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기준, 확산할 방법, 커지는 가치

1. 투자에 붙는 새로운 기준, 2. 미국의 전기차 확산 방법, 3. 커지는 스포츠팀의 가치
오늘은 시장에 겨울이 온 상황에서 스타트업 투자에 새로 붙는 기준에 대해 살펴보고요. 미국 정부가 전기차 확산에 힘을 싣기 위한 지원을 이어갈지, 그리고 어려울 때도 가치가 커지는 스포츠팀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서 볼게요.

+ 커피팟은 화요일 외에도 샷 추가 이야기들이 꾸준히 발행되고 있다는 것 아시죠? 라이브러리에도 들러서 어떤 이야기들인지 확인해 보세요!

[벤처캐피털] #기후테크 #SaaS #크립토

1. 요즘 스타트업 투자에 새로 붙는 조건

요즘 힘들어지는 각 시장의 모습과 함께 때아닌 겨울이 왔다는 이야기를 계속 전해드렸는데요. 겨울에도 해는 뜹니다.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사람들이 어깨를 바짝 움츠려도, 어딘가에는 따스한 햇볕이 드리워서 얼어붙었던 몸을 녹일 곳이 있죠. 스타트업 투자 시장도 마찬가지예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이 와중에도 벤처캐피털(VC)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은 있습니다. 물론 조건이 더 까다롭게 붙고 있지만요.

투자받으려면 증명해야 할 것도 많아졌지만, 살펴볼 조건도 많아졌어요.

계속 큰 투자 받는 분야도 있지만

세 가지 분야에서는 투자 소식이 계속 들리고 있습니다. 기후테크, B2B SaaS, 그리고 크립토 및 블록체인이에요.

  • 핵융합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잽에너지(Zap Energy)가 1억 6000만 달러(약 2070억 원) 규모 시리즈C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 회사는 플라즈마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 기술을 개발하는데, 탄소 배출 없이 저비용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가능성을 보인다고 하네요. 빌 게이츠의 기후 펀드로 유명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와 빅오일인 쉘의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이 출자한 벤처캐피털)가 투자했어요. 해저 채굴 기술 스타트업 임파서블마이닝(Impossible Mining)도 1010만 달러(약 131억 원) 규모 투자를 받았습니다. 박테리아를 이용해 해양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금속을 채굴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네요.
  • 기업의 판매 자동화와 디지털 고객관리(CRM)를 고도화해주는 SaaS 스타트업 리드스퀘어드(LeadSquared)가 1억 5300만 달러(약 1983억 원) 규모 시리즈C 투자를 받으면서 10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아 인도의 유니콘이 됐습니다. 기업용 데이터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타카마(Atacama)도 베인캐피털로부터 1억 5000만 달러(약 1944억 원) 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투자 큰 손들이 SaaS의 유망성은 여전히 기대한다는 사실을 입증했고요.
  • NFT 마켓플레이스 매직에덴(Magic Eden)은 링크드인을 창업한 리드 호프먼이 파트너로 있어 유명한 그레이록파트너스와 세쿼이어 캐피털 등으로부터 1억 3000만 달러(약 1685억 원)를 투자받으면서 16억 달러(2조 원)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복수의 VC에 출자자(LP)로 참여하는 한 투자자는 피치북과의 인터뷰에서 "웹3.0 분야는 밸류에이션 하락 칼바람을 피해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초기 웹3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계속 쌓는 분위기"라고 전했죠.


투자자는 작년처럼 친절하지 않다

이런 분야들이 겨울을 완전히 피하고 있다는 건 아니에요. 살을 에는 듯한 찬 바람이 쌩쌩 부는 상황에서 아주 가끔은 햇살이 내리쬔다는 뜻이죠. 베를린에서 열린 VC 컨퍼런스에서 VC 대표들은 "스타트업 가치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들은 스타트업들에게 투자금 조달은 당분간 힘들 것이므로 현금을 최대한 아끼면서 런웨이를 확보하고, 당장의 가치 하락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겨우 투자를 따낸 스타트업 대표 입장에서도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지난해까지는 창업자 친화적인 투자계약서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투자자 입장에 초점이 맞춰진 계약서를 받아들 가능성이 커요. 투자수익의 일정 배수를 보장하는 조항, 지분 가치 희석 방지 조항 등이 이미 퍼지고 있다네요. 한 투자자는 "후기 투자자에게 3배 수익을 보장하는 조항도 봤다"라고 말했습니다. 후기 투자자가 3배의 수익을 가져가기 전에 기존 주주는 한 푼도 못 가져가도록 하는 조항이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업자 입장에서는 후속 투자를 유치해 현금을 조달하기가 정말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VC 투자가 위축되어서 뿐만이 아니라, 초기 투자자들이 웬만해서는 후속 투자를 허락하지를 않는 것이죠.

