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버스' 전기차의 미션

1. 커지는 기후테크 투자, 2. 인스타그램의 NFT 도입, 3. 폭스바겐의 승부수?
2022년 3월 22일 화요일
오늘은 탄소배출권보다는 기후테크에 투자하는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보고요.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들의 NFT 도입은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전기차로 부활한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의 미션은 무엇인지 살펴볼게요.

[기후테크] #탄소배출권 #부당거래

1. 탄소배출권 대신 기후테크 투자

라임 팀버라는 미국 회사가 있습니다. 150만 에이커(약 18억 평)의 삼림을 소유한 목재회사인데요. 이 회사의 CEO 짐 우르드퀸(Jim Hourdequin)이 며칠 전 블룸버그에 양심 고백을 했어요. 본인 회사가 사실 ‘가짜 탄소배출권’을 팔아왔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탄소배출권보다 직접 기후테크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요.
업계에 울린 한 CEO의 양심고백 
"삼림을 이용한 탄소배출권은 가짜가 많다"는 것이 짐 우르드퀸이 이야기하는 현재 탄소배출권 시장의 핵심 문제에요. 라임 팀버는 미국에서 산림 탄소 상쇄 제도의 주요 참여자입니다. 이 제도로 기업·기관은 산림의 탄소흡수량을 구매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인증받을 수 있어요. 쉽게 말하면 기업이 돈을 써서 간접적으로 나무 심은 효과를 내게 하는 탄소중립 실천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있는 제도예요. 

라임 같은 산림 소유주로부터 기업이 탄소흡수량을 구매하면, 산림 소유주는 그만큼 목재 수확량을 줄이거나 새 나무를 심어요. 이론적으로 기업의 지출이 탄소 감축으로 이어지죠. 라임 팀버는 관리하는 삼림의 약 15%(2억 7천만 평)를 산림 탄소시장에 내놓아 최근 2년간 5300만 달러(약 660억 원)를 벌었다고 해요.

이 제도가 성립하려면, 한번 판매된 산림은 중복 거래될 수 없어야겠죠. 특정 면적만큼의 산림이 창출하는 탄소흡수량을 이미 구매한 곳이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라임 CEO는 사실상 중복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 회사는 2007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광대한 토지를 인수했는데, 이때 약 5000에이커(600만 평)를 보호하기로 약속하면서 테네시주로부터 보상을 받았어요. 희귀종 새 서식지 보호 등을 위해 해당 숲은 벌목하지 않기로 계약했죠. 소유권은 라임이 그대로 가지고요. 그런데 몇 년 뒤에 한 탄소 프로젝트 측에서 찾아와 "그 숲을 이용해서 추가로 돈을 벌 수 있다"고 귀띔했다네요. 그리고 실제로, 테네시의 이 숲에 해당하는 탄소 흡수량을 캘리포니아 탄소 시장에서 팔 수 있었다고 합니다. 구매자는 석유회사 쉐브론이었다고 하고요.

라임 CEO에 따르면, 절벽 지대여서 원래 벌목이 불가능한 숲도 산림 탄소 시장에 팔 수 있다고 해요. 추가적인 탄소 절감 효과가 없는데, 봉이 김선달이 강물 팔아먹듯 돈을 벌 수 있는 거죠. 블룸버그의 다른 보도에 따르면 월트디즈니,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도 이렇게 '가짜 탄소흡수량'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있다네요.


말 많은 탄소 시장에 찾아오는 규제

탄소배출권(carbon credit)은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 권리 또는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했다는 인증서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죠. 실물을 짓도록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반발이나 비용도 클 테니, 자본주의적 방법으로 기후변화 저지에 동참하도록 유인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장에 친환경 발전시설을 구축하는 대신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탄소배출권의 대표 사례죠. 그런데, 당연히 인증서 거래보다는 실제 발전기 자체를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게 친환경 효과는 더 크겠죠.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도 생긴 지가 벌써 20년이 다 돼가다 보니, 라임 CEO의 고백처럼 시장 교란 행위도 적발되고 있고요.

"우리, 친환경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기업은 늘어나는데 실제 친환경 효과에 대한 의문이 자꾸 제기되니까, 규제당국에선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모든 상장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은 스코프 1~3으로 분류하는데 스코프1은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 스코프2는 전력 사용 등으로 간접 배출하는 온실가스, 스코프3는 한 기업의 제품이 생산·유통·소비·폐기되는 전체 밸류체인에서 발생되는 모든 배출량을 가리켜요. 미국 SEC가 스코프3까지 의무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확정하면 (물론 그 내용과 범위에 따라서) 전 세계에 미칠 파장이 크죠.

