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 센터가 계속 늘어나면

1. AI의 영향은 이전의 산업 변화와 다르다, 2. 쿠팡 제재도 FTC가 시작
2024년 7월 4일 목요일 
AI 개발 경쟁으로 인해서 전 세계에 데이터 센터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은 꾸준히 이어져 왔죠. 최근에는 이렇게 크게 증가하는 데이터 센터로 인한 전력 수급을 걱정해야 할 정도인데요. 

오늘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 이어지면 어떤 문제가 커지는지, 그리고 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살펴봅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벌이는 AI 경쟁은 어느덧 기후위기 대응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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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빅테크 
1. 데이터 센터가 계속 늘어나면
최근 주요 외신을 통해서 화제가 된 뉴스 중 하나는 바로 구글의 탄소배출량이 2019년 대비해서 48%나 증가했다는 것이었죠. 2023년에는 전년 대비 13%나 올랐고, 이제 총 배출량은 1430만 톤에 이르렀다는 결과를 구글이 발표한 것이었습니다. 역시나 그 주요 요인은 AI 모델 개발과 훈련을 위한 데이터 센터 사용 증가가 꼽혔습니다. 구글뿐만이 아니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탄소배출량이 2020년 이후 30% 이상 증가했다고 일찍이 밝혔습니다. 

AI 개발 경쟁은 앞으로 이런 모습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이면 이런 데이터 센터들의 총 전력 사용량은 1000테라와트(TWh)에 달해 일본의 연간 전력 수요에 버금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데이터 센터들의 현황에 대한 인뎁스 보도를 한 블룸버그는 현재 전 세계에 건립된 약 7000개의 데이터 센터들은 이미 연간 508테라와트의 전력을 쓰고 있다고 하면서, 이는 이탈리아 혹은 호주가 사용하는 연간 전력량을 뛰어넘었다고 짚었죠. 블룸버그는 더 나아가 2034년이면 데이터 센터들이 1580테라와트를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큰 기업들인 빅테크들이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는 현재 상황은 더욱 가속화될 예정입니다. 미국의 경우에 2030년이면 전체 전력 사용량의 8%를 데이터 센터가 차지할 것으로 보고, 유례없는 전력 사용량의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예상하고 있죠. 전 세계적으로도 현재 2%인 데이터 센터의 전력 사용량 비중은 2030년이면 4%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기업인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이대로라면 미국의 전력 수요가 앞으로 20년간 4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요. 지난 20년 간의 전력 수요 증가는 9%였습니다. AI 모델 훈련과 인퍼런스(inference, 추론) 과정을 처리하는 데이터 센터의 가동 증가는 과거보다 전력 사용이 10배 넘게 들게 하고 있다고 이들은 보고 있죠. 

이렇게 전력 사용량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당연하게도 전력망을 가동하기 위한 에너지 사용의 증가과 이로 인한 탄소배출량의 빠른 증가가 예상됩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한 상황인데, 현재 AI 개발 경쟁과 탄소배출량 증가 속도를 보면 이들의 이런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은 올해 발간한 환경 리포트를 통해 AI 개발로 인한 환경적 영향은 복잡하고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도 명시했어요.
기후위기 대응과 반대로 가는 시장
2023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전력 수요의 61%는 여전히 화석 연료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비율은 2015년의 67%에서 지속 떨어져 왔어요. 하지만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만으로 새로운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화석 연료 사용 역시 꾸준히 증가해 왔죠. 

파이낸셜타임스의 대표 경제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는 최근 아티클을 통해 고소득 국가들의 탄소배출량 증가세가 현재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고, 개발도상국들의 탄소배출량은 점점 증가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짚으면서도 개발도상국들이 성장하기 위한 전력 사용 증가와 탄소배출량 증대를 반대할 수도 없다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전 세계 경제가 기후위기로 인한 변화로 인해 2050년이면 소득이 19%나 하락하리라는 예측을 담은 포츠담 인스티튜트의 최근 논문을 예로 들기도 했죠.

