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지 못한 전조

더는 빅테크가 아니게 되는 메타

메타가 결국 예상보다 큰 규모의 구조조정을 발표했습니다. 1만 1000명이 해고되는 예상보다 큰 규모에 업계는 놀라고 있지만, 팬데믹 이후에 이어온 성장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작은 규모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얼마 전까지도 수십 년 뒤에 돌아봤을 때 지금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을 거라면서 '메타버스' 구축에 온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는데요. 회사 방향의 결정권을 홀로 쥐고 있다시피 한 그가 성장세를 되찾기 위해 회사의 초점을 다시 잡아야 한다는 시각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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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틱톡의 무서운 성장과 메타의 위기에 대한 상황은 꾸준히 전해왔는데요. 구조조정 발표를 계기로 현재 메타가 처한 상황과 시장 현황을 정리해 보는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빅테크] #디지털광고시장 #틱톡

어쩌지 못한 전조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애써 외면하거나, 이미 알고 있어도 어쩌지 못하는 경우가 있죠. 현재 메타의 상황이 바로 그렇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화와 틱톡의 성장은 특히 메타라는 빅테크의 위상을 크게 흔들고, 큰 위기로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되었어요.

하지만 메타는 뾰족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고, 굳건하던 사업이 속절없이 약해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결국 1만 1000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알린 것이에요.

작년까지만 해도 1조 달러(약 1380조 원)에 이르렀던 메타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서만 70% 가까이 빠졌고, 매출의 전부이다시피 한 광고의 수익률도 크게 빠지고 있죠. 자신들의 수익 모델 자체를 위협하는 애플과 새로운 대세를 만들며 사용자를 빼앗아 가는 틱톡의 위세에 어쩌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많은 사람이 당혹스럽게 바라보고 있게 하기도 합니다. 

미래 사업으로 보는 '메타버스'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집착을 내려놓고, 당장 사용자를 유지하고 현재의 사업 모델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커지는 중인데요. '광고'라는 수익 모델이 이제 더는 메타가 경쟁을 압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게 되었고, 새로운 경쟁과 마주해야 하는 장이 되었습니다.
해고 소식이 발표된 어제 주가는 5% 이상 올랐어요. 오늘 장 시작에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림 출처: 구글 금융)   

구조조정을 좀 더 들여다 보면
디인포메이션에 의하면 현재 메타 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팀들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그리고 ‘메타버스'를 만들고 있는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예요. 메시징 서비스인 왓츠앱이 영향을 가장 적게 받았지만, 현재 가장 많은 인원이 투입된 핵심 제품과 미래 사업 영역에서 고루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상황이죠. (참고로 메타버스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엔지니어 그룹은 모두 자리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메타는 지난 9월을 기준으로 전체 고용 인원이 8만 7000명이 넘었어요. 2020년에는 약 5만 8000명, 2021년에는 약 7만 2000명이었는데요. 팬데믹 이후 이어온 큰 성장을 기반으로 거침없이 고용을 해왔고, 본격적인 성장세 하락의 신호가 나타난 올해 신규 채용 인원은 오히려 더 증가했어요. 

일각에서는 지금의 하락세를 고려하면 오히려 구조조정 규모가 크지 않다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메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현재의 빅테크들 중 이런 부침을 근래 겪은 기업은 없죠. 메타의 이번 결정은 팬데믹으로 인해 지나치게 커졌던 영역의 거품이 빠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지만, 사실상 광고에만 회사 전체의 실적을 의존하는 메타가 더 늦기 전에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결정으로도 보고 있어요. 

올해 초엔 지난해 4분기 매출 증가세가 크게 떨어지고, 사용자 수도 하락했다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회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조가 일찍이 나왔는데요. 그런데도 고용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메타가 현실을 잘못 보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죠.

둘의 지배력은 서서히 하지만 점차 줄어들고 있죠. 알파벳은 구글과 유튜브의 수치를 합친 것이고,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한 매출이 포함되었어요. 2021년을 기준으로 미국 전체 광고 시장은 3459억 달러(약 476조 원)에 이르렀어요. (데이터 출처: 이마케터, 인사이더 인텔리전스(2022년 3월 추정 기준))

세월이 흘렀고, 경쟁자들은 커졌고
메타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큰 소셜미디어이고, 디지털 광고 수익의 시장을 알파벳과 함께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두 기업의 미국 내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현재 약 50%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아마존이 지배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해 디지털 광고 수익을 점차 높이고 있고, 메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애플도 이 틈을 타 자신들의 디지털 광고 수익을 늘리고 있죠. 

게다가 플랫폼을 가진 모든 사업자가 이제 써드 파티(Third Party) 쿠키가 아니라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직접 수집한 퍼스트 파티(First Party)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 광고 시장의 파이를 조금이라도 가져가겠다며 나섰어요. 넷플릭스도 광고 구독제를 도입하고, 플랫폼을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죠.

광고 시장의 지형 변화는 더욱 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올해 초부터 이 흐름은 숫자로도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어요(벌써 줄어들고 있지만) 메타의 사업적인 지배력은 필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틱톡의 위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의 위상은 머지않아 내줄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은 새로운 플랫폼과 이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로 빠르게 큰 만큼, 빠르게 진화했어요. 인터넷 세계를 이루는 빅테크인 애플이 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시장은 요동치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메타의 플랫폼과 사업 모델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북은 최근 몇 년간 새로운 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죠. 인스타그램은 스냅이나 틱톡의 기능을 카피하면서 커왔지만, 이제 틱톡의 벽에 크게 부딪힌 상황이죠. 이런 와중에 메타는 수년 후에도 성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는 메타버스에 온 힘을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화요일의 커피팟에서는 메타가 빅테크의 자리를 틱톡에 내어줄 것이라는 이야기도 전해드렸어요. '빅테크'라는 용어와 개념은 뉴욕대 교수인 스캇 갤로웨이를 비롯해 구글 CEO 출신의 에릭 슈미트와 빅테크 관련 저서를 여럿 낸 유명 교수인 필 사이먼(Phil Simon)이 비슷한 시기에 각각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구글 4개의 기업을 묶어 명명한 것이고, "빅테크는 압도적인 사업 지배력과 디지털 세상에서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큰 사회적 변화를 가져온 기업들"이라고 정의했는데요. 메타는 이제 이 카테고리의 모든 면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역사를 돌아봐도 보게 될 전조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세는 물론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요. 하지만 성장세는 줄어드는 흐름일 것이라고 예상되죠. 거시적인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고, 기업들이 비용을 먼저 줄이기 시작하는 분야 중 하나가 광고이기도 하죠. 지금까지의 ‘디지털 호황’과 함께 커온 광고 시장은 성장세가 최근 몇 년간의 10%대에서 내년부터는 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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