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견된 실패를 쌓는 메타

급하게 내놓은 서비스 종료가 보여주는 것
최근 어려움이 이어지는 메타의 상황을 보여주는 뉴스가 어제 또 전해졌어요. 마크 저커버그도 공을 들여 론칭했다고 알려진 구독 기반 뉴스레터 서비스인 '불레틴(Bulletin)’의 종료 소식입니다성장하지 못한 서비스를 닫는 것이기도 하지만, 급하게 내놓은 서비스의 예견된 실패이기도 합니다.현재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는 회사의 방향 전환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움직임이기도 하고요.

+ 메타의 이야기를 최근에 자주 전해드리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그동안 전한 이야기와 이어지는, 빠르게 전해드릴 한 가지 이야기로 찾아왔어요.

#페이스북 #신규서비스

예견된 실패를 쌓는 메타

요즘은 세상에서 제일 큰 회사들인 빅테크도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화요일에 전해드렸듯이 구글도 최근 결국 큰 투자를 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접었고애플은 아이폰의 생산량을 늘리지 않겠다는 이야기와 앱 스토어 실적이 부진하다는 결과가 돌고, 아마존은 주력 사업인 이커머스 분야의 채용을 올해까지 우선 멈추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죠. 이들은 앞으로 경기가 더 어려움에 빠질 수 있음을 예고하기라도 하는듯 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경제가 하강하는 국면에서 실질적인 실적 타격을 받기보다는 본질적인 사업 전환의 문제로 더 큰 어려움을 겪는 빅테크인 메타가 있죠. 위기가 점점 고조되는 와중에 메타는 이미 고용을 멈추고 비용을 줄이는 데 힘을 쓰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리고 각종 서비스의 종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팬데믹 와중에 잠시 불었던 라이브 오디오 붐을 타고 커졌던 클럽하우스를 베낀 오디오 룸스(Audio Rooms)는 영상 방송 기능인 페이스북 라이브에 통합했고, 팟캐스트 서비스도 겨우 1년을 운영하고 지난 6월에 종료했어요. 

최근에는 지난여름에 이미 투입 자원을 대폭 줄이겠다고 예고한, 페이스북의 뉴스레터 서비스인 불레틴(Bulletin)을 종료하기로 했는데요. 한창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붐이 이어지던 작년 6월에 시작한 이 서비스는 내년 1월에 문을 닫게 됩니다.

어려움을 가중하는 서비스 실패도 쌓이는 중이에요. 

급한 카피는 안 통한다
팬데믹 동안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붐이 일고, 이 흐름을 타고 새로운 텍스트 콘텐츠를 이용해 성장할 수 있음을 유료 구독 모델을 기반으로 한 뉴스레터 플랫폼 스타트업인 서브스택(Substack)이 증명했죠. 이를 본 페이스북이 바로 핵심 자원을 투입하며 금방 비슷한 카피를 내놓고, 말콤 글래드웰(아웃라이어 작가)이나 미치 앨봄(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작가) 등의 유명 작가들을 섭외한 것은 빠르게 확장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혔어요. 

하지만 페이스북과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 이 서비스가 가진 목적은 뾰족하게 드러나지가 않았어요. 롱폼 텍스트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들도 페이스북의 생태계에 잡아두려는 전략, 유료 구독 모델에 대한 실험, 인플루언서 작가들을 중심으로 페이스북 내 그룹이 형성되는 움직임을 키우려는 등 여러가지 의도가 보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초기에 받은 관심이 이어지지 않았죠. 

서브스택의 창업자인 해미쉬 맥킨지(Hamish McKenzie)는 당시 불레틴의 론칭 발표를 보고 "(빅오일인) 엑손모빌이 태양 에너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라는 비유를 쓰며 이 움직임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일갈하기도 했었는데요. 막대한 자원을 가진 페이스북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키울 마음이 없으면서, 가능성이 있어 보이니 일단 찔러본다는 이 예견은 결국 들어맞게 되었어요. (경쟁사의 견제였지만, 앞서 서비스를 성공 궤도에 올린 이의 안목이기도 했죠)

물론 이를 다르게 말하면 기존의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핵심 사업을 그대로 베껴 추진하다가 여러 가지 상황이 안 좋아지자 접어버린 케이스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가 쌓아온 히스토리나 성장 공식을 무시하고, 자원을 투입하면 성공할 수 있다라고 자신만만하지만 안일하게 시작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게 되었죠.

시작부터 예견된 것일지도
다른 서비스들의 종료와는 달리 불레틴의 종료가 더 큰 주목을 받은 이유는 메타가 (표면적으로는) 꽤나 진지하게 이 사업을 키우기 위해 나섰었기 때문이에요. 최고 제품 책임자(CPO)인 크리스 콕스(Chris Cox)가 직접 사업 전체 지휘에 나섰고, 작가들 섭외에도 적극 뛰어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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