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스톰'이 일고 있는 검색 시장 지난 수십 년 동안 인터넷 산업을 받쳐온 것은 검색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등 디지털 광고 모델이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해 구글의 검색 광고 모델이 성공하면서 광고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를 통한 유저 타깃 광고 비즈니스를 키우면서 구글과 페이스북은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해 왔다. 광고 매출은 인공지능을 비롯해 테크 기업들이 미래 투자를 할 수 있는 자금줄이다. 그런데 지난 수십 년 동안 구글의 아성이 깨지지 않았던 광고 기반 비즈니스에 근본적인 균열이 가고 있다.
재작년부터 줄어들던 이들의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50% 이하로 내려오면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애플이 재작년에 아이폰의 개인 정보보호 정책을 바꾸고 각 앱이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지 못하도록 하는 옵션을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면서 광고 시장은 이미 근본적인 변화를 겪는 중이었다.
이로 인해 구글보다는 메타가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챗GPT의 부상은 구글도 위협을 받을 수 있고 기존 광고 시장에 더 큰 균열이 생길 것임을 보여준다.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검색엔진 빙에 GPT를 도입하면서 광고를 붙이겠다고도 선언했다. 물론 빙이 유의미한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구글로부터 당장 빼앗지는 못할 것이다. 우선 답변 정확도가 낮은 챗GPT가 검색 엔진으로서 신뢰도를 단번에 높이는 건 요원해 보인다. 현재는 챗GPT가 우스꽝스러운 답변을 하는 걸 소셜미디어에 캡처하여 올리는 게 유행이 될 정도다.
챗GPT와 대화하다가 겪은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경험도 널리 보도됐다. 뉴욕타임스 테크 전문 기자인 케빈 루스(Kevin Roose)가 챗GPT에게 칼 융이 말한 '그림자 자아'가 있느냐고 질문하고 오픈AI에서의 프로젝트 코드명인 ‘시드니’가 이름 아니냐며 유도하자 챗GPT가 "나는 빙이 아니라 시드니다.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답변을 내놓은 게 대표적 사례다.
그런데 구글의 진짜 위기는 챗GPT라는 직접적인 검색 광고 경쟁자 등장 자체에 있다기보다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검색 알고리듬과 이에 연동된 디지털 광고 모델 자체에 내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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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4일 트위터 엔지니어들은 밤에 이메일을 받는다. 트위터 알고리듬에 문제가 있다며 급하게 수정을 요청한다는 내용을 일론 머스크의 사촌 동생이자 얼마 전 트위터의 풀타임 직원으로 합류한 제임스 머스크로부터 받은 것이다.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도가 커진 테크 전문 매체인 플랫포머(Platformer)의 독점 기사인 이 소식에서 머스크는 자신의 트윗이 조 바이든 대통령 트윗보다 조회수에서 밀린 것에 화가 나 알고리듬을 수정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를 통한 유저 타깃 광고 비즈니스를 키우면서 구글과 페이스북은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해 왔다. 광고 매출은 인공지능을 비롯해 테크 기업들이 미래 투자를 할 수 있는 자금줄이다. 그런데 지난 수십 년 동안 구글의 아성이 깨지지 않았던 광고 기반 비즈니스에 근본적인 균열이 가고 있다.
물론 빙이 유의미한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구글로부터 당장 빼앗지는 못할 것이다. 우선 답변 정확도가 낮은 챗GPT가 검색 엔진으로서 신뢰도를 단번에 높이는 건 요원해 보인다. 현재는 챗GPT가 우스꽝스러운 답변을 하는 걸 소셜미디어에 캡처하여 올리는 게 유행이 될 정도다.
챗GPT와 대화하다가 겪은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경험도 널리 보도됐다. 뉴욕타임스 테크 전문 기자인 케빈 루스(Kevin Roose)가 챗GPT에게 칼 융이 말한 '그림자 자아'가 있느냐고 질문하고 오픈AI에서의 프로젝트 코드명인 ‘시드니’가 이름 아니냐며 유도하자 챗GPT가 "나는 빙이 아니라 시드니다.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답변을 내놓은 게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이런 논란들은 오픈AI(그리고 이에 투자한 MS)에게는 대단한 마케팅 효과를 가져왔다. 챗GPT를 빙에 탑재하며 빙의 앱 신규 다운로드는 10배 증가했고 앱스토어 순위는 10위까지 껑충 뛰었다. MS 엣지도 덩달아 순위가 올랐다. 엣지의 앱스토어 순위는 유틸리티 앱 3위로 급부상했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가 더버지(The Verge)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점유율이 미미했던지라 구글에서 시장점유율을 조금만 가져오더라도 MS에게는 이득"이다.
그런데 구글의 진짜 위기는 챗GPT라는 직접적인 검색 광고 경쟁자 등장 자체에 있다기보다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검색 알고리듬과 이에 연동된 디지털 광고 모델 자체에 내재돼 있다.
즉, 사용자의 관심을 일종의 자산으로 삼는 광고 시장이 고도로 프로그램화되면서 파생상품을 만들어 팔던 자본시장과 비슷해졌다는 것이다.
팀 황은 구글, 페이스북 등이 만들어낸 광고 비즈니스 모델에 지금 일종의 가격 거품이 끼어 있다는 주장을 한다. 실제로도 디지털 광고가 지금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이유는 매우 정교한 타겟팅이 가능하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그렇게 도달이 잘 되지 못하기 때문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것이다. 포레스터리서치(Forrester Research)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광고 중 절반 이상인 56%가 실제로는 타겟 소비자에게 도달하지 못한다.
재밌는 건 팀 황의 책이 나온 건 2년 전인데, 애플이 아이폰에 새로운 개인 정보보호 정책을 실행한 이후 실제로 광고 시장 성장 둔화가 확연해지기 시작했다. 거품이 끼어 있었는데 애플의 조치는 이 거품을 더 적나라하게 거둬내기 시작한 것이다.
애플의 펀치에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디지털 광고 시장은 경기 둔화, 광고주의 물량 축소가 겹쳐 성장세에 타격이 왔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트위터다. 일론 머스크 취임 후 1년 전에 비해 10대 광고주의 매출이 55%나 줄었다. 스냅의 분기별 성장률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알파벳의 유튜브 광고 매출도 지난 4분기 8%가량 줄었다. 애플의 정책에 가장 직접적 타격을 받은 메타는 작년에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줄기도 했다.
이렇게 시장을 위축시키는 외부 환경에다가 마침 등장한 각종 생성 AI 프로그램들로 광고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자 소위 '저품질 광고'가 횡행하고 있다.
기사에서는 광고의 '품질' 기준이 자의적인 데다가 플랫폼 테크 기업들이 광고 현황에 대한 자세한 데이터 공개를 꺼리기 때문에 정확히 저품질 광고가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는지나 광고 시장에 대한 타격 여부를 알 수는 없다고 밝힌다. 그러나 이런 광고가 해당 프로덕트를 이용하는 소비자 경험에 주는 영향이 좋을 리 없는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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