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9일. 세계 최대 해운사의 새로운 계획

1. 머스크(Maersk)의 계획, 2. 계산대가 없어진다, 3. 소뱅의 반전
2021년 2월 19일 금요일

오늘은 세계 최대 해운사가 내놓은 야심 찬 계획, 이제 곧 확대될 계산대 없는 리테일 시스템, 그리고 한동안 힘들었던 소프트뱅크가 이루어낸 반전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해운업] #머스크 #일론머스크아닌
1. 세계 최대 해운사가 내놓은 계획
그 계획은 (예상하셨을 수도 있지만) 바로 탄소중립에 관한 계획인데요.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Maersk)가 2023년까지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카고 선박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큰 배도 바꿀 수 있을까요?
모든 선박을 대체하겠다
머스크가 내놓겠다고 한 선박은 재생에너지나 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생산된 메탄올을 연료로 최대 4000 해리(1 해리는 1.852km)을 운항할 수 있는데요. 기존에는 2030년에나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이를 7년이나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앞으로는 탄소중립이 가능한 연료 혹은 황 성분이 낮은 연료로 운항이 가능한 선박만 구매할 것이라고 했고요. 이제 2050년까지 전체 선박의 탄소중립을 이루는건 도전적이지만 해볼만한 목표로 예상해요. (참고로 현재 머스크는 용선 계약과 자체 선박 모두를 합쳐 700척 이상을 운영하고 있어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2.5%(2018년 기준)를 차지하는 선박업계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압박을 꾸준히 받아왔어요. 해운업계의 추세는 중유인 벙커C유를 사용하는 현재 대부분의 선박을 탄소 배출량이 약 30%가 적은 액화천연가스인 LNG 추진선으로 우선 대체하는 것이었는데요. 세계 최대 해운사가 앞장서 이 단계를 건너뛰고 관련 선박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은 전체 업계에 큰 메시지를 던지죠.

고객 요청도 맞춰야 해요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국제 해상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체 탄소 배출량을 50% 이상 낮출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현재도 대부분의 선박이 중유를 연료로 하기에 쉽지 않은 목표로 여겨졌어요. 2018년에 발표한 머스크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고요. 하지만, 머스크의 가장 큰 고객들인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 리테일 및 소비재 기업들이 기업 운영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죠. 이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머스크와 같은 협력사의 탄소 배출 감소도 필요해요. 산업 전반에서 앞으로 계속 이어질 흐름이기도 하죠. 

아직 불안한 점도 있어요 
2023년에 일단 탄소중립 선박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대형 선박은 아니에요. 최대 2만 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현재 가장 큰 선박 대비 10분 1 수준의 크기에요. 막대한 토양 사용이 필요한 바이오매스 기반 메탄올을 대량으로 조달할 방법이 아직은 없기에 수소와 질소로 이루어진 암모니아와 같은 대체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선박도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머스크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달성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이는 현재 모든 산업 분야가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전기 및 수소차 등의 기술적 전진이 모두의 예상보다 빠르고, 재생에너지도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미 (기존 에너지원보다 가격도 저렴한) 대세가 되었죠. 머스크도 이미 203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봤던 선박의 도입도 7년을 당긴 만큼 앞으로 어떤 기술적 전진을 이루어가는지 지켜봐야겠죠.
☕️  공급망 전반에 확대되는 탄소중립 요청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야심 찬 탄소중립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한 이들은 이미 협력사에도 재생에너지 사용 등 탄소 배출 감소 운영을 요청하고 있죠. 아마존 등 대규모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는 회사들도 역시 탄소중립에 이르는데 운송 수단의 탄소 배출 경감이 핵심이고요. 국제 물류의 핵심인 해운업은 많은 산업과 맞물려 있기에 선박의 전환을 더 빨리 이루어나가야 할 것으로도 예상돼요.