미국 최대 기업단체인 미국상공회의소(The U.S. Chamber of Commerce)는 당국이 스코프3 공시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주장해왔어요. 반대로 환경단체들은 엑손모빌 같은 석유 기업의 경우 탄소배출량의 85%가 스코프3에 해당한다면서 스코프3 포함을 요구하고 있고요.


그래서 '테크' 투자에 눈 돌리는 기업들

어쨌든 라임 팀버의 양심고백이나 규제 동향 등을 봤을 때, 친환경 관련 규제와 감시가 점점 더 치밀해지고 있다는 건 틀림없는 듯해요.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시장의 다른 한편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어요.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집계해주는 스타트업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거예요.

탄소 회계 소프트웨어로 기업의 환경 관련 영향을 계산해주는 워터쉐드(Watershed) 같은 스타트업이 대표적인데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세쿼이아캐피털의 리드로 7000만 달러(약 840억 원) 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 1조 원(10억 달러)을 인정받아 유니콘 스타트업에 등극했답니다. (관련 소식을 커피팟에서도 전해드렸었죠 : 실리콘밸리 거물들의 기후테크 투자)

벤처캐피털 투자 관련 전문 리서치 업체인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탄소 회계 소프트웨어 분야는 지난해 3억 6000만 달러(약 42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데요. 1년 전보다 5배가 늘었습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도 탄소 회계 분야에 직접 뛰어들거나 인수합병을 늘릴 기미를 보이고 있어요. 세일즈포스는 자체 개발한 '넷 제로 클라우드'를 출시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도 클라우드 고객이 탄소배출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었어요.

또 글로벌기업에서 기후테크에 투자하는 금액도 늘어나고 있어요. 역시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탄소배출량이 큰 회사일수록 혁신 기술로 배출량을 절감하기 위해 스타트업 육성·투자에 관심을 보인다네요. 직접 탄소중립 선박도 만들겠다고 한해운사 머스크(Maersk)를 포함해 유나이티드항공과 시멘트 기업 세멕스(Cemex)처럼요.

간접적으로 온실가스 절감 효과를 내는 탄소배출권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커지니까, 친환경 효과가 더 크고 직접적인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ESG 전문가들이 “가장 적극적인 ESG는 임팩트 투자(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는 투자)”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By 앨런 (프로필)

* 기후위기에 산업계와 자본 시장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전해드려요. ESG 동향도 살피며 챙겨드리고요.

☕️ '찐 기후테크'는 현대의 연금술?

'기후테크'라고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제 친구는 "구름 만들어서 비 내리게 하는 거냐"라고 하더라고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금의 기후테크는 그것과는 거리가 조금 있습니다.

기후테크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기후변화 완화(mitigation), 적응(adaptation), 그리고 지구공학적 접근이죠. 지금 인류는 지구의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방어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를 위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기술이 있고, 그럼에도 일정 부분 어쩔 수 없는 기온 상승에 '적응'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지구공학적 접근은 제 친구가 말한 것처럼 직접 기상에 개입하는 건데요. 이건 아직은 나비효과나 부작용이 더 우려된다고 해요. 그래서 기후테크라고 하면 주로 '완화 기술'과 '적응 기술'로 나눕니다. 

대표적인 완화 기술은 탄소 배출 절감에 기여하는 신재생에너지, 대체육 등이 있습니다. 적응 기술로는 작물 종자 개량이 대표적이고, 제조업에서 물 같은 천연자원을 덜 쓰도록 하는 기술도 포함돼요.

아무래도 기후테크 중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 자체를 절감하는 기술들이 가장 크게 주목받죠. 이른바 '탄소 포집' 기술 같은 것들이에요. 지난주에 실리콘밸리의 기후테크 스타트업 '에어룸'(Heirloom Carbon Technologies)이 5300만 달러(약 660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주목받았는데, 이 회사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돌로 만들어버리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공기나 물에 있는 이산화탄소는 토양·바다에 있는 광물과 결합하여 천천히 돌이 되는데요. 이를 '탄소광물화'라고 하는데, 원래는 몇십 년이 걸리는데 에어룸의 기술은 이 시간을 단 며칠로 단축한다고 해요.


