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추가] ☕️☕️ 6월 11일. 안 어울리는 결합 같지만

1. 엣시의 인수, 2. 쉘이 대신 받은 메시지, 3. 트위터가 곧 하려는 것
2021년 6월 11일 금요일

오늘은 급격히 성장 중인 중고 의류 플랫폼까지 인수하는 수공예품 이커머스 엣시의 이야기와 네덜란드 법원이 쉘을 통해 전한 메시지, 그리고 트위터가 이제 곧 실행하려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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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수공예품 #중고의류
1. 수공예품과 헌 옷 이커머스의 합체
한국에는 아이디어스(Idus)가 있다면 미국에는 엣시(Etsy)가 있죠. 2005년 창업 이후 견실한 성장을 이어온 수공예품 마켓 플레이스인 이들은 최근 영국의 중고 의류 플랫폼인 디팝(Depop)을 16억 3000만 달러(약 1조 81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는데요. 이들은 왜 큰돈을 주고 중고 의류 플랫폼을 인수했을까요?

헌 옷 시장은 엄청 커지고 있어요.
견고히 잘 성장해 왔는데요
현재는 210억 달러(약 23조 원)가 넘는 기업가치를 기록 중인 엣시는 (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그러했듯) 지난 팬데믹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어요. 2020년 매출은 17억 달러(약 1조 8870억 원)를 넘게 기록하면서 2019년의 8억 1800만 달러(약 9100억 원)에 비해 129% 성장했죠. 아마존도 수공예품 마켓 플레이스를 내놓았지만, 엣시가 쌓은 공고한 셀러 베이스와 커뮤니티를 넘볼 수는 없었어요. 엣시는 각 제품의 판매자가 하나의 '브랜드'로 발전하게 해주는 플랫폼이 되면서 견고하게 성장해 왔어요.

새로운 세대에게 다가가야 해요
하지만, 현재 엣시 사용자는 밀레니얼 세대 이상이 다수를 차지하고 평균 연령은 39세예요. 엣시 자체가 새로운 세대로의 확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고, 더 큰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젊은 세대에게 다가갈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한 것이죠. 디팝은 26세 이하 Z세대가 사용자의 90% 이상이에요. 엣시에겐 모바일과 소셜커머스에 특화된 디팝의 역량을 배우는 것도 큰 힘이 되리라 예상돼요. 물론, 디팝도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키워온 엣시의 운영 능력을 배울 수 있고요. 

엣시는 디팝을 계속 독립적인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예정이지만, 의류 카테고리를 연결하는 등의 협업을 이어나갈 수도 있는데요. 둘이 풀필먼트 시스템을 공유하면서 비용을 줄이는 노력도 할 수 있어요.

성장성이 큰 시장에도 진출하죠
중고 의류 플랫폼의 대표 격인 스레드업(ThredUp)이 발행하는 연례 리세일(Resale) 리포트는 2020년에 중고 의류 시장이 280억 달러(약 31조 원)에 이르렀고, 2024년까지 640억 달러(약 71조 원)로 커지리라 전망하고 있어요. 리세일 시장의 성장성은 기존 패션 업계보다 훨씬 빨라졌고, 2029년에는 전체 패션 시장의 17%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요* 엣시는 디팝 인수로 의류 리테일 중 성장성이 가장 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에요.
*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현재 중고 의류 시장의 규모를 약 400억 달러(약 44조 5000억 원)로 보고 있는데요. 스레드업과 마찬가지로 향후 5년 내 시장 점유율은 15~20%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디팝은 ...

[에너지] #빅오일
2. 쉘을 통해 전한 메시지
지난 5월 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행동주의 펀드인 엔진 넘버 원(Engine No. 1)의 추천 인사가 엑손모빌의 이사회 자리를 차지한 같은 주에 로열더치쉘, 아니 빅오일 전체에는 충격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소식이 전해졌어요. 바로 네덜란드 법원이 쉘에게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9년 대비해 45% 감축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인데요. 쉘은 항소는 할 예정이지만, 에너지 전환을 더 빠르게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이번 결정은 쉘에게만 전한 메시지가 아니죠.
원래 로드맵이 있었지만
쉘의 원래 계획은 2023년까지 생산/판매하는 화석 연료의 탄소 집약도(Carbon Intensity)를 2016년 대비해 6% 줄이고, 이 수치는 2030년까지 20% 그리고 2035년까지 45% 줄이겠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이 계획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로드맵을 그렸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발표 당시에도 절대적인 탄소배출량이 얼마나 줄어든다는 것인지 모호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어요. 물론, 쉘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계획을 실행하라는 결정에 불만이 클 수밖에 없지만, 애초에 명확하고 충분한 안을 제시하지 않았기에 타겟이 된 것이기도 하죠.

