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케이블 티비 기반의 주요 미디어 중에서는 폭스(Fox)가 가장 잘나가고 있습니다. 마가의 홈그라운드이기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속해서 신뢰하는 채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은 고정 시청자를 가장 많이 확보한 채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기반 미디어를 만들기 위해 CNN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폭스는 2020년에 4억 4000만 달러(약 6140억 원)를 주고 인수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투비(Tubi)도 잘 나가고 있어 미래 성장을 이어갈 동력까지도 준비가 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이들은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새로운 흐름이 무엇이 될지 보고 투비를 인수했던 것입니다.
불과 바로 전 해까지만 해도 이 둘의 처지는 달랐습니다. 2019년에 폭스는 디즈니에 영화 스튜디오 사업인 21세기 폭스를 매각했죠. 뉴스와 스포츠 케이블 채널들만 남기게 된 당시만 해도 폭스는 사업의 정점을 치고, 스트리밍과 디지털 미디어의 시대에 하락세를 걷는 일만 남았다고 대부분이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효과로 인해 정치 뉴스 사업을 키워온 이들은 다른 이들이 내다보지 못한 반전을 만들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을 포함한 경제 미디어 퍼블리싱 사업도 성공을 이어왔고요.)
이제는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흐름까지도 컴캐스트의 NBC, 파라마운트의 CBS나 워너브라더스의 CNN보다도 크게 만들고 있으니, 기존에 새로운 뉴스와 미디어 산업의 방향을 이끈다고 자신했던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머쓱해지게 되었죠.
물론 특정 시청층을 집요하게 타겟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뉴스 미디어와 라이브 스포츠가 미디어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사업을 집중 시킨 폭스가 만들어낸 큰 성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마포는 폭스가 다른 사업을 매각하고, 가볍게 움직이면서 더 기민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 결과라고 봅니다.
폭스는 폭스 출신의 유명 앵커나 기자들이 팟캐스트 흐름에 올라탔는데, 이들의 쇼를 확보하거나 인수하고, 이들에 투자를 하고 있는 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새로운 미디어 흐름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팟캐스트를 만드는 비용은 스튜디오를 쓴다고 하더라도, 그 제작 인력이 훨씬 적고, 출연진과의 대형 계약이 이루어져 있지 않기에 현재 케이블 채널이 만드는 프로그램 대비 월등히 저렴합니다. 그리고 만들어내는 광고 수익도 비용 대비 훨씬 높아진 상황이고요.
가장 보수적이라고도 하는 채널인 폭스는 어쩌면 가장 유연하게 시대의 흐름을 보고 사업을 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팬데믹 이후에 또 급격하게 바뀐 미디어 환경을 가장 잘 읽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디어가 집중해야 할 분야는 무엇인지 정확히 선별했고, 새로운 기술이 큰 흐름이 될 것을 보고 앞서 투자했던 것이죠.
최근 들어 가장 큰 변화를 진행 중인 워싱턴포스트의 모습도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그 이유는 제프 베이조스와 과거 폭스의 루퍼트 머독 회장 휘하에서 일한 그 경영진이 따라하는 모델이 폭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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