[소셜미디어] #NFT #웹3

2. 인스타그램이 NFT 도입하는 이유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자회사 서비스 인스타그램에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을 도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어요. 그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수개월 내 공개할 것"이라면서 "추후 사용자들이 NFT 발행까지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도 내비쳤어요. 

사실 2022년 초부터 메타가 NFT를 도입할 거라는 예측은 있었어요. 또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들도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을 했거나 할 거라고 발표를 한 상황이고요. 즉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거대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이 막상 뛰어든다고 하니 국내외 언론에서 유난히 주목을 많이 받았어요.

누구나 도입하고 있지만, 시장 확장 속도는 느려졌어요.
NFT를 어떻게 적용하겠다는 걸까?

테크크런치 등 해외 IT 미디어들은 인스타그램이 NFT를 어떻게 적용할지 다양한 방향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우선 마크 저커버그 CEO가 'NFT 발행 가능성'을 실마리로 남겼는데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어요. 지난 1월 파이낸셜타임스의 취재에 의하면 메타의 플랫폼들에서 1) NFT 프로필의 도입, 2) 플랫폼에서 직접 NFT를 민팅(minting)하는 방법 등이 우선 고려되고 있다고 전해졌어요. 


사용자 프로필과 NFT를 연동하는 것은 NFT의 소유자임을 증명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낼 수 있는 기능이기에 더 많은 사용자가 참가하도록 유도하는 목적도 있어요. 이는 트위터 등 다른 플랫폼들이 이미 도입한 기능이기도 한데요. 메타도 소셜미디어 사이에서 확산하는 이 흐름에 동참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소셜미디어가 NFT에 달려드는 이유는?

트위터는 유료 구독 서비스 사용자가 NFT 연동 프로필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육각형의 프로필을 누르면 NFT 소유권 정보가 떠요. 유튜브는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NFT로 판매해, 팬이 동영상을 소유할 수 있게 되는 툴을 출시했어요. 레딧도 최근 자체 NFT 컬렉션을 내놓았고, 트위터처럼 사용자에게 NFT 프로필 기능을 제공하는 방안을 내부 테스트해보고 있어요. 틱톡은 주요 크리에이터들을 모아 만든 콘텐츠로 NFT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죠.

플랫폼들은 웹3(Web3)을 미래로 보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기회 삼아, 당장 기회가 보이는 NFT를 도입하고 있는 거라고 봐요. (간단하진 않지만...간단히 말해 웹3은 암호화폐와 NFT 등의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탈중앙화 된' 시스템의 인터넷이죠) 웹3로 중심이 이동할수록 웹2.0의 주역인 메타 등 기존의 빅테크 플랫폼이 아닌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중심의 인터넷 환경이 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는데요. 빅테크 플랫폼들은 이 흐름을 놓칠 수 없는 것이에요. 

NFT 시장은 웹3를 향한 변화의 핵심 중에 하나이고,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죠. (NFT 시장은 최근 그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는 올해 초를 기준으로 기업가치가 약 16조 원이 되었죠. 참여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고요. 플랫폼들은 이제 "우리가 마켓플레이스보다 사람들을 더 잘 연결하고, 콘텐츠 가치를 더 높이고, NFT도 더 잘 구현하고 키울 수 있는데!”라며 모멘텀을 놓치지 않으려 할 거예요.

특히 메타와 트위터는 각각 메타버스를 만들려 하고, 암호화폐 중심으로 플랫폼 탈중앙화를 추진하고 있죠. 따라서 두 거대 플랫폼이 소유권, 디지털 자산 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주요 기술 중 하나인 NFT로 흥미로운 사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려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해당 기술에 관심 있는 인재와 커뮤니티를 자기편으로 끌어오고자 하고요.


하지만 우려되는 지점이 많은데

한편으론 메타와 트위터 같은 거대 플랫폼들이 NFT에 뛰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요.

  • 첫째, 기술적으로 아직 불안정해요. 트위터가 NFT 프로필을 도입할 때 오픈씨의 메타데이터, 소유 정보 등을 연동했는데 그때 오픈씨가 잠시 다운되기도 했어요. 트위터의 NFT 프로필도 함께 보이지 않게 됐고요. 오픈씨는 이에 대해 "트위터와의 통합은 문제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내부에서는 해결해야 할 주요 문제였다고 밝혀졌어요. 블록체인 스타트업 인퓨라(Infura)의 수석 시스템 엔지니어 패트릭 맥코리(Patrick McCorry)는 "오픈씨는 기술적으로 불안정한 플랫폼이다. 트위터 뿐만 아니라 주요 테크 회사들이 오픈씨와 연동하려면 이 문제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어요.

