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결국 향후 4년간 미국 내 투자를 5000억 달러(약 715조 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발표했죠. 텍사스에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사업을 뒷받침할 서버를 생산하는 제조 시설을 짓고, 4년 동안 미국 내에 새로운 일자리 2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고요.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도 부합하기 위해서 내놓은 계획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애플에게 감사하다는 표시를 아주 크게 했죠. 물론 자신이 애플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것도 내세운 것이고요. 애플도 자신의 뉴스룸에 관련 소식을 크게 공을 들여 포스팅 해놓았습니다.
미국에만 쓰는 돈 5000억 달러는 아주 큰 금액입니다. 애플의 총 2년 투자 금액과 비슷하죠. 하지만 이 금액이 과연 애플이 4년 동안 투자하는 돈에 비교할 때 클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하고, 과연 이것이 새로운 투자인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일단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은 애플이 크게 무리해서 쓰는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물론 미국에만 5000억 달러가 넘게 쓰겠다는 선언이지만, 지난 4년간 애플이 운영비용과 자본지출로 쓴 돈은 1조 1000억 달러(약 1573조 원)에 이릅니다. 애플처럼 성장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시설에 계속 투자하는 기업이라면 이 돈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죠.
애플은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2700억 달러(약 386조 원)가 넘는 돈을 써왔고, 추세를 보아 시장에서는 애플이 향후 4년간 약 1조 3000억 달러(약 1859조 원)를 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미와 중남미를 합친 미주 지역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이고, 이중 대부분이 미국 매출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어림잡아 미국에 전체 투자 금액의 40%를 투입한다고 하면, 향후 4년간 쓰겠다고 한 1조 3000억 달러의 중 5000억 달러 이상이 나오는 것이죠.
일단 이 표를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은 역시나 팬데믹 그리고 이어진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아주 컸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팬데믹 이후 쌓은 지원금과 자산 시장의 버블로 부를 축적했죠. 하지만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파고들면서 시작됩니다.
미국의 소득 상위 10%는 가구당 25만 달러(약 3억 57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말합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와중에도 소비를 유지하고 각종 취미 활동 또한 잘 이어가면서 삶의 질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기사는 다층적인 취재 결과를 제시하죠.
하지만 이들 외 나머지 90%는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동안 쌓아 놓은 '작은 부'를 순식간에 다시 가져가 버립니다. 그렇게 크게 이슈가 되었던 기름값과 계란값, 외식 비용 등 많이 오른 현실의 비용을 상위 소득자가 아닌 이들은 가지고 있던 저축에서 때워야 했던 것입니다. 물론 투자 활동 등 자산 관리 측면에서 상위 소득자 대비 부진했다는 원인도 짚을 수 있을테지만, 인플레이션과의 상관관계는 명확해 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주식과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자산 시장도 이제 상위 소득자 10%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커졌다고 지적합니다. 게다가 이들은 현재 미국 전체 소비의 반에 이르는 49.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상위 10% 소득자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늘 가장 높았지만, 전체 소비의 절반에 이른 것은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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