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가장 중요한 현안 : FTC의 리나 칸은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해리스 부통령은 노조로부터 잇단 지지 선언을 받으며 '친노동자', '중소기업' 방향성을 선명하게 하려 한다. 단 이런 성향이 테크 정책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해리스의 빅테크 정책 기조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9년에 뉴욕타임스가 당시 민주당 경선 후보인 해리스에게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기업이 해체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해리스는 직접적인 답변을 하는 대신 대화를 개인정보 보호 규정으로 논점을 틀었다. 단, CNN에는 메타(구 페이스북)의 해체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캘리포니아 출신인 그는 실리콘밸리 인맥도 풍부하다. 해리스를 꾸준히 후원한 사람이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창업자다. 캘리포니아에서 모든 정치 이력을 만든 해리스는 대선후보가 되자마자 호프먼을 비롯해 실리콘밸리로부터 정치 기부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해리스와 오랜 친분이 있는 호프먼이 주최한 모금 행사에서는 무려 1400만 달러(약 190억 원)를 모금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전반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한 실리콘밸리지만 최근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 마크 앤드리슨, 데이빗 색스, 벤 호로위츠 등을 비롯해 '우향우'로 돌아선 거물 테크 기업인들로부터 정치자금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기업인들로부터의 정치자금 수령은 훗날 분명한 대가가 기다리고 있다. 리드 호프먼은 방송에 나와서 해리스 캠페인에 대한 기부 소식을 전하며 "리나 칸은 해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프먼은 빅테크를 공격하고 있는 리나 칸이 "혁신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호프먼만의 생각은 아니다. 배리 딜러(Barry Diller) IAC 회장(피플지를 비롯한 미디어, 쇼핑 사이트, 정보 사이트 등 기술기업 지분 보유 지주회사), 배리 스턴릭트(Barry Sternlicht) 스타우드 캐피털 회장 등 민주당 기부 억만장자들의 공개적인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호프먼이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리나 칸 해고'를 논한 것은 미 진보성향 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일부 칸 반대론자들은 오히려 이렇게 호프먼이 공개적으로 칸을 비판했기 때문에 진보세력이 반발하고 이 이슈에 주목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실제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리나 칸의 전 직장(오픈마켓연구소) 동료이자 반독점 정책 연구가인 맷 스톨러(Matt Stoller)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해리스의 테크 정책이 불투명한 가운데 바이든 정부의 반독점 기조를 해리스가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가장 큰 이유는 해리스의 제부(여동생의 남편)인 토니 웨스트(Tony West)란 인물의 존재 때문. 토니 웨스트는 해리스의 최측근 자문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정부 시절 법무부 고위 관리로 일한 후 현재 우버의 정책담당 총괄로서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된 이후 우버에 잠시 휴직계를 제출하고 해리스의 선거를 돕고 있다.
참고로 오바마 정부는 테크 산업의 부흥을 내다보면서 테크 기업들에 우호적인 정책을 폈고, 현재의 테크 산업이 꽃피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이커머스의 아마존, 그리고 애플 등이 본격적으로 더 큰 '빅테크'로 성장해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산업 시대를 열어젖히고, 우버를 비롯해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 경제 산업이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이다.
카멀라 해리스는 실리콘밸리와 테크 산업이 디지털 혁신을 이루어가면서 성장의 절정을 지나온 시대에 경력의 전부를 샌프란시스코와 캘리포니아에서 지낸 것이다. |
바이든 행정부는 독점, 불공정 경쟁, 가격 담합 등 대기업 권력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해왔다. 특히 애플, 메타,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에 적극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연방거래위원회(FTC)를 통해 인수합병을 막아왔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이나 조나단 칸터 법무부 반독점국장이 그 선봉에 서 있다는 이야기는 지난 [키티의 빅테크 읽기]를 통해서 꾸준히 전해왔다.
그러나 해리스가 테크 정책에 대해 바이든 기조를 이어갈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재까지 해리스의 정책이 아직 나와 있지 않아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보통 대통령 후보의 정책은 수개월 동안 다듬어 발표한다. 7월 말 바이든이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한 후 급하게 대선후보로 확정된 해리스가 단 몇 주 안에 방대한 정책 내용을 확정하기란 어렵다. 게다가 테크 정책은 경제, 이민, 임신중단, 외교이슈 등 이번 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슈에서는 거리가 멀다.
다만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테크 규제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물론 위에서도 언급한 해리스의 배경 때문이다. 해리스의 과거 경력과 대선 후보 확정 후 유세 상황을 통해 카멀라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는 경우 테크 정책 방향성을 지금까지 그의 행적을 통해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 FTC의 리나 칸은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해리스의 빅테크 정책 기조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9년에 뉴욕타임스가 당시 민주당 경선 후보인 해리스에게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기업이 해체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해리스는 직접적인 답변을 하는 대신 대화를 개인정보 보호 규정으로 논점을 틀었다. 단, CNN에는 메타(구 페이스북)의 해체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캘리포니아 출신인 그는 실리콘밸리 인맥도 풍부하다. 해리스를 꾸준히 후원한 사람이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창업자다. 캘리포니아에서 모든 정치 이력을 만든 해리스는 대선후보가 되자마자 호프먼을 비롯해 실리콘밸리로부터 정치 기부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해리스와 오랜 친분이 있는 호프먼이 주최한 모금 행사에서는 무려 1400만 달러(약 190억 원)를 모금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전반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한 실리콘밸리지만 최근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 마크 앤드리슨, 데이빗 색스, 벤 호로위츠 등을 비롯해 '우향우'로 돌아선 거물 테크 기업인들로부터 정치자금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호프먼이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리나 칸 해고'를 논한 것은 미 진보성향 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일부 칸 반대론자들은 오히려 이렇게 호프먼이 공개적으로 칸을 비판했기 때문에 진보세력이 반발하고 이 이슈에 주목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실제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리나 칸의 전 직장(오픈마켓연구소) 동료이자 반독점 정책 연구가인 맷 스톨러(Matt Stoller)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해리스의 테크 정책이 불투명한 가운데 바이든 정부의 반독점 기조를 해리스가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가장 큰 이유는 해리스의 제부(여동생의 남편)인 토니 웨스트(Tony West)란 인물의 존재 때문. 토니 웨스트는 해리스의 최측근 자문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정부 시절 법무부 고위 관리로 일한 후 현재 우버의 정책담당 총괄로서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된 이후 우버에 잠시 휴직계를 제출하고 해리스의 선거를 돕고 있다.
이런 경제 정책을(이치에 맞든 그렇지 않든) 핵심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빅테크 규제뿐 아니라 제약회사의 반독점 행위도 가열차게 규제해 온 FTC의 수장을 교체할 가능성을 선거 캠페인 중에 내세우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게다가 JD 밴스가 "리나 칸은 일을 잘 한다"라고 칭찬한 상황에서는 더더군다나 그렇다.
한국일보와 이투데이에 정기 기고 중이며, 장애-유니버설 디자인-ESG-사회혁신 등의 주제로 대중 강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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