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4일. 루이싱은 왜?, 소뱅의 번복, 우버의 시도

1. 루이싱커피는 왜 그랬을까?, 2. 소프트뱅크의 번복, 3. 우버이츠의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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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토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오늘은 어제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1. 루이싱커피는 왜 그랬을까?, 결국 실행하기로 한 2소프트뱅크의 (위워크) 번복,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 잇몸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실행하려는 3. 우버이츠로 만회하려는 우버를 전해드립니다. 

+ 어제 공지드린 대로 금요일의 레터를 오늘 보내드리게 되었어요. 발송이 연기된 점 다시 한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모두 좋은 주말 보내세요!

[식음료]
1. 루이싱커피는 왜 그랬을까?
어제는 루이싱커피가 2019년 매출을 부풀린 회계 부정을 인정하는 발표를 했는데요. 이들은 흔히 중국의 스타벅스라고도 불렸지만,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구축해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죠. 현재까지의 상황을 월스트리트저널블룸버그의 보도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제가 커피계의 (잘나가던) 위워크였는데요. ©루이싱커피
일단, 회계 부정 내용 정리
루이싱커피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한 몇 명의 직원이 약 22억 위안(약 3800억 원)에 해당하는 매출을 작년 2분기에서 4분기 실적에 허위로 끼워 넣었다고 해요. 2019년 추정 매출은 약 51억 위안(약 8850억 원)에 해당하니 전체 매출의 40%가 부풀려 졌고 허위로 보고된 것이었죠. 2020년에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이 저지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소식이 전해지자 회사의 주식 가격은 하루만에 75% 넘게 하락하면서 한순간에 50억 달러(약 6조 1500억 원)가 넘는 기업가치가 지워졌어요. 

이미 부정의 신호는 있었지만
공매도로 유명한 미국의 투자 리서치 회사인 머디워터스 리서치는 이미 올해 초에 루이싱커피가 매출을 부풀리고 있다는 의혹이 담긴 익명의 보고서를 입수하고 시장에 공유했어요. 그리고 루이싱커피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는데 베팅을 했죠. 익명의 보고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혹은 어떻게 입수되었는지 밝혀지지는 않았어요. 당시 루이싱커피는 보고서가 거짓이라고 강하게 항변했고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고서가 암시하고 있는 내용은 사실임이 밝혀진 것이죠. 머디워터스는 이 보고서로 인해 이후 회계 감사가 더 자세히 이루어져 매출 부풀리기가 밝혀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요.

기대받는 총아 중의 총아였지만
루이싱커피는 드넓은 중국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모델로 모두의 주목을 받았어요. 스타벅스가 중국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는 있었지만, 다른 시장에 비하면 성장이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았어요. 커피 마시는 '습관'을 들이기엔 비싼 가격도 한몫했고요. 하지만 루이싱커피는 어느 브랜드 못지 않은 세련됨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편리한 앱 결제, 배달 서비스 등을 도입해 한순간에 중국의 커피 '습관'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2017년 설립된 회사는 2019년 말 기준으로 4500개의 매장을 열며 불과 2년 만에 스타벅스(매장 수 약 4300여 개)를 추월했죠. 스타벅스가 닦아 놓은 길과 자국 브랜드라는 이점도 있었지만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것이죠.

이미 수익성에 의문이 있었지만
하지만, 모든 고속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그러하듯 루이싱커피 역시 수익을 내는 상황은 아니였어요. 투자금을 바탕으로 손해를 보며 장사를 하고 있었죠. 블룸버그에 의하면 루이싱커피는 100위안(약 17,300원)의 커피 판매 매출당 비용이 152위안(약 26,400원) 발생하고 있었다고 해요. 고객 수 '성장'을 위한 각종 할인과 프로모션으로 인한 결과이죠. 하지만, 이런 모델은 이미 많은 스타트업이 증명했듯 내실 있는 성장을 어렵게 하죠. 결과적으로 성장에 대한 조급함은 건전한 비용구조와 재무제표를 불가능하게 한 것이에요.
 
