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31일. 애플의 계획, 버핏도 포기한 신문, 언더콘이 된 유니콘

1. 애플만의 스트리밍, 2. 신문을 사랑한 워런 버핏도 포기한 신문, 3. 언더콘이 된 유니콘

COFFEEPOT 
1월 31일, 금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각 기업의 실적 발표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해외 뉴스도 숨 가빴던 한 주였는데요. 커피팟은 조금 다른 뉴스를 선별했어요. 1.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애플의 다음 계획, 2. 신문을 사랑한 워런 버핏도 신문산업 '엑싯', 3. 언더콘이 된 유니콘의 계획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 커피팟은 2월부터 화요일과 금요일에 찾아옵니다. 주말에 나온 뉴스까지 살핀 후 좋은 정보를 고르려고 주기에 변화를 줬어요. 한 주간의 해외 비즈 소식을 알차게 담겠습니다!

[빅테크]
1. 애플의 다음 계획은?
애플이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매출: 918억 달러(약 108조 원), 당기순이익: 223억 달러(약 26조 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전 매체가 주목했어요. 전 세계의 관심을 끄는 애플이지만, 이번 실적은 특히 의미가 큽니다. 하지만 커피팟은 실적 대신 애플의 다음 계획(중 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CNBC의 최근 보도를 참고했습니다.

차린 건 없지만 재밌게 봐줘. 아, 아이폰 사면 1년 동안 공짜야. ©Apple Inc.
다음 성장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애플의 애플TV+는 넷플릭스와의 스트리밍 경쟁에 뛰어든 디즈니+, 론칭 예정인 HBO맥스, NBC의 피콕에 비해 덜 주목받았어요. 넷플릭스도 디즈니를 더 의식*하고요.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애플TV+를 향후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진 않았죠. 하지만 애플의 주요 목표는 서비스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제품을 갖는 것인데요. 애플TV+와 관련한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요.
* 관련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1월 23일, 목요일의 커피팟 중 실적으로 시험대를 넘은 넷플릭스를 참고해주세요.

어떤 움직임을 보이기에 그러죠?
인터넷 기반 서비스 부문에 주요 직책을 계속 채용하고 있대요. 특히 애플TV+의 콘텐츠와 플랫폼, 양쪽을 책임질 인원을 공격적으로 보강 중이라는데요. 최근 업계 내 탑급 인사를 영입하면서 화제가 됐어요. 
  • 지난 12월에 <왕좌의 게임>, <빅 리틀 라이즈> 등 HBO의 히트작을 책임진 리처드 플레플러 HBO 전 CEO가 세운 에덴 프로덕션(Eden Production)과 5년 독점계약을 맺었어요.
  • 최근엔 넷플릭스 플랫폼을 설계한 핵심 엔지니어 중 한 명인 루슬란 메셴버그를 데려왔어요. 그는 넷플릭스가 50개국 이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도 안정적인 스트리밍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왔다고 하네요.

