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3일. 에어비앤비 선언, 시험대 넘는 넷플릭스, 테슬라의 과제



COFFEEPOT 
1월 23일, 목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말씀드린 대로 설 연휴 전 하루 일찍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올해의 주요 계획과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정리했어요. 1. 에어비앤비의 '모두'를 위한 기업공개(IPO) 계획, 2. 실적으로 시험대를 넘는 넷플릭스, 3. 테슬라가 독일 공장 설립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준비했습니다. 

+ 다음 주 월요일도 쉬는 날이죠. 커피팟은 뉴스를 알차게 모아서 수요일(1월 29일)금요일(1월 31일)에 찾아올게요. 늘 그렇듯 아침 8시에요!

[숙박]
1. 에어비앤비의 '모두'를 위한 계획은 성공할까?
올해 기업공개를 앞둔 에어비앤비는 지난주 금요일(1월 17일) 주주들이 깜짝 놀랄만한 계획을 발표했어요. 이 계획을 두고 주주의 이익을 제1 가치로 한다는 주식회사의 '성문법'에 금을 내는 움직임이라는 수군거림이 일고 있고요. 어떤 계획인지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주주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루 이익을 보자구
주주만 이해관계자가 아니에요
'주주' 가치가 아닌 '이해관계자' 가치를 회사의 목표로 내세운 이번 발표의 핵심은 세 가지로 압축돼요. 
  • 총 다섯 그룹의 이해관계자를 정의했어요. 게스트, 호스트, 공동체, 주주, 그리고 직원의 순서로 나열하면서요. 장기적으로 이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사업을 해나가겠다면서요. 
  • 이사회엔 '이해관계자 위원회'를 세울 계획이고, 회사 내부에는 관련 아젠다를 끌고 갈 수 있는 새로운 팀을 이미 신설했어요. 기존의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 방식과 완전히 다르죠. 
  • '고객의 안전'과 같은 회사의 사회적 책임 목표를 직원 인센티브에 실질적으로 연결할 예정이에요. 이번 발표를 구호로 그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제시한 비전을 실효성 있게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미 계획을 다 세웠군요
최근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기도 해요. 주주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때라는 논의*가 일고 있거든요. 이 논의는 분기별로 회사의 실적을 공개하고 평가받는 시스템이 과연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효성이 있느냐로 시작됐어요. 기업 활동은 주주만이 아니라 기업을 구성하는 다양한 이해관계도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아젠다로 이어졌고요. 최근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방향 전환** 발표 등으로 분위기가 더 오르고 있고요.
작년 8월엔 미국 주요 기업 CEO들의 비영리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The Business Roundtable)이 "기업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어요. 주주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의견을 1997년 이후 처음으로 뒤집었다고 해요. 
** 관련 내용은 1월 16일의 커피팟 중 '기후위기'가 비즈니스 지형까지 바꿀 수 있다고?도 참고하시면 좋아요.

기업공개를 앞두고 괜찮을까요?
기업공개를 앞두었기 때문에 이러는 것이기도 해요. 에어비앤비는 자사 플랫폼을 통해 예약된 공간에서 불미스러운 사건과 충격적인 사고가 이어지면서 계속 비판을 받아왔어요. 지난 할로윈,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에어비앤비 파티 공간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이 큰 불씨가 되었고요. "에어비앤비는 게스트와 호스트를 연결해주며 수익을 내는데, 왜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강해지기 시작했죠. 에어비앤비 사업의 핵심은 수요와 공급을 담당하는 게스트와 호스트이겠죠. 핵심 사업모델의 사회적 리스크를 해결해야 사업모델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도 내렸으리라 예상돼요. 