개발도상국들이 보여주는 빠른 성장세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앞서 탄소배출량의 증가를 당긴 선진국들이 더 빠른 페이스로 이를 줄일 수 있어야 하기도 합니다.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화석 연료가 아닌 에너지원에 대해 지금보다 투자를 더 대대적으로 늘리고 화석 연료의 사용 증가를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분명히 재생에너지의 증가세는 커지고 있고, 에너지 전환에 대한 논의도 더욱 활발해 지고 있지만 그 속도가 각국의 경제와 산업이 발전하는 만큼 혹은 충분히 빠르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기에 더해 AI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성장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만, 적어도 그 핵심이 되는 전력 수급 측면에서는 현재 그 폭발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준비는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빅테크를 비롯한 기업들이 보여주는 전력 수요 증가는 현재의 기후위기 대응 상황을 더 악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는 이런 데이터 센터들이 곳곳을 계속 채우는 중이에요. '데이터 센터 앨리(Data Center Alley)'라고도 불리죠. 앞으로 이렇게 데이터 센터가 몰리는 지역은 전 세계 곳곳에서도 생겨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거시적으로 경제를 바라보는 마틴 울프와 같은 이들은 현재의 상황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상황을 조금 더 낙관적으로 보는 빌 게이츠와 같은 이들도 있습니다. 바로 기술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면서요. 

최근 SMR(소형모듈원전)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밀면서 새로운 에너지원 발굴에 투자를 지속 늘리겠다고 한 빌 게이츠는 AI 산업으로 인한 탄소배출량 증가 우려에 대해 최근 "너무 오버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하면서 안심의 메시지를 전하려 했는데요.

AI 기술의 발전이 AI가 증가시키는 전력 사용량보다 더 많은 사용량 감축을 할 수 있다고 확신했어요. 정확히는 데이터 센터의 증설로 인한 전략 증가량은 2~6%가 될 것이고, 이에 따라 발전하는 AI가 6% 이상의 전력 사용량 감소를 만들 수 있다고 했죠. 결국 AI의 발전은 장기적으로 탄소배출량의 감소 혹은 전력 사용의 효율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확신을 하면서도 시장을 전체적으로 보면 걱정할 요소가 많다고 그는 보고 있습니다. 철강과 시멘트 등의 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까지 줄이는 청정 에너지 기반 전력량을 생산하기는 아주 어렵다는 현실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죠. 전반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한 청정 에너지 기반이 갖춰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고요.

결국 기술이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할 수는 있지만, 충분히 빠르게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빌 게이츠의 평소 지론과 마찬가지로 (그리고 마틴 울프도 지적했지만), 더 많은 투자가 더 빨리 이루어져서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에너지의 기술 개발을 가속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그렇게 한다 해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는 시선도 크지만요. 
AI로 산업 전환이 이루어지려면 우선 에너지 문제부터 해결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투자
물론 빅테크의 AI 개발 경쟁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센터의 증가만이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빌 게이츠도 짚었듯이 더 넓게 보면 탄소배출량 억제를 위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산업은 더 많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산업의 패러다임을 열면서 기존의 문제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는 역할도 해야 하는 것이 주어진 ‘책임’이라고 보는 것이죠. 

블룸버그는 AI가 전 세계 전력망에 벌써부터 거대한 문제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라고 짚었는데요. 결국 거대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새로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이에 빅테크는 지금 우후죽순으로 세워지는 데이터 센터와 그에 따라 늘어나는 탄소배출량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빨리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거대한 자본을 투자하면서 끝없이 성장하는 사업을 만드는 이들은 그 사업이 더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 환경에도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에요.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기술에 대한 투자도 거대한 수익과 성장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로 빌 게이츠가 미는 SMR 기술은 기존의 거대한 시장을 대체하면서 얻을 이익을 보려는 사업인 것이고요. 현재 빠른 속도로 퍼지는 풍력과 태양 에너지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화석 연료가 여전히 채우는 큰 부분을 장기적으로 대체해 간다고 보면, 아주 큰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 것이죠.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의 대표 인뎁스 아티클인 빅 리드(Big Read)는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겪고 있는 장바구니 인플레이션은 영원히 굳혀질 인플레이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은 최근 낸 연구 결과를 통해 식품 인플레이션이 매년 3.2%p(퍼센트 포인트)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런 추세라면 (핵심 인플레이션(CPI)에 포함되지 않는) 식품 가격이 사람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올해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후위기가 일상에 미치는 변화는 영구적이 되어가면서 점점 커질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장기적으로 사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도 어떤 투자와 개발이 계속 이루어져야 하는지는 이미 명확합니다.

