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티기에 들어간 기업들

1. 서바이벌 시작한 전기차, 2. 너무 커진 석탄의 가치, 3. 심각하지 않은 테크 구조조정?
오늘은 전기차 붐을 타고 상장까지 했던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근황을 정리해 먼저 짚어봅니다. 이어서 아직 석탄이 주요 수익원인 자원 메이저 기업이 석탄 광산을 서둘러 닫기로 한 이유를 살펴보고요. 생각보다 침체의 신호가 뚜렷하지 않은 테크 업계 현황을 빠르게 볼게요.

+ 커피팟은 지금까지 매주 화요일에 정기 뉴스레터를 보내드렸는데요. 앞으로는 지속 발행 중인 샷 추가 뉴스레터의 발행 주기를 고려해 화요일 혹은 수요일에 주 1회 정기 뉴스레터를 보내드리고자 합니다.

참고로 현재 샷 추가를 하신 구독자분들께는 각 산업에 대해 더 깊은 시선을 전하는 롱폼 아티클을 비롯해 주 3회 이상의 뉴스레터가 발행되고 있어요. 커피팟늘잘지켜봐주셔서고맙습니다. 내년에도 더 좋은 이야기들 전하고자 준비 중이에요. 다영한 영역의 해외 비즈니스에 대한 실질적인 공부와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 꾸준히 받아보세요 :)

[전기차] #리비안 #카누 #대위기

1. 버티기에 들어간 전기차 스타트업들

전기차 스타트 업계가 비상입니다. 지난 3년간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할 당시 주식 시장에 상장한 다수의 전기차 스타트업 중 절반이 현금 부족에 허덕이며 내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들도 생존모드에 돌입했죠. 제2의 테슬라를 꿈꾸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았던 전기차 스타트업의 냉혹해진 현실을 짚어 봅니다.
겨울이 오고, 언제든 미끄러질 수 있는 위험한 빙판길 위를 달리는 듯한 전기차 스타트업들이에요. © 리비안

붐을 타고 등장했던 이들
3년 전 본격적으로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며 전기차 스타트업이 대거 등장했어요. 2020년 6월 니콜라가 상장한 것을 시작으로 피스커(2020년 7월), 로드타운 모터스(2020년 10월), 카누(2020년 12월), 어라이벌(2021년 3월), 루시드(2021년 3월), 페러데이 퓨처(2021년 7월), 리비안(2021년 11월)까지 유망한 전기차 스타트업의 상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어요. 

모두 제2의 테슬라를 꿈꾸며 일부는 기존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주식 가치가 큰 회사로 등극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어요. 생산이 곧 생존을 의미하는 것으로 공급망 컨트롤, 생산 능력을 증명해야 했던 이들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금액의 상당 부분을 설비 증설에 사용했고 그 결과가 어느 정도 드러났어요. 

원대했던 첫 목표만큼은 아니지만 수천 대 수준의 상용차를 출시하는 데 성공한 리비안과 루시드는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줬지만 상대적으로 카누와 어라이벌, 로드타운 모터스는 최근까지도 상용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고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어요. 패러데이 퓨처도 출시에 실패하고 재무적으로도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최근 극적으로 투자자를 만나 한숨을 돌렸죠. 

그나마 선방한 이들

  • 전기차 스타트업 중 사정이 가장 나은 곳은 리비안(Rivian)이에요. 리비안은 전기 픽업트럭과 SUV, 배달용 전기밴을 생산하고 있죠. 아마존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고 보유한 현금 규모도 가장 커요. 작년 말 기준 181억 달러(약 23조 7000억 원)였던 회사의 현금은 9월 말 기준 133억 달러(약 17조 4000억 원)로 감소했어요.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에 비해 재무적으로 건전한 상황이지만 내년 2공장을 확장하고 15만 대를 인도해야 하는 리비안도 상황이 여유로은 것은 아니에요. 그렇기에 지난 9월 메르세데스-벤츠와 전기밴 합작사를 만들어 운영하기로 한 계획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최근 성명을 통해 
    밝혔어요. 기존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현재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이라면서요. 리비안은 올해 1~3분기 총 50억 달러(약 6조 43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직원의 6%를 해고하고 지출을 삭감하기 시작했어요.

