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해서 큰 이익을 보는 기업들

1. 빅오일의 실적 질주, 2. 화석 연료 정점, 3. 어느 VC의 크립토 실적
이태원 참사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과 친지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부상자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오늘은 계속 큰 이익을 내는 중인 빅오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보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새로운 에너지 시장 전망의 핵심 내용도 짚어봅니다. 이어서 암호화폐에 크게 베팅을 했던 벤처캐피털의 현황을 통해 시장 분위기가 어떤지 살필게요.

[빅오일] #엑손모빌 #사상최대실적

1. 빅오일의 질주는 계속될까?

에너지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표적인 석유 기업들인 소위 '빅오일'이 이번 3분기에도 또 기록적인 수익을 냈어요. 최근 에너지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그리 놀라운 소식은 아닌데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시작의 결과이며,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한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이루어진 이 실적은 지속될 수 있을까요?
대표적인 석유 기업들은 기록적인 이익을 올리고 있어요.

이어지는 풍요의 시대
미국의 빅오일인 엑손모빌은 시장 예상치보다 40억 달러(약 5조 6780억 원)나 높은 이익을 냈다고 발표했어요. 순이익이 무려 197억 달러(약 27조 9660억 원)에 이르렀고, 이는 분기별 순이익으로는 역사상 최대 실적이에요. 지난 2분기에 오랜만에 빅테크에 버금갈 정도의 최대 실적 기록을 바로 깼어요. 같은 미국 빅오일인 셰브론은 112억 달러(약 15조 90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역대 2번째로 큰 분기별 실적을 올렸고요. 

유럽의 쉘과 토탈에너지는 각각 94억 5000만 달러(약 13조 4170억 원), 99억 달러(약 14조 원)의 순이익을 올려 역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배가 넘는 이익을 낸 호실적을 이어갔어요. (오늘 곧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 BP 역시 (이들만큼은 아니고 예상치보다 적지만) 큰 이익을 냈을 걸로 예상돼요)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4개 분기 연속으로 아주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어요. 물론 이들 빅오일뿐만 아니라 석유 및 가스를 비롯한 화석 연료 업계 전체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죠. 영국의 가디언은 엑손모빌이 (역시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에 버금가는 이익을 올렸다는 헤드라인을 뽑았는데, 그만큼 기록적인 수익을 이어 나가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에요.

이런 시기가 계속될까?
에너지 업계는 팬데믹 이후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이에요. 2020년 팬데믹이 발생한 봄 이후 석유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던 충격 이후 다시 수요는 회복되었고, 2021년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우려되기 시작한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너무 컸던) 천연가스 의존도는 결국 전체적인 수급 균형을 무너뜨렸고, 이후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으킨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 위기는 크게 가중되어 에너지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죠.

지난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22년 세계 에너지 시장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자들의 순이익은 2021년 대비 2배 증가해 전체적으로 4조 달러(약 567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요. 업계 전체가 유례없는 이익을 1년 내내 올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다시금 빅테크 못지 않은 실적을 내는 이들에게 지속 이어질 좋은 시절이 돌아온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더 커요. 현재 전 세계 상황은 에너지 가격이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는 전쟁이라는 큰 변수가 이어지고 있고, 공급망의 불안정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쉬이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고, 이들도 언제까지 (자신들의 실적에 좋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을 수 없어요.

인플레이션이 쉬이 잡히지 않고 있고, 계속 높아진 금리로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느려지면서 내년에는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데요. 겨울을 지나 에너지 수요 변화가 어떻게 될지, 현재 가장 큰 변수인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변할지에 따라서 상황은 또 급격하게 변할 수 있어요. 업계에서는 최근 몇년 간의 변화만 봐도 급격한 변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죠.

짧게 역사를 되돌아보면 
지난 2008년에서 2009년에 진행된 미국발 금융 위기 당시에 석유 가격은 140달러가 넘던 수준에서 단 5개월 만에 35달러까지 떨어졌었어요. 경기가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2010년 이후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은 다시 급격히 뛰었죠. 하지만 2014년 들어 다시금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이 가라앉았던 시기에 불과 4개월 만에 석유 가격은 절반 이하인 45달러까지 떨어지는 롤러코스터를 또 탔어요. 이후 가장 큰 롤러코스터가 앞서 언급한 2020년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의 상황이었죠. 