아직 '왜'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은 상황
현재로서는 회계 부정의 주체와 내용이 발표되었을 뿐이에요루이싱커피는 독립 이사가 포함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어요. (부정을 저지른 개인들에게는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했고요) 머디워터스는 입수한 보고서에 대해 "보고서는 아주 상세했고 많은 정보가 회사 내부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고 했는데요. 향후 모든 조사에 있어 이 보고서의 내용은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돼요. 

아직 왜 이런 회계 부정을 저질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어요. 회계 부정은 주식시장에서 기업 퇴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범죄로 다뤄지죠. 앞으로 '왜'와 '어떻게'가 포함될 조사 결과는 향후 회사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예상돼요. 새로운 모델을 들고와 커피 시장에 디스럽션을 일으키던 이 스타트업의 이야기가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샷 추가: 참고로 보는 루이싱커피의 화려한 투자자, IPO 주관사, 회계 감사 법인 
루이싱커피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어요. 2019년 5월 기업공개(IPO)는 크레딧 스위스, 모건스탠리, 중국국제금융공사 등의 투자은행이 주관했고요. 이들의 회계 감사 법인은 언스트앤영(Ernst & Young)이에요.

크레딧 스위스, 모건스탠리, 중국국제금융공사 그리고 언스트앤영 모두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어요.

[벤처캐피털]
2. 소프트뱅크의 (위워크) 번복
소프트뱅크가 결국 위워크 구조조정의 일부로 약속했던 약 30억 달러(약 3조 7000억 원)의 지분 매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얼마 전 소프트뱅크가 이런 입장을 내비칠 때만 해도 최근 실적이 악화되고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지분 매입 가격을 흥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는데요. 전망이 무색하게 소프트뱅크는 자신들이 한 말을 바로 지켰어요.

아, 모든 것이 잘 되던 때가 있었는데요.
"내가 흥정하는 줄 알았니"
소프트뱅크는 포커 페이스를 하고 있거나, 흥정을 하는 것이 아니였어요. 최근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뿐만 아니라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한 여러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투자자들로 부터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얼마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자산매각까지 단행 했는데 이번 지분 매입은 위워크의 가치가 더 떨어진 상황에서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은 것으로도 보여요.* 
* 관련 내용은 지난 3월 24일의 커피팟 중 3. 소프트뱅크의 단호한 조치?도 참고해 주세요. 

물론 발을 뺀건 아니지만 
이번 지분 매입을 하지 않았다고 소프트뱅크가 아예 발을 빼는 것은 아니에요. 소프트뱅크는 이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가 투자를 하기로 한 15억 달러(약 1조 8500억 원)를 투입했어요. 그리고 추가로 40억 달러(약 4조 9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해 줄 예정이에요. 모두 위워크를 살리기 위한 자금이죠. 이번에 소프트뱅크가 매입을 거부한 지분은 기존의 경영진 지분으로 엄밀히 말하면 위워크에 투입되는 돈은 아니에요.

당장 필요 자금이 불투명해진 상황
하지만, 30억 달러의 지분 매입이 이루어지면 실행하기로 한 11억 달러(약 1조 3500억 원)의 대출도 불투명해진 상황인데요.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더 큰 어려움에 빠진 위워크에 당장 필요했던 자금이었어요. (위워크는 2019년말을 기준으로 총 44억 달러(약 5조 4000억 원)의 자금이 남아 있었어요. 하지만, 4분기 손실이 14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였던 점과 손실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 자금이 절실한 상황이죠.)

그럼 이제 어쩌라는 건가요?
위워크 이사회도 현재는 '멘붕'이 온 상황인데요. 일단 소프트뱅크가 기존에 합의한 구조조정 안을 지키게 하는데 소송까지 고려한 법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어요. 위워크의 직원들과 투자자들 그리고 입주사들도 현재 회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되었는데요. 소프트뱅크와 위워크 이사회가 "뭘 어쩌겠다는 방안"이 나올지는 더 기다려볼 수 밖에 없습니다. 
+ 샷 추가: 지분을 사기 싫었던 진짜 이유?
위워크의 지분 가치는 소프트뱅크가 매입하기로 한 금액 대비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에요. 소프트뱅크가 기존에 합의한 금액으로 지분을 매입한다면 자신의 장부에 또 손실을 기록해야 하는데요. 소프트뱅크는 또다른 손실을 기록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기도 해요. 최근 기록적인 추락을 경험한 소프트뱅크의 기업가치가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남아있는 약속인 총 51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약속도 취소하고 사업에서 발을 빼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요.