시드(Seed)나 시리즈A 스테이지에 투자한 초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피투자사의 가치를 수십~수백 배 이상 키워서 후기 투자 VC에 지분을 팔아야 이득입니다. 그런데 큰 돈을 쥐고 있는 VC들이 투자 수 자체를 줄이면서 더 확실한 지표를 요구하고 있어요. 투자 시장을 잘 모르는 창업자들은 현금이 타들어 가면 후속 투자에 나서겠다고 초기 투자사들을 조르는 중이고요.

작년까지는 어느 정도 성장성만 보여줄 수 있으면 라운딩에 별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섣불리 투자 유치에 나섰다가는 투자를 받기도 어렵거니와, VC들이 요구하는 일종의 독소 조항에 초기 투자자까지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인 것이에요.


이제 숫자로 보여달라는 분위기

그래서 초기 투자자들이 창업자들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까지는 창업자를 믿고 놔뒀다면, 갑자기 주주 보고도 더 자주 시키고 사업에 관한 의견도 강하게 냅니다. "추가 투자받고 싶으세요? 그러면 숫자 만들어 오세요!"라고 닦달하는 거죠.

창업자들이 보여줘야 하는 숫자는 무엇일까요? 너무나 당연한 정답, 사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입니다. 이제 수익성과 성장성을 비전 제시 수준이 아니라 '숫자'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뚜렷한 기준은 없습니다. 산업 분야마다, 회사마다, 사업 모델마다 지표는 다르니까요. 다만 작년에는 연간 반복 매출(ARR)이 100만 달러만 돼도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시도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150만~200만 달러는 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새로운 기준인 '40의 법칙'이란?

더 확실한 기준을 제시하는 투자자들도 있습니다. 바로 '40의 법칙(Rule of 40)'이에요. 40의 법칙이란, 기업이 성공하려면 수익률과 성장률을 합쳐서 40%가 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SaaS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었는데요. 성공한 창업가·투자자이자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 저자인 브레드 펠드(Brad Feld)가 2015년 블로그에 제시한 이후 확산해서 최근에는 테크 업계 전반에 쓰이고 있어요.
* 계산법은 유동적이지만, 주로 수익률은 이자 비용, 세금, 감가상각비를 빼기 전 이익(EBITDA)으로 계산하고 성장률은 연간반복매출(ARR)로 계산합니다.

요즘 같은 겨울에도 40의 법칙을 충족하는 회사라면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게 VC들 얘기입니다. 성장성이 담보된 회사에 넉넉한 투자금이 주어지면 성장이 더 빨라지게 되니까요. 물론, 이런 회사는 흔하지 않아요. 맥킨지가 소프트웨어 기업 200곳을 분석해보니, 2011~2021년 사이에 40의 법칙을 초과 달성한 기업은 16%에 불과했어요. 그러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40의 법칙이 확실히 매력적인 지표였습니다. 40의 법칙 기준으로 봤을 때 상위 25% 기업의 기업 가치가 하위 25% 대비 3배에 달했다네요.

다만 초기 스타트업을 40의 법칙으로 평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기도 해요. 전문가들은 40의 법칙을 한두 해 달성하는 건 의미가 없고, 꾸준히 충족해야 한다고 말하거든요. 맥킨지 조사에서 40의 법칙 달성과 매출 성장세를 계속 이어간 회사는 단 1.6%뿐이었다고 합니다. 베인앤컴퍼니가 소프트웨어 기업 124곳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3년 이상 40의 법칙을 충족한 기업은 25%뿐이었어요.

☕️ 점점 높아지는 기준과 좋은 투자의 조건
소프트웨어에 주력으로 투자하는 대표적인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는 앞으로 클라우드 기반 SaaS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켄타우로스(Centaur)'가 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지난주 커피팟을 통해서도 전해드렸죠. '반인반마'인 켄타우로스는 연간 반복 매출이 1억 달러가 넘는 탄탄한 구조의 기업을 의미하는데요. 스타트업이 '좋은' 투자를 받기 위한 기준은 분야별로 한동안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 #세금공제 #7500달러

2. 전기차 확산이 더 빨라지려면

전기차는 이제 멈출 수 없는 흐름이죠. 하지만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정부도 '빌드백베터'(Build Back Better, 더 나은 미국 재건) 정책을 사실상 유예하고 지출 규모를 조절하면서 전기차 지원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유보적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기조가 계속해서 유지된다면 전기차가 대중화되는 시점이 앞당겨지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전환을 더 빠르게 앞당기기 위해서는 미국이 속도를 더 끌어올려야 할 때가 되었어요.  

