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8일. 짓지 못하는 밥이 생기면

1. 베트남의 쌀 수출 금지 영향, 2. 보잉이 약속을 깰 때, 3. 페이스북도 영상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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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화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오늘은 코로나19 공급망 업데이트 소식으로 베트남의 쌀 수출 중단 이야기인 1. 짓지 못하는 밥이 생기면, 상도까지 어기며 버티는 2. 보잉이 약속을 깰 때, 그리고 3. 페이스북도 참가한 영상 SNS 시대를 준비했습니다.

[국제경제 - 코로나19 공급망 업데이트]
1. 짓지 못하는 밥이 생기면
지난 3월에 베트남이 갑작스레 쌀 수출을 중단하면서, 팬데믹 와중에 식량 공급망의 불균형을 우려하게 만들었는데요. 자국 업체들이 오히려 어려움에 빠지며, 4월 들어 다시 일부 수출을 재개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이미 여러모로 타격이 가해진 후입니다.

쌀이 떨어지면 정말 심각한 일이죠.
쌀을 쟁여두기로 했는데요
잠정적으로 수출 중단을 결정하던 당시에는 국제 수요가 급증해 자국 내 식량 부족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현재 일부 물량은 갈 길을 찾지 못하고 항구의 컨테이너 속에 너무 오랜 보관된 상태로 있어 품질이 떨어져 인도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어요. 베트남 정부는 4월 수출 쿼터를 다시 열고 40만 톤 수출을 허가했지만, 블룸버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여전 130만 톤의 물량이 갈 곳을 잃었다고 해요. 현재 항구에 쌓인 채 대기 중인 물량만 30만 톤이라고 하고요. 

자국 재고도 해결하지 못했어요
일시적 수출 금지가 오히려 국제 가격 상승을 가져왔고, 정부 물량 입찰에 성공한 업체들이 계약을 맺지 않고 물량을 수출로 다시 돌리는 현상이 발생했어요. 베트남 정부는 수출 제한에도 아직 자국의 쌀 재고가 2020년 목표의 4%밖에 채우지 못한 상황을 걱정하고 있는데요. 일단 5월 수출 물량도 약 40만 톤으로 제한할 것으로 예상돼요.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수출한 70만 톤 대비 40% 이상 적은 수치에요)

쌀이 남는다고 하지 않았어요?
베트남은 인도와 태국에 이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쌀 수출국이에요. 연간 약 650만 톤을 수출하고 있는데요. (인도와 태국의 쌀 수출량은 각각 연간 1000만 톤에 이르러요) 그만큼 이 산업에 종사하는 업체들이 많죠. 이들은 국제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를 하는데, 정부 입찰에 참여해 판매하는 가격으로는 큰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에요. 이들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계약된 물량도 인도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미 항구 보관 비용 등 각종 물류비용은 쌓인 상황이죠. 손실을 줄이려면, 시장 가격에 팔 수 있는 국제 시장에 나가야 해요. 쌀이 상할 위기에 처해도 이들이 수출길이 열릴 때까지 버티고 있는 이유이죠.
* 베트남 국내 쌀 가격뿐만 아니라 아시아 수출 벤치마크 가격으로 통용되는 태국의 쌀 인덱스는 3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2013년 이래 최고 가격(톤당 550달러 이상)을 찍고 있어요.

자충수가 되어버린 결정이었어요
결과적으로 베트남 정부의 과도한 걱정이 현재 상황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목표만큼 재고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모르지만, 현재는 산업의 기반이 되는 자국 생산자들과 수출업체들도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에요. 베트남도 일부 국가들에서 쌀을 비롯한 곡물의 사재기 현상이 포착되자 서둘러 시행한 조치이지만, 자충수가 되어버린 것이죠. (물론, 베트남도 곧 자국 재고를 채울 수는 있을 것으로는 전망돼요)

세계와 자국 공급망을 지키려면
수출을 중단하고 쟁여두기를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공급망을 이루는 생산, 물류가 무너지면서 산업이 흔들리면 더 큰 위험이 초래되죠. 물론, 일시적인 물량 정체가 전체적인 공급망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기간이 장기화하고 국가 간 식량을 쟁여두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다면 수급 불균형이 커지고 누구에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죠.