항변은 일리가 있지만요
쉘은 이번 결정이 쉘의 추가 탄소배출 감축은 이끌어도 전체적인 탄소배출은 감축하지 못하는 결정이라고도 항변했는데요. 쉘이 줄이는 에너지 생산량은 누군가에 의해서는 채워진다고 주장했죠. 실질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에너지 수요가 줄어야 하는데, 수요 전망이 달라진 것은 아니기에 이런 항변도 일리가 있죠. (현재로서는) 정부의 규제나 투자 기관들의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국영 석유기업(National Oil Company, NOC)들이 그 수요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요.

결정의 메시지가 중요하죠
하지만 이번 결정은 세계 곳곳에서 자원 탐사를 벌이면서 시추 기술 등의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빅오일의 변화를 우선 끌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또 전하는 것이기도 해요. 국영 석유기업의 변화는 그다음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고요. 국영 석유기업에게 상장회사인 빅오일에 가했던 압박의 방식은 작동하지 않을 테지만, 빅오일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빠르게 가져가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전체적인 비용을 낮춰나간다면 이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에요.

이미 많은 국가에서는 풍력과 태양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 비용도 화석 연료를 앞지른 상황이죠. 물론 지켜봐야겠지만, 기후위기 대응 분위기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 국영 석유기업들도 실질적인 전환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빠르게 커질 가능성도 있어요.
☕️ 처음부터 애매하지 않았다면
이번 소송을 이끈 비영리 환경 단체인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은 쉘이 내놓은 기존 탄소중립 로드맵이 구체성이 떨어지며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파고들었는데요. 이번 결정은 현재 기후위기 대응 분위기가 어떤지를 대변하기도 하지만, 큰 목표에 디테일이 약한 계획은 정밀 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리기도 했죠. 이들은 쉘의 이번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더 적극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을 이어갔어요. 쉘이 항소도 포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고요.

[소셜미디어] #트위터블루 #계획
3. 트위터는 어떻게 해야할까?
트위터는 얼마 전 트위터 블루(Blue)라는 구독제를 (우선 캐나다와 호주에) 도입했어요. 이제 월 3달러면 사용자는 트윗을 폴더별로 모아 놓을 수 있는 북마크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포스팅 후 30초 내에 트윗을 삭제할 수 있는 옵션 등을 사용할 수 있는데요.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한 추가적인 움직임이에요.

저 중 방향성이 잘 안 보이는건 트위터죠.
작년부터 꾸준히 해 온 일
트위터는 작년부터 구독제 모델을 구상했고,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오디오 소셜미디어 기능인 스페이스(Spaces)를 내놓았고,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 스타트업인 리뷰(Revue)와 팟캐스트 및 영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스타트업을 인수해 오면서 플랫폼 전반의 변화를 예고해 왔어요. 수익의 90% 가까이가 광고에서 나오는 이들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얹을 수 있는 밑작업을 해나가고 있던 것인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포스트 트럼프'와 '포스트 팬데믹'에도 대비해) 새로운 제품 출시를 할 때가 다가왔죠.

블루 도입은 변화의 시작?
이번 트위터 블루의 출시는 갑자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능의 도입은 아니지만, 새로운 수익 모델을 본격적으로 더해 나가려는 신호로 볼 수 있어요. 우선, 블루를 통해서는 그동안 사용자가 트위터를 이용하면서 불편해한 요소들을 보강하면서, 인게이지먼트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보이는데요. 앞으로 사용자가 유료 구독제를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슈퍼 팔로우스' 같은 기능을 이어서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플랫폼에 변화가 시작될 수 있어요. ('슈퍼 팔로우스'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트위터리안이 구독자를 위한 '독점 트윗', 더 깊은 내용을 담은 뉴스레터를 전할 수 있게 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
☕️ 변화의 출발점을 돌아보면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타겟이 된 기업들에겐 악명이 높은 행동주의 펀드이지만, 트위터의 사업에는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왔다는 평가도 받고 있어요. 엘리엇은 작년에 트위터의 지분을 취득하며, 그간 트위터의 CEO인 잭 도시가 (핀테크 업체인 스퀘어(Square)의 CEO도 겸임하면서) 트위터의 사업 성장 드라이버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고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의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했다고 압박했죠.

트위터는 이후 엘리엇 매니지먼트와도 '건설적인 논의'를 거칠 수밖에 없었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에 나섰어요. 그 결과가 최근 이어진 새로운 기능과 수익 모델의 도입이기도 하죠. 물론 엘리엇이 아니었다 해도 현재 인터넷에 불고 있는 '크리에이터 경제’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구독제 모델의 흐름을 탔어야만 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과적으로 변화의 기폭제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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