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0일. 나이키 경쟁자가 되려는 펠로톤

1. 메이저 타이틀 변화, 2. 펠로톤의 의류 사업, 3. 확실해진 피자 승부
2020년 11월 10일 화요일

오늘은 뚜렷해지는 에너지의 중심 이동을 보여주는 재생에너지 기업의 투자 러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요.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이제는 의류 사업에도 손을 뻗어 나이키의 경쟁자가 되려는 펠로톤 그리고 팬데믹 이전부터 확연히 갈린 피자 승부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에너지] #재생에너지 #기후위기
1. 뚜렷해지는 에너지 중심 이동
에너지 시장의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2020년은 이제 새로운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등장까지 알리고 있는데요. 스페인의 이벌드롤라(Iberdrola)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재생에너지 생산 기업 중 하나에요. 이들은 최근 향후 5년간 750억 유로(약 99조 원)의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았는데요.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이제 새로운 메이저의 등장을 알리고 있습니다. 영국 BP의 기업가치도 넘어섰고, 에너지의 중심 이동이 확연해 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요. 

곳곳에서 보이게 될거예요.
어느새 나타난 새로운 메이저
이벌드롤라는 풍력에서는 세계 시장 1위이고, 재생에너지 전체 규모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재생에너지 생산자인 이탈리아의 이넬(Enel) SpA에 이은 규모에요. 2019년을 기준으로 32기기와트의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량을 2025년까지 60기가와트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인데요. 역시 풍력과 태양 에너지가 주를 이룰 예정이에요. 현재 스페인과 영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이들은 이번 투자의 1/3을 미국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이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일 조짐이 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곳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이죠.

이미 중심이동이 진행 중이었고
현재 이렇게 큰 확장 계획을 세운 것은 이벌드롤라뿐이 아니에요.
  • 위에서 언급한 이탈리아의 이넬은 현재 유럽뿐만 아니라 올해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비유럽 시장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현재 기준으로 46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 사용 전력을 생산하고 있죠. 손을 대고 있는 크고 작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만 해도 이미 전 세계에 1200개가 넘어요.
  • 덴마크의 올스테드(Orsted)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풍력 발전을 운용 중이고, 2025년까지 모든 화석 연료 관련 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300억 달러(약 33조 525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 중이죠. 현재 미국에서 발주되는 해상 풍력 프로젝트의 절반은 이들이 가져가고 있고요.
  • 얼마 전에는 풍력과 태양 에너지에 집중해 온 미국의 넥스트에라(NextEra)가 엑손모빌의 시가총액을 이제 앞서게 된 소식도 전해졌죠.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확장을 이어가려는 이들은 이미 14 기가와트가 넘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고 있어요. 올해 상반기 순이익만 170억 달러(약 19조 원)를 올렸고요.
이벌드롤라는 2025년에 이르면 순이익이 50억 유로(약 6조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해요. 큰 자본을 들이는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2019년 대비 40% 이상의 증가를 예상하는 것이에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이벌드롤라는 이미 전체 매출의 60%가 해외 시장에서 나오고 있어요. 꾸준히 크고 작은 전력회사나 재생에너지 기업을 인수하며 그 영역을 넓히고 있었고요. 

다가온 미래가 아닌 현실이에요
에너지 전환이 일면서 이미 중심 이동은 그동안 꾸준히 재생에너지에 투자해 온 기업들로 기울고 있었어요. 석유 메이저 중 가장 먼저 급격한 전환을 선언하며 변화를 이끄는 BP도 2030년에야 50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 발전을 달성하는 목표가 세워져 있는데요. 향후 에너지 시장이 재생에너지로 재편된다면 에너지 메이저라는 타이틀은 석유 회사들이 아닌 재생에너지 회사들이 가져가게 되겠죠.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라니까요
변화가 어느새 눈앞에 다가와 있는데요. 이들은 꾸준히 영역을 넓히며 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미래를 예측했던 것이에요. 주요 기업들의 화석 연료 관련 투자 축소 및 철회와 석유 가격의 하락과 메이저들의 부진이 이어진 2020년은 그 전환을 시끄럽게 알린 해가 되고 있을 뿐이고요. 이미 거대한 변화는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 표면이 많이 노출되지 않았던 것 뿐이기도 합니다. 에너지 전환은 미래가 아닌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에요. 그것도 굉장히 빨리요.
☕️ 급격한 변화는 더 당겨질 예정
올해를 기점으로 (다행히)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조 바이든은 가장 먼저 할 일 중 하나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예고했고요. 2021년에는 가속 페달이 더 밟힌 에너지 전환 드라이브를 하게 되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변화를 선언한 BP, 토탈, 쉘 등 유럽의 석유 메이저들과는 달리 미국의 엑손모빌과 쉐브런은 여전히 전략에 큰 변화가 없는데요. 2021년에는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도 지켜볼 포인트이고요.