  • 둘째, 플랫폼들은 사용자들이 모두 NFT에 참여하길 원한다고 가정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 가정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NFT가 아직까지는 참여자가 부족하고, 그 의미와 방향성이 대중들에게 명확하게 이해가 되는 상황이 아니고요. 그런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일상적인 플랫폼이 NFT를 도입하면, 사용자들은 그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로 자산이 왔다 갔다 하는 시장에 발을 담그게 된다는 것이에요.

    서레이대학교(Surrey University) 사이버보안 학과 교수 앨런 우드워드(Alan Woodward)는 와이어드(Wired)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아무도 NFT의 잠재력과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특히) 대중은 NFT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관련해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플랫폼들이 뛰어드는 것을 보면, 트렌드에 무임승차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는 의견을 전했죠.

  • 셋째, 저작권 및 소유권 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요. 현재도 실제 아티스트의 작품을 자신의 것인 마냥 NFT로 발행해서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오픈씨에서는 이렇게 도난당한 아티스트의 작품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는데요. 문제가 심해지자 예술작품 호스팅 웹사이트인 데비안아트(DeviantArt)는 작품들이 오픈씨에 올라왔는지 검사하고 아티스트에게 알려주기 위한 자체 스캔 툴도 개발했죠.

    또 NFT로 구매한 작품을 소셜미디어 프로필 등에 올려두면, 이를 복사해서 본인의 NFT인 것처럼 행세하는 경우도 많아요. 최근에는 오픈씨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디즈니, 아마존 등의 로고를 허가 없이 NFT로 발행하는 계정들이 발견되기도 했어요. 자체 NFT 컬렉션을 발행할 예정인 판디멘셔널 트레이딩(Pandimensional Trading)의 창립자이자 트위터와 같은 플랫폼의 NFT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PJ 쿠퍼(PJ Cooper)도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해요. 그는 "NFT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시선이 크지만, 현재 커뮤니티에는 불신이 가득 차 있다"라고 했고요.


패트릭 맥코리는 "저작권 및 소유권 침해는 NFT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한 숙제다. (플랫폼들이 뛰어들면) 시장이 커지면서 이 문제는 지금보다 커질 것이다.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플랫폼에 항의하겠지만) 메타, 트위터 등은 이를 그들의 문제로 생각지 않을 것이다.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플랫폼들이 수집 가치가 있는 상품을 보관하고 이를 NFT로 발행하는 수탁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선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는데요. 현재로서는 거대 플랫폼들의 NFT 도입이 사용자 확보와 유지를 위한 목적 이상으로 어떻게 활용되며 확장할지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어요. 


By 메이 (프로필)
* IT, 소셜미디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전반의 주목할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 꾸준히 노력해온 메타지만

메타는 이전부터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해왔어요. 우선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를 빌딩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요. 페이스북이 2019년 초 처음 발표했고 중간에 이름을 디엠(Diem)으로 바꿔 이어왔지만, 올해 1월 프로젝트를 주도하던 컨소시엄 회사 디엠어소시에이션(The Diem Association)을 실버게이트 캐피털 은행에 매각했고 공식적인 실패로 기록되었죠.

디지털 지갑인 노비(Novi)는 년 10월에 출시했어요. 사용자는 달러 또는 기타 통화를 스테이블 코인으로 변환해서 노비를 쓰면 돼요. 만약 다른 통화를 쓰는 국가에 거주하는 사용자에게 코인을 이체한다면, 현지 통화로 코인을 인출하거나 이체할 수 있고요. 사실 노비는 원래 디엠이 핵심이었던 프로젝트인데요. 디엠 프로젝트가 무산되어서 다른 암호화폐, 스테이블 코인을 통합하게 됐어요. 

메타는 강조해온대로 확실히 웹3를 향해 가고 있어요. 이번 인스타그램 NFT 도입도 이를 뒷받침하고요. 어쨌든 큰 전환을 결심한 이들이 앞으로 어떤 기회를 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모두가 유심히 지켜보겠죠.