[리테일] #아마존고(GO)아니고
2. 확대되는 계산대 없는 리테일
아마존은 물품을 집어 들고 나가면 자동으로 계산이 되는 계산대 없는 오프라인 스토어인 아마존 고(GO)와 담고 걸어 나가면 계산이 되는 카트인 대시(Dash) 등 오프라인 리테일을 혁신할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관련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죠. 이제는 아마존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자들도 속속 관련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있어요.

이런 카트는 더 보기 힘들어질 거에요.
상용화되는 계산대 없는 매장
계산대 없는 마트를 운영하게 해주는 기술을 개발해 판매하는 스타트업인 스탠다드 코그니션(Standard Cognition)은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어요. 이들의 기술도 아마존 고(GO)와 같이 고객이 장바구니에 무얼 담는지 포착을 하고 자동으로 계산을 해주는 서비스인데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2가 총 1억 5000만 달러(약 1660억 원)의 펀딩 라운드를 리드했습니다. 

카메라와 센서를 모두 이용해 선반의 물품과 고객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아마존의 시스템과 달리 이들은 카메라만을 이용하는데요. 시스템의 설치에 드는 비용을 더 줄이기 위해 더 간단한 방법을 개발했다고 해요. 올해 안에 총 100개의 리테일 매장에 이를 도입할 예정이고요. 주로 물건을 자신의 장바구니에 간편하게 짚고 나갈 수 있는 소형과 중형 규모 매장 위주가 될 것이고요.

대표 리테일러도 도입한 카트
대표적인 식료품 리테일러인 크로거(Kroger)는 스타트업인 케이퍼(Caper)가 개발한 크로고(KroGO) 카트를 내놓았는데요. 바코드를 찍을 수 있는 화면과 각종 과일과 야채 등의 무게를 잴 수 있는 저울까지 갖추고 있어요. 쇼핑을 마치고 나갈 때는 카트에 설치된 카드 리더기를 통해 계산을 할 수 있죠. 현재 매장 한 곳에 파일럿 프로그램 형식으로 도입을 한 상황인데요. 케이퍼는 이번 시범 운영을 통해 개선점을 발견하고 고쳐나가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에요. 성공적으로 진행이 된다면 더 많은 매장으로 확대할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중대형 식료품 매장 위주로 확대할 계획이고요. 

더디지만 확대가 예상되고
아마존 고를 비롯해 관련 기술은 여러 스타트업이 개발 중이고, 재작년부터는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는데요. 시스템을 설치하고 도입하는 비용이 많이 들기에 확산이 빠르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 팬데믹은 관련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더 끌어올렸어요. 줄을 서지 않게 해주기 때문에 고객이 번잡함을 피할 수 있죠. 팬데믹 때문만이 아니라 고객에게 편리한 서비스이기에 앞으로 도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요. 두 가지 기술 모두 시스템이 안정화되고 스케일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면 비용이 하락하고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죠.


[벤처캐피털] #비전펀드
3. 소프트뱅크의 반전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작년 10~12월 분기(2020 회계년도 3분기)의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놀랍게도 80억 달러(약 8조 8690억 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기록했어요. 사상 최대 실적이고요. 2019년 3분기부터 2020년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작년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며 힘든 시기를 지난 이후 팬데믹 와중에 반전을 만들어 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자신감을 되찾았어요. 
ⓒ Softbank Earnings Report Q3/FY2020
팬데믹이 이루어낸 반전
비전펀드의 이번 반전은 테크와 디지털 서비스에 집중한 포트폴리오가 결국은 옳은 방향이었다는 걸 증명했는데요. 이렇게 빨리 반전을 만들어 내리라고는 예상되지 않았고,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이런 반전이 만들어지지 못했을 거라는 해석이 크죠.
  • 우선, 대표적으로 주문배달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6억 8000만 달러(약 7540억 원)를 쏟은 도어대시(Doordash)가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이루어냈죠. 덕분에 현재 기준으로 장부상 도어대시에 대한 투자는 107억 달러(약 11조 8650억 원)에 이르게 됐어요.
  • 우버도 우버 이츠가 크게 성장하면서 기업가치가 다시 상승 중이죠. 우버 이츠는 미국에서 가장 큰 네트워크를 가진 주류 주문배달 스타트업인 드리즐리(Drizly)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는데요. 주문배달 사업을 주력으로 우버 전체가 재편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팬데믹 이후 승차 공유 서비스 사업도 정상화된다면 사업 스트림을 다변화하게 돼죠.
  • 산업용 데이터 소프트웨어 회사인 OSIsoft의 지분도 큰 투자 이익을 남기며 엑싯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고요. 2018년 4억 6000만 유로(약 6160억 원)를 투자했던 독일의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오토1(Auto1)도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하며 장부 가치가 3배 이상이 되었어요.
  • 갖가지 이슈를 만들어내고 기업가치가 추락하고, 팬데믹 상황에서 버티고 버틴 위워크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요. 비용 효율화를 진행하고 경영을 어느 정도 정상화 시켜 가면서 현재는 미국 내 유일하게 버틸 공유 오피스로 꼽히고 있어요. (물론, 위워크는 작년 3분기에도 5억 1700만 달러(약 6925억 원)의 현금을 소진했는데요. 그래도 1년 전 같은 기간 (위워크 사태가 커질 당시) 태워버린 12억 달러(약 1조 330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죠.)