넷플릭스가 아닌 HBOst를 노린다?
CNBC는 아이폰을 비롯한 하드웨어 기반 사업에 주력하는 애플이 넷플릭스나 콘텐츠의 거목인 디즈니+처럼 되는 것을 목표로 삼지는 않았다고 봤어요. 대신 이번에 영입한 리처드 플레플러의 HBO처럼 특유의 콘텐츠 색을 띤 엄선된 큐레이션 서비스를 노린다고 예상했고요. 경쟁업체들이 열 올리는 콘텐츠 물량이 아니라 질을 중시하면서요. 콘텐츠 기반이 없는 애플로서는 콘텐츠의 높은 성공률이 유료 구독자를 늘릴 방법이라고 본 거죠.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을 위한 1단계 움직임
애플이 다음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세운 건 맞아요. 하지만 콘텐츠가 넘쳐나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과 단기간 내 같은 수준이 될 거라 예상하는 이들은 없죠. 그래서 지금은 애플의 새로운 기기를 사면 무료 연간 구독권을 주고 있어요. 이 연간 무료 구독권으로 수백만 명의 애플 유저가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했고, 애플은 1년을 벌었다고도 볼 수 있죠. 1년 동안 애플TV+를 통해 어떤 콘텐츠가 나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샷 추가: (안 하려니 아쉬운 실적 이야기) 애플은 계획이 있었나 봐요 
사실 애플은 2019년 4분기 이전까지 4분기 연속으로 이익이 감소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에 기업가치는 두 배가 됐어요. 2019년 초 7000억 달러(약 819조 원)에 이르지 못했던 시가총액은 현재 1조 4000억 달러(약 1638조 원)가 됐죠. 이익은 감소했지만 사람들은 애플이 다 계획이 있다고 믿은 것 같아요. 애플은 이 믿음에 깔끔한 재무제표로 보답했고요. 
++ 시럽 추가: (또 다른 계획 이야기) 애플의 계획에 포함된 '서비스'는 어디까지?
애플은 하드웨어 제품 라인업 외에도 (더)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위해 신규 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어요. 애플TV+ 외에도 아이클라우드(iCloud), 모바일 결제 등 하드웨어 제품 사이클에 영향을 덜 받는 서비스들이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가 큰데요. 이런 요소들이 현재 기업가치에 어느정도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어요. 서비스 군의 대표 격인 앱스토어의 매출과 하드웨어의 성장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요.

[미디어]
2. 신문산업에서 '엑싯'하는 워런 버핏
언젠가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은 "신문은 곧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는데요. 그런 버핏이 소유 중인 신문 사업을 전부 팔기로 했습니다. 신문을 사랑한다고 했던 '오마하의 현인'이 이 사업을 처분하겠다고 나서자 많은 언론에서 주목했고요. 워싱턴포스트인베스토피디아 보도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워런 버핏도 이제 우리 안 키운대.
신문을 사랑한 현인의 포기
총 30개의 신문사와 80여 개의 온오프라인 출판물을 담당하는 버크셔해서웨이 미디어 그룹과 별도 법인으로 소유한 버팔로 뉴스를 판매한 대금은 1.4억 달러(약 1650억 원)밖에 되지 않았어요. 광고에 의존해온 신문산업의 감소세는 이미 20년 넘게 이어졌지만, 워런 버핏은 여러 차례 지역 신문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애착을 표했죠. 그렇게 포기를 몰랐던 워런 버핏이지만,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산업에 계속 투자할 수는 없었다는 해석이에요. 

무너지는 지역 신문산업 
  • 2004년 이후 미국 전역 신문사의 20%가 문을 닫았어요. 현재는 미국 전역에 총 7200여 개의 신문사가 남아 있지만 취재 기사가 거의 없는, 소위 '유령 신문사'가 1000개 이상이라고 해요.
  • 2005년 이후 신문산업 전체의 광고 매출은 300억 달러(약 34조 원) 감소했다고 해요. 퓨 리서치(Pew Research)가 2018년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구독료를 내고 지역 신문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미국 성인은 14%에 그쳤어요. 
  • 현재 미국의 디지털 광고 매출의 75%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가져가요. 프린트 기반의 지역 언론사가 디지털 전환으로 광고 매출을 올리거나 유료 구독률을 만들 환경이 아니죠. 

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면서 입지가 서서히 줄어든 신문이 이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요. 하지만 지역 신문이 제공하는 정보와 저널리즘이 지속돼야 한다고 보는 수요와 사업자도 아직 버티고 있죠. 

그래도 성공을 기원하며 보낸 사랑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번에 신문 사업을 인수한 미디어그룹인 리 엔터프라이즈(Lee Enterprise)와 2018년부터 협업해왔어요. 이들에게 각 신문사의 사업모델 전환과 효율화를 위한 전반적인 경영을 맡기면서요. 이번 거래 이후 워런 버핏은 "리 엔터프라이즈가 아닌 다른 누구에게 우리 신문 사업을 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질 높은 지역 뉴스를 이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는 리 엔터프라이즈 말고는 없다"라고도 했어요. 

