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조심스러운) 식료품 러시

당장의 임팩트보다는 장기전 준비  

2025년 8월 22일 금요일
아마존이 최근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월마트의 영역에 들어가겠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쟁자들의 주가는 곧바로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이 반응했는데요. 

하지만 시장이 반응하는 것처럼 당장 큰 임팩트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도 이를 노리고 있는 것 같지가 않고요. 여러 큰 투자에도 불구하고 그간 정복하지 못했던 분야인 식료품 사업에 대한 접근을 과거와 다르게 하는 것입니다.


[리테일] #신선식품 #당일배송
아마존의 (조심스러운) 식료품 러시
당장의 임팩트보다는 장기전 준비  
아마존은 얼마 전에 신선식품을 포함한 식료품의 당일 배송을 미국 내 1000개의 도시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말까지 미국 내 2300개 지역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고요. 25달러 이상만 구매를 하면 무료 배송인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공격적으로 식료품 사업을 확대할 것임을 알렸습니다. 

아마존의 식료품 사업은 벌써 8년 전인 2017년에 홀푸드 마켓을 137억 달러(약 19조 원)를 주고 인수한 이래 늘 어떻게 이커머스와 결합해 성장할 지 기대를 받았지만, 그 기대를 충족 시켜줄 정도의 사업이 진행된 적이 없는데요. 이번에는 확실히 달라진 제안을 고객들에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 대형 사업자는 이제 대부분 다음 날 새벽 배송을 진행하고, 당일 배송은 제한적으로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인스타카트와 같은 식료품 배달 전용 서비스나 도어대시처럼 음식 주문 앱으로 시작한 서비스가 당일 배송을 확대해 오면서 주요 도시에서는 1시간 이내에 주문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확립되어 있죠.

우리나라의 B마트나 새로 론칭한 쿠팡이츠 쇼핑 같은 서비스와 비교할 수 있는데, 미국 시장은 현재 인스타카트와 도어대시뿐만 아니라 월마트와 크로거 같은 대형 리테일 체인도 모두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보편화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죠. (물론 모든 식료품의 새벽배송이 보편화된 우리나라에서 초고속 배송 서비스가 광범위하게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아마존의 경우에는 식료품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이를 이용해 배달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많이 늦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마존의 이커머스 사업이 이로 인해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아마존은 올해들어 매출 기준으로도 세계 최대 리테일러인 월마트를 앞섰습니다.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AWS 등이 잘 나가는 덕택이지만, 이커머스가 중심 사업인 아마존으로서는 상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죠.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도 아마존의 기존 사업의 덕을 물론 크게 보는 것이고요)

식료품 초고속 배송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제 (기존 이커머스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풀필먼트 네트워크가 이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본격적으로 커지는 식료품 배송 시장을 잡겠다는 것입니다. 즉, 이커머스라는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보고 들어오는 경쟁자들이 본 시장의 기회를 아마존도 이제 본 것입니다. 

아마존은 본격적으로 월마트의 영역에 들어가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임팩트보다는 장기적인 사업 확대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지: 로이터) 
경쟁자들에게 직격탄일까?
아마존이 이렇게 식료품에까지 나서겠다고 하자, 경쟁자들의 주가는 일제히 떨어졌습니다. 특히 인스타카트와 도어대시처럼 배송이 주요 사업인 이들의 주가는 8~11%씩 크게 하락했죠.

월마트의 경우, 아마존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세계에서 가장 큰 리테일 사업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이커머스 사업은 오프라인과 결합해 지속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마존의 진출로 갑자기 크게 흔들릴 사업자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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