페이스 끌어 올려야 하는 시장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는 전 세계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해요. 미국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2021년에 약 1500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된 시장입니다. 중국이 2150만대로 선두이고 세 번째 시장이 일본(450만 대), 인도(300만 대), 독일(260만 대) 순이에요. 유럽 전체의 자동차 판매량도 연 1175만 대로 미국보다 작아요. 미국은 그 규모 면에서나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면에서나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미국 시장 전동화의 성공 여부는 전 세계의 자동차 전동화에 있어 중요한 기점이기도 하죠.

미국의 작년 전기차 판매량은 약 66만 대를 기록했고 계속 증가하고 있죠. 하지만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 4.4%에 불과해요. 노르웨이가 86%,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의 다른 국가들이 10~20%, 중국은 14%인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이죠. 테슬라뿐만 아니라 많은 신생 전기차 제조사들이 미국에 기반해 있는 것을 고려하면 보급률이 너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미국의 전기차 보급률이 이토록 낮은 데는 세금 공제 혜택과 같은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에 원인이 있다는 의견이 있어요. 현재 미국에서는 전기차를 구매하면 대당 7500달러(약 965만 원)의 세금 공제 혜택을 주고 있는데요. 대신 상한선이 있어서, 한 자동차 제조사가 누적 20만 대의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를 판매하면 공제 혜택이 서서히 줄어듭니다. 20만 대 판매를 달성하면 다음 반년은 공제금액이 50%로 줄어들고 그다음 기간은 75%로 줄고 그 다음 해부터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구조에요.

제조사들의 보조금 확대 요청

전기차를 가장 먼저, 많이 판매한 테슬라는 2018년에 그 상한선을 넘었고 2020년 1월부터 혜택이 없어졌어요. GM도 최근에 이 상한선을 넘었고 도요타도 올해 여름 상한선에 도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포드도 약 16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상한선 도달은 시간 문제에요.

세금 공제 혜택이 계속 되도록 GM과 도요타, 포드, 스텔란티스의 CEO는 이 20만 대의 상한선을 없애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미 의회에 보냈어요. 공제 혜택이 없어지는 시점은 전기차 시장이 더 성숙해지면 정해달라고 요청했고요. 

최근 경기 상황과 공급망 차질로 전기차 제조 원가가 크게 올라갔고 소비자 판매 가격도 올라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조사기관 에드먼스(Edmunds)에 따르면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지난달 60,984달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일반 자동차의 평균 가격이 46,634달러인 것에 비하면 높죠.

수요가 많다며 회의적인 분위기

미 정부의 전기차 세금 공제 혜택이 출현한 것은 2009년 오바마 정부 시절이었어요. 배터리 가격은 지금보다과거에 더 비쌌기 때문에 전기차의 가격이 내연기관차보다 높을 수밖에 없었어요. 7500달러의 세금 공제로 전기차 구매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이 되며 전기차 보급률을 올리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가 있죠.

작년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전기차 세금 공제액을 최대 12,500달러까지 올리는 안을 고민했어요. 결국 미국 안에서 노조가 만드는 전기차만 한하여 4500달러의 추가적인 세금 혜택을 주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요. 하지만 최근 의회의 기조가 바뀌고 이 추가 세금 공제 혜택도 논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해요

GM, 포드, 스텔란티스, 도요타가 요청한 레터에 대해 의회는 아직 응답하지 않았어요. 7500달러 세금 공제안에 대한 규모와 범위는 아직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현재 공화당 대 민주당이 50:50 구조인 상원에서 스윙 보트(Swing Vote) 역할을 하는 조 맨친(Joe Manchin) 민주당 의원이 지금의 세금 공제 방법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어떤 식으로 결과가 나올지 가늠이 어려운 상황이에요.

조 맨친은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수요가 충분한 상품에 정부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해요. 외국 기업들이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을 문제로 보고, 구매자의 소득과 판매 차량의 가격도 기준선을 정해 지원 대상을 좁혀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의견이었다고 전해지죠.

대중화 시점을 당길 수 있을까

지출을 줄이고는 있지만 미국 정부가 전기차 사업 지원에 손을 떼는 것은 물론 아니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모든 신규 자동차를 전기차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해요. 바이든 정부의 1조 달러(약 1285조 원) 규모의 인프라 패키지 중 75억 달러(약 9조 6380억 원)를 전기차 충전소 설립에 쓰기로 한 계획은 차근히 진행 중이에요.

