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28일. 진전하는 나이키, 잊혀진 퀴비, 새로운 뮤즈

1. 나이키의 DTC 진전, 2. 잊혀지는 퀴비, 3. 직접 쓰고 그릴 수 있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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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여러모로 모두에게 더욱 쉽지 않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항상 안전하게 하루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오늘은 디지털 전략을 푸시하는 나이키, 이제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퀴비의 근황, 그리고 자유롭게 쓰고 그리며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리테일] #디지털전략은이제그냥전략
1. 나이키의 DTC 확대가 의미하는 것
나이키는 팬데믹 이전부터 DTC(Direct-to-Consumer) 채널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는데요. 작년에는 아마존에서도 판매를 중지했고, 최근에는 결코 비중이 작지 않은 9개의 지역 리테일러 및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도 더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어요. 본격적으로 직접 판매 채널의 성장이 중점인 디지털 전략을 푸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아마존에서 나온 이후 가장 큰 움직임 
나이키는 이번에 대표적인 온라인 스포츠웨어 판매처인 자포스(Zappos)를 비롯해 꽤 중요한 유통망이었던 부티크 온라인 판매처와 오프라인 지역 리테일러에 제품 공급을 더는 하지 않기로 했어요. 물론, 아직 오프라인의 가장 큰 판매처이자 전국적인 대형 리테일러인 DSW, 딕스 스포팅 굿즈(Dick’s Sporting Goods) 등과는 공급 관계를 유지해요. 하지만, 작년 11월에 아마존에서 나이키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한 이후 가장 큰 움직임인데요. 자체 플랫폼을 통해 판매 주도권을 쥐는 DTC 전략을 더 밀고 가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팬데믹이 더 당긴 디지털 전환
나이키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판매가 여전히 사업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팬데믹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된 지난 회계연도 4분기(3~5월) 실적상 온라인 판매는 전체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가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판매 감소를 다 만회하지는 못했어요. 해당 분기에만 총 7억 9000만 달러(약 9370억 원)의 순손실을 발표하면서 팬데믹으로 인한 셧다운 영향이 컸다고 밝혔죠.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나 하락했고요.

하지만, 팬데믹의 확산으로 인한 셧다운 영향을 앞서 경험한 중국에서는 연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이 8%나 증가했는데요. 지난 회계연도 3, 4분기의 온라인 판매 증가가 계속 유지된 점이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에요. 이를 두고 중국에서 실행한 DTC 전략이 성공을 거두었다고도 평가를 하고요. 이는 나이키가 전체 사업에서 앞으로 직접 판매 채널을 확대에 집중하겠다는데 마지막 확신을 주었죠.

DTC 확대가 디지털 전환의 정점
나이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지난 몇 년간 이어지고 있고, 대표적으로 나이키 트레이닝/러닝 클럽 앱의 성공과 온라인 직접 판매의 비율 증가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었어요. 트렌드를 빨리 읽어내며 일상 룩이 되어버린 애슬레저 흐름도 놓치지 않았고, 앞선 기술력으로 기능이 중요한 제품 시장에서의 지위도 유지하고 있고요. 사회 이슈에도 앞서 목소리를 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브랜드로써 입지도 구축했고, 에어조던 브랜드 등의 팬덤 강화 등 스포츠웨어 중 브랜드의 지위도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어요.

이런 나이키에게 남은 숙제가 이제는 자체 플랫폼 즉 DTC의 성장이었는데요. 시장별로도 워낙 거대한 판매 네트워크와 다양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있기에 단번에 이루기는 쉽지 않지만, 이제 그 움직임을 더 가속할 예정입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DTC 확대 준비를 마쳐가는 이들이 앞으로 각 주요 시장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 의미 있는 성장을 하는 나이키의 DTC 채널 
DTC 흐름은 의류 리테일 스타트업 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 이 중 소위 가장 핫한 분야는 애슬레저 룩이 주도하는 스포츠웨어에요. 이들 중 가장 앞선 업체는 룰루레몬(lululemon)이에요. 이들 채널의 월별 방문자 수는 630만 명에 달하고요. 나이키도 우선 DTC 성장에 집중하는 분야는 의류인데요. 이 채널의 월간 방문자 수는 최근 전 분기 대비 92.7% 성장하며 약 57만 명을 기록했어요. 의류 DTC 중 성장률이 세 번째로 높았고요. 앞으로도 성장 여지가 큰 시장이죠.