[빅테크] #키티의빅테크읽기
2. 쿠팡도 잡는 미 연방거래위원회의 쓰임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법 규제 의지는 큰 기대 속에 시작되었습니다. 특히나 1989년생 위원장 리나 칸을 내세워서 '빅테크 규제 필요성'을 큰 이슈로 만든 것도 좋은 한 수였죠. 하지만 대중들이 보기에 FTC의 지난 3년 간의 성과는 지지부진합니다. 뉴스를 통해서는 FTC가 또 마이크로소프트 혹은 메타에 대한 소송에서 졌다는 결과가 대서특필 되었고, 무리수를 둔다는 인상이 짙어졌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대표 연방 기관 중 하나가 3년 간 빈 손이었고, 효과 없는 제재만 가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AI의 물결과 빅테크의 이어지는 호실적에 모든 것이 가려지고 있는 듯하지만, 규제를 위한 '빌드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FTC가 해 온 작업들을 살펴보면 당장 주목을 끌었던 케이스들에서는 패배했어도, 미래의 독점을 더 심화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차단하며 제 할 일을 해가고 있기도 합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2022년에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제동을 건 것이었습니다. 이미 엔비디아가 가지고 있던 경쟁력과 산업 우위를 보고 있던 이들은 엔비디아가 ARM까지 인수를 하게 되면, 곧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는 새로운 산업에서 독점 기업의 탄생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 것이죠. (물론 AI 칩에 대한 지금의 (사실상) 독점 구조는 엔비디아가 오래 쌓아온 기술 경쟁력이 만들었습니다)

이렇듯 FTC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끼치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검색 순위 조작'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아마존의 자체 레이블(PL) 상품이 더 돋보이도록 한 행위에 FTC가 소송을 제기한 것을 예로 들기도 했죠. FTC의 소송 결과가 세상에서 가장 비싼 변호인단 중 하나와 싸우면서 어떤 결과를 낼 지는 확실치 않지만, 갈수록 탄탄한 케이스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어려운 싸움이지만, 산업 독점력의 심화를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여론을 환기하는 작업도 이들이 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 [키티의 빅테크 읽기]는 짚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빅테크 규제 필요성에 대해 미국 정치 진영 어느 쪽이건 강조하고 있기에, FTC가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잘 드는 칼'로 쓰일 가능성도 있음을 지적합니다.

[미디어] #이제야디지털전환
3. CNN의 새로운 미디어 비즈니스
지난 주에 CNN이 진행한 미국 대선의 첫 번째 토론 티비 생중계는 5130만 명의 시청자를 기록했다고 닐슨은 알렸습니다. CNN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수를 기록한 대선 토론으로 기록되었지만, 2020년의 대선 토론이 기록한 7300만 명에 비해 30%나 시청자수가 감소했습니다. 

CNN은 애써 스포츠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올해 가장 많이 시청된 프로그램이라고도 강조했지만, 2004년 대선 이후 가장 적은 수의 시청자 수를 기록한 토론이 되기도 했습니다. CNN과 같은 뉴스 사업자는 이런 초대형 이벤트를 통해서 다시금 시청자들을 끌어오는 기회를 잡습니다. 올해는 특히 대선을 기점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적용할 계획까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불안해 질 수밖에 없죠. 

결국 대형 이벤트가 없어도 꾸준히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뉴스 및 콘텐츠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교훈을 다시 떠올려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CNN은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던 마크 톰슨이 CEO로 온 이후 여러가지를 바쁘게 준비중인데요. 

올해 연말까지 기존 웹사이트를 활용한 구독형 서비스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 CNN 웹사이트의 월별 활성 사용자 수는 1억 7000만 명이라고 알려졌고, CNN은 그중 1700~2000만 명이 인게이지(engaged)된 사용자라고 보고 있는데방송을 통한 광고 사업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CNN에게는 당장 미 대선이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지만, 그 이후 점점 줄어드는 케이블 티비 산업에서 탈피해 새로운 미디어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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