아직 가시화된 설립 작업은 없지만, 관련 규정은 마련되고 있어요. 전기차 충전소는 2030년까지 50만 개를 매 50마일(80km)마다 설치하기로 했어요. 고속 DC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고 대표적인 고속도로들에서도 1마일 이내의 위치에 설치될 예정이고요.

물론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2030년까지 완전 전기차화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죠.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인식은 아직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요. 세금 공제 혜택 외에도 추가적인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가 없다면 미국의 전기차 보급률이 지금보다 빠르게 올라갈 요인은 쉽게 찾을 수 없는 상태에요. GM-도요타-포드-스텔란티스의 서신에 대한 의회의 반응은 미국 정부가 전기차 대중화 노력에 대한 완급을 어떻게 조절할지 엿볼 기회입니다.

By 캐롤라인
*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이슈를 전하고 있어요.
☕️테슬라는 보조금을 아예 없애자고 하고

일론 머스크는 현존하는 정부의 전기차 혜택이 모두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해요. 그래서 이번 GM, 포드, 스텔란티스, 도요타가 보낸 서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어요. 테슬라는 현재 경쟁사들에게 제공되는 세금 공제 혜택이 테슬라에는 (더 이상) 없어 경쟁이 불리하다고 봤어요. 이런 보조금들이 없어지면 테슬라의 경쟁우위가 훨씬 더 올라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에요


물론 이러한 머스크의 주장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어요. 테슬라는 2010년 정부로부터 4억 5600만 달러(약 586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아 모델S를 생산하는 데 사용했어요. 7500달러의 세금 공제 혜택을 통해 구매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에 전기차를 제공했죠. 테슬라의 초기 판매에 정부의 역할이 있었다는 의미에요.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한 지금의 시점에서 모든 종류의 보조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머스크의 주장에는 모순이 있다는 의견이에요.

[스포츠] #가치평가 #프로스포츠팀인수

3. 어려울 때도 가치가 오르는 스포츠

(에너지와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 대부분 분야에서 기업의 가치가 하락하고,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요즘이죠.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큰 거래가 탄생하고 있는 시장이 있는데요. 바로 미국과 유럽의 스포츠 구단 투자 시장이에요. 스포츠팀을 인수하려는 이들의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고, 최근 연속적으로 최대 가치 기록을 깨는 사례가 나왔어요.

스포츠팀 운영 사업은 불황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이에요.

축구와 미식축구 클럽의 가치
지난 5월에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첼시는 무려 31억 달러(약 3조 9840억 원)에 미국인 사업가인 토드 불리(Todd Boehly)가 이끄는 투자자 그룹에게 매각되었어요. 참고로 첼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재를 받게된 대표적인 올리가르히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주였죠. 영국은 지난 3월에 아브라모비치의 소유권을 박탈하고 첼시의 자산을 정부 관리하에 두고 있었어요.

6월 들어서 이 기록은 가볍게 깨졌는데요. 미국 프로 미식축구 리그인 NFL의 덴버 브롱코스를 월마트 창업자인 샘 월튼의 아들이자 월마트의 회장직을 지낸 롭 월튼과 그의 가족들이 46억 5000만 달러(약 5조 9770억 원)에 인수했어요. 가장 최근에 있었던 대표적인 스포츠 리그의 메가 딜은 2020년 뉴욕 메츠의 24억 달러(약 3조 850억 원)였는데요. 스포츠 구단의 가치가 이전보다 더 큰 폭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죠.

왜 이렇게 가치가 커질까?
포브스가 기록하는 스포츠팀 가치 평가에 의하면 2021년을 기준으로 첼시와 덴버 브롱코스는 모두 32억 달러(약 4조 1170억 원) 가치를 평가받았어요. 이 가치 평가를 기준으로 포브스 리스트에 공동 25위에 기록되어 있었죠. 첼시는 최근의 특수한 상황으로 가치가 하락해 판매되었지만, 덴버 브롱코스는 인수 의향을 밝힌 투자자 그룹 간 경매 스타일의 경쟁이 되었고 가치에 큰 프리미엄이 붙었어요. 

스포츠팀의 가치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 희소성에 있죠. 많은 기업과 개인이 스포츠팀에 투자하고 싶어하지만 세상에 좋은 가치를 지닌 스포츠팀은 한정되어 있죠. 특히 오랜 역사를 쌓아온 스포츠 리그에 속한 프로팀만큼 깊은 팬 베이스에 안정적인 사업을 운영할 기반이 된 사업은 흔치가 않죠. 얼마 전에 시즌을 종료한 미국 프로 농구 리그인 NBA와 프로 미식축구 리그인 NFL 그리고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를 비롯한 유럽의 대표적인 프로 축구 리그가 가치가 가장 높은 리그들이라고 할 수 있고요.