어쨌든 좋은 계획인 거 같아요
에어비앤비도 그간 사람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의 기능을 하는 '테크 회사'라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할 때 적극적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받았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책임과 의무가 회사의 핵심 과제임을 공표한 것이기에 큰 의미가 있죠. 기업도 사회도 생각하는 지형이 서서히 변화하는 미국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기업공개(IPO) 결과가 지표가 될 테고요.
+ 샷 추가: '주주' 총회가 아닌 '이해관계자' 총회
에어비앤비는 앞으로 '주주' 총회가 아니라 '이해관계자' 총회를 열기로 했어요.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어떤 노력과 성과가 만들어졌는지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해요. 이 새로운 모델의 진전 과정을 평가하고, 다른 기업들을 위한 모델을 세우겠다면서요. 위워크 사태와 우버의 어려움으로 더 면밀한 '관찰'을 받게 된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에 새로운 방향에 대한 힌트를 제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 시럽 추가: 그래봤자 달걀로 바위 치기?
공고한 주주 최우선 가치에 스크래치를 낼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요. 늘 제기되어 온 문제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봐야 한다"라는 주장도 어쨌든 매출, 수익의 의미 있는 성장이 이루어졌을 때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의 성명도, 블랙록의 투자 방향 전환 발표도 이전보다 훨씬 더 단단한 달걀로 느껴지는 분위기예요. 

숙박 업계 전체가 비즈니스 하는 방식을 바꿨고, 기업공개 전후 많은 문제를 직시하지 못한 스타트업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에어비앤비의 행동이 '단단한 달걀'이 될 수도 있죠. 일견 합리적인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기업 활동"이라는 구호가 통할지 모를 일입니다.

[콘텐츠]
2. 실적으로 시험대를 이긴 넷플릭스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가 작년 11월 세상에 등장하자 많은 버즈가 일었죠. 스트리밍 전쟁의 본격 시작, 강력한 대체재가 나타났으니 이제 넷플릭스의 성장도 정체되는 것이 아닌가 등이요. 하지만 첫 시험대였던 4분기 성장은 견고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CNBC의 보도를 토대로 이번 결과의 의미를 정리했습니다.

우린 서로의 대체재가 아니에요
"우리 시장은 미국이 아니라 전 세계라고"
미국에서의 구독자 증가는 예상치인 60만 명을 밑도는 42만 명이었다고 해요. 디즈니 플러스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인정했어요. 그런데 말이죠.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구독자는 840만 명이 늘었다고 해요. 총 760만 명의 증가를 예상했는데 880만 명의 신규 구독자를 기록했어요. 이제 전 세계 넷플릭스 이용자는 현재 1억 6700만 명(미국 6100만 명)이고요. 지난 3분기 대비 5.5% 성장한 수치입니다.

"디즈니 (주요) 경쟁자는 우리가 아니라고"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의 이번 실적 발표 중 디즈니에 대한 발언이 주목받았어요. 새로 제작된 스타워즈 시리즈인 <만달로리안> 등 디즈니 플러스의 쟁쟁한 콘텐츠 라인업을 인정하면서도 "디즈니 플러스의 성장은 전통적인 TV에서 뺏어오는 것이다"라고 했어요. 디즈니 플러스가 생겼다고 사람들이 넷플릭스 구독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TV 프로그램을 보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넷플릭스의 미국 구독자 증가에 영향을 끼쳤지만 큰 영향은 아니라면서요. 

그래서 주요 지표는 좋아졌지만...
주요 지표인 매출과 수익은 4분기에만 각각 55억 달러(약 6조 3800억 원)와 5억 8700만 달러(약 6800억 원)를 기록했어요. 이 수치도 역시 투자자 예상치를 뛰어넘었죠.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는 아직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네덜란드에서만 서비스되고 있어요. 본격적인 확장에 들어가면 경쟁이 벌어질 수 있죠. 참고로 디즈니는 작년 11월 출시 후 미국에서만 총 1000만 명이 구독 가입을 했다고 밝힌 이후 세부 수치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넷플릭스가 앞으로도 시장의 여러 회의적인 시각을 이겨내고 재무적인 성과까지 계속 만들어낼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공고한 성장을 만들어 오면서 쌓은 콘텐츠 역량이 이를 유지하는데 핵심이 될 거라고 예상되고요. 매년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고 있죠. 리드 헤이스팅스는 장기적인 관점을 강조했어요. "우리 서비스의 퀄리티는 2, 3년 후 지금보다 훨씬 좋아져 있을 거예요. 간과하면 안 될 부분이죠."
+ 샷 추가: 우리가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연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무려 3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어요. 2월에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24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있고요. 지난 몇 년간 이 숫자는 꾸준히 증가해 왔고요. 골든글로브에서는 기대했던 수상을 많이 놓쳤지만* 이제는 자체 제작한 콘텐츠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계속 증명하고 있죠. 늘 회의론에 부딪혀 왔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작자들을 끌어들여 이 문제를 해결했고요.
* <아이리시맨>, <결혼이야기>, <두 교황> 등이 영화 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부문 다수 수상을 노렸지만 영화부문 여우조연상과 TV 부문 여우주연상 2개 수상에 그쳤어요. 
++ 시럽 추가: 넷플릭스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새로운 시리즈인 <윗쳐>의 인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구글 검색 트렌드 결과를 공유했어요.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애플티브이 플러스의 현재 대표작들과 비교를 한 것인데요. 여기서도 미국 데이터가 아닌 전 세계 데이터를 이용했어요. 하지만 이 데이터는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어요. 다분히 디즈니를 의식해 만든 차트이지만 디즈니는 미국 외에는 아직 일부 시장에만 진출해 있죠. 이 데이터를 미국으로만 한정해서 조사하면 디즈니 플러스 <만달로리안>이 <윗쳐>를 앞서고 있어요.