[전기차] #미니밴 #유럽은미국 #미국은유럽

3.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가 부활한 의미는?

폭스바겐의 전동화 버전 '전기 미니밴'을 이제 곧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이름은 ID.버즈(Buzz)인데요. 아직 유럽과 영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지만 폭스바겐은 곧 이 차량을 북미 시장에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에요. 자동차 회사가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뉴스가 놀라울 것은 없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경쟁사들의 압박을 고려한다면 이 미니밴에 거는 폭스바겐의 기대는 지금 아주 커요.
이 클래식카의 '전기' 버전도 성공할 수 있을까요? © 폭스바겐

전기차지만 마이크로버스 감성 

폭스바겐의 ID.버즈는 70년 넘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시그니처 차량 트랜스포터(마이크로버스로 많이 불렸지만 정식 이름은 트랜스포터였습니다)를 전기차로 재탄생시킨 버전이에요. ID.버즈는 다른 최신 ID 모델들과 동일하게 폭스바겐의 ID.3.1 소프트웨어를 적용시키고 실시간 업데이트를 통해 충전 시간 단축 등 차량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갈 수 있어요. 부분 자율 주행 기능과 자동 차선 변경 기능도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배터리 용량은 77~82kWh라고 하는데 어떻게 배터리를 쓰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400킬로미터 가량을 갈 수 있는 용량이에요.

전기차다운 스마트함도 있지만 ID.버즈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성과 위트가 담겨있어 기존 트랜스포터가 가지고 있던 '마이크로버스만의 정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여요. 마이크로버스는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있었지만 특히 미국에서 1960년대부터 '반문화(counterculture)'의 아이콘이 되며 두터운 팬층을 형성했어요. 단순한 차가 아닌 미국의 역사를 함께한 아이콘으로, 시민운동가들이 사용했던 마이크로버스가 미국의 국립 박물관에도 전시가 되는 등 미국 문화에 깊게 스며든 차량이에요

ID.버즈 차량을 제조하는 데 탄소 배출을 하지 않았고 카시트와 페인트를 모두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수명을 다하면 폭스바겐은 차량을 회수해서 배터리까지 재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ID.버즈의 차량 내부 손잡이에는 윙크하는 스마일도 각인하고 색상도 라임색, 주황색 등을 활용해 마이크로버스로서의 확실한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어요.


미국 시장에서 돌파구

소비자 입장에서만 보면 마냥 즐거운 미니밴의 컴백으로 보이지만, ID.버즈의 미국 시장 출시 계획을 놓고 폭스바겐 그룹의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어요. 폭스바겐 그룹은 작년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판매 차량의 수가 전년대비 8.1% 줄었어요. 다른 자동차 제조사도 상황이 비슷했지만 폭스바겐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하는 주요 자동차 부품을 수급받지 못해 볼프스부르크의 핵심 공장을 비롯해 전기차 공장인 드레스덴과 츠비카우 공장에서 생산 차질을 빚기도 했는데요. 폭스바겐은 수요를 맞추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 생산을 중국과 미국에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유럽에 맞먹는 매출을 일으키는 중국은 당연히 계속 집중해야할 시장이지만 미국은 폭스바겐에게 쉽지 않은 시장이에요.* 폭스바겐이 미국에 판매하는 차량의 비중은 폭스바겐이 판매하는 전체 차량 중 7%에 불과해요. 작년에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린 상위 25개 브랜드 중에 폭스바겐 브랜드도 없었고요. 폭스바겐이 지역 편중을 없애고 미국에서도 생산을 늘리겠다고 한만큼 이 지역에서 매출이 받쳐줘야 실현 가능한 전략이에요.
* 폭스바겐은 차량의 43%를 유럽에서 38%를 중국에서 팔고 있어요.

폭스바겐의 북미 사업 대표인 스캇 키오는 ID.버즈가 1990년대에 뉴비틀을 론칭한 이후 가장 기대가 크고 힘을 싣는 모델이라고 밝혔어요. CEO 허버트 다이스도 "전설이 돌아온다"라고 트윗을 올리며 이 미니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죠. 폭스바겐이 오랜 시그니처 차량이었던 마이크로버스를 전기차로 부활시키고, 미국에서 지속가능한 밴라이프(Vanlife)를 공략해 그룹의 성장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으로 보는 이유예요. 


