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6일. 도래하는 대체 고기의 모먼트

1. 대체 고기 모먼트, 2. 배달의 세계인, 3. 현실을 받아들이는 BP


COFFEEPOT
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오늘은 최근에 전해드린 레터보다 조금 더 짧고 가볍게 준비했어요. 소식을 전할 때마다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대체 고기 스타트업의 이야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세계 배달의 경쟁 현황 업데이트 그리고 이제는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된 에너지 기업 BP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푸드테크] #고기를넘어 #불가능한고기
1. 성장 경쟁 시작하는 대체 고기
팬데믹 발생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온 대표적인 상품은 대체 고기인데요. 대표적인 업체들인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는 불과 몇 개월 만에 몇 년의 성장을 달성해 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 성장의 고삐를 더욱 당기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맛에 대한 평가는 다양해요. ⓒ Beyond Meat
유럽에도 공장 세운 비욘드 미트
  • 이제는 유럽에서도 본격적인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공장이 이번 주 목요일부터 네덜란드에서 가동을 시작해요. 이미 유럽에 기반을 둔 여러 패스트푸드 체인들과 공급 계약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요. 올해 4월부터 중국에 진출해 3300개가 넘는 스타벅스 지점들에 납품을 시작했는데요. 이제는 중국의 KFC, 피자헛, 타코벨 등에도 공급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미국에 이어 새로운 유럽의 생산 기지를 바탕으로 공급 확대를 전보다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 비욘드 미트는 현재 75개국에 진출한 상황이고, 2019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해외 판매도 5000%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어요. 슈퍼마켓 등의 리테일 판매도 계속 성장 시켜 왔지만, 레스토랑 체인 등에 대한 판매가 이제는 전체의 42%에 이르고 있다고 해요. 그 결과 올해 1분기 실적도 9710만 달러(약 1180억 원)를 기록하면서 작년 같은 기간의 4020만 달러(약 490억 원)보다 140% 성장했죠. 

DTC도 시작하는 임파서블 푸드
  • 임파서블 푸드는 올해 들어서만 미국 전역에서 추가로 3000개에 가까운 슈퍼마켓과 대형 리테일 체인으로 상품 공급을 늘려 왔어요. 전년 대비 공급처만 18배가 늘어났다고 하고요. 그런 이들이 이제는 DTC(Direct-to-Consumer) 사이트를 열고, 직접 판매도 시작했어요. 미국 전역으로 이틀 안에 무료 배송이 됩니다. 임파서블 푸드로서는 버거킹을 비롯한 레스토랑 체인과 리테일 공급처 외에도 판매를 다변화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 것이죠.
  • 임파서블 푸드도 유럽 진출의 길을 닦아가고 있는데요. 최근엔 유럽에서 네슬레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승소했어요. 네슬레가 '인크레디블 버거'라는 브랜드명으로 출시한 상품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는 판결인데요. 네슬레가 항소는 했지만, '센세이셔널 버거'라는 이름을 쓰기로 하면서 임파서블 푸드는 한결 더 편안히 유럽 진출을 할 수 있게 되었죠.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지만
미국 육류 가공 시설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공급 차질이 빚어지는 동안 미국에서는 지난 4월부터 대체 고기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는데요. 올해 들어서 이미 증가하고 있던 수요가 팬데믹으로 인해 모두가 예상치 못할 수준으로 커진 것이죠. 이제 2019년을 기준으로 8억 달러(약 9720억 원)였던 시장 크기(미국 기준)는 2026년까지 41억 5000만 달러(약 5조 440억 원)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임파서블 푸드의 팻 브라운은 2035년까지 모든 고기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고도 했었는데요. 어려운 목표일지 몰라도, 팬데믹으로 인해 급변하는 인식과 환경을 고려하면 꼭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합니다. 어쨌든 이제는 1개월이 다르게 남다른 성과를 알리고 있는 이들입니다.
☕️ 전통의 기업도 본격 경쟁 참여 시작
이제는 세계 최대의 식품 업체들인 네슬레와 유니레버도 대체 고기 생산과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어요. 두 스타트업이 개발한 상품과 열어젖힌 시장에 최대 식품 업체들이 따라 뛰어든 형국이지만, 이들도 미래를 보며 준비를 해왔으니 지금처럼 대응을 할 수 있죠. 이들뿐만 아니라 전통의 육류 가공 업체들도 이미 대체 고기 투자를 해 온 상황인데요. 지금 제일 잘 나가는 업체 중 하나인 비욘드 미트는 바로 세계 최대 육류 가공 업체 중 하나인 타이슨 푸드(Tyson Foods)가 주요 주주이기도 해요.