[헬스테크] #피트니스 #의류사업본격화?
2. 나이키의 경쟁자가 되려는 펠로톤
팬데믹을 통해 반전을 이루어낸 펠로톤(Peloton)은 길어지는 팬데믹 속에서 날이 갈수록 성장의 폭을 키우고 있는데요. 좋은 실적과 성장 모멘텀에 힘입어 이제는 의류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펠로톤 옷을 입고 펠로톤 앱을 켜고... ⓒ Peloton
성장 폭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펠로톤은 9월 30일에 끝난 회계연도 1분기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2% 증가한 7억 5790만 달러(약 847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어요. 펠로톤의 바이크나 트레드밀을 사고 스트리밍 구독제를 이용하는 인원은 133만 명이 넘는다고 하고요. 지금 주문하면 몇 개월 후에나 받지만, 펠로톤의 바이크나 트레드밀을 사고 멤버십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팬데믹의 확산이 다시 심해진 미국의 상황도 이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고요. 이전 분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2% 성장을 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 폭도 커지고 있죠.

커뮤니티도 계속 확대되고 있어요
기구 구매 없이 일반 온라인 피트니스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까지 합치면 현재 펠로톤의 구독자는 총 300만 명에 이른다고 해요. 길어지는 팬데믹 속에서 랜선 운동의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예측하고, 저렴한 가격의 피트니스 멤버십도 키워온 이들은 이제 펠로톤이라는 브랜드 아래 운동으로 연결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죠. 팬데믹이 온라인으로 고객 행동을 완전히 틀게 하면서 의도한 대로 랜선 운동의 플랫폼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에요.

'넥스트' 사업까지 성장하고 있고요
이제는 운동 콘텐츠의 강사들이 입고 나오는 펠로톤의 로고가 붙은 운동복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어요. 펠로톤이라는 브랜드 아래 커뮤니티를 이뤘다고도 볼 수 있는 서비스 이용자들이 이제 이들의 운동복까지 구매하는 것이죠. 아직 의류 사업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최근 판매가 크게 늘며 또 하나의 중점 사업이 되었고요.

펠로톤의 의류 사업은 본래 나이키나 룰루레몬 등의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통해 의류를 구매하고 펠로톤의 로고를 붙여 판매하는 수준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자체 개발에 중점을 두며 의류 사업 부문의 직원만 총 25명으로 늘어났죠. 이제 본격적으로 의류 사업도 성장시키기 위한 준비를 해가는 것이에요. (비싸지만) 좋은 하드웨어 제품과 탄탄한 운동 콘텐츠로 올린 브랜드 가치를 확실한 레버리지로 삼는 것이고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나아갈 거래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는 목표의 중심에는 의류 사업이 있어요. 이미 펠로톤의 운동복을 입고, 펠로톤의 바이크 위에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운동하는 '라이프'를 팔고 있다고 볼 수 있죠. 핵심 사업의 성장은 하나의 현상이 되며 순식간에 펠로톤의 성장을 앞당기고, 벌써 다음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단계에 이르렀는데요. 팬데믹이 만들어낸 현상이 고객들의 습관으로 자리 잡으며 계속 성장을 이어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나이키나 룰루레몬 등 쟁쟁한 스포츠 의류 사업자들의 경쟁자가 될 지도요.
☕️ 펠로톤의 2020년 급성장 기록
펠로톤은 많은 것이 혼란한 2020년에 가장 크게 성장한 기업 중 하나에요. 팬데믹 발생 이후 오프라인 피트니스의 하락을 채울 준비가 된 기업이었죠. 커피팟은 펠로톤의 성장을 꾸준히 팔로우업해 왔는데요. 아래 이야기들도 함께 살펴보세요.

[식음료] #핵심은고객 #디지털전환
3. 확연히 갈린 피자 체인 승부
피자헛은 최근까지도 레스토랑 사업을 정리하며 주문배달 전문점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변화의 속도가 느렸던 이들은 팬데믹 들어서 온라인 주문배달 시장의 수요를 붙잡지 못하고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팬데믹 이전부터 성장을 이어왔고, 최근엔 그 성장 폭을 더 키운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의 최근 모습과는 대조적이에요.