[스트리밍] #퀴비는반등할수있을까
2. 이제는 궁금하지 않는 퀴비의 근황
퀴비(Quibi)는 시끌벅적하게 시작했지만 좀처럼 부진한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순식간에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도 멀어진 퀴비도 나름대로 생존과 반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등이 쉬워 보이지 않아요.

이제 다운로드 수라도 빨리 늘려야 해요. ⓒ Quibi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지만...
  • 퀴비는 아직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지난 4월 출시 이후 90일간의 무료 기간을 제공했음에도 저조한 가입 실적과 유료 구독 전환율을 보이자, 다시 14일간의 무료 기간을 제공하며 우선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다음 론칭 국가인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는 구독제가 아닌 무료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을 테스트하며 검토하고 있어요. 유료 구독자 증가가 광고 수익 모델로만 운영이 가능할지 실험을 하는 것이죠. 이는 가입자를 우선 끌어모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도 보이고요.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광고가 있는 유료 구독제와 광고 없는 유료 구독제 버전 2가지를 운영 중이에요)
  • 현재 유튜브 등의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인플루언서 블로그 마케팅 등을 진행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어요. 타겟 고객은 디지털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더 늦기 전에 각종 채널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지난 4월 출시 이후 올해에만 유료 구독자를 740만 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는 이제 200만 명 달성도 불확실한 상황이에요.
이들은 펩시, 월마트 등 대형 광고주들을 중심으로 1억 5000만 달러(약 1780억 원) 규모의 광고도 확보하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서비스 론칭 이후 퀴비의 실적이 저조하자 이들 대형 광고주들의 요청으로 광고 계약 재협상에 들어가는 상황을 맞기도 했어요.

사라진 모멘텀은 다시 돌아올까요?
콘텐츠를 총괄하는 창립자인 제프리 카젠버그와 CEO인 메그 휘트먼은 시작부터 자신들의 경력과 화려한 제작진 라인업을 강조했어요. 하지만, 우선 타겟 고객이 되어야 하는 트렌디한 밀레니얼과 Z세대는 이들에게 큰 감흥을 느끼지 않았어요. 시끌벅적하게 출시된 퀴비는 소위 새로운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타겟으로 하면서 모바일로만 접속 가능하며 스크린샷도 불가능한 폐쇄적인 제품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유명 제작자들이 연출하고 톱스타들이 출연한 콘텐츠마저 혹평을 받으며 빠른 시간 안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어요.

상황이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아요
퀴비는 시작 이전부터 화려한 경력과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경영진의 힘 덕분에 총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750억 원)의 투자금을 업고 시작했어요. 엔터테인먼트 업계 역사상 가장 많은 펀딩을 받고 시작한 기업 중 하나이죠. 물론,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제작진과 슈퍼스타들을 섭외해 콘텐츠를 만드는 비용 등을 고려하면 그리 오래 버틸 수 있는 자금은 아니에요. 퀴비 입장에서는 실적을 내며 성장 가능성이 있음을 빨리 입증해야 해요.

하지만, 이미 돈을 지불하고 볼 유료 스트리밍이나 다른 콘텐츠 서비스도 많은 상황에서 퀴비의 서비스가 대체재가 되기는 힘들어 보이는데요.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잠깐씩 짬을 내서 꺼내 보는 목적으로 설계된 서비스에 어떻게 더 사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해법을 찾기가 쉬워 보이지도 않습니다.