  • 럭셔리 세단 전기차를 생산하는 루시드(Lucid)는 3분기에 1398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합니다. 생산 목표는 1만 2000대에서 3분기 기준 6000~7000대 수준으로 50% 감축했어요. 또한 3분기말 기준 38억 달러(약 4조 9800억 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투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자랑했는데요. 소진 속도도 워낙 빠를 것으로 예상되어 추가 투자처 확보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상황이 심각한 3인방

  •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곳은 카누(Canoo)에요. 주로 배달용 전기밴이나 소형 전기 트럭을 만드는 카누는 3분기 보고서를 통해 기존 현금과 유동성 상태로 인해 "향후 12개월 동안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상당한 의문이 존재한다"고 공시한 상황이에요. 지난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681만 달러(약 89억 원) 남았어요.

    카누는 5억 달러(약 6550억 원)의 현금을 신주 발행을 통해 모집하려 했으나 1억 2000만 달러(약 1200억 원)만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요. 물론 제품에 대한 판매 계약을 맺고 개발을 지속하면서 투자자를 물색 중이지만 12개월 내로 증자를 하지 못하면 사업 영위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 픽업트럭을 개발하는 로드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도 카누와 마찬가지로 사업 유지를 위해서는 상당한 현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어요. 대만의 그 폭스콘(Foxconn)으로부터 최대 1억 7000만 달러(약 2200억 원)의 투자를 받기로 했어요. 하지만 이 회사가 회사 운영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현금이 연간 1억 5000만 달러(약 1900억 원)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폭스콘의 투자가 충분한지는 의문이에요.

  • 현대차가 투자하기도 한 영국 기반의 어라이벌(Arrival)은 9월 말 기준 보유한 3억 3000만 달러(약 4300억 원)의 현금이 향후 12개월의 사업 운영을 충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해요. 때문에 미국 시장으로 제품군과 기술에 자원을 집중하는 쪽으로 사업을 대폭 재구성한다고 발표했어요. 이에 따라 구조조정은 불가피해졌어요. 경영진은 총력을 다해 추가 펀딩을 한다는 계획이고요.


아직 겨우 버티는 이들

  • 고급 전기 SUV를 만드는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는 최근 요크빌 어드바이저에 주식을 매각하며 2억 달러(약 26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해 구사일생했어요. 지난 15일에 제품 론칭과 출시 계획을 밝히고 경영진 교체도 단행했지만 당장 자체 제품 판매만으로 생산 비용을 충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특히 페러데이 퓨처의 현금이 지난 9개월 사이 4억 달러(약 5200억 원) 이상 소진된 것을 고려하면 내년이나 2년 안에 생존을 위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요.

  • 수소 트럭을 전문으로 하는 니콜라(Nikola)와 전기 SUV를 개발하는 피스커(Fisker)는 9월말 기준 각각 3억 1600만 달러(약 4100억 원)와 8억 2500만 달러(약 1조 800억 원)를 보유하고 있어 현금이 고갈되지는 않았지만 1~2년 내로 추가 증자는 모두 필요한 상황이에요.  

모두가 안심할 상황은 아니고

이들 신생 전기차 기업 모두 지금보다 생산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기 때문에 현금을 계속해서 빠르게 소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1~2년 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해야 한다는 점은 모든 회사가 동일한 상황이에요. 상장으로 한차례 크게 자금을 조달했으나 또다른 방법으로 자본을 지속적으로 조달해야 해요. 참고로 테슬라도 자체적인 사업 운영으로 흑자 기업이 되기까지 10년 여의 시간이 걸렸죠.

하지만 최근의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가 어느정도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투자 심리는 이들이 연쇄 상장을 하던 지난 3년 전에 비하면 많이 위축되었어요. 그로 인해 신생 회사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가 이전보다 까다로워 진 것은 사실이에요. 또한 경쟁사 간 생산능력에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고요. (물론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신생 전기차 기업들에게는 이번 겨울이 더욱 춥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By 캐롤라인
*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이슈를 전하고 있어요.

[에너지] #글렌코어 #사업구조

2. 아직 석탄이 필요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이름일 글렌코어(Glencore)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메이저 자원 기업 중 하나입니다. 이들은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자원이 아닌 석탄이 사업의 중심이기도 해요. 

많은 글로벌 자원 기업들이 석탄을 포트폴리오에 두고는 있지만, 글렌코어는 그중에서도 석탄 사업의 비중이 큰 기업입니다. 물론 이들의 주요 사업은 구리와 아연,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의 소재가 되는 자원이기도 하지만 석탄은 늘 이들의 실적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자원이었어요. 