현재는 팬데믹 락다운을 지속하는 중국의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고, 유럽의 수요도 감소하는 상황이에요. 지난 10월에 주요 수요 국가들이 예년보다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수요가 낮은 상황에 도움을 주고 있어요. 천연가스의 수급이 심각하던 유럽은 (현재까지는 재고 물량이) 충분한 상황이고, 가격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에요. 유럽은 지난 8월의 고점 대비 70%, 미국은 50% 가까이 하락했죠.

석유 가격도 지난 6월에 120달러를 넘긴 이래 다시금 내려와 현재는 80~90달러대를 유지하는 중이에요. 하지만 유럽이 예고했던 러시아 석유에 대한 거의 전면적인 수입 금지 제재가 12월 5일부터 시작될 예정이고, 겨울의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죠. 업계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고, 현재의 예측도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우선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의 미국 석유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당장의 생산량 증대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강한 요구를 받고도 있지만, 향후 생산 증대를 위한 관련 투자도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행해 나갈 것으로 예상돼요배당금 증대와 자사주 매입은 지속할 예정이고요.

☕️ 다시 나온 '횡재세(Windfall Tax)' 적용
기록적인 수익을 올리는 빅오일이지만, 인플레이션을 진정 시키기 위해 정부가 요구하는 생산량 증대에는 계속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더 강한 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급기야 오늘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이) 이번에 벌어들인 이익은 전쟁으로 인한 횡재이다"라고 하면서 빅오일이 생산량을 증대하고 기름값을 인하해야 한다고 피력했어요

향후 생산량을 증대해 공급을 늘리면서 휘발유 가격을 내리거나, 막대한 이익에 대한 추가 세금을 내게 할 방법을 미 의회와 협의하겠다는 것인데요. 다음 주에 예정된 중간 선거를 위한 구호로 보는 시각이 큽니다. 현재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누가 상하원의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건 에너지 기업들에게 초과 이익에 대한 세금을 부과할 법을 통과시키기란 아주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요. 

한편 영국에서는 지난 7월에 영국 북해 일대에서 원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기업들에 25%의 횡재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죠.

[에너지] #이어지는단신 #IEA리포트 

2. 정점에 이르는 화석 연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위 이야기에서도 언급한) 최근 발표한 2022년 세계 에너지 전망에서 2030년 이전에 화석 연료 소비가 정점을 치리라 예측했어요. 현재 각국에서 나온 정책을 고려해 산출된 결과인데요. 이런 예측은 처음으로 나온 것입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침공으로 벌어진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에너지 전환을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예상도 담고 있어요.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수출량은 당장 줄어들고 있고, 향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요. (자료 출처: IEA World Energy Outlook 2022, Launching Presentation)  

처음으로 나온 예측의 이유
이번 리포트가 처음으로 이런 예측을 낸 것은 이제 많은 국가들이 풍력과 태양 에너지, 수소 연료, 원자력 등의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렸고, 전기차로의 전환도 예전보다 빠르게 이어지는 중이기 때문이에요.

각국의 정책 변화 중에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및 기후테크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이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 대표적이고요. 유럽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투자와 앞으로 러시아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일본, 중국과 인도,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이 모두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의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반영되었다고 해요.

이는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면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반응의 결과이기도 해요. IEA의 상임이사인 파티흐 비롤(Fatih Birol)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에너지 시장과 관련 정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큰 변화가 생겼고, 이는 향후 수십 년의 방향을 결정하는 내용들이다"라고 짚었어요.

러시아가 가속화의 큰 요인
팬데믹과 전쟁의 영향으로 큰 컴백을 한 석탄이지만, 기존에도 사용이 줄고 있던 연료로 향후 몇 년 안에 수요가 다시 줄어드는 흐름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돼요. 급격히 올라온 가스 수요는 2030년까지 그 증가율이 5% 미만으로 제한되고, 2035년부터는 수요가 줄어들어요. 유럽의 러시아 가스 수요 대체도 큰 요인이지만, 전기차 확산이 빠르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점차 높이는 중국의 수요 감소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돼요. 석유도 2035년에는 전 세계 하루 생산량이 1억 300만 배럴로 수요가 정점을 칠 것으로 예상되고요.

