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서 만드는 게임의 목적 어제는 커피팟 플러스 구독자분들에게 기존 미디어를 제친 '인플루언서 미디어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뉴미디어의 입장에서 유의미한 흐름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최근에 낱말퍼즐을 비롯한 게임 개발을 이어가는 미디어들의 이야기인데요.
그간 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둬온 뉴욕타임스를 따라 하려는 사례는 많았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몇 기업들이 보여주는 사례는 다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달라야만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커피팟은 9월부터 또 새로운 오프라인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커피팟 플러스 구독자분들이 참여하실 수 있는 모임인데요. [뉴미디어의 현재]를 살펴보는 미디어 비즈니스 모임과 [더 버핏 클럽](이름만 들어도 재밌겠죠?)이 오픈되어 있습니다. 꼭 확인해 보세요! |
[미디어] 필수가 되어가는 게임 러시? 미디어들이 퍼즐 게임에 공들이는 이유 |
뉴욕타임스의 게임 부문이 워들(Wordle)과 같은 퍼즐 게임으로 소위 '대박'을 내고, 뉴욕타임스의 게임 부문이 구독제 성장의 핵심으로 꼽히면서 많은 미디어 기업들은 너도나도 낱말퍼즐을 비롯한 게임 섹션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왔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 중 게임 섹션을 통해 유의미하게 구독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냈다고 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하나의 섹션으로 리텐션에 도움이 될 수는 있었겠지만, 특정히 게임을 통해서 구독자를 끌어들이고 지속해서 그들이 구독을 유지하는 유인이 된다는 충분한 데이터와 근거는 없었던 것입니다.
근데 뉴욕타임스랑 별반 다를 것 없는 게임을 만들어서 배포했는데 왜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걸까요?
뉴욕타임스의 낱말퍼즐은 오랜 역사를 가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전환 이후에도 즐기던 유희였죠. 뉴욕타임스는 이 수요를 보고 디지털 제품에서도 그 완성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게임을 별도의 제품과 앱으로 운영하면서 "돈을 내고도 하는 가치가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었죠. 그저 신문을 구독하면서 할 수 있는 게임으로 국한 시키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타임스의 게임 전략을 따라 한 워싱턴 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경쟁 미디어는 게임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뉴욕타임스처럼 오랜 시간과 자본을 투입해야 하고, 이를 전반적인 사용자 전략에 치밀하게 녹여야 하죠. 하지만 이들은 그러한 모습까지는 만들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낱말퍼즐과 같은 게임으로 구독자를 늘리고, 광고 수익까지 늘리는 성과를 거두는 것은 오랜 기간 이에 투자해 온 뉴욕타임스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자조 섞인 푸념도 돌곤 하는데요. 최근에는 유의미한 실험을 진행하고, 본격적으로 게임에 공을 들이는 뉴미디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미래 생존을 위해서 게임에서 성과를 내야 하기에 시간과 돈을 쓰면서 공을 들이고 있죠. |
낱말퍼즐은 거의 모든 미디어가 서비스를 하고 있는듯 합니다. 하지만 추가로 유의미한 지표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이미지: 뉴요커) |
공들여서 만드는 게임의 목적
- 뉴욕매거진 산하 웹사이트로 엔터테인먼트 뉴스를 다루는 벌처(Vulture)는 시네매트릭스(Cinematrix)라는 영화 관련 퀴즈 게임을 매일 하나씩 선보이고 있는데, 그날의 모든 기사들 가운데 가장 많이 읽은 스토리일 정도로 현재 사이트 내에서는 인기가 큽니다.
-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외 뉴스를 서비스하지 않지만 대표적인 뉴미디어 기업이었던 버즈피드는 기존에 있던 게임 사이트인 버즈피드 아케이드를 새롭게 디자인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웹사이트의 정체성과 시너지를 내려는 듯 해 보입니다.
- 테크와 역시 엔터테인먼트 뉴스가 주력인 매셔블(Mashable)도 게임 개발업체인 아케이디움(Arkadium)과 함께 스도쿠와 마작 등의 게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들이 선보인 게임과 제품은 단순히 웹사이트 한 켠에 만들어 놓은 낱말퍼즐 수준이 아닙니다. 여러 종류의 게임을 방문자들이 본격적으로 즐기고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벌처와 매셔블은 각각 전문 게임 개발업체와 협업을 통해 개발을 했고, 버즈피드는 테크 업체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대부분의 게임을 공들여서 개발해 왔어요. 즉,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 만든 것이죠.
