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AI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1. 드디어 반격 나서는 애플, 2. 미디어가 게임사가 되면
2024년 4월 10일 수요일 
오늘은 드디어 AI 반격을 준비하는 애플의 모습을 뜯어봅니다. 애플이 어떤 모델을 준비 중인지, 어떻게 경쟁자들을 따라잡고자 하는지 먼저 파악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요. 최근 지속해서 AI라는 새로운 기술이 빅테크 기업들에 의해서 어떻게 진화 중인지 꾸준히 전하는 테크 라이터 '준'이 애플이 어떻게 자신들의 하드웨어에 AI를 적용하려는지 차근히 짚어봅니다. 

이어서 뉴욕타임스의 핵심 제품이 된 '게임'의 역할을 되짚어 봅니다. 최근 지속적으로 세워나가는 지표들이 뉴욕타임스라는 미디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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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LLM
1. 드디어 반격 준비하는 애플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LLM 전쟁을 통해 현재 벌어지는 빅테크의 AI 경쟁을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근데 이때 중요한 기업을 하나 빼 놓았죠. 바로 애플입니다.

애플은 AI 및 LLM 전쟁이 시작 된 후에도 한참 동안 AI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의 운명을 건 애플 비전 프로의 출시와 흥행이 급선무인 상태였고, 애플의 제품 전략 특성상 신기술의 열광(Hype)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에 전해드린 애플이 말하지 않은 그 단어 아티클을 통해서도 당시의 분위기를 전달 드린 바 있죠.*
* 최근의 커피팟 롱폼 아티클은[키티의 빅테크 읽기] 이중 딜레마에 빠진 애플의 위기를 통해서도 이 점을 짚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늦으면 안된다고 판단했는지, 아니면 시장과 기술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는지, 애플 또한 서서히 AI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당장 2월에 있었던 주주총회에서 팀 쿡은 생성 AI에 대해 "2024년 내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Break new grounds)"이며, 실적 발표에서는 AI 대해 "엄청난 시간을 들이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애플은 과연 AI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는걸까요?
애플은 이번에 AI 모델이 제발 꼭 잘 나와야 합니다. (이미지: 애플)
애플에 최적화된 언어 모델
우선, 최근 애플은 ReALM(Reference Resolution As Language Modeling)이라고 불리는 논문 및 모델을 공개 했습니다.

ReALM은 현재 사용자의 화면 위에 있는 정보들을 이해, 해석 및 상호작용할 수 있는 언어 모델입니다. 챗GPT와 같이 일반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한 언어 모델이라기보다는, "화면상의 콘텐츠 해석"이라는 용도에 더 특화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일반 대화에 대해서도 GPT-4에 필적하는, 일부 분야에서는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다고 논문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새로운 모델인 ReALM이 GPT-4 보다도 성능이 더 좋다는 점을 애플이 최근 발표한 논문은 강조하고 있어요. (이미지: ReALM)
그럼 이 모델은 어떤 용도로 사용될까요?

아래 이미지와 같이 예를 들어, 사용자(User)가 모델(Agent)에게 "내 근처 약국을 찾아 줘"라고 명령하면, 모델은 "이게 내가 찾은 리스트야"라고 하면서 화면에 약국 리스트를 제공하죠. 리스트를 보고 사용자는 (1) "레인보우 도로에 있는 곳에 전화해줘", (2) "맨 밑의 곳에 전화해 줘", (3) "(화면상의) 이 번호로 전화해 줘"라는 명령을 합니다.

화면에 보이는 정보들을 토대로 모델에게 추가 행위를 요청하는 것이죠. 그리고 모델은 현재 화면에 어떤 정보들이 어떤 위치에 표시되어 있는지 이해한 후, 사용자의 명령을 실행하게 됩니다.
사용자(User)와 모델(Agent)의 '대화' 예시. (이미지: ReALM)
ReALM은 챗GPT처럼 단독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 맥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는 것을 생각하고 만드는 언어 모델이라고 예상됩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은 이미 훌륭한 사용성을 가지고 있죠. 그렇다면 음성 기반의 도우미 AI가 가장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기기는 어디일까요?

바로, 애플 비전 프로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인 WWDC에서는 비전 프로가 주인공이었죠. 올해는 비전 프로와 함께할 AI가 주인공이 될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지: 애플)
벌써 업데이트 중인 비전 프로
애플은 비전 프로를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많은 리뷰어들과 사용자들이 "공유된 경험"의 부재를 지적했습니다. 비전 프로를 쓴 여러 사용자들이 동시에 같은 경험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죠. 