☕️경쟁자가 누구라고 했다고요?
제프리 카젠버그는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의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유튜브나 틱톡 등의 플랫폼이 퀴비의 경쟁자라고 했었는데요. 자체 제작한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스트리밍 서비스가 직접적인 경쟁자 같지만, 일상 속에서 잠깐씩 꺼내 보는 숏폼 콘텐츠의 대안이 되겠다는 측면에서는 영상 플랫폼과 경쟁하는 것도 맞죠.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 어느 쪽과도 경쟁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스타트업] #메시징서비스 #뮤즈
3. 직접 쓰고 그리면서 이야기할 수 있다면
카톡, 아이메시지, 행아웃, 페이스북 메신저 등등 현재 우리의 일과 삶을 채우는 메시지 서비스는 너무나도 많죠. 메시징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제는 업무 협업 툴의 메시징 서비스까지 사용하고 있고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상황에서 메시지 서비스의 공급은 포화한 것으로도 보이는데요. 이 시장에 새로운 서비스를 들고나온 스타트업이 있어요. 이름은 뮤즈(Muze)라고 해요. 확실한 포인트를 가진 제품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메모장이나 도화지 위에 쓰고 그리는 것 같아요. ⓒ Muze
#핵심 포인트: 직접 쓰고 그려 보낼 수 있어요
뮤즈는 2019년, 작년에 만들어진 스타트업이에요. 이들은 스마트폰 위에 메시징이 자유롭게 구현되도록 바꾸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전하고 싶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대화창의 원하는 곳에 올릴 수 있고, 크게도 할 수 있고 작게도 할 수 있어요. 기피(Giphy)를 통한 GIF 파일 형식의 짤이나 이모티콘도 원하는 곳에 배치해 올릴 수 있고요. 여러 종류와 색으로 제공되는 펜 기능을 이용해 별도로 생성시킨 텍스트 캔버스 위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그대로 전송할 수도 있죠. 이들은 대화창이 창의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는 곳이 될 수 있게 한 것이에요.

#중요 포인트: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어요
이 서비스의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보면 당연히 밀레니얼과 Z세대를 타겟한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텍스트 캔버스를 선택하고 펜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쉽고 직관적으로 할 수 있게 되어있어요. 새로운 방식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싶은 이들은 누구나 한 번쯤 시도해 보고 싶게 만들었죠. 

가까운 이들과 편리하고 재밌게 소통하기에 좋아 보이는데요. 복잡한 이야기를 쉽게 전하면서 소통을 해야 하는 이들을 위해서도 좋을 것으로 보여요. 직접 만나지 않고도 간단히 도식이나 표를 그리면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겠죠. 형식적이지 않은 짧은 미팅이나 브레인스토밍을 위해서도 적합하고요. 익숙해지면 누구나 '그림 같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이들은 강조해요.

#체크 포인트: 메시징 서비스도 진화해요
카톡 등 현재 모습의 메시징 서비스를 모두가 언제까지고 사용하지는 않겠죠. 수많은 서비스가 그러했듯이 세상에 나와 있는 다양한 메시징 서비스도 기술이 발전하며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넣지 않는다면 새로운 서비스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어떤 서비스와 제품의 발전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사용하는 고객과 궤를 같이 할 텐데요. 뮤즈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메시징 서비스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먼저 제시한 것으로 보여요. 팬데믹이 길어지며 새로운 방식으로 외부와 소통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대안이 될 수도 있고요. 물론, 아직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기에 어떻게 사용자를 모으고 발전해 가는지 지켜봐야 하지만요.
☕️ 투자자 리스트가 든든해요
아직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초기 시드 투자자들의 면면은 듬직해요.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캐피털이라고 할 수 있는 세쿼이어 캐피털을 비롯해 트라이브 캐피털 등과 여러 유명 엔젤 투자자들이 현재까지 총 700만 달러(약 83억 원)를 밀어줬고요. (참고로) 아쉽지만 아직은 아이폰 iOS 앱으로만 다운로드받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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