단순한 낱말퍼즐이라도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많은데, 기왕이면 자신들의 콘텐츠를 즐기면서 같이 게임을 하게 만들어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벌처의 편집장인 닐 재노위츠는 게임이 독자들을 다른 콘텐츠와도 만나게 하는 관문이면서, 해당 미디어 정체성과 잘 어울리는 영화 퀴즈 게임의 경우에는 독자들이 자신이 가진 (영화) 지식을 자랑하면서 다시금 매체의 정체성과 자신의 관심사가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죠. 단순한 낱말퍼즐이라도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많은데, 기왕이면 자신들의 콘텐츠를 즐기면서 같이 게임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이들의 첫 번째 목표였고, 이는 투자를 이어갈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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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처의 퀴즈 게임인 시네매트릭스는 그날의 가장 많이 보는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미지: 벌처 웹사이트 캡처) |
중독이 아닌 독자의 인게이지먼트 게임은 무엇보다 독자들이 웹사이트에서 더욱 자주 방문하게 하고, 더 오래 머무르게 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 도입하는 것입니다. 독자들이 사이트에 머물러야만 사이트에 걸린 광고도 눌러보고 수익이 날 수 있겠죠. 물론 구독제가 주력인 벌처와 같은 매체는 역시 구독자 유입과 리텐션에 방점을 두고 게임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어떤 경우에도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어지거나 방문이 잦아진다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아케이디움에 따르면 자신들과 협업하는 미디어들의 게임에 접속하는 사용자들은 평균 30분간 사이트에 머무른다고 합니다. 보통 몇 개의 기사를 훑고 나가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사이트에 머무르는 것이에요. 하지만 이는 보통 게임처럼 플레잉타임을 무조건 길게 만들어 사람들을 머무르게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사람들이 중독되는 유명한 게임을 만드는 기업들도 하기 어려운 일이죠.
미디어에 게임의 효용을 알리고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뉴욕타임스는 일부러 사람들이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 게임을 설계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다만 더 자주 방문하게 만들고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하죠. 대표적인 케이스가 앞서 언급한 워들입니다. 몇십 분 동안 게임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한 번은 들러 뇌를 풀어주는 게임을 풀게 하는 건강한 습관을 만든다는 것이죠. 참고로 뉴욕타임스의 게임은 2023년에 총 80억 회가 플레이되었고, 그중 48억 회는 워들이 플레이되었습니다. 워들이 워낙 히트작이긴 했지만, 사용자당 하루에 1회로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는 오히려 사용자들이 '매일' 뉴욕타임스를 방문하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습관 형성은 뉴욕타임스 앱이 생활 속에서 필수적인 루틴으로 자리 잡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루틴은 새로운 정보를 소화하고, 지식을 얻기 위해서 볼 다른 콘텐츠들에도 눈길을 가게 만든다는 것이에요. 물론 흥미 위주의 뉴스에 관심이 그칠 수도 있고, 쿠킹이나 상품 추천 사이트(와이어커터)처럼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 위주로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고 시간을 보내는 독자는 장기적으로 뉴욕타임스와 관계를 맺어나가고, 이는 뉴욕타임스의 실적에 더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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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는 공격적으로 AI 제품의 데이터가 될 고품질 콘텐츠를 속속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죠. AI 시대가 커지면 커질수록 각 미디어는 자체 제품 경쟁력이 커져야만 합니다. (이미지: 오픈AI) |
앞으로 유의미하게 커질 흐름일까?
오픈AI는 최근에 또 중요한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엔 콘데 나스트(Conde Nast)와 함께요. 콘데 나스트는 보그, 뉴요커, 배니티 페어, 와이어드 등등 유수의 퍼블리케이션을 소유한, 대표적인 퍼블리셔이죠. 이들은 본래 자신들의 콘텐츠 아카이브를 AI 훈련용으로 제공하늘 것에 회의적이었는데, 입장을 확 바꿨습니다.
거대한 흐름에 저항하기보다는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때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계약 규모는 연간 수백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맺은 다른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요. * 참고로 오픈AI는 뉴스코프(월스트리트저널), 디애틀란틱 등과도 계약을 맺었고, 이미 FT, AP, 타임, 악셀 스프링거 등 뉴욕타임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주요 미디어의 콘텐츠를 검색 시스템인 서치GPT에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는데, 이번 콘데 나스트 계약까지 성사되면서 거의 모든 주요 퍼블리케이션들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이 없게 되었죠.
지금으로써는 (특히나 텍스트 매체가 기반인) 미디어 기업들이 이렇게 AI 기업들과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얻는 수익이 유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에 자체적인 제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그러했듯이 자신들의 수익 원천인 광고를 또 새로운 플랫폼에게 뺏기는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미디어 업계는 이를 걱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흐름이 오기 전에 AI 기업들과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고도 있는 것이죠. 즉, 각종 AI 챗봇에 이어 AI 검색까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어쩌면 구글과 페이스북이 디지털 세계와 그 수익을 지배하기 시작한 때 만큼의 긴장감을 형성하고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디지털 전환에 늦어 '존재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는데, 그때보다 더 힘겨운 시간과도 마주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자리하고 있죠.
