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택이 미디어에 집중하는 이유

어려운 환경에서 우선 버텨야 하는 현실

2024년 8월 20일 화요일
서브스택(Substack)은 한 때 미디어 시장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던 화제의 스타트업이기도 합니다. 지속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큰 기대를 받으면서 큰 투자도 받았고요. 하지만 미디어 시장 전반의 구독제 성장세 하락과 함께 뉴스레터 기반 구독제 붐을 만든 서브스택의 성장세도 이전처럼 이어지지 않았죠.

현재 서브스택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미디어 시장의 구조조정이 계속 이어지면서, 점점 서브스택을 이용한 퍼블리케이션이 늘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관련 시장에서는 지배적인 서비스 제공자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성장하고 있지만, 이미 받은 큰 투자와 앞으로도 투자를 받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이들은 더 분발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서브스택이 어떤 사용자를 타겟하면서,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과연 더 큰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상황인지도 짚어봅니다.

[미디어]
서브스택이 미디어에 집중하는 이유
어려운 환경에서 우선 버텨야 하는 현실

서브스택이 갑자기 저널리즘의 희망이 되는 플랫폼이 되어가는 모습입니다.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유료 콘텐츠 서비스를 쉽게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툴을 제공하는 플랫폼인 서브스택은 팬데믹과 함께 불어온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바람에 힘입어 큰 투자를 받고 큰 성장에 대한 기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메일 뉴스레터, 즉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이들의 사업 모델은 한계에 부딪혔고, 시리즈 B에서 투자는 멈춰 섰습니다. 

앤드리센 호로위츠와 와이콤비네이터 등으로부터 지금까지 총 8940만 달러(약 1190억 원)의 투자를 받았는데요. 팬데믹으로 인해 콘텐츠 스타트업을 포함한 벤처 생태계 전반에 투자 열풍이 이어지던 2021년에 6500만 달러(약 865억 원)의 큰 투자를 받으면서 6억 5000만 달러(약 8650억 원)의 가치를 기록해 유니콘을 눈앞에 두기도 했죠. 

하지만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는 '서브스택'이 뉴스레터 프로덕트의 동의어가 되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결국 콘텐츠 공급자들에게 통용되는 것이죠. (이미지: 서브스택)
유의미한 성장을 이어오긴 했지만

서브스택은 전에는 없던 B2C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를 만들면서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콘텐츠 퍼블리케이션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나 텍스트 기반 콘텐츠를 수익화로 이끌 수 있는 힘을 가진 개인들은 그들의 예상처럼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성과가 안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2021년에는 서브스택을 통해서 100만 명, 2년 후인 2023년에는 200만 명, 그리고 2024년 들어서는 300만 명이 서브스택을 이용해 만든 콘텐츠를 유료 구독하고 있고, 의미가 큰 수치라고도 평가를 받았죠. 쉽지 않은 시장 상황 속에서 비교적 빠르게 만들어 낸 값진 성과라고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결국 현재 텍스트 기반 콘텐츠를 유료 구독제로 판매하면서 성과를 올리는 미디어 기업은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몇 개의 메이저 미디어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는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이들이 받은 투자와 기대만큼의 성장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서브스택은 현재 시리즈 B 이후의 투자 진행을 멈춘 상황인데요. 유료 구독료의 10%를 떼어가는 수익 외에 추가적인 수익원을 마련해 더 안정적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브스택의 조직 규모에 비해 2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것은 충분한 성과로도 평가했고 그 성장 가능성을 낮지 않게 봤습니다.

하지만, 구독제라는 시장이 정점이 분명히 보이는 이제는 지속 가능한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매출원이 더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브스택은 플랫폼의 '소셜미디어화'도 꿈꾸며,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들의 작업물을 공유하며 활동할 수 있는 트위터 형식의 소셜미디어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아직은 광고 등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용자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죠.

더군다나 이들의 돈줄인 벤처캐피털들의 시간은 훨씬 빠르게 움직입니다. 벤처캐피털의 시선으로는 서브스택의 성장도, 서브스택이 노리는 시장도 그 성장이 (현재로서는) 멈춰선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큰 투자를 받았고, 기대만큼의 성장을 이어가면서 벤처캐피털들의 '실패한 투자' 중 하나가 되지 않으려면 서브스택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도 일단 성장 중인 크리에이터들의 유료 구독제 사업을 계속 밀고 가면서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뉴욕타임스도 얼마 전에 달성한 1000만 명의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서브스택이 빠른 시일 내 달성하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죠.
곧 유니콘이 된다는 의미로 '수니콘(Soonicorn)'이라는 딱지도 붙어있지만, 기존에 받은 6억 5000만 달러의 가치는 지금 산정하면 훨씬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곧 유니콘이 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이미지: TRACXN)

다시 미디어 전도사가 된 서브스택

서브스택의 길은 이제 어떻게든 수익을 내면서 버티고, 훗날 바뀔 시장 기회를 노리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개인과 작은 규모의 조직이 쉽고 편리하게 콘텐츠 퍼블리셔가 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고, 시장 내에서는 그 역량이 가장 잘 쌓인 팀입니다. 후발 주자들이 계속 생겨나고, 그중에서는 비하이브(beehiiv)처럼 올해 들어서도 3300만 달러(약 440억 원)라는 유의미한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받는 시장이기도 하죠.

여전히 이메일 뉴스레터라는 시장이 큰 규모의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이라고 보는 이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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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를 소개합니다.
커피팟을 운영하는 오세훈입니다. [미디어 커피]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커피팟 뉴스 아티클을 씁니다. 평소에 페이스북스레드 그리고 링크드인에도 커피팟 콘텐츠와 운영에 대한 생각을 올리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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