좋은 소식이 더 대기 중
쿠팡의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의 기업공개(IPO) 소식도 앞으로 소프트뱅크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요인이죠. 쿠팡의 기대대로 500억 달러(약 55조 4250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30억 달러(약 3조 3255억 원)를 투자하며 지분율의 약 38%를 차지하는 소프트뱅크의 지분가치는 190억 달러(약 21조 650억 원)에 이르게 돼요. 

이 외 중국의 승차 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Didi Chuxing)도 올해 안에 상장을 계획하고 있고요. 일찍이 투자한 동남아를 대표하는 스타트업인 그랩(Grab)도 비록 고젝(Gojek)과 치열한 경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등 투자자들이 결실을 볼 방안이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계속 논의되고 있죠.

J-커브의 전환점일까?
팬데믹 시작 이후 소프트뱅크의 포트폴리오에 속한 회사 중 11개가 상장을 했는데요. 모두 디지털 테크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고, 이는 소프트뱅크의 기본적인 투자 철학에 부합하는 베팅들이었어요. 사우디 아라비아의 오일 머니를 비롯해 무려 1000억 달러(약 111조 원)의 자금과 함께 2017년에 설립된 후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에 집중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해온 비전펀드가 이제는 J-커브의 가장 깊은 구간을 벗어나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고도 봅니다.

물론, 팬데믹이 이끈 이들의 성장과 높은 가치평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해요. 팬데믹 이후에도 이들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기업가치가 높아진다는 보장은 없죠.
☕️ (이야기 나온 김에 단신 추가)샐러드도 팔겠다는 도어대시
미국의 최대 주문배달 서비스인 도어대시(Doordash)가 샐러드를 만들어주는 키오스크를 개발한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로 했어요. 차우보틱스(Chowbotics)라는 스타트업인데요. 키오스크 안에서 주문대로 샐러드 보울을 만들어 내어주는 기계를 개발한 회사이죠. 도어대시는 주문배달 서비스의 파트너들인 피자 전문점과 같은 로컬 레스토랑과 클라우드 키친 등에 이를 공급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해요. 아직 어떻게 도어대시의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지 구체적이진 않은데요. 차우보틱스는 학교, 병원 등 대규모 시설 위주로 세일즈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지난 화요일의 번역 아티클은 10년 전에 했던 이야기라는 게 놀랍다는 의견을 많이 주셨어요. 비즈니스를 넘어 미래를 내다보는 이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도 깨달았다는 코멘트도 주셨고요. 앞으로도 전문 그대로 보내드리기에 적합한 글이 있다면 종종 전하겠습니다. 2월도 이제 마지막 주로 접어들고 있네요! 모두 좋은 주말 맞이하시길 바랄게요. 오늘도 커피팟 어땠는지 알려주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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