[주문배달] #세계배달시장
2. 배달 경쟁은 왜 계속될까?
우버이츠가 인수할 것으로 예상했던 그럽허브(Grubhub)를 유럽의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닷컴(이하 JET)이 인수하게 되었는데요. 인수 거래 규모가 73억 달러(약 8조 873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거래입니다. 작년말 부터 주문배달 시장에서는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 저스트잇과 테이크어웨이닷컴의 합병에 이어 대형 거래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팬데믹 발생 이후 세계적으로 더 치열한 시장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배달 차량은 거의 없겠죠.
우버는 왜 인수를 못한 건가요?
우버에게는 이번 인수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다행이기도 합니다. 인수설이 돌 때부터 미국 내에서는 반독점법 위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었고, 거래가 성사된다면 바로 조사에 들어갈 태세였거든요.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은 4월을 기준으로 도어대시(Doordash)가 45%를 기록하며 하며 1위를 점하고 있지만 2위와 3위인 그럽허브와 우버이츠가 합치면 전체 시장 1위와 함께 뉴욕과 같은 일부 시장에서는 8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거든요. 인수 이후 두 업체의 독과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였죠.

근데 유럽 업체가 인수했네요?
이 질문은 작년 말에 한국에서도 있었던 비슷한 의문과도 궤를 같이 합니다. “남아공 투자자가 대주주인 독일 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는 왜 한국의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를 인수했을까요?” 배달 시장에는 현재 국경이 없습니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는 글로벌 배달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죠. 이는 온라인 주문배달이라는 사업 자체의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시장을 점한 이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가능성 때문인데요.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클라우드 키친의 확장과 연결, 배달을 수행할 각종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투자개발 등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열어나가려는 것이죠. 지금의 사용자(고객) 확대를 통한 매출 확대와 이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는 향후 사업을 키워나가는데 소중하게 쓰이는 자산이 됩니다.

세계 시장판은 현재 어떤가요?
현재 세계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우버이츠와 이번 합병의 주인공인 JET+그럽허브, 영국의 딜리버루(Deliveroo) 그리고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 세를 넓히는 딜리버리히어로가 계속 경쟁의 판을 키워가고 있어요. 이들 외에도 성장성이 큰 동남아 시장에서는 세계적인 테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투자한 그랩(Grab)과 고젝(Gojek)이 있고요. 인도에서는 우버이츠가 지분을 보유한 조마토(Zomato)와 스위기(Swiggy) 등 자국 서비스가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NOTE:  중국의 경우, 현재 메이투안 디엔핑(Meituan Dianping)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요.