애플은 최근 '스패이셜 페르소나(Spatial Persona)'라는 기능을 사용 가능하게 업데이트했습니다. 해당 기능은 2023년 WWDC에서 비전 프로와 함께 공개된 바 있는데요. 이제 일반 사용자들도 사용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게 되면 (아래 이미지와 같이) 비전 프로를 착용한 상대방의 아바타 배경이 투명해지며, 실제로 현실의 공간 안에 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연결된 아바타들이 모두 동일한 콘텐츠를 보며,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예시 동영상에서는 애플의 화이트보드 앱인 프리폼(Freeform)을 앞에 두고 여러 명의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며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유된 경험 업데이트를 통해 비전 프로의 사용자들은 이제 같은 공간에 있지 않더라도 같은 콘텐츠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여기에 위에서 설명한 ReALM 모델이 합쳐지게 되면, "지금 오른쪽 위 노트를 요약해서, 왼쪽 슬라이드에 불렛포인트 세 개로 넣어 줘", "방금 내 친구가 말한 내용을 요약해서 슬라이드에 넣어 줘"와 같은 명령을 내려 슬라이드를 완성하는 경험이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바타가 공간 안에 실제 떠 있는 모습이 됩니다. 비전 프로와 AI 기능이 결합되면 서로 같은 공간에 있다는 느낌이 더 커지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지: 맥루머스(macrumors))
기대감 커지는 여름의 초입
애플은 이제 벌써 불과 두 달 뒤, 여름 초입인 6월 10일부터 진행 예정인 WWDC 2024에 iOS18을 비롯해 비전OS 등의 업데이트를 예고했습니다만, 많은 분석가들이 아이폰 및 맥에 탑재될 다양한 AI 기능들이 발표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애플 마케팅 수석 부사장 그렉 조스위악(Greg Joswiak)은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WWDC가 "정말 멋질 것 (Absolutely Incredible)"이라고 예고했는데요. "Absolutely Incredible"이라는 말을 하면서 A와 I에 대문자를 쓴 것으로 보아 AI가 주인공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요소라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애플 전문 웹사이트 9to5mac에서는 애플의 음성 어시스턴트인 시리가 AI를 통해 대규모 업데이트가 될 것, 뮤직, 키노트, 피트니스 앱 등에 다양한 AI 기능들이 추가될 것, 애플의 코드 실행 및 분석 시스템인 엑스코드(Xcode)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과 같은 코딩 보조 AI가 들어갈 것 등에 대한 루머가 있다고 말합니다. 

앞선 내용에서도 언급한 ReALM 논문 발표 등을 보면, 이와 같은 예측이 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플 마케팅 수석 부사장 그렉 조스위악은 엑스를 통해 올해 WWDC에 대한 강력한 힌트를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엑스 화면 캡처)
경험을 중심에 둔 AI 전략 
지금까지 살펴본 애플의 AI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험을 중심에 두었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AI와 질문/답변을 주고받는 웹사이트나 앱을 만드는 것이 아닌 AI 자체가 사용자의 기기 사용 흐름과 일의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글 또한 '써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스마트폰 화면에 원을 그리면 자동으로 인식하고 검색해 주는 등의 기능)'라는 비슷한 기능으로 앱 사용 흐름을 끊지 않고 AI를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AI는 사용자들로부터 만들어진 새로운 데이터들을 어떻게 가공하여 학습하고, 더 유용한 정보로 만들어 다시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싸움입니다.

여기에서 애플은 자사만이 가진 특별한 점, 기기에서 오는 모든 정보들에 대한 통제권을 가졌다는 지점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휴대폰에 어떤 연락처를 저장하고 있는지, 어떤 앱을 어느 빈도로 얼마나 오랫동안 쓰는지, 어떤 사진을 저장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다른 빅테크보다 한층 더 깊고 넓은 정보를 얻을 수 있죠. 