또 IEA는 기존에 유럽으로 들어가던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가 모두 다른 목적지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이는 결과적으로 러시아에서 나오는 생산량을 줄이고 전 세계 공급량도 낮출 것으로 예상돼요. 러시아의 가스 수출 물량은 2030년까지 50%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요. 석유 수출 역시 25% 감소할 것으로 보고요. (러시아는 현재까지 줄어든 수요를 채울 새로운 시장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어요)

예측이 다 맞지는 않았지만
단, 블룸버그는 최근 IEA의 예측이 정확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어요. 보통 IEA의 자료는 전반적인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가이드라인이 돼요. 하지만 러시아가 전쟁을 벌인 이후 이들의 가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 이후, 러시아가 유럽 대신 아시아(중국과 인도 등)로 이 물량을 보내면서 보기 좋게 예측이 빗나간 것이 최근의 대표적인 예에요. 팬데믹 이후 에너지 시장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에 반영하지 못하는 어떤 변수가 또 나올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비록 현재 많은 국가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관련 정책을 발표했지만, 이행이 얼마나 빠르게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IEA는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가파른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사회적으로 기후위기 대응 및 재생에너지 정책 등에 대한 반대가 생기고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요. 기후위기 대응 관련 정책이 에너지 가격 급등에 영향이 없고 오히려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이 되었지만 각 정부가 관련 정책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죠. 


[벤처캐피털] #앤드리센호로위츠 #암호화폐

3. 아직 무르익지 않은 세계

금리 인상 기조와 자본 시장의 불안정성이 계속되면서 금융 흐름의 한 축인 투자 시장이 대폭 위축되었다는 소식, 커피팟에서도 여러 번 전해드렸죠. 최근 몇 년 사이에 비상장 투자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으며 하나의 '붐'처럼 여겨졌던 암호화폐 시장도 투자 한파에 크게 쪼그라들었는데요.

그럼에도 관련 투자에 뛰어들었던 벤처캐피털(VC)들은 "암호화폐, 블록체인, 웹3는 여전히 유망하다"고 선전해왔어요. 그러나 VC들의 속내도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나왔어요. 대표적인 VC인 앤드리센 호로위츠(a16z)가 운용하는 암호화폐 투자 펀드의 가치가 올 상반기 대비 40%가량 폭락한 정황이 확인되었어요.

가상자산에 크게 베팅한 앤드리센 호로위츠의 관련 실적은 다른 펀드들에 비해서도 그 하락폭이 훨씬 컸어요. 

대표적인 VC 펀드 가치 폭락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a16z가 운용하는 암호화폐 펀드의 가치가 올해 상반기에만 40%가량 폭락했습니다. 투자 시장이 한파를 맞이하면서 VC들의 투자 펀드 가치가 평균 10~20% 떨어졌는데, a16z의 암호화폐 펀드는 이보다 훨씬 큰 폭의 하락에 시름하고 있다고 해요.

폭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피투자사는 오픈씨(OpenSea)와 코인베이스(Coinbase)입니다. 오픈씨는 암호화폐나 NFT(대체불가능토큰)를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마켓플레이스죠. 암호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NFT의 치솟았던 가치가 함께 폭락하면서 오픈씨의 거래량도 급감했습니다. 

오픈씨가 디지털 자산 거래 시장을 90% 이상 점유하고 있는데, 이 플랫폼의 거래액은 올해 1월 52억 달러(약 7조 3900억 원)에서 9월 3억 9000만 달러(약 5540억 원)로 감소했어요. 코인베이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도 지난해 4분기에 1120만 명에 달했는데 올해 2분기까지 20%가 빠져나갔고요. 코인베이스 주가도 최고점이었던 2021년 342.98달러에서 80%가 넘게 빠지면서 현재는 60~70달러 선까지 무너졌어요.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a16z가 투자한 18곳의 암호화폐 스타트업이 발행하는 암호화폐들의 가격은 지난 6개월 동안 평균 68% 하락했다고 해요.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시장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주요 암호화폐의 가격에 따라 가치가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는데요.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의 가격이 호황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보니 규모가 작은 알트코인들의 가격도 함께 떨어진 거죠. a16z가 투자한 엑시인피니티가 올해 3월 해커 공격을 받아 6억 달러(약 850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도둑맞은 사건도 전체 암호화폐 시장뿐 아니라 a16z의 신뢰도에 흠집을 냈어요.