더군다나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건 식량의 자급이 원활하지 않은 국가들인데요.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의 쌀 수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당장 영향을 받는 곳은 이들에게 공급을 의존하는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들이에요. 쌀 시장에서는 앞으로 베트남이 시장 수급의 원리에 따라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 물동량도 안정시키는 조처를 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 샷 추가: 인도랑 태국은요?
인도 역시 지난 3월 말부터 3주간 이동 제한령을 시행하면서 항구 운영 등이 멈추며 쌀 수출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태국의 쌀 수출이 이 갭을 메우면서 전체적인 수급 상황을 안정시키고 있어요. 태국은 정상적으로 수출을 유지하면서 베트남의 수출 금지 영향도 최소화하는 역할을 했어요. 오히려 현재 상황을 기회로 활용해 국제 가격도 높아진 상황에서 자국 쌀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죠.

최근 인도도 다시 쌀 수출을 재개하고 있는데요. 베트남의 상황까지 안정되면 모두가 우려했던 공급망의 급격한 불균형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요.
++ 시럽 추가: 쌀 뿐만이 아니죠
러시아의 밀, 옥수수 수출 중단, 카자흐스탄의 밀가루 수출 중단 등 '식량보호주의'에 대한 걱정도 3월부터 꾸준히 있었어요.* 현재까지는 각국의 재고에 큰 이상이 생긴 상황은 아니지만, 보호주의가 지속한다면 수급의 불균형을 가져와 식량이 필요한 곳에 공급이 안 되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죠.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일부 국가의 식량 쟁여두기는 '쟁여두기'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어요.
* 관련 내용은 지난 3월 27일의 커피팟 중 2. 파스타가 계속 식탁에 오르려면도 참고해 주세요!

[항공우주]
2. 보잉이 약속을 깰 때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힘겨워하는 거대 기업 중 하나인 보잉은 최근 미래 사업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보았던 인수 거래에서 발을 빼기로 했어요. 거의 합의에 다다른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발을 빼는 것인데요. 이 흔치 않은 풍경은 코로나19 시대를 버티기 위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거래 약속도 당당하게 깨네요.
어떤 약속이길래 그런가요?
브라질의 엠브라에르(Embraer)는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에 이은 세계 3위의 민간용 항공기 제작사에요. 보잉이 42억 달러(약 5조 1500억 원)를 투자하고 지분 80%를 보유하는 합작법인 설립이 예정되어 있었어요. 지난 2018년 중반부터 협의를 거쳐온 거래인데 보잉이 갑작스레 발을 빼기로 한 것이에요. 보잉은 이 과정에서 엠브라에르가 최종 협상에서 일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밝히지 않았어요. 

갑자기 이래도 되는 건가요?
파이낸셜타임스에 코멘트를 남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는 "현재 항공 산업이 겪는 상황을 봤을 때 42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을 투입할 여력이 있는가를 보잉이 따져봤을 것"이라고 했어요. 전 세계 항공기의 2/3이 놀고 있고 항공 산업의 회복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억 달러(약 1230억 원)에 이르는 계약 파기 페널티를 무는 한이 있더라도 밀어붙인 것인데요. 보잉이 상도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고 보는 시선이 커요. (물론, 엠브라에르의 기업가치가 최근 11억 달러(약 1조 3500억 원)까지 떨어진 상황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예상되고요)

미래 준비를 포기하는 것이기도 해요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 항공기 제작 부분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 거래였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보잉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요. 보잉은 큰 인명 사고를 두 차례나 낸 737맥스 문제까지 더하면 중소형 항공기 제작의 큰 축이 현재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죠. 보잉의 미래 제품 전략의 큰 줄기로 에어버스가 앞서고 있는 중소형 항공기 경쟁에도 꼭 필요한 거래였는데도 포기한 것이에요.