[전기차]
3. 테슬라가 유럽에도 자리잡는다면
테슬라는 작년에 총 36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해 기존에 세웠던 목표를 초과 달성*했어요. 두 번째 해외 공장 예정지인 독일에서의 원활한 생산은 향후 메이저 자동차업체로 성장 가능할지 주요 기점이 되리라 예상되고요. 다만 착공을 앞두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어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이 문제들을 주목했어요.
* 관련 내용은 1월 6일의 커피팟 중 테슬라와 머스크의 반전을 참고하셔도 좋아요.

아우토반도 곧 달릴거야!
메이저 생산자가 되는 길
1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주당 1000대를 원활히 생산하고 있는 중국 공장의 성공 케이스를 독일에서도 재현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요. 독일의 노동, 건설, 환경 관련 규제는 엄격하지만, 지역 당국도 테슬라를 환영하며 관련 규제를 재빨리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빛을 보려면 우선 두 가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박쥐와 폭탄 앞에 선 테슬라
  • 공장 부지로 예정된 베를린 외곽의 브란덴버그 지역의 숲에는 보호종인 박쥐 서식지가 있는데요. 이들에게 새로운 서식지를 제공해 줘야 해요. 근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해요. 독일 환경법에 의하면 각종 동물이 기존의 서식지로 다시 돌아오는 봄(3월) 이후에는 벌목이 금지되는데요. 박쥐들은 늦으면 3월까지 동면을 취해야 한대요.
  •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폭격기들이 떨어뜨린 폭탄이 아직도 이 지역 곳곳에 묻혀 있대요. 2차 세계대전의 격전지였던 독일에서는 흔히 부딪히는 문제이기도 해서 당국자들은 그리 큰 문제로 보지 않지만 처음 부딪혀 보는 상황에 테슬라는 초조할 수 있죠.

공장의 완공 및 생산 시작 목표는 2021년 7월이에요. 위 두 가지 문제를 언제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이 목표의 달성 여부가 달려있죠. 유럽에서 생산을 언제 시작하느냐는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주요 분기점이기에 주목을 받는 것이고요.

일단 착공이 중요한 그들
일단 착공만 시작되면 테슬라가 빠른 시간 안에 공장을 세우고 생산을 높일 것이라는데 의심을 하는 이들은 거의 없어요. 다만 착공 이후 빠른 건설을 위해 중국 당국에서 받았던 지원과 규제 환경은 다르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거봐. 자동차를 만드는 건 실제로 어려운 일이야"라고 모두가 비웃을 때도 있었지만 이제 설립된 지 12년이 된 이 회사는 전 세계 핵심 요충지에서 생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 샷 추가: 기대감에 치솟는 기업가치
모두의 비관적인 전망을 계속 뛰어넘어오며 테슬라의 가치도 폭주했어요. 현재 테슬라의 기업가치는 1000억 달러(약 116조 원)를 넘어섰어요. 미국 대표 자동차회사들인 GM과 포드를 합친 것 보다 높아요. 어느덧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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