최근의 게임 콘텐츠 개발 흐름은 이런 걱정과도 맞닿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걱정이 현실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이와 같은 콘텐츠 실험이 지속되어야 하고, 사람들이 지속해서 찾아오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분명한 한 가지 길입니다. 물론 현재 AI 기업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선택하고 받는 대가는 이러한 개발에 지속 투자되어야 할 것이고요. |
글쓴이: 커피팟을 운영하는 오세훈입니다. [미디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커피팟 뉴스 아티클을 씁니다. 평소에 페이스북과 스레드 그리고 링크드인에도 커피팟 콘텐츠와 운영에 대한 생각을 올리곤 합니다. |
[미디어] #어제보낸콘텐츠 '인플루언서 미디어'의 시대 이미 와있는 현실 |
8월 둘째주에는 백악관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컨퍼런스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100여 명의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이슈를 논하는 자리를 가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하는 이들의 영향력을 실감케 하는 미디어 브리핑 자리와도 같았습니다. (이미지: ABC 유튜브) |
현재 미디어의 모습은 '인플루언서 미디어의 시대'가 되었다고 선언을 해도 과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미국 대선 레이스의 시작을 성대하게 알린 각 당의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에 더욱 실감이 나는 상황이죠. 백악관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주에 이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컨퍼런스'를 주최해 100여 명의 인플루언서들을 모아서 이들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는 완전히 달라진 미디어 지형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했죠. 현재 미디어의 힘이 어디로 이동되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기도 하고요. 소위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틀에 담을 수 없고,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제 이들과 기존 미디어의 영향력 차이는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소셜미디어가 곧 미디어의 전부가 되기도 한 시대에 유튜브와 틱톡 그리고 인스타그램 등지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각각의 미디어로 기능하는 모습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거친 풍파를 뚫고 살아남은 기존의 뉴미디어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번 이야기는 '인플루언서 미디어'의 시대가 된 모습과 어느새 또 변한 환경에 적응하고 대응해야 하는 미디어 기업들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
[빅테크] #키티의빅테크읽기 미국 대선과 빅테크의 상관관계 바뀐 후보와 대선판 그리고 테크 정책과 방향 예측 |
미국은 지난 7월의 RNC(공화당 전당대회)와 최근의 DNC(민주당 전당대회)까지 치뤄지면서, 이제 더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었죠. 앞으로 공약들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미국 대선은 이제야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큰 충격을 준 대형 이슈들에 이어 각 당의 전당 대회까지 마무리된 이번 주부터는 정책 공약 등에 대한 세부 검증도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는 미디어를 통해 중요한 쟁점이 되는 분야에 대해서 각 후보들의 입장이 어떠한지, 어떤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세워졌는지 전해질 것으로 보이고요.
경제 부분에서도 따로 떼어놓고 크게 주목받을 이슈는 역시나 '테크'입니다. 테크 관련해서는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와 관련 정책을 필두로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슈가 될 AI부터 암호화폐까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주제가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로서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독점 소송과 관련한 규제에 대해서는 두 당이 모두 한 마음인 것으로도 보입니다. 민주당 후보가 된 현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의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모두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인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후원금을 받고 있지만, 테크 업계가 브레이크 장치 없이 계속 크도록 둘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제 어떤 정도의 규제와 정책이 도입되느냐가 문제일 뿐이죠.
흥미로운 사실은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임명된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장의 활동을 높게 보면서, 정권이 바뀐다면 그가 유임될 가능성도 점치게 하고 있죠. 반면 카멀라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리나 칸의 유임을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공화당이 집권하게 된다면 반독점 정책 방향이 어떨지에 대한 예상은 지난 [키티의 빅테크 읽기] 쿠팡도 잡는 미 연방거래위원회의 쓰임에서도 소개를 했는데요. 이번 [키티의 빅테크 읽기]는 민주당의 바뀐 후보 카멀라 해리스의 테크 정책과 방향을 예측해보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 사이에 민주당 후보가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판도도 달라진 상황이죠)
단순히 한 후보의 정책과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선과 빅테크의 상관관계를 펼쳐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캘리포니아 이력의 후보가 걸어온 길과 네트워크가 어떻게 정책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흥미롭게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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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 중 게임 섹션을 통해 유의미하게 구독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냈다고 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하나의 섹션으로 리텐션에 도움이 될 수는 있었겠지만, 특정히 게임을 통해서 구독자를 끌어들이고 지속해서 그들이 구독을 유지하는 유인이 된다는 충분한 데이터와 근거는 없었던 것입니다.