이 시기를 버티는 게 우선이긴 하지만
이미 코로나19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항공 산업이지만 보잉의 타격은 점점 더 커지고만 있어요. 보잉은 올해에만 최소 30억 달러(약 3조 6800억 원)의 구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에요. 미국 정부로부터 구제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지만, 아직 그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어요. 상도를 어기면서까지 자금을 아껴야 하는 세계 1위 항공우주 업체가 코로나19 시대에 처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죠.
* 관련 내용은 지난 3월 20일의 커피팟 중 1. 진짜 위기에 처한 보잉도 참고해 주세요.
+ 샷 추가: 엠브라에르의 입장은요
엠브라에르는 예상은 가능했지만 예상하지 않은 상황에 적잖이 화가 나 있어요. 이번 합의 파기는 부당했다고 항의하면서, 합의가 시작된 후 현재까지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 1억 달러에 이르는 보상을 꼭 받겠다고 별렀어요. 이번 합작 거래는 엠브라에르에게는 대형 항공기 제작 역량을 강화할 기회로도 평가받았어요. 보잉은 본래 엠브라에르를 통째로 사고 싶어 했지만, 민간용 상업 항공기의 8:2 합작법인과 더불어 군용 수송기 합작 법인 49:51(엠브라에르)을 세우기로 합의했죠. 둘 다 윈윈하는 거래로 평가 받았고, 엠브라에르에게는 여러모로 더 좋은 기회의 거래였어요.

[소셜네트워크]
3. 페이스북도 참가한 영상 SNS 시대
지난주엔 페이스북도 그룹 영상 통화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전해 왔는데요. 팬데믹 중에 경쟁자들이 가져간 영상 통화를 통한 '소셜네트워크'의 기능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관망하던 페이스북도 참가했어요.
부랴부랴 만든 그룹 영상 통화 서비스
페이스북은 50명까지 참여가 가능한 메신저 룸(Messenger Rooms)를 출시했어요. 코로나19 시대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되어가고 있는 영상 회의 서비스인 줌(Zoom)과 MZ세대를 위한 영상 통화 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하우스파티(Houseparty) 등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이죠. 

회의를 위한 서비스는 아니에요
물론, 영상 회의 서비스이자 업무 협업 툴이 목적인 줌(Zoom)과의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는 없어요.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영상 통화 서비스에 대한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될까 봐 두려운)*도 서둘러 출시를 한 배경이 되었을 것이라고 예상돼요. 

영상 통화 서비스의 목적은요
페이스북 수익 창출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광고를 추가할 계획은 없어요. 물론, 현재 상황에서 광고를 붙인다고 하면 다른 서비스를 두고 페이스북의 서비스를 쓸 사용자는 없겠죠.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구글 등도 서둘러 영상 통화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사용자를 빼앗기지 않거나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죠.

틱톡의 성공이 주는 교훈도 있고요
틱톡은 Z세대를 사로잡았고, 짧은 영상을 기반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새로운 플레이어가 발을 디디지 못할 것 같은 포화한 SNS 시장에 주류로 진입했죠. 인스타그램, 스냅챗도 함께 보유한 페이스북에는 특히 자신들이 장악한 시장에서도 큰 틈새를 찾아낸 틱톡의 성공이 주는 교훈이 컸고요. 영상 통화 서비스에도 폭증하는 수요를 보고 더 늦기 전에 진입을 하는 것이죠.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현재는 업무 협업 툴로서의 기능과 소셜네트워크의 기능이 크게 구분이 안되는 상황이지만, 모두가 영상 통화 시장에서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나서고 있어요. 구글도 행아웃 밋(Meet)으로 마이크로소프도 팀스(Teams)로 지금 분명히 새로운 기회를 보고 있는 상황이에요. 지금은 시장의 구분보다는 어떤 새로운 기회가 생길지 모르는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코로나19로 인해 영상 커뮤니케이션 시장은 팽창했고, 이 수요를 잡기 위한 새로운 경쟁은 이제 시작되고 있습니다.
+ 샷 추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전열(?)을 가다듬었어요
구글은 최근 행아웃 밋(Meet)을 리브랜딩해 본격적으로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에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스카이프 대신 팀스(Teams)를 밀기 시작했고요. 둘에게는 이미 줌에 빼앗긴 영상 회의 서비스 수요를 되찾아 와야 하는 과제가 눈앞에 놓여 있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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