계속 투자할 계획이라지만
a16z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웹3 생태계에 여전히 미래가 있다는 신호를 계속 내보내곤 있어요. a16z는 최근 테크크런치 행사에서 암호화폐 창업자를 육성하기 위한 크립토 스타트업 스쿨을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죠. 이 프로그램은 2020년 개설돼 7주 과정의 창업 교육으로 누적 40명의 암호화폐 창업자를 배출했는데요. 내년 3월에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할 새 프로그램에서는 총 30명의 창업자를 모집해 각자에게 50만 달러(약 7억 원)의 시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암호화폐 분야 창업 생태계를 지속하기 위해서 계속 자금을 수혈하겠다는 거죠.

그러나 대외 홍보 메시지와 다르게, a16z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스타트업 투자 집행은 급격히 줄인 상태예요.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a16z는 지난해 4분기에만 총 26곳의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 올해 3분기에는 7곳에만 투자했어요. 이런 데이터를 확인한 투자 시장에서는 '웹3 전도사'로 역할하고 있는 a16z조차 관련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죠.

'크립토 투자왕'의 행보에 주목

시장은 '크립토 왕(Crypto King)'으로도 불리는 a16z의 파트너 크리스 딕슨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딕슨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및 웹3 전도사이자 a16z의 관련 투자 총괄 파트너예요. 그는 지난 4년 동안 누적 76억 달러(약 10조 788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투자 펀드를 a16z에서 조성했죠.

a16z의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는 곧 딕슨에 대한 신뢰를 뜻합니다. 암호화폐 붐이 일어나는 동안 딕슨은 투자자로서 '마이다스의 손'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딕슨이 2018년 조성한 a16z 최초의 암호화폐 투자 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6배의 투자금 대비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a16z 역사상 최대 수익률을 냈어요. 디인포메이션은 이 펀드가 출자자(LP)들에게 이미 약 3배에 달하는 수익을 안겨줬다고 전했습니다. 포브스는 올해 초 딕슨을 세계 최고의 벤처 투자자로 꼽기도 했고요.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이 불황을 면치 못하고, 코인베이스와 엑시인피니티 등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별다른 타개책을 찾지 못하거나 무려 해킹까지 당하는 등 고전하면서 딕슨을 바라보는 투자사 및 출자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어요.

특히 마크 앤드리센이 이사로 재임 중인 코인베이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까지 받고 있죠. 지난 7월에 코인베이스의 전직원 3명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구속기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코인베이스가 증권으로 신고했어야 하는 가상자산을 불법 상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코인베이스 주가를 10% 이상 하락시켰을 뿐 아니라, a16z의 신뢰도에도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어요.

물밑에선 입법 로비가 활발
투자 시장은 오는 11월 8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도가 확립되면 기업 활동에는 기존에 없던 규제가 생기는 등 다소 지장이 있을 수 있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투자를 망설이게 했던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셈이죠. 이 때문에 암호화폐 시장이 중간선거 이후에 다시 기지개를 켤 거라는 기대감도 벌써 나오고 있어요.

선거를 앞두고 소위 '친 암호화폐 성향'의 정치인을 당선시키기 위한 후원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크립토 프리덤 PAC(정치활동위원회, 정치 자금 후원회)'이 친 암호화폐 성향 공화당 의원들에게 260만 달러(약 37억 원)를 후원했다고 해요.

a16z와 크리스 딕슨도 이런 로비에 활발히 동참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친 암호화폐 성향인 연방 하원의원 리치 토레스의 모금행사에 딕슨, 벤 호로위츠, 앤서니 알바니즈(a16z의 크립토 펀드 파트너)가 각각 1만 7000달러(약 2400만 원)를 후원한 사실이 전해졌어요. 또한 딕슨과 호로위츠는 가상자산을 하나의 상품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원의원들에게도 1만 1000달러(약 1560만 원)가 넘게 후원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a16z의 크립토 관련 로비 활동이 전방위적으로 포착됐어요.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 가상자산 규제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VC들이 의도한 결과가 과연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전체적인 암호화폐 시장 전망에 있어 지켜봐야 할 포인트입니다.

By 데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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