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4일. 불확실성의 공유경제, 협업, 투자

1. 에어비앤비의 대처법, 2. 슬랙과 팀스의 동반 성장, 3. 소프트뱅크의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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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화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오늘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가야 하는 1. 에어비앤비의 주목받을 대처법, 앞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꿀 2. 업무용 협업 툴의 성장, 그리고 최근 계속 화제가 되고 있는 3. 소프트뱅크의 단호한 조치?를 준비했습니다.

[여행산업]
1. 에어비앤비의 주목받을 대처법
가장 성공적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 에어비앤비는 올해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불확실해진 상황이죠. 정확한 숫자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올해 들어서 현재까지의 손실이 수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서 나왔는데요. 에어비앤비는 추가 투자 유치 등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준비하고 있어요.

당분간은 여행을 가기 힘들겠죠.
사업 모델 자체가 도전받는 시기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이미 에이비앤비의 올해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는데요.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요. 아시아 지역은 이미 2주 전 기준으로 예약률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해서 95%나 줄었다고 하고, 유럽 지역도 75%가 하락했다고 하는데요. 현재 상황은 더욱 안 좋아졌음을 예상할 수 있죠. 코로나19 이전 전 세계적으로 하루 예약자가 200만 명이 넘는 플랫폼이었지만 지금은 하루하루 매출이 사라지고 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고 해요.

버티기 위한 대응책을 생각하는 중
코로나19 상황이 결국 수개월 내 진정된다는 전제를 두고 있지만, 일단 자본을 더 확보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해요. 현재 아래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있고요.
  • 추가 투자 유치가 가능할까? 추가 투자를 공모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현재 평가받은 기업가치인 310억 달러(약 39조 4000억 원)를 기준으로는 투자자들이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커요. 에어비앤비의 초기 투자자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엔젤 투자자 중 한 명인 론 콘웨이는 CNBC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자신감을 표했지만,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보는 시각이 커요. 결국, 추가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현재 기업가치를 크게 떨어뜨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요.
  • DL(직상장) 대신 IPO(기업공개)로 전환할까? 에어비앤비는 애초에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지 않는 직상장(Direct Listing)을 고려하고 있었는데요. 이제는 추가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생긴 상황이 되었기에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 추진으로 방향 선회를 고려하고 있다고 해요. 우선 어려운 시기를 지나갈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죠.

빅 스타트업의 희망이자 모범생이지만
에어비앤비는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워크나 우버와 달리 상대적으로 모범적인 성장을 했다고 평가돼요. 여행과 숙박을 새롭게 정의하며 고객 효용을 크게 높여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되기도 했고요. 작년 내 불거졌던 이용자들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을 피할 순 없었지만) 결국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받죠. 하지만, 지금은 예상치 못하게 사업 모델 자체가 가장 큰 리스크가 되어버린 상황이 되었죠.
 
모범생답게 버틸 준비는 된 상황이지만
에어비앤비에 의하면 현재 회사는 총 40억 달러(약 5조 80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요. 어려운 시간을 버틸 자금은 보유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빨리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 국면이 되면 IPO 추진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죠.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안에 상장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현재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회사의 사업을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이 생기리라는 것은 확실한 상황이죠.

에어비앤비는 이제 여행 산업의 상징적인 기업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산업을 긍정적으로 바꾼 공유 경제의 대표 스타트업이 이 시기를 어떻게 지나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물론, 세계 곳곳의 모두를 위해 현재의 상황이 하루빨리 진정되기를 바라면서요.
+ 샷 추가: 우리는 그래도 수익을 내고 있었다
에어비앤비는 위워크나 우버와는 다르게 수익을 내는 스타트업이었어요. 2018년 전체로는 흑자를 기록했고요. 월스트리트저널의 취재로 공개된 2019년 3분기까지의 수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3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16억 5000만 달러(약 2조 9500억 원)에 수익은 2억 6600만 달러(약 3380억 원)를 기록했어요. 전년 같은 기간보다 수익은 약 7100만 달러(약 900억 원) 줄었다고 하지만, 매출은 4억 달러(약 5080억 원) 가까이 성장했다고 해요. 게스트와 호스트에 대한 새로운 안전 기준 마련과 플랫폼 테크 등에 대한 비용을 높인 것이 수익이 줄어든 원인이라고 하고요.
++ 시럽 추가: 새로운 비전까지 준비했는데
올해 초 에어비앤비는 기존 기업들과는 사뭇 다른 선언을 하면서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게스트, 호스트, 공동체, 주주, 그리고 직원으로 구성된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르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고 실천해 나간다는 것이었죠. 이들은 그저 구호가 아니라 자신들의 사업이 끼치는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하기로 한 것이죠. 앞으로 '주주 총회'가 아닌 '이해관계자 총회'를 열면서 구체적인 방안도 만들어 가기로 했고요.
* 관련 내용은 지난 1월 23일의 커피팟 중 1. 에어비앤비의 '모두'를 위한 계획은 성공할까?도 참고해 주세요.

[일하는 방식]
2. (예상된) 슬랙과 팀스의 동반 성장
모두가 예상했듯 최근 슬랙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스(Teams)는 큰 폭의 사용자 증가를 기록했어요. 코로나19 이전에도 슬랙을 비롯한 업무용 협업 툴은 스타트업과 일부 발 빠른 기업들에 의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었지만, 현재는 이들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어요.

