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3일. 아마존의 바빴던 한 주
2021년 4월 23일 금요일 웹에서 보기 라이브러리 오늘은 여러 신규 테크와 서비스 발표로 바빴던 아마존의 한 주를 리뷰하고요. 불완전한 식료품 이커머스 스타트업의 소식을 보고, 넷플릭스의 (예상된) 구독자 증가세 하락과 실적의 의미도 살펴볼게요. + 다음 주 화요일(4/27)에는 <사이먼의 롱폼> 4화로 찾아옵니다! [빅테크] #헤어샵도오픈하고 1. 아마존의 바빴던 한 주 아마존은 이번 주 제프 베조스가 CEO로서 마지막 주주 서한을 보냈는데요. 1997년 실적에 대한 첫 번째 주주 서한을 보낼 당시에는 이커머스의 한 축을 담당하던 회사에서 이제는 이커머스를 넘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터 항공우주 사업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테크 기업이 되었죠. 이렇듯 지난 24년을 잠시 돌아보기도 하는 다소 뭉클한(?) 서한도 보냈지만, 바로 또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소식들로 바쁜 한 주를 보내기도 했어요. 이제 오프라인 세계에서도 자주 볼 간판. 런던에 헤어샵은 왜 오픈? 사람들의 이목을 가장 많이 끈 소식은 '아마존 살롱'이라는 헤어샵을 런던에 오픈한 것이었는데요. 아마존이 헤어 디자인 산업을 차지하겠다는 목적은 아니에요. 헤어샵 사업을 향후에 확대할 계획이 없고요. 오프라인 헤어샵을 통해 현재 개발 중인 AR(증강현실) 기술을 실험하겠다는 것이에요. 실제 디자인 작업에 돌입하기 전에 여러 스타일이나 컬러를 입혔을 때의 모습을 고객들이 볼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죠. 또, '포인트 & 런(point-and-learn)’이라고 불리는 기술도 이번 오프라인 매장에서 함께 실험하는데요.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다면 QR 코드로 스캔을 하고, '구매' 버튼을 누르면 해당 물품이 집으로 바로 배송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에요. AR 기술은 우리집에 놓았을 때 어울리는 물건을 고르는 용도로 발전시키고 있고, '포인트 & 런'은 확대 중인 오프라인 식료품 매장에도 적용할 수 있어요. 다른 사업자들에게도 라이센싱(licensing)할 수 있는 기술이죠. 계산대 없는 매장도 확대 아마존은 계산대 없는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죠. 휴대폰 스캔을 하고 매장에 입장해 물건을 골라 담아 걸어 나가기만 하면 계산이 되는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이 대표적이고요. 물건을 담고 밀고 나가면 계산을 바로 해주는 대시(Dash) 카트도 있어요. 저스트 워크 아웃이 적용된 아마존 고(GO) 편의점과 식료품점을 조금씩 확대하긴 했지만, 이 기술은 다른 리테일 사업자에게 판매할 용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는데요. 아마존은 직접 관련 매장을 늘리고도 있어요. 최근엔 대형 매장인 아마존 프레시 식료품점에도 적용할 것으로도 알려졌고요. 최근엔 고객이 손바닥을 스캔해 결제가 가능한 아마존 원(One)이 적용되는 오프라인 리테일 지점을 아마존 고 관련 매장 외에도 시애틀의 홀푸드(Wholefoods) 지점으로 확대한다는 발표도 했어요. 아마존 원은 손바닥 생체 정보와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하고 연동 시켜 계산할 때 손바닥만 스캔하면 바로 결제가 이루어져요. 가구 조립 사업도 한다고? 아마존은 또, 가구의 조립 및 설치까지 해주는 가구 판매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는데요. 현재 이 작업을 수행해 주는 사업자를 연결해 주는 아마존 홈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이번엔 직접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는 것이에요. 이는 미국의 대표적인 가구 이커머스 플랫폼인 웨이페어(Wayfair)를 비롯해 기존의 가구 판매업자들에게 즉각 위협이 될 수 있는 움직임이에요. 웨이페어가 팬데믹 들어 크게 성장한 점에서 기회를 본 것으로 보여요. 웨이페어는 그동안 아마존 프라임에 버금가는 빠른 배송을 위해 물류 시스템을 계속 개선 시키면서 발전해 왔는데, 아마존이라는 큰 도전에 맞닥뜨렸어요. 아마존은 또, 가구 사업을 통해 VR(가상현실)을 적용한 쇼룸(Showroom)도 선보이고 있죠. 앞으로도 계속 바쁠 예정 아마존은 리테일 분야 곳곳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직접 사업을 확대하거나, 그 기술을 판매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늘 열어놓고 있는데요. 새로운 테크를 직접 실험해 본 결과에 따라 그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죠. 해당 테크가 산업에 얼만큼의 임팩트를 주느냐도 기준이 될 것이고요. 앞으로도 이런 실험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웨이페어에게 안 좋은 소식이지만, 가구 사업은 실험이 아닐 테고요...) 이들이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만들어 가는지 계속 지켜보면 각 산업 내 형성될 변화가 보일 수도 있겠죠. ☕️ 잊지 말아야 할 반독점 조사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 교수이자 빅테크(특히 페이스북)의 지배력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자인 팀 우(Tim Wu)를 대통령 직속의 국가경제위원회(NEC)에 임명하고,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를 쓴 리나 칸(Lina Khan)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 교수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으로 지명한 것은 빅테크에 대한 견제가 확실히 커질 것이라는 신호로 봐요. 특히 리나 칸은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를 통해 아마존이 같은 상품에 대해 소비자에게 더 낮은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아마존의 마켓플레이스에서 활동하는 작은 경쟁자들을 헤치게 되는 것을 아마존 반독점 케이스의 핵심으로 바라봤는데요.