이를 통해 애플의 AI는 복잡한 권한 허용 없이도, "어제 찍은 사진 중에서 우리 집에서 찍은 사진만 내 친구 아무개에게 보내 줘" 같은 명령을 다른 AI 모델들보다 훨씬 더 잘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기만 한다면 AI와 하드웨어의 보다 단단한 결합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과연 애플이 늦어버린 생성 AI 경쟁에서 경쟁자들을 따라잡을지 지켜보는 일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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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 O2O 스타트업에서 일했고, 현재는 글로벌 콘텐츠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스타트업, 웹3, AI 등 새로운 기술이 바꾸어 나가는 세상의 모습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미디어] #낱말퍼즐의힘
2. 뉴욕타임스의 힘은 게임?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제품은 뉴스와 더불어 쿠킹, 게임, 상품 추천 등으로 구성되어 있죠. 게임은 그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고요. (이미지: 뉴욕타임스)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뉴스 미디어 구독제를 만든 뉴욕타임스의 성장을 지속하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게임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에 크로스워드 퍼즐과 스도쿠를 비롯해 대표적인 게임이 된 워들(Wordle) 등이 플레이된 횟수가 80억 회가 넘었다고 알리기도 했는데요.

현재 뉴욕타임스 앱에 접속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메뉴는 뉴스가 아닌 게임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뉴욕타임스에 방문하는 첫 번째 이유는 낱말 게임을 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되었죠.

뉴욕타임스의 게임은 어떻게 이렇게 성장한 걸까요? 그리고 뉴욕타임스가 이토록 게임에 자원을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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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키티의빅테크읽기
3. 이중 딜레마에 빠진 애플의 위기
스티브 잡스가 남긴 아이폰 이후의 시대가 본격화되는 중이고, 팀 쿡과 애플은 또 한 번 도전을 마주했습니다.
AI 광풍이 몰아치기 전까지, 애플은 빅테크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으로 굴곡 없이 성장해 왔습니다. 애플의 위세를 꺾을 것이라고는 가끔 나오는 중국발 생산 및 판매 리스크 정도였고, 애플이라면 이 문제도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죠. 그렇기에 시가총액은 지속해서 1위를 유지했고, 가장 먼저 3조 달러를 다시 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었죠. 

하지만 애플은 AI 광풍 열차 탑승에 늦고 말았습니다. 생성 AI의 개발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늘 그래왔듯이 먼저 움직이지 않고, 시장에서 관련 제품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보고 움직이는 전략일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도 했죠. 하지만, 현재 드러난 정황상 이번에는 애플이 제품의 개발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물론 오늘 전해드린 이야기처럼 곧 따라잡을 비책을 내놓을 것으로도 보이지만요)

이런 와중에 미국 법무부는 애플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론칭했습니다. 광범위하고 꼼꼼하게 그동안 견제 받지 않았던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 곳곳을 찌르는데,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분석됩니다. 애플이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가지고 있고, 이를 악용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어쨌든 시작된 소송은 앞으로 골치 아픈 대정부 소송에 애플이 그만큼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FTC(미 연방거래위원회)의 조사가 1990년에 시작되어 2001년에야 합의로 끝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독점 소송은 MS가 구글과 애플에 모바일 시대의 주도권을 내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분석되는데요. 애플도 자칫 AI라는 새로운 흐름 앞에서 산업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기고 있습니다.

과연 애플에 드디어 위기다운 위기가 온 것일까요? 애플은 이에 대응할 자원과 역량이 충분한 상황일까요? 이번 [키티의 빅테크 읽기]는 애플이라는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현황의 디테일을 짚고, 왜 애플의 사례가 MS의 과거 사례가 될 수 있는지를 짚어봅니다. 애플과 MS라는 두 거대 기업이 수십 년 동안 이어오는 라이벌전이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의 경쟁을 전망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투자/금융] #부엉이의차트피셜
4. 금의 조용하고 기묘한 랠리
금 값은 내려갈 줄 모르고 있습니다. 시내 곳곳에 어느덧 작은 금 거래소도 생길 정도로 금에 대한 투자 열기도 높은 것 같고요.

본래 금은 '안전자산'이며, 주식과 회사채 등의 위험자산이 하락하는 시기에 가격이 오르곤 했습니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주식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금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지 않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이죠. 

근데 현재 시장은 이런 전통적인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지금은 주식도 꾸준히 올라온 상황이고, 미 연준이 올해 내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다고 시사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죠. 즉, '안전자산' 보다는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이 더 높고 자본도 쏠려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죠.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지난 주 전해드린 [부엉이의 차트피셜]은 우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장식품에서 화폐, 화폐에서 지금의 투자 자산으로 그 역할이 변해온 역사를 살펴봅니다. 지금 투자 자산으로서의 금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는 중이에요.

과연 금의 강세는 지속될까요? 어떤 기능을 하면서 투자 자산으로서의 그 존재감을 더욱 키울 수 있을까요? 투자 자산의 역사를 알고 그 자산의 기능에 대해 명확하게 짚어 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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