그런 이들이 최근 주요 석탄 광산의 문을 차례차례 닫기로 했는데요. 러시아가 침공해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은 석탄 수요에 따른 큰 이익을 보고 있는 와중입니다. 이들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석탄은 여전히 전기 생산을 위한 필수 자원이죠. 당분간도 그러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여전히 석탄의 시대 
석탄은 아시아 기준의 벤치마크 가격이라고 할 수 있는 호주 뉴캐슬항 인덱스를 기준으로 톤당 400달러 이상이 되었습니다. 이는 올해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100달러 중반 수준을 유지했고, 2021년 봄까지만 해도 100달러를 넘기지 않고 있었죠. 하지만 천연가스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유럽의 자원 수급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발전 연료로서의 석탄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어요.

석탄 소비량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올해도 1.2%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돼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압력이 커지면서 가장 먼저 타겟이 된 석탄 소비를 낮추고자 했던 움직임은 전쟁으로 인해 완전히 바뀐 상황이에요. 

석탄 소비가 계속 줄었던 유럽에서는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그 소비량이 증가했어요. 세계 최대 석탄 생산국들인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 생산량 기록을 세웠고요. 내년에도 그리고 2024년까지도 이 흐름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화석 연료 중 석탄이 가장 먼저 소비 피크(Peak)를 칠 것이라는 예상도 여전해요. IEA는 전기 생산을 위한 발전용 석탄의 국제 무역량은 지금부터 2025년까지 약 10%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하지만 급격히 바뀐 국제 정세로 인한 에너지 수급이 급박해지면서 석탄이 주요 자원으로 기능하는 시대가 연장되었죠.

계속 큰돈이 되는 중
이런 석탄으로 글렌코어가 2021년에 벌어들인 이익은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이익)를 기준으로 9억 1200만 달러(약 1조 1765억 원)였는데요. 2022년에는 이 숫자가 무려 10배 가까이 커진 89억 달러(약 11조 4810억 원)가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구리와 아연 등 취급하는 다른 자원과 기타 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석탄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더 크죠. (글렌코어는 본래 구리, 아연 등의 사업과 상품 트레이딩이 주력인 기업이기도 합니다)

현재 추정에 의하면 내년에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요. 2023년 글렌코어의 전체 추정 이익 306억 달러 중 195억 달러(약 25조 1550억 원)가 석탄에서 나올 것으로 분석되었어요. 파이낸셜타임스가 인용한 번스타인 리서치의 분석에 의하면 의하면 글렌코어의 현재 기업가치 1000억 달러(약 129조 원) 중 석탄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90억 달러(약 63조 2100억 원)입니다. 

하지만 유럽을 기반으로 하며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대표적인 자원 기업 중 하나인 글렌코어의 석탄 사업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올해 초에도 이들은 런던 기반의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석탄 사업을 분리해 운영하며 궁극적으로 사업 철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어요. 2050년까지 기업 차원의 넷제로(Net Zero, 탄소중립), 2035년까지 탄소배출량을 50% 줄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죠. 

글렌코어가 이런 압박을 받게 된 것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그 자금은 얼마나 어떻게 집행할지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어요. 그러다 최근에는 향후 12년간 보유 중인 주요 석탄 광산 26개 중 12개를 닫겠다는 결정을 발표했죠. 이 중 일부 광산의 폐쇄는 기존의 계획보다 더 빨리 진행하는 것이기도 해요. 여기에 더해 새로 개발이 진행 중이던 호주의 대규모 석탄 프로젝트도 중단하기로 했고요.

새로운 프로젝트는 향후 수년간 추가 탄소배출의 근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미 비판을 받던 중이었어요. 최근 경쟁사들인 자원 메이저 리오틴토와 BHP 그룹도 차례로 구리와 니켈, 리튬, 코발트와 같은 자원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자극을 받은 것으로 분석돼요. 투자자들은 이제 에너지 메이저들에게 전기차 배터리 등 새로운 산업의 자원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요.

당분간 필요하겠지만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화석 연료 사업 중심 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압박은 거세져 왔어요. 2019년과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에 특히나 그 흐름이 ESG를 중시하는 경영 흐름의 부상과 함께 커졌고요. 소위 '빅오일'을 대표하기도 하는 엑손모빌이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을 받아 이사진의 일부를 교체하게 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사업 계획을 세우게 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였죠. 

전쟁으로 인해 특히나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수급 안정성이 중요해진 현재는 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 않은 듯 하지만, 에너지 기업들이 화석 연료만을 주요 사업으로 유지하는 것이 미래 사업 구조에 좋지 않다는 분석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석탄도 여전히 산업을 기능하게 하는 주요 자원이지만,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 부상을 위해 새로운 자원의 개발이 더욱 시급해진 상황이 되기도 했고요.