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조사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마존의 케이스에 대해서는 다음 주 화요일 <사이먼의 롱폼> 4화를 통해 살펴볼 예정이에요. 기대해 주세요! [이커머스] #못난과일이란없다 2. 불완전한 식료품 이커머스의 성장 소위 못난이 과일과 채소를 (구독제 기반으로) 판매하는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요. 시장을 이끄는 스타트업 중 하나인 미스핏츠 마켓(Misfits Market)이 최근 2억 달러(약 2240억 원)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며 11억 달러(약 1조 2310억 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는 유니콘이 되었는데요. 이어온 성장과 늘어난 투자를 바탕으로 큰 이커머스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상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긴 해요. © Misfits Market 영역을 넓히고 있는 새로운 모델 지난 1월엔 미스핏츠와 마찬가지로 구독제를 기반으로 불완전한 식료품 박스를 배송해 주는 임퍼펙트 푸드(Imperfect Foods)가 새로운 투자를 받고 7억 달러(7830억 원)에 이르는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어요. 미스핏츠는 2020년 매출이 2019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고 매출이 수 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되고요. 임퍼펙트 푸드는 최근 월별 실적을 기준으로 추정하는 연간 매출이 5억 달러(약 56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팬데믹과 함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 증가도 한몫하며 이들이 큰 성장을 해왔죠. 더 큰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 미스핏츠와 임퍼펙트는 현재까지 각각 40만 명과 35만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는데요. 팬데믹 와중에 저렴한 가격도 핵심 경쟁력이 되었고, D2C 구독제 모델은 입소문을 타고 확산하였어요.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성장의 덕을 본 식료품 리테일은 많아요. 모두가 팬데믹 이후에 성장을 이어가리라 기대할 수는 없겠죠. 결국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계속 자신의 사이트로 유인할 다양한 제품을 갖춘 리테일러가 되어야 성장을 이어갈 수 있어요. 미스핏츠와 임퍼펙트는 모두 각 농장에서 직매입을 하는 유통 방식을 키우고, 물류 경쟁력을 키울 예정이에요. 미스핏츠는 이미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로 인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오히려 작은 도심 지역보다, 교외 지역의 고객들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물류 체인을 키워서 커버 영역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에요. 불완전한 식품의 완전한 이커머스 이들의 성장이 아직은 버려지는 식료품을 얼마나 줄이는지, 실질적으로 어떤 임팩트를 끼치고 있는지 분석이 이루어진 수준은 아니에요. 때론 어려운 이웃들에게 식료품을 나눠주는 푸드뱅크에 유입될 물량을 줄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요. 하지만 한해 미국에서만 전체 생산량의 약 35%인 2억 2900만 톤, 4080억 달러(약 456조 5520억 원) 어치의 식품이 팔리지 않고 버려진다는 결과도 있는데요. (과일과 채소 전체 생산량의 20% 이상은 (멀쩡하지만) 식료품점에 상품으로 공급될 기준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버려진다고 해요) 이들이 현재 만들어낸 사업 모델이 성장할 시장은 커요. 물론, 궁극적으로는 버려지는 상품을 줄이면서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어야겠죠.. ☕️ 기후위기 대응 흐름 중 하나? 불완전한 식료품의 판매 성장은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배송을 제공해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 증가의 덕도 많이 봤지만, 기후위기에 대한 의식이 커졌기 때문으로도 보고 있어요. 점점 커지는 헌 옷 리세일(resale) 흐름 등도 이런 인식이 증가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있는데요. 소비 시장 전반에 관련 흐름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맞습니다. [스트리밍] #실적은좋았지만 3. 넷플릭스의 예상된 하락세 팬데믹으로 인해 특히나 더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하였어요. 넷플릭스는 이번 주에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전 세계 순구독자수 증가는 398만 명을 기록하며, 예상했던 620만 명보다 크게 떨어졌어요. 팬데믹의 도움을 받은 증가세가 둔화되었고, 경쟁자도 그새 많이 생긴 영향이라는 분석 등도 있지만, 시장에서의 지배력은 앞으로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요. 이젠 오리지널 콘텐츠 싸움이에요. 모두가 동의하는 것 이제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자는 전 세계에 2억 760만 명이에요.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의 구독자는 6700만 명이고요. 이번의 순구독자 증가는 팬데믹의 초입이던 지난해 1분기에 사상 최대인 1580만 명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작년 한 해 구독자 증가 수가 3700만 명에 가까운 걸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수치일 수 있는데요. 