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나이키가 지배하는 시장 1970년대 나이키가 등장하기 전까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업계는 독일의 다슬러 형제가 설립한 아디다스와 푸마가 과점 체제를 이루고 있었다. 1970년대 등장한 나이키는 러닝화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나 1980년대 들어서면서 에어로빅과 피트니스 열풍으로 리복이 크게 성장하자 나이키가 주춤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내 곧 불세출의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을 모델로 한 첫 번째 에어조던이 발매되고 북미 대륙의 프로 스포츠 시장의 성장과 함께 나이키의 본격적인 질주가 시작된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마이클 조던은 당시만 해도 크지 않았던 나이키가 아니라 스포츠 브랜드 업계의 절대강자였던 아디다스와 계약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디다스는 기회를 놓쳤다. 이때를 기점으로 아디다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북미 시장의 주도권을 나이키에게 넘겨주게 된다. 당시 나이키보다 인지도가 높았던 리복도 모멘텀을 잃었다. 그리고 나이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자국에서 농구, 야구, 미식축구 등 다양한 프로 스포츠가 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스폰서뿐 아니라 리그 공식 후원사로서도 적극적인 후원을 펼치며 시장 지배력을 차차 끌어올렸다.
아디다스도 2005년 리복을 인수하면서 당시 리복이 후원하던 NBA 리그를 11년간 후원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축구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NBA 후원을 중단하였고 2016년 시즌부터 나이키가 NBA 리그의 공식 후원사가 되었다.
아디다스가 빠진 자리에 북미 시장 2위 브랜드로 등장한 언더아머가 그 인기에 힘입어 프로 야구 리그인 MLB를 공식 후원한 적이 있었는데 브랜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2년 만에 MLB 후원을 중단하게 된다. 그리고 이마저 나이키가 이어받으면서 미국의 3대 스포츠 리그(NBA, MLB, NFL(미식축구))의 공식 후원사는 모두 나이키가 담당하고 있다.
나이키가 독점하고 있는 미국 3대 프로 스포츠 시장과는 달리, 유럽의 주요 프로 축구 리그의 공식 후원사는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외에 다수의 브랜드(카파, 마크롱, 움브로 등)로 나뉘어있다. 많은 사람이 축구하면 아디다스라는 브랜드를 떠올리지만, 카타르 월드컵만 해도 본선 진출국 총 32개국 중 13개 팀이 나이키의 후원을 받았으며, 아디다스는 7개 팀, 푸마가 6개 팀을 후원했다.* * 나머지 6개팀은 뉴발란스(코스타리카), 마라톤(에콰도르), 험멜(덴마크), 마지드(이란), 카파(튀니지), 원올 스포츠(카메론)가 후원했다.
축구에 집중한다는 아디다스보다 월드컵 국가대표 후원팀에 나이키가 더 많다는 것은 글로벌 스포츠 시장에서 나이키의 지배력이 이제 어느 수준인지 대략 짐작하게 한다.
2021년 매출액만 비교해 봐도 나이키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나이키는 지난 2021년 회계년도 매출액이 423억 달러(약 53조 5000억 원)를 기록했다. 아디다스는 같은 기간 212억 유로(약 28조 7300억 원)로 나이키의 외형이 아디다스에 비해 약 1.6배 가량 크다. 시가총액은 나이키가 약 1905억 달러(약 240조 2400억 원), 아디다스 약 276억 유로(약 37조 3500억 원)로 나이키가 6배 넘게 크다.
양사의 매출액 차이 보다 기업가치가 더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브랜드로서 나이키의 가치가 아디다스의 가치에 비해 월등히 앞서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이키는 이 가치가 만들어내는 자본과 지배력을 앞세워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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