자원 메이저들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특히나 거센 것은 이들이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기 때문이죠. 이들이 미래에 더 커질 산업에 공급할 자원 사업에 빨리 나서 흐름을 더 크게 만들고, 그에 대한 보상도 더 크게 받으면서 기업의 가치를 계속 올려 나가길 바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게 사업성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보는 것이죠.

글렌코어는 2025년까지 석탄 생산량을 증대하지 않고, 현재 수준인 약 1억 1000만 톤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어요. 적어도 2025년까지 석탄 사업이 가장 큰 수익을 내는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사업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테크] #단신 #업데이트
3. 테크 업계는 정말 어려운걸까?

지난 11월, 세상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중 하나이던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 어려움을 겪던 메타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아마존도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대표적인 스타트업과 빅테크를 가리지 않는 구조조정이 테크 업계에서는 이어졌죠. 각 기업은 비용을 아끼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고요.

이어진 구조조정은 테크 업계의 본격적인 위기를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는데요. (커피팟도 꾸준히 관련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죠) 아직까지는 생각만큼 크게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수치들도 나오는 중이에요. 향후 거시경제 상황을 비롯해 여러모로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고요.

테크 업계는 기업별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채용 시장이 아직 좋은 상황이라고 해요.

계속 이어진 구조조정

테크 업계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신호는 여러 스타트업들이 추가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인력을 줄이기 시작한 지난 봄부터 이미 계속 나오던 중이었죠. 지난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대표적인 기업들이 움직이자 그 흐름이 커질 것으로 보였어요. 실제로 테크 업계 해고를 트래킹하는 사이트인 레이오프.fyi에 의하면 11월이 올해 들어 해고 인원이 급격하게 커진 달이었어요. 하지만 각 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될 당시에도 이런 움직임이 전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이야기도 계속 나오던 중이었어요.

모건스탠리는 2021년 12월 이후 테크 업계에서 18만 7000개의 자리가 사라졌지만, 미국 전체 고용 현황의 0.1%밖에 되지 않는다는 수치를 11월에 발표했죠. 골드만삭스는 테크 업계에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재 관련 직종의 고용 수요는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어요. 즉, 테크 업계에서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다 하더라도 다른 직장을 상대적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에요.

아직 갈 곳이 많은 이들
얼마 전에도 전해드렸지만 현재 테크 기업들과 일부 기업 본부 직원들의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상황은 '파타고니아 조끼 침체'라고 명명되기도 했어요. (이는 실리콘밸리나 월스트리트 등 파타고니아 조끼를 입는 것이 유행인 고소득 직종들에 한정해 어려운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죠) 이를 전한 스캇 갤로웨이는 테크 업계에서 현재 해고가 되는 인력들은 대부분 금방 다른 직장에 취업을 할 수 있는 스킬과 역량을 가진 이들이며, 취업을 당장 할지 말지에 대한 선택권이 있는 사람들이라고도 했죠.

전체적인 시장을 돌아보면 미국은 지난 11월에 26만 3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했고 실업률은 3.7%에 불과했어요. 금리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분석도 커지고 있지만 고용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이어 나가고 있고, 테크 업계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상황이에요.

물론 지켜봐야 하지만
벤처 투자 금액이 계속 줄어들었다는 것은 사실이고, 기존 테크 기업들이 비용을 아끼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었어요. 애플과 알파벳, 세일즈포스 등 아마존과 메타처럼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은 대표적인 테크 기업들도 고용을 늘리지 않고 있으며 연말 행사까지 최소화하는 중이라고 하죠. 벤처캐피털들도 크립토와 전기차, 초스피드 주문 배달 스타트업 등 각 영역에서 팬데믹 동안 이어온 FOMO(Fear Of Missing Out) 투자를 이어가기는 (당연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후속 투자가 어려워지고, 잘나가던 시절에 고용을 지속해 오면서 덩치가 커진 기업들은 조직 구조를 효율화하는 작업을 당분간 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돈을 벌지 못하는 사업부는 슬림화하고,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도 더 신중하게 하면서요.

물론 당분간은 지난 봄부터 스타트업들에 찾아온 겨울과 테크 업계의 성장 정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여전히 많아요. 하지만 최근 나오는 수치를 바탕으로 테크 업계 전체의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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