+ 이번 결정으로 인해 위워크 추락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하는 전 CEO인 애덤 뉴먼은 기대했던 '엑싯(exit)'을 하지 못하게 되었어요. 일부 주요 투자자들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 시럽 추가: 텅빈 공간에 덩그러니
위워크가 사업을 가장 크게 벌인 미국과 유럽 전역의 공간은 현재 대부분 비어있어요. 운영은 하고 있지만, 입주사 중 출근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이죠.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인 영향으로 볼 수 있겠지만,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 된 것만큼은 확실하죠. 안 그래도 예전 만큼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 못하는 위워크인데요. 지금은 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상황이에요.

[주문배달]
3. 우버이츠로 만회하려는 우버
우버는 최근 그간 확대하고 있지 못하던 식료품 배달을 세계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하고 있어요. 누구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모처럼 기회를 포착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를 참고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우버의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이제는 이 가방에 장을 봐서 갈게요.
"잇몸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야"
현재 우버는 주력 서비스 중 하나인 카풀을 중단한 상황이고, 미국과 유럽 전역의 이동 제한으로 택시 서비스 또한 급격하게 감소한 상황이죠. 음식 주문 배달 서비스는 증가한 상황이지만, 오히려 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레스토랑들로부터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고 있기도 하죠.* 모든 비즈니스가 급격히 감소한 비상 상황에서 우버는 우버이츠를 통해 식료품 배달을 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실험을 시작한 것이기도 해요. 물론, 현재는 이를 쓸 수 없어 잇몸을 쓰게 된 상황으로 볼 수도 있고요.
* 미국에서 우버이츠를 비롯한 도어대시 등의 음식 주문 배달 업체들은 현재 고객들에게는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레스토랑으로부터는 30%의 수수료를 그대로 받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요. 

"틈새도 만들기 나름이라고"
  • 프랑스의 파리에서는 까르푸와 신선 식품, 빵, 치즈 등의 필수 식료품 배달을 시작했어요. 
  • 스페인에서도 에너지 기업인 갈프(Galp)의 각 주유소에 위치한 편의점 물품을 배달하기로 했고요. 
  •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약국과 애완동물 체인 물품을 신속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현재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의 식료품 배달은 아마존을 비롯해 각 국가의 리테일 사업자들과 서비스들이 폭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인데요. 우버는 필수품의 신속 배달을 컨셉으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어요. 모두 시장의 틈새지만, 현재 상황에서 새롭게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분야들이라고 보고 있어요. 

"이래 봬도 우리 스타트업이야"
이번에 고안한 서비스는 기존의 차량 라이더 풀도 활용할 수 있고, 기존 배달 앱에 식료품 서비스를 추가해 운영을 하면 되는데요. 새로 투입하는 자원을 최소화하고 기존의 자원을 활용해서 서비스를 빠르게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죠. 현재 12명으로 구성된 식료품 배달팀은 불과 몇 주 전에 구성되었다고 해요. 우버가 모처럼 본연의 모습이기도 한 스타트업의 빠른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근데 앞으로도 유효한 수요일까?
제한된 수의 필수 아이템을 빠르게 배달해 주는 서비스는 일단 경쟁자는 없는 상황이에요. 기존의 온라인 식료품 배달 사업자들이 진출한 영역이 아니고, 우버처럼 빠르게 진입하기 쉬운 상황도 아니고요. 하지만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요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일단 현재 상황에서 수요를 파악하고, 앞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준으로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지를 이번 시도를 통해 확실히 분석해야겠죠. 

자원 투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새로운 사업으로의 확장도 가능해 보이는 이 시도가 통한다면 우버에겐 지금 한줄기 빛이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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