슬랙 쓰고 있나요, 팀스 쓰고 있나요?
슬랙 vs 팀스
  • 슬랙은 2월 초 부터 현재까지 신규 유료 비즈니스 고객사가 7000개를 넘겼다고 해요. 이 수치는 보통 슬랙의 한 분기 성장 수치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제 총 유료 고객사는 11만 개를 넘었다고 하고요.  참고로 슬랙이 하루 순 이용자 수를 공개한 것은 작년 10월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당시 기록은 1200만 명이었다고 해요.
  • 팀스도 4개월 전 하루 순 이용자 수가 2000만 명을 찍은 이후 무섭게 성장해 지난주에는 하루 순 이용자 수가 44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고 해요. 참고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슬랙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던 2016년에 업무용 협업 툴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2019년 중반이 넘어서야 사용자 수에서 슬랙을 추월했어요.

의도치 않게 앞당겨진 시장의 성장
코로나19의 여파가 지나간 이후에는 산업 지형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까지 모든 면에서 큰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데요. 슬랙이나 팀스 같은 업무용 협업 툴의 보편화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죠.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에 포함된 테크 관련 시장 조사 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의하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업무용 협업 툴 시장의 성장을 7년이나 앞당긴 것으로 분석된다고 해요. 

앞으로도 계속 성장이 이어질까? 
이용자가 급격히 늘면서 지금 수집되는 데이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서비스를 크게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요. 다양한 이용자들의 니즈에 맞는 더 유용한 기능의 추가나 시스템의 개편이 빨라질 수 있음을 기대할 수 있죠. 서비스가 좋아지면 현재의 상황이 지나가도 리텐션(재구매율)이 높고, 신규 고객도 꾸준히 늘어날 수 있겠죠.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무서운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고객사가 많은 슬랙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향후 6개월 내 이들이 사업을 접으면서 5000여 개의 고객사를 한꺼번에 잃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어요. 아무쪼록 모두가 이 시기를 잘 버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샷 추가: 업무용 툴이라고 꼭 일로만 쓰는 건 아님
최근 슬랙을 일이 아닌 다른 목적의 커뮤니케이션에 사용하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테크크런치에 의하면 동창회나 등교가 미뤄진 학생들의 스터디 그룹 증가가 눈에 띈다고 하네요. 사진이나 필요한 문서를 주고받고 보관하기 편리한 툴의 특성상 가족이나 연인 간 이용도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벤처캐피털]
3. 소프트뱅크의 단호한 조치?
소프트뱅크는 요즘 연일 뉴스에 오르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총 410억 달러(약 51조 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한다는 소식입니다. 이 돈은 자사주 매입과 부채 상환에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비전펀드의 부진이 주목받는 시기에 코로나19 상황까지 심각해지며 실적과 기업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힘겨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부채 관리도 해야해.
소프트뱅크 많이 힘든가요?
소프트뱅크의 기업가치는 지난 한 달 간 50%나 하락했어요. 지난달부터는 본격적으로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압박도 받고 있었는데요.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이들이 요구한 200억 달러(약 25조 4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에 버금가는 180억 달러(약 23조 원)를 쓰기로 했고, 나머지는 부채 탕감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해요. 모두가 놀란 큰 규모의 깜짝 조치를 단행한 것이죠. 회사의 부채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제는 피할 수 있게 되었고요.

어떤 자산을 매각한대요?
현재 상황에서는 가장 우량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알리바바 혹은 소프트뱅크 통신 자회사의 일부 지분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돼요. 현재 전 세계 경기가 침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표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바바는 기업가치를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요.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의 지분을 일부 매각해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어요. (참고로 소프트뱅크는 현재 알리바바의 지분 26%를 보유 중이에요)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요?
소프트뱅크는 겉으로는 "우리 사업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조치이다"라고 했어요. 하지만, 야심 차게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한 비전펀드의 실적이 코로나19의 영향까지 겹치며 두 개 분기 연속 하락하고, 적어도단기적으로는 실적이 더욱 악화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회사의 기업가치를 유지 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죠. 더불어 그간 회사의 운영에 안팎으로 일어난 비판을 잠재우는 효과도 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해석되고요.

그래서 일단 조치는 취했지만...
S&P 글로벌은 이미 지난주 초 소프트뱅크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내렸고, 장기 신용등급도 투자부적격 등급인 BB+로 확인했어요. 지난주 위워크 구조조정 조건으로 기존에 합의한 30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 규모의 지분 매입을 포기할 가능성도 소프트뱅크가 내비치면서, 앞으로 위워크 이사회와의 갈등도 예상되고요. 소프트뱅크가 투자자들과 시장의 요구에 응답하는 조처로 급한 불은 껐지만, 당분간 계속 어려움이 예상되는 각 투자 기업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 샷 추가: 소프트뱅크의 위워크 딜레마?
기존에 합의한 위워크 지분 매입 포기 의사는 매입 가격을 낮추려는 흥정의 과정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는데요. 최근 위워크 이사회의 다른 멤버들은 소프트뱅크가 기존에 합의한 지분 매입에서 발을 못 빼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졌어요. 이들은 소프트뱅크의 입장도 위워크를 실패하게 놔둘 수는 없다는 점을 활용해 협상해나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아직 소프트뱅크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지만요.
* 관련 내용은 지난주 금요일의 커피팟 중3. 오랜만에 등장한 위워크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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