년에 2155억 달러(약 283조 4470억 원)로 줄었어요. (전 세계적으로는 2021년 6810억 달러(약 895조 7200억 원)의 투자가 2022년에 4450억 달러(약 585조 3080억 원)로 줄어들었어요) 2023년은 전체적인 투자 금액이 작년 대비해 50%가 훨씬 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AI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그 금액이 증가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AI 투자 비중은 계속 커지면서 AI 열풍이 불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장이지만, 전체적인 벤처 투자 시장의 분위기가 어떤지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하죠. 아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겨울 속에서 버티는 이들과 버티지 못하는 이들의 희비가 매일 엇갈리는 중입니다. 

[에너지] #COP28 #재생에너지
2. 인도가 석탄을 끊으려면
현재 두바이에서 폐막을 앞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가장 큰 화두는 합의문 초안에서 모든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빠졌다는 것인데요. 석탄과 가스 그리고 석유까지 포함한 화석 연료의 퇴출을 합의문에 명시하기에는 반대가 거셀 것이라는 예상이 컸습니다. 현재 대표적인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이번 의장국인 UAE도 문구를 빼라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후문도 이어지는 중이죠.

이보다 앞서 화제가 되었던 사항은 인도가 중국과 함께 '글로벌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선언(Global Renewables and Energy Efficiency pledge)'에서 빠지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인도 역시 지속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필요함을 피력했고, 이를 늘려가겠다고 해왔지만 이번 선언에 새로운 석탄 발전 투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자 발을 뺐어요.

왜 그랬을까요? 
이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 세계에 아주 중요해졌어요. (데이터: 우드맥킨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
모두가 인지하듯이 기후위기 대응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도가 현재 전력 발전의 70%가 넘는 비중을 의존하는 석탄을 끊어내기는 부담스럽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에너지 시장 조사 기관인 우드맥킨지에 의하면 지난 5년간 470억 달러(약 61조 8500억 원)의 클린 에너지 관련 투자를 받았지만, 인도가 (2050년이 아닌) 207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총 1조 4000억 달러(약 1842조 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연간으로 환산하면 280억 달러(약 36조 8500억 원)에 이릅니다.

몇 년 전부터 인도는 자국을 가장 큰 재생에너지 시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을 세웠어요. 최근에는 특히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투자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금리 인상 추세가 전반적인 신규 재생에너지 투자를 주춤하게 만들었고, 인도가 끊어내려던 석탄을 끊어내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자본이 필요한 것
현재 인도에는 25기가와트에 이르는 석탄 발전소가 세워지는 중이고, 앞으로 29기가와트가 추가로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인도는 자국 석탄을 값싸게 발전소에 공급하고 있고, 석탄이 현재 경제 발전에 따라 늘어나는 전기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반면 태양 에너지의 설치는 2022년에 비해 47%나 떨어진 상황이에요. 인도에서 현재 균등화된 태양광 발전 비용은 이미 석탄보다 25% 저렴하다고 알려졌고, 태양 에너지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떨어지고 있는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는 송전 설비 등 새로운 에너지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한 이유가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큰돈이 들어가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죠. 재생에너지 투자와 공급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기반을 만들어야 하고요.

앞서 개발을 한 국가들과 기업들의 인도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도는 말하고 있기도 하는 것입니다. 물론 투자 기회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인도의 역할이고요.

[전기차] #IRA업데이트
3. 미국의 중국 견제는 커지지만
유럽에서 인기 있는 중국의 MG 전기차예요. 현재 영국에서는 테슬라 다음으로 잘 팔리는 전기차이죠. (이미지: MG)
미국이 자국 중심의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힘을 싣는 확실한 조치를 발표했어요. 미 정부는 작년 8월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일부 국가'와 연관된 곳에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 및 부품이 포함된 전기차는 7500달러의 세금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그 후속 조치로 지난 12월 1일 중국을 핵심으로 포함한 '외국 우려 실체(Foreign Entity of Concern, FEOC)'에 대한 상세 해석규칙(안)을 발표했죠

이처럼 전기차 산업에 있어서는 후발 주자인 미국의 중국 견제는 계속 커질 예정인데요. 중국이 세계 곳곳에 앞서 구축한 전기차 공급망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까요? 

[리테일] #신발시장진출?
4. 룰루레몬이 계속 성장하려면
아직 신발 제품에는 특별한 점이 없죠.
룰루레몬이 올해 3분기에도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세를 이어가는 중이에요. 지난 10월 29일 기준으로 끝난 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 19%가 증가했습니다. 이번 분기 매출은 22억 달러(약 2조 9050억 원)를 조금 넘었습니다.

이 수치가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경기가 하강 흐름을 타면서 애슬레저 룩을 포함한 운동복 시장의 판매는 전체적으로 6% 감소했기 때문이죠. 룰루레몬 주가는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지난 금요일을 마감했어요. 올해만 주가가 50% 이상 올랐죠. 

룰루레몬은 여성 레깅스로 시작해 남성 팬츠로 그 인기를 이어왔습니다. 여성 운동복 시장을 이끈 이래 남성복이 지속 성장을 이끌어왔죠. 앞으로는 또 어떤 성장 드라이버를 만들고 있을까요?

[금융] #부엉이의차트피셜
5. 찰리 멍거의 투자 인생 101
1988년 사진이다. 당시 64세였다. (이미지: 월스트리트저널)  
버크셔 해서웨이의 찰리 멍거는 워런 버핏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인물이었습니다. 물론 투자자로서의 그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이었지만, 투자의 삶을 살면서 인생철학을 터득한 그의 지혜를 갈구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검색 한번 하면 나오는 그의 수많은 어록은 이를 뒷받침하고요.

99세의 나이에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 나와 위트를 던진 그의 모습은 이제 더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어록뿐만 아니라 그 어록을 만든 행적들은 이제는 좋은 유산이 되어 사람들에게 또 전해질 텐데요.

버크셔 해서웨이와 두 파트너의 전문가인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그의 최근 행적을 정리해 보고, 그 의미와 더불어 앞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래 행보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수많은 부고 기사와 추모의 글 그리고 그의 투자 인생을 정리하는 글들은 이미 쏟아졌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늘 담백하게 재치 있는 이야기를 날리던 그의 모습처럼, 객관적으로 그가 남기고 가는 자산을 짚습니다. 이성적이고, 유연했던 그의 사고방식을 또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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