이는 넷플릭스도 그리고 넷플릭스를 바라보는 이들이 어느 정도 예상하던 일이기도 해요. 지난해의 성장이 팬데믹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팬데믹에서 곧 벗어나리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성장세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요. 경쟁자가 많아졌지만 이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보는 중요한 지표는 각 서비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사람들이 얼마만큼 많이 보느냐인데요. 경쟁자들이 다양해지면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지속 하락해 왔어요. 여전히 50% 이상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디즈니+를 비롯해 아마존 프라임, HBO맥스, 피콕, 디스커버리+, 패러마운트+, 애플TV+ 등이 시장에 진입하며 지배력이 예전만 못한 것이죠. 넷플릭스는 이번 하락세의 원인 중 하나로 팬데믹으로 인해 제작에 차질을 빚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꼽았고요. 하지만, 여전히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오리지널 콘텐츠 톱10(1분기 기준) 중 7개는 넷플릭스의 콘텐츠였어요. 톱10 중에서 디즈니+의 새로운 콘텐츠 2개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지만, 넷플릭스의 현재 지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이죠.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이 더해질 테고 지금 수준의 지배력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겠지만, 이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콘텐츠 시청의 주류가 되고 참여자들이 많아지면서 벌어질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테고요) 실적도 다른 말을 하는 중 당분간 넷플릭스를 바라보는 포인트는 전 세계 곳곳에서 계속 만드는 콘텐츠와 각지의 구독자 증가일 텐데요. 이는 넷플릭스의 탄탄한 실적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에요. 1분기에 17억 달러(약 1조 9023억 원)가 넘는 순이익에 매출은 71억 6000만 달러(약 8조 120억 원)를 기록하면서 역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어요. 가장 중요한 점은 이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않아도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재무 구조가 작년 말을 기점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고요. 현재 넷플릭스에는 전 세계 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른 서비스보다 크게 높은 평균인) 매월 11달러를 내고 있어요. 올해 콘텐츠 제작에만 170억 달러(약 19조 230억 원)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고요(이 중에 5억 달러(약 5600억 원)가 한국 콘텐츠에 사용돼요). ☕️ 경쟁에 대한 넷플릭스의 생각 경쟁은 세졌지만, 넷플릭스는 증가세 둔화가 경쟁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넷플릭스의 공동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번 실적 발표 콜에서 "경쟁 때문이 아닌 게 확실할까요?”라고 회사의 입장에 스스로 반문하면서 “모두가 알다시피 새로운 경쟁자는 많아지고 세졌다. 하지만, 언제나 경쟁은 셌다고 생각한다. 아마존 프라임과 훌루와는 지난 13, 14년간 경쟁을 이어왔다. 경쟁 환경에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큰 변화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설명을 했어요. 이는 기존 시장과 경쟁을 하는 새로운 시장을 만든 넷플릭스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을 텐데요.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리고, 전통적인 방송 및 콘텐츠 사업 전체에 위협이 되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죠)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기존의 사업자들이 필연적으로 따라서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 역시 예견되었던 것이에요. 시장도 그에 따라 계속 커지고 있고요. 넷플릭스는 넷플릭스가 계속 성장해 나갈 방법에 우선 집중하면 되죠. ☕️☕️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하는 작업 넷플릭스는 최초 가입자에게 주는 '30일 무료 체험'도 없앴고, 각 구독제의 가격 인상도 이어오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해왔어요. 앞으로는 아이디의 무단 공유를 막는데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에요. 구독자 증가세 둔화에 따른 대응이기도 하고, 사람들의 가입을 유인하고 유지할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1위 사업자의 자신감으로도 보이고요. 또, 넷플릭스는 현재 가장 큰 시장인 미국보다는 해외 시장의 구독자 증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1분기 구독자 순증의 90% 가까이가 미국이나 캐나다가 아닌 유럽과 아시아 등의 지역에서 나왔죠.) 현재 제작되는 콘텐츠의 반은 미국 밖에서 진행되고, 3월 중순을 기준으로 38%는 영어가 아닌 언어의 콘텐츠이고요. 앞으로 이 비율은 더 증가할 수 있죠. 디즈니+도 아마존 프라임 등도 이제 이 흐름을 중요하게 보고 있고 투자를 늘리고 있어요. 오늘 커피팟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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