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마저 빼앗긴 레거시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 스트리밍

2025년 8월 11일 월요일
디즈니를 비롯한 레거시 미디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여러모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케이블 사업에서 점차 빠지는 매출을 스트리밍 사업으로 온전히 이전시키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졌죠. 오히려 2분기에도 큰 성장을 한 넷플릭스에 이 성장의 모멘텀을 완전히 빼앗겨 버린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자랑하는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도 이제는 그 경쟁력이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넷플릭스와 애플 티비+ 같은 사업자들이 시대정신을 읽는 콘텐츠를 통해 그 화제성을 모두 빼앗아 가고 있죠.

이번 2분기 실적은 여러모로 레거시 미디어 사업자들의 위기가 더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기 이미 어려운 상황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결국 과거처럼 콘텐츠로 시대를 이끌어야만 위기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 #콘텐츠 #넷플릭스 #디즈니 
콘텐츠(내러티브)마저 빼앗긴 레거시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 스트리밍
최근에 회계연도 3분기(2025년 6월 28일 분기 종료 기준) 실적을 발표한 디즈니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고,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도 박스 오피스에서 6개의 영화가 히트를 기록하면서 부진에서 탈출하는 모습입니다. <미션 임파서블>이 대표 콘텐츠인 파라마운트도 파라마운트 플러스가 구독자를 늘리며 흑자 전환을 이루어냈고요.

근데 이들의 미래 사업에 대한 전망은 좋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번 분기 실적은 이들의 미래 성장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시장이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분기에 모두 스트리밍 사업 부문이 드디어 부진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는 1~2%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을 뿐입니다.

  • 디즈니의 경우, 매출은 236억 5000만 달러(약 32조 9500억 원)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스트리밍 사업도 드디어 큰 흑자로 돌어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신감에 찬 이들은 넷플릭스를 따라서 다음 분기부터는 구독자수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는데요. 시장은 이번 결정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재 총 1억 2800만 명인 디즈니 플러스의 구독자는 넷플릭스의 반도 안 되죠.
  •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경우, 박스 오피스에서 10억 달러 가까이 기록한 <마인크래프트 무비>, 큰 화제가 된 <시너스>, 여름 블록버스터로 선방한 <슈퍼맨> 등에 이어 개봉한 호러 영화 <웨픈스>도 큰 인기를 얻는 중입니다. 그래서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 맥스의 구독자도 크게 늘렸습니다. 지난 분기에만 340만 명을 늘리면서 총구독자가 1억 2570만 명이 되어, 디즈니 플러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죠. 하지만 총 매출은 단 1% 증가하는데 그친 98억 1000만 달러(약 13조 67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 파라마운트는 총 매출이 단 1% 증가한 68억 5000만 달러(약 9조 544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스트리밍 부문의 매출은 15%나 증가해 22억 달러(약 3조 원)를 기록했지만요.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들에게는 아주 큰 공통점이 있죠. 바로 케이블 티비 사업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스트리밍으로 시장이 전체적으로 그 사용자와 매출이 모두 이동하면서 자연스레 스트리밍 부문의 수익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케이블 사업에서 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수익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죠. 

디즈니는 케이블을 포함하는 텔레비전 네트워크 사업 부문의 매출이 15%나 감소했고, 워너브라더스는 9%, 파라마운트는 6% 감소했습니다. 그나마 각각 공원 및 리조트 사업과 영화 스튜디오 사업 등이 매출을 만회해 준 것이죠.

디즈니는 <릴로&스티치>처럼 박스 오피스에서 10억 달러를 넘게 기록한 큰 히트작도 이어졌지만, 문화적으로 큰 임팩트를 끼치는 작품이 나온지 꽤 되었습니다. (이미지: 디즈니)
넷플릭스가 가져간 모멘텀
이렇게 이들이 겨우, 매출도 마이너스가 나는 상황을 모면하는 동안 넷플릭스는 지난 분기에 매출이 16%나 늘었습니다. 시장에서 독주를 하는 모습이고, 경쟁자들이 성장할 공간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구독자도 이미 올해 초를 기준으로 3억 명을 넘긴 상황이고, 모든 지표가 좋아졌죠.

넷플릭스는 극장 개봉을 통한 히트작이 필요한 상황이 아닙니다. 그런지 꽤 되었죠. 이제는 이미 너무 많이 언급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말하지 않고서라도 꾸준히 생산되는 새로운 콘텐츠는 계속해서 사용자들을 붙잡고 있고, 때 되면 터지는 콘텐츠들이 성장에 부스터 역할을 하는 중입니다.

즉, 기존 사업자들의 케이블 사업에서 빠지는 매출을 오히려 넷플릭스가 흡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물론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의 영상 콘텐츠가 이를 대체하고, 광고 매출도 가져가고 있겠지만,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넷플릭스의 영향이 일차적으로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
.

구독하고 꾸준히 받아보세요!

현업 전문가들의 글로벌 산업 이야기 

현업 전문가들이 글로벌 산업의 구조를 읽고, 비즈니스의 맥락과 새로운 관점을 전합니다.

각 산업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들을 분석합니다. 크게 보이지 않지만, 명확한 신호들을 발견하면서요. 커피팟 플러스 구독하고 산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매일' 받아보세요!


커피팟 Coffeepot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