앞으로 이 판, 어떻게 될까요?
업체간 인수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요. 우선, 그럽허브 인수를 놓친 우버는 미국 내 조금 더 작은 업체인 포스트메이츠(Postmates)에 대한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저스트 잇 인수 경쟁에서는 졌던 배달 업계의 큰손 투자자인 남아공의 내스퍼스도 대형 인수 거래를 계속 노리고 있죠. 영국의 딜리버루도, 올해 들어 불공정 경쟁 우려로 영국 정부의 검토를 받고 있던 아마존의 투자가 승인되며 세를 더 확장할 준비 중이죠(아마존도 우선 가능성이 큰 시장에 발을 걸쳐둔 것이죠).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이제 주요 시장은 경쟁 구도가 확정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당장은 이들이 경쟁이 치열한 가까운 미래를 버텨내기 위해 고객들의 마음을 어떻게 살지 지켜봐야합니다.
☕️ 배달로 희망을 보려는 우버인데...
우버의 계획은 우선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끝낼 기회를 잡고 싶었던 것인데요. 팬데믹 이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주문배달 시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던 것이죠. 하지만, 인수를 추진하고 규제 당국의 반대에 부딪혔다면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이 길게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요. 우버는 이제 홀가분하게 포스트메이츠와 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업체를 인수해 미국 시장 확대를 꾀하고, 중남미 시장을 비롯 유럽에서도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요. 어쨌든 아직까지는 세계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탄소중립
3. 현실을 받아들이는 BP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 중 하나인 BP는 최근에 임원급 인사 250명 중 130명을 감원하겠다는 소식에 이어 직원 1만 명(전체 직원의 14%)을 감원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는데요. 이번엔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산 평가 절하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과거를 버려야 할 때가 오고 있어요.
어쩔 수 없는 '자기' 평가 절하
총 175억 달러(약 21조 2710억 원)에 이르는 자원 관련 자산의 가치 평가 절하를 진행하기로 했고, 경제성이 떨어지는 일부 지역의 석유와 가스 자원은 채굴하지 않고 오퍼레이션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팬데믹과 겹친 유가 폭락이 최근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졌고, 단기간 내 회복도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는데요. 지난 2010년 미국 멕시코 만의 딥워터 호라이즌(Deepwater Horizon) 석유 시추 시설이 폭발해 발생시킨 원유 유출 사고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산 평가 절하입니다.
* 쉘(Shell)도 최근 20억 달러(약 2조 4310억 원) 상당의 자산 가치 평가 절하를 시행했고요. 쉐브론(Chevron) 역시 100억 달러(약 12조 1550억 원)에 이르는 가치 평가 절하를 했어요.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BP도 이제는 에너지 전환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인정하고 있는데요. 세계 각국의 저탄소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상당수 국가의 정부도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에너지 전환에 당장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면서요. (물론, 경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화석 연료 사용이 가까운 시일내 급격히 줄 수는 없지만요) 기존 에너지 기업들이 이제는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죠. 이 움직임은 이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마침 올해 초 BP는 앞으로 작지만 린(lean)하게 움직이며 탄소 중립을 이루는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어요.

구체적이지 않았던 계획의 구체화
선언은 했었지만, 전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었는데요. BP의 큰 그림은 BP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탄소 배출량까지 포함해 2050년까지 완전한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것이었어요. 이에 대해 올해 9월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겠다고 발표를 했죠. BP는 이번 팬데믹이 초래하고 있는 전체적인 이동의 감소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며 석유에 대한 수요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향후 계획에 반영했던 석유 가격 전망도 이제 모두 낮추었고요. 석유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어떤 새로운 사업의 성장을 추진할지 방향을 정해야 하죠.

BP는 연초에 저탄소 에너지와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키우고 2025년까지 5개의 유니콘을 배출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실질적으로 밀고 있는 투자가 아니라고도 의심받았지만 이제는 미래 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 다른 에너지 기업들은요?
쉐브론, BHP, 엑손모빌(ExxonMobil) 등의 에너지 회사들도 저탄소 에너지 기업 혹은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 등에는 일찍이 투자를 진행해 왔는데요. 이들이 크게 투자를 하고 오래 사용해 온 CCS(Carbon Capture & Storage,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은 석유/가스 시추 시설 등지에서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자원을 뽑아내기 위한 도구로 쓰였다고 비판을 받죠. 이제는 이들이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라도 DAC(Direct Air Capture, 공기 중 직접 포집) 투자 등 다른 친환경 기술의 발전을 위해 나서야 합니다.

[잠깐의 역사] #BlackLivesMatter
💡 현재 진행 중인 역사, Black Lives Matter

뉴요커의 이번 주 커버 스토리인데요. 제목은 "Say their names(그들의 이름을 말하라)"입니다. 이 링크를 통해 들어가면 표지에 나온 얼굴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설명이 이어집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BLM) 시위는 이제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죠. (본 아티클은 어제자 모닝브류(Morning Brew) 뉴스레터에도 위의 표지와 함께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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