최근까지도 스포츠팀의 가치는 매출을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어요. 리그의 인기와 미디어 시장의 크기 등이 프리미엄으로 반영되고요. 물론 경기장 등 자산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죠. 보통 이익률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레거시가 쌓인 스포츠 리그에서 활동하는 팀의 가치가 계속 올라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믿음도 있어요. 이는 특히나 자신이 재밌게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을 찾는 억만장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죠. 이들에게 스포츠팀을 운영하는 것은 하나의 특권을 더하는 것이자 트로피를 가지는 것이기도 했고요.

새로운 기회도 계속 생기고
물론 스포츠 사업의 잠재력을 알아본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도 계속 커지고 있어요. 이들이 스포츠팀 인수에 관심이 큰 억만장자들과 경쟁을 벌이면서 점점 더 스포츠팀의 가치가 커진다고도 보고 있죠. 실제로 스포츠팀의 가치는 티켓 판매와 부수적인 경기장 수입 외에도 새로운 수익 창출의 통로가 계속 만들어지면서 그 잠재력이 계속 커지고 있고요.

우선 대표적으로 각 팀의 유니폼을 비롯한 의류 사업이 전문화되고 있고 이커머스를 통해 시장은 빠르게 커져 왔죠. 이 시장은 인터넷이 가능한 전 세계의 팬들이고요. 기업가치가 270억 달러(약 34조 7000억 원)에 달한 파나틱스(Fanatics)와 같은 스포츠 의류 전문 이커머스 스타트업이 대표적인 예이죠. 무엇보다 이제는 스포츠 라이브 스트리밍에 대한 수요도 점점 커지는 중이고 중계권 등의 미디어 가치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돼요. 

새로운 사례를 만드는 이들
이번 시즌 NBA 우승팀이자 최근 8년간 4번의 우승을 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경우에는 스포츠팀 사업을 넘어 콘텐츠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있죠.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를 새로 세우고, 영화와 음원 사업 등 D2C(Direct-to-Consumer) 콘텐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농구팀을 기반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향후에는 독립적인 콘텐츠 사업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고요. 

이들은 유명 벤처 투자자였던 조 레이콥(Joe Lacob)이 인수한 이후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의 시스템이 조직에 이식되고,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성적이 좋아지고 그 가치가 계속 커져왔어요.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팀 중 하나가 되었고요. 

워리어스는 새로운 자본의 유입으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이제는 완전히 자리 잡은 새로운 운영 방식과 그 성공으로 다른 스포츠팀들에게 큰 자극도 되고 있죠. 앞으로 소유권을 향한 경쟁이 계속 커지는 스포츠팀 시장에 새로운 비즈니스 사례가 탄생할지에 대한 기대도 키웠어요.
☕️ 선수들도 뛰어드는 스포츠팀 인수
NBA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농구 해설가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샤킬 오닐은 최근 자신이 뛰었던 올랜도 매직을 인수할 준비가 되었다고 밝혔어요. 소유주는 매각 의사를 밝힌 적이 없지만, 샤킬 오닐은 올랜도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 등과 함께 자금도 충분히 준비되었다면서 언제든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했죠. 현역 선수이자 이미 전설 반열에 오른 르브론 제임스 역시 최근에 NBA팀의 오너십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고요. 

이런 움직임은 리그의 인기가 높아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큰 부를 쌓은 선수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죠. 게임과 리그의 현장을 잘 아는 이들이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고요. 참고로 마이클 조던은 NBA 샬럿 호넷츠의 대지분을 가진 소유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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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추가하시면 더 많은 이야기를 더 자주 받아보실 수 있어요.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가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끼치는 영향에 대한 깊은 시선도 전해드리고요. 이번 NBA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어떻게 디즈니와 같은 콘텐츠 비즈니스를 만들려는지, 현재 우려되는 경기 침체에 스타트업들과 벤처캐피털은 어떻게 대응 하려는지 등 최근의 이야기들에 대해 더 많은 맥락을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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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퍼즐] #008 #정답

한때 반짝했으나 지금은 주춤하는

한때 반짝했지만, 지금은 주춤하거나 힘들어진 분야와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죠. 대표적으로 오디오로 소셜미디어 업계를 혁신할 것 같았던 클럽하우스가 그렇고, 야심 차게 테슬라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던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콜라도 그렇고, 코인 시장의 테라도 그렇고요.

최근 계속 전해드렸듯이 힘든 시기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이 시기 속에서도 여전히 반짝이는 기업들은 더 많은 주목을 받겠죠.

물론 경기가 더 어려워지는 시기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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