어디 피자가 가장 맛있나요?
일찍이 변화에 집중한 이들의 성장
  • 파파존스는 올해에만 800만 명이 넘는 신규 고객을 확보했고, 지난 3분기 매출은 4억 7290만 달러(약 5280억 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이상 증가했어요. 도미노피자는 계속 이어온 놀라운 성장이 최근 식재료 비용 등의 증가로 주춤했지만, 지난 분기에 9억 6800만 달러(약 1조 8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역시 14% 넘는 성장을 했어요. 두 프랜차이즈 모두 전 세계 매장별 매출이 각각 20%, 10% 넘게 성장을 했죠.
  •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의 공통점은 팬데믹 이전부터 편리한 온라인 주문과 배달/픽업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에요. 이미 시스템화된 피자 제조에 더해 디지털화를 일찍이 추진했고, 자체 앱의 편리성을 크게 높이면서 소위 DTC(Direct-to-Consumer) 모델을 구축했죠. 이들은 음식 주문배달 앱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체 서비스의 이용률이 높고 경쟁력이 좋은데요. 팬데믹으로 인해 증가한 음식 주문배달 수요에도 자체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이죠. 
지금 클라우드 키친의 모델이라고 불릴 수 있는 매장 변신, 더 많은 고객과 닿을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매장 위치 최적화, 편리한 디지털 제품을 만든 도미노피자의 성장 스토리는 업계에서 꾸준히 주목받은 성공 사례이기도 하죠. 파파존스도 도미노피자의 리드를 따라 변신을 이어왔다고 볼 수 있고요. 기존의 주문배달 전문이라는 핵심 사업 모델은 유지한 채, 디지털화를 빠르게 앞당긴 이들은 위기 상황에 이르자 오히려 더 성장할 수 있었어요.

변화가 느려 성장의 기회를 놓친 이
  • 피자헛은 올해 들어 전체 매장 수도 총 4%가 줄어들었고, 매장별 매출도 지난 분기엔 3% 감소했어요. 미국에서는 지난 몇 년간 주문배달 전문 체인점을 늘려온 효과가 나타나며 매장별 매출이 6% 증가한 수치를 보였지만 전 세계적으로 매장은 700여 개가 줄며 이제 17,842개가 되었는데요. 9월 부로 17,256개의 매장을 보유한 도미노피자가 이젠 매장 수도 빠르게 따라잡고 있죠. 
  • 총 1200개가 넘는 최대 피자헛 프랜차이즈를 운영했던 NPC 인터내셔널이 300여 개의 매장을 닫고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러 매각되는 점도 피자헛의 상황이 녹록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면인데요.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가 몇 년 전부터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하고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동안 피자헛은 기존 레스토랑의 매장 전환 등의 이슈로 상대적으로 더디게 변화했죠.
2010년대 초반부터 피자헛이 증가하는 온라인 주문과 배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의 변화를 가져가야 한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있었는데요. 피자헛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레스토랑 매장 전략도 가져가며 메뉴 변화 등의 전략을 택했죠. 하지만, 빠른 변화를 택하지 않은 결과는 성장을 정체시켰고 현재 상황에 이르게 만들었어요. (피자헛의 이런 전략적인 실수는 업계에서 계속 회자된 사례에요)

변화를 누가 더 빨리했나의 차이
도미노피자/파파존스와 피자헛의 대조적인 현재 상황을 만든 건 온라인 주문배달로 급격히 이동한 수요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느냐에요. 이미 준비가 되어있었던 이들은 좋은 실적을 올리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지속가능성을 준비할 시간과 자금도 얻었죠. 이제는 앞선 디지털 전략을 통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에서의 파이를 더 키워나갈 것이고요. 

이들에게 이제 디지털 전략은 피자를 더 팔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나 도구가 아니라 마케팅과 판매의 절대적인 통로가 되었어요. 물론, 피자헛도 이 점을 새겨 일부 진행해오던 변화를 당기며 성장 동력을 다시 만들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죠.
☕️ 핵심은 고객이 누구인지를 알았던 것
도미노피자의 경우에는 2009년 부터 본격적인 변화와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피자를 주문해서 먹는 고객(큰 틀에서는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알고 일찍이 온라인 전략를 펼쳐왔죠. 피자를 주문하는 고객과 이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예측한 것인데요. 그 분석이 맞아떨어진 것이에요. 어떤 고객이 나의 상품을 사는지 알고 타겟한다는 것은 디지털 전략의 핵심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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