근데 뉴욕타임스랑 별반 다를 것 없는 게임을 만들어서 배포했는데 왜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걸까요?
뉴욕타임스의 낱말퍼즐은 오랜 역사를 가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전환 이후에도 즐기던 유희였죠. 뉴욕타임스는 이 수요를 보고 디지털 제품에서도 그 완성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게임을 별도의 제품과 앱으로 운영하면서 "돈을 내고도 하는 가치가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었죠. 그저 신문을 구독하면서 할 수 있는 게임으로 국한 시키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타임스의 게임 전략을 따라 한 워싱턴 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경쟁 미디어는 게임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뉴욕타임스처럼 오랜 시간과 자본을 투입해야 하고, 이를 전반적인 사용자 전략에 치밀하게 녹여야 하죠. 하지만 이들은 그러한 모습까지는 만들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낱말퍼즐과 같은 게임으로 구독자를 늘리고, 광고 수익까지 늘리는 성과를 거두는 것은 오랜 기간 이에 투자해 온 뉴욕타임스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자조 섞인 푸념도 돌곤 하는데요. 최근에는 유의미한 실험을 진행하고, 본격적으로 게임에 공을 들이는 뉴미디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선보인 게임과 제품은 단순히 웹사이트 한 켠에 만들어 놓은 낱말퍼즐 수준이 아닙니다. 여러 종류의 게임을 방문자들이 본격적으로 즐기고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벌처와 매셔블은 각각 전문 게임 개발업체와 협업을 통해 개발을 했고, 버즈피드는 테크 업체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대부분의 게임을 공들여서 개발해 왔어요. 즉,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 만든 것이죠.
단순한 낱말퍼즐이라도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많은데, 기왕이면 자신들의 콘텐츠를 즐기면서 같이 게임을 하게 만들어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벌처의 편집장인 닐 재노위츠는 게임이 독자들을 다른 콘텐츠와도 만나게 하는 관문이면서, 해당 미디어 정체성과 잘 어울리는 영화 퀴즈 게임의 경우에는 독자들이 자신이 가진 (영화) 지식을 자랑하면서 다시금 매체의 정체성과 자신의 관심사가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죠. 단순한 낱말퍼즐이라도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많은데, 기왕이면 자신들의 콘텐츠를 즐기면서 같이 게임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이들의 첫 번째 목표였고, 이는 투자를 이어갈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게임은 무엇보다 독자들이 웹사이트에서 더욱 자주 방문하게 하고, 더 오래 머무르게 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 도입하는 것입니다. 독자들이 사이트에 머물러야만 사이트에 걸린 광고도 눌러보고 수익이 날 수 있겠죠. 물론 구독제가 주력인 벌처와 같은 매체는 역시 구독자 유입과 리텐션에 방점을 두고 게임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어떤 경우에도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어지거나 방문이 잦아진다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아케이디움에 따르면 자신들과 협업하는 미디어들의 게임에 접속하는 사용자들은 평균 30분간 사이트에 머무른다고 합니다. 보통 몇 개의 기사를 훑고 나가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사이트에 머무르는 것이에요. 하지만 이는 보통 게임처럼 플레잉타임을 무조건 길게 만들어 사람들을 머무르게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사람들이 중독되는 유명한 게임을 만드는 기업들도 하기 어려운 일이죠.
참고로 뉴욕타임스의 게임은 2023년에 총 80억 회가 플레이되었고, 그중 48억 회는 워들이 플레이되었습니다. 워들이 워낙 히트작이긴 했지만, 사용자당 하루에 1회로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는 오히려 사용자들이 '매일' 뉴욕타임스를 방문하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습관 형성은 뉴욕타임스 앱이 생활 속에서 필수적인 루틴으로 자리 잡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루틴은 새로운 정보를 소화하고, 지식을 얻기 위해서 볼 다른 콘텐츠들에도 눈길을 가게 만든다는 것이에요. 물론 흥미 위주의 뉴스에 관심이 그칠 수도 있고, 쿠킹이나 상품 추천 사이트(와이어커터)처럼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 위주로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고 시간을 보내는 독자는 장기적으로 뉴욕타임스와 관계를 맺어나가고, 이는 뉴욕타임스의 실적에 더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죠.
즉, 각종 AI 챗봇에 이어 AI 검색까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어쩌면 구글과 페이스북이 디지털 세계와 그 수익을 지배하기 시작한 때 만큼의 긴장감을 형성하고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디지털 전환에 늦어 '존재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는데, 그때보다 더 힘겨운 시간과도 마주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자리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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