미국에서 4번째로 큰 신문 기반 미디어그룹인 리 엔터프라이즈는 현재 총 46개의 일간 신문과 300개의 주간 신문/잡지를 경영 중이에요. 이번 거래를 통해 버크셔해서웨이로부터 새로운 대출(5.76억 달러)을 받았는데, 이 자금은 이번 인수와 기존 부채(4억 달러)를 탕감하기 위해 쓰인다고 해요. 이 부채를 탕감하고 나면 리 엔터프라이즈의 유일한 채권자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되고요. 
+ 샷 추가: 오랫동안 예견된 일은 현실이 된다?
버핏은 전 세계 470만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 뉴욕타임스, 아마존이 인수한 워싱턴포스트, 대표 비즈니스 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이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거대 미디어를 제외하고는 현재 환경을 버티는 신문이 없을 것이라고 했어요. 미국의 전통 저널리즘을 정의하는 한 축인 지역 신문이 곧 사라질지 아니면 디지털화에 성공해 살아남을지 단언한 수 없지만, 이 예측을 비껴가려면 급격한 전환이 일어나야 하는 것만은 틀림없네요.
++ 시럽 추가: 이쯤에서 궁금한 한국의 신문 구독률
한국의 신문 구독률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지속 하락했어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집에서 종이신문을 정기 구독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라고 합니다. 

[리테일]
3. 언더콘이 된 유니콘의 계획
언더콘은 유니콘*이었다가 기업가치가 유니콘 가치 아래로 떨어진 기업을 가리키는 표현이에요. 대표적인 사례가 매트리스 판매 스타트업 캐스퍼인데요. 적자가 커지고 있는 캐스퍼의 기업공개(IPO) 계획이 잠자던 우려를 깨웠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악시오스의 보도를 참고해 정리했어요.
* 10억 달러(약 1.18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비상장 스타트업

다시 유니콘이 되기엔 돈을 너무 많이 써버렸어.
분위기를 의식한 자기평가
지난달까지만 해도 캐스퍼의 기업가치는 11억 달러(약 1.3조 원)로 평가됐어요. 하지만 이번에 새로 제출한 기업공개 계획서에 자신들의 가치를 7억 4400만 달러(약 8780억 원)로 산정했어요. 더 이상 유니콘이 아님이 공식화된거죠. 이렇듯 보기 드문 '냉정한' 자기평가는 최근 투자업계의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예상돼요.

그래도 계획은 잘 세웠나 봐요
제출한 기업공개 계획서에 특별한 계획은 안 들어간 것 같아요. 지난 3분기까지 매출이 3억 1200만 달러(약 3680억 원)에 달하면서 자신감을 보였지만, 적자 규모는 여전했어요. 같은 기간 총 6740만 달러(약 795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거든요. 이유는 현재까지 성공의 가장 큰 자산이자 적자의 원인인 마케팅 비용이 줄지 않은 데서 찾을 수 있어요.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인 그림은 아직 없어 보여요. 마케팅을 통해 본인들이 전 세계 수면 경제* 업계의 주요 브랜드가 되었고, 오프라인 판매 성장 등으로 매출 증가 대비 손실은 줄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요.
* 관련 내용은 1월 13일, 월요일의 커피팟 중 당신의 잠을 책임질게요, 기업공개(IPO) 먼저 하고요를 참고하세요.

위워크가 생각나는데요...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위워크 사태 이후 시장에서는 더 이상 "지속적인 성장으로 수익을 낼 것이다"라는 논리가 먹히지 않는다고 해요. 사업모델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면, '수익'을 언제 낼 수 있는지도 확실히 증명해야 한달까요. 캐스퍼의 2019년 1~3분기 매출은 2018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지만 반응은 냉랭해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한 벤처캐피탈의 파트너는 "비용으로 인한 손실을 따지면 성장률은 더 높아져야 해요. (지금까지 이 정도 돈을 투입했다면) 이상적으로는 수익을 내고 있어야 하는 게 맞아요"라고 했고요.
+ 샷 추가: 그런데도 아직은 낙관적인 분위기?
위워크 사태 이후 교훈을 얻은 분위기라지만, 캐스퍼의 기업공개 추진을 두고 시장이 스타트업에 대한 노여움을 다시 누그러뜨린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현재 실적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일 자체가 리스크를 지려는 투자자를 막지 못하는 게 아니냐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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