미국 제조사도 유럽으로

물론 미국의 경쟁사들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에요. 테슬라는 지난달 조건부이긴 하지만 폭스바겐의 본사와 공장이 위치한 볼프스부르크와 차로 2시간밖에 떨어지지 않은 독일의 브란덴부르크에 제 3 기가팩토리의 생산 인가를 받고 채용도 시작했어요. 테슬라는 작년에 폭스바겐을 누르고 유럽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제조사였는데 이제 직접 유럽에서 생산 판매를 하는 거죠.

테슬라 외 포드도 유럽에서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에요. 포드는 이달 초 기업 조직 구조를 바꾸며 완전 전기차 생산을 담당하는 포드 모델 e(Model e), 내연기관차를 담당하는 포드 블루(Blue)로 사업부를 나눴고 이 과정에서 유럽에서는 2030년까지 100% 배터리 기반 전기차만을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지금 포드의 전기차 모델은 2개인데, 유럽에서 추후 7개 라인을 추가하겠다고 해요

포드는 내년부터 중간 사이즈의 전기차 크로스오버를 독일에서 생산하고, 유럽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종은 2024년부터 유럽에서 직접 생산하려고 해요. 또 폭스바겐이 선점하려는 미니밴 시장도 빠르게 뒤따라 잡고 있어요. 포드는 내년부터 유럽에서 1톤짜리 밴도 출시할 계획이고 더 작은 형태의 미니밴도 2024년부터 출시한다고 해요. 포드의 독일 쾰른 공장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을 2024년부터 시작하고 20억 달러(약 2조 4000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전환에 힘을 더 실을 전망이에요.

오랜 기간 대중 자동차 시장은 유럽은 유럽 제조사, 미국은 미국과 일본 제조사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죠. 하지만 전기차가 등장하며 지형이 조금씩 바뀌고 있죠. 전기차 시장으로 국한하면 유럽에서 테슬라의 지위가 상위권이며 현대, 기아차의 점유율도 올라 유럽의 전통 강자 르노, 다임러 등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요. 미국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마이크로버스를 폭스바겐이 단종 수년만에 부활시킨 것이나, 포드의 유럽향 전기차 모델 다변화도 이러한 전동화에 따른 시장 변화에 따라 나타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어요.


By 캐롤라인
* 전기차와 그 후방산업인 배터리 산업의 주요 이슈를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있어요.
☕️ 잘 나가는 포르쉐 전기차
폭스바겐 그룹의 럭셔리 스포츠카 사업부인 포르쉐가 주요 모델들의 전기차도 이제 출시해요. 첫 2인승 전기차는 포르쉐 718이 될 것이라고 하고요. 911 모델은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먼저 만나볼 수 있다고 해요. 포르쉐의 첫 전기차인 타이칸은 2020년 처음 시장에 등장했는데, 2021년에는 기존 모델인 911 모델보다도 더 많이 팔리면서 화제가 되었죠. 현재 포르쉐는 2023년 전기차 SUV의 출시도 준비 중이고, 전기차 사업의 성장을 당기는 중이에요. 

폭스바겐은 22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 규모의 새 전기차 생산 기지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재원 마련을 위해 계속 잘 나가는 포르쉐 사업부를 분할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에요. 폭스바겐도 전기차 전환의 시작이 빠르거나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풀모드로 달리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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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퍼즐] #001 #정답공개
지난주 화요일 뉴스레터에 처음 선보인 낱말퍼즐의 정답이에요. 많은 분들이 풀어주시고, 의견을 전해주셨는데요. 조금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재밌게 머리 쓰면서 풀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주셨어요. 더 재밌는 퍼즐로 다음주에 또 찾아올게요!
1. 미국의 메이저 항공사. 최근 다양한 항공권 구독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래스카항공

2. 독일과 러시아를 바로 잇는 해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드스트림

3. '페이팔 마피아'의 일원, 벤처캐피털 '파운더스 펀드'의 설립자,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 #피터틸

A. '바둑두는 AI'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가 최근 선보인 '코딩하는 AI'. #알파코드

B. "석유와 가스 사업이 중점인 (세계 최대 규모인) OOOO 국부펀드도 이미 러시아 내 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를 했는데요." #노르웨이

C. 트위터의 구독 모델. 구독료를 지불하면 전송한 트윗을 취소하거나, 광고 없이